유튜브, 네이버도 포기한 인터넷 익스플로러, 이젠 이별을 준비할 때
마이크로소프트(MS)의 웹 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Internet Explorer, IE)는 PC 이용자들에게 있어 애증의 대상이다.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지적, 보안성이 떨어진다는 지적, 혹은 액티브X로 대표되는 비표준 기술을 남발해 웹 표준 확립에 악영향을 준다는 지적 등을 받곤 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1995년에 처음 등장한 이후 20여년 이상 가장 많이 쓰이는 웹 브라우저의 자리를 지켜왔다. 윈도우 운영체제의 기본 웹 브라우저인데다 상당수의 웹 사이트들이 인터넷 익스플로러 외의 환경에서 제대로 표시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다. 시장 데이터 취합 전문 서비스인 스탯카운터(statcounter)의 2020년 1월 모든 플랫폼(PC, 스마트폰, 태블릿 등) 합계 기준, 국내 점유율 1위 웹 브라우저는 구글의 크롬으로, 그 비율은 55.71%에 달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IE)의 경우, 고작 7.57%의 점유율로 4위를 차지했는데 이는 삼성 인터넷 브라우저(12.1%)는 물론, 애플 사파리(12.09%) 보다도 인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PC 플랫폼 한정으로 집계하더라도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은 14.77%로 크롬(70.95%) 보다 훨씬 점유율이 낮으며, 국내가 아닌 세계 전체 지역으로 집계범위를 확대하면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시장 점유율은 더욱 낮아진다. 누가 봐도, 어떻게 봐도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퇴출’ 단계를 밟고 있음이 분명하다.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퇴출 이유는 몇 가지를 들 수 있다. 가장 큰 중 이유 하나는 웹 플랫폼의 중심이 윈도우 운영체제 기반의 PC에서 안드로이드, iOS 운영체제 중심의 모바일 기기로 옮겨진 것이다. 특히 이용빈도 면에서 스마트폰이 PC를 능가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의 기본 웹 브라우저인 크롬, 사파리의 이용량 역시 급격히 증가했다.
개발사인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고 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윈도우95 후반기 시절부터 줄곧 윈도우 운영체제의 기본 웹 브라우저로 기본 탑재되었지만 2004년에 출시된 윈도우10 부터는 기본 웹 브라우저가 마이크로소프트 ‘엣지(Edge)’로 교체되었다. 엣지는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아이콘 모양만 비슷할 뿐, 전반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 및 구동엔진이 완전히 다른 별개의 소프트웨어다. 윈도우10에도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탑재되긴 했지만 기본 화면에 노출되어 있지 않아 이를 이용하려면 일부러 내부 메뉴로 들어가 이를 꺼내야 한다.
기능적으로 다른 웹브라우저에 비해 불리하다는 점 역시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퇴출을 부추기고 있다. 현재 이용하는 인터넷 익스플로러 11 버전은 2013년에 첫 출시되었다. 소소한 업데이트는 제공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큰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다지 기대할 수 없다. 다른 웹 브라우저에 비해 기능 및 성능이 뒤떨어지는 건 당연하고 보안 면에서도 불안하기 그지없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웹 서비스 업체들도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지원을 점차 축소하고 있다. 몇 년전 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힘들었던 광경이다. 최근 유튜브는 인터넷 익스플로러로 서비스를 접속하는 이용자 대상으로 '이 브라우저는 곧 지원 중단됩니다. 최적의 환경을 위해 브라우저를 업데이트하세요'라는 메시지를 보여주며 크롬, 엣지, 파이어폭스, 오페라 등의 최신 버전을 다운로드 할 수 있는 링크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최대의 웹 포탈 서비스인 네이버 역시 인터넷 익스플로러 접속자 대상으로 ‘현재 사용 중인 브라우저는 보안에 취약할 수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내보내며 자사가 개발한 웹 브라우저인 ‘웨일’을 설치할 것을 권하고 있다. 앞으로는 인터넷 익스플로러로 유튜브나 네이버를 이용할 때 새로 추가된 기능이 제대로 구동하지 않거나 화면 일부가 제대로 표시되지 않는 등의 불편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한때 시장 점유율 80~90%를 넘나들며 웹 브라우저의 대명사로 통하던 인터넷 익스플로러였지만 이젠 슬슬 사용자들과 이별을 고할 때가 되었다. 특히 모바일 플랫폼의 이용자 증가 및 웹 서비스의 고도화가 진행되면서 이러한 퇴출 움직임은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