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서 전등까지 스마트화, 일상이 된 IoT 기술
시장조사기관 IDC의 작년 발표에 따르면 오는 2025년에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디지털 데이터의 총량은 170ZB(1ZB는 약 1조GB)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5년 대비 17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예전에는 PC나 스마트폰 등의 일부 기기에서만 주로 데이터를 생성했으나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 시대가 열리면서 데이터를 생성하는 기기의 종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IoT란 다양한 사물들이 센서 및 네트워크 접속 기능을 품고 데이터의 생성 및 상호 교환을 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각종 생활도구에 IoT 기술이 적용되는 사례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이른바 ‘스마트’ 기능을 표방하는 생활가전들이 대표적이다.
식료품의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한 스마트 냉장고 (출처=LG전자) |
소형 생활가전 제품군은 종류가 많으며, 최근에는 위생과 관련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IoT와의 결합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인다. 가습기, 제습기, 공기청정기, 공기순환기 등이 IoT 기능과 결합하게 되면서 사용자의 실내 거주 여부, 실내외의 미세먼지 수준 등을 분석, 실내 공기의 질과 습도를 자동으로 최적화해준다. 코로나19의 감염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바이러스성 비말(침방울)을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어 최근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IoT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 제습기, 공기청정기, 가습기, 공기순환기 (출처=IT동아) |
헬스케어 역시 IoT와의 결합이 활발한 분야 중 하나다. 이른바 ‘인바디 체중계’로 불리는 체성분 분석 체중계, 지속적인 혈압 체크로 건강한 생활을 돕는 스마트 혈압계, 그리고 수면 질 분석을 통해 숙면을 이끄는 스마트 베게 등이 나와있으며, 사용자의 운동량 분석이나 맥박 측정 기능을 갖춘 스마트 워치 제품군 역시 이 분야에 포함된다. 헬스케어 제품의 경우는 정확한 신체 정보 진단을 위해 다른 제품과의 연동, 그리고 빅데이터에 기반한 분석 기능이 중시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원활히 조율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구성이 중시된다.
체성분 분석 체중계는 체중 외에 다양한 분석 데이터를 제공한다 (출처=IT동아) |
조명 시장 역시 IoT와의 결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다. 특히 기존의 평범한 전등이라도 스마트 전구를 적용하면 기능을 다양하게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받는다. 단순히 자동으로 불이 켜지고 꺼지는 단계를 넘어 조명의 밝기나 색상 등을 사용자가 지정할 수 있으며, 수면등이나 무드등으로 쓸 수 있도록 발광 패턴을 사용자가 정의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와 더불어 스마트폰 앱을 통해 전등을 원격 제어하거나 소비전력을 확인하는 등의 응용도 가능하다.
IoT 모듈을 탑재한 IP카메라 및 스마트 플러그 제품군 (출처=애니온넷) |
CCTV용으로 주로 이용되는 IP카메라 역시 상당부분 보급이 진척된 IoT 솔루션 중 하나다. 기존의 CCTV용 카메라는 단순히 영상을 촬영하는 기능만 있고 각종 제어는 연결된 사내 서버에서 처리했다. 하지만 IoT 기술이 적용된 IP카메라는 인터넷 상의 클라우드와 연동하므로 사내 서버가 필요 없으며, 외부의 PC나 스마트 폰 등으로 영상 확인 및 제어가 가능하다. 그리고 상당수의 IP카메라가 와이파이 기능을 탑재하고 있어 데이터 전송용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아도 되며, 충전용 배터리나 태양전지를 내장한 모델의 경우는 전원 케이블 없이도 구동이 가능하다. 기존 CCTV는 주로 기업에서 이용했지만 최근에는 어린아이나 반려동물, 어르신 돌봄용이나 가정 방법용 제품으로도 IP카메라의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다.
원격 제어 및 관리 자동화가 가능한 스마트 도어록 (출처=애니온넷) |
물리적 보안 기기 역시 IoT 기술과의 결합이 활발하다. 스마트 도어록의 경우, 와이파이와의 결합을 통해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사람이 드나든 현황을 알려주거나 기록할 수 있으며 담당자가 집을 비운 상태에서 외부인을 출입시키고자 할 때 스마트폰으로 문을 열어주거나 1회성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것도 가능하다. 그 외에 스마트폰과 연동하는 스마트 자물쇠, 분실 우려가 있는 물건에 부착해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스마트 트래커 등도 IoT 기술 응용의 일환이다.
그 외에도 주인이 집을 비운 상태에서도 원격 제어로 반려동물에게 원하는 시기에 먹이를 줄 수 있는 스마트팻피더, 기존의 평범한 전등이나 공기청정기 등에 스마트 기능을 부여할 수 있는 스마트 플러그나 멀티탭, 그리고 각종 센서(공기질, 화재, 움직임 등 감지) 역시 IoT 기술의 대중화로 인해 보급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IoT 주도권을 잡기 위한 플랫폼 경쟁도 후끈한편, 위와 같은 각종 IoT 제품들은 각 기기간의 연동이 중요하다. 이를테면 체성분 체중계와 스마트 베개, 스마트 워치 등은 모두 동일한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 사용자의 신체 상태를 공유할 수 있어야 효과적인 건강관리가 가능하다. 대기업들의 경우,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SmartThings), LG전자의 씽큐(ThinQ), SK텔레콤의 누구(NUGU) 스마트홈 등의 독자적인 플랫폼을 구성하고 이에 대응하는 제품을 출시해 IoT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독자 IoT 플랫폼을 가지지 못한 중소기업 IoT 제품의 경우는 투야(Tuya) 등의 공용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IoT 기기의 연동을 구현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제품의 제조사가 다르더라도 내부에 탑재된 IoT 모듈이 같은 계열이라면 서로 앱 연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제조사로부터 OEM(위탁생산)이나 ODM(주문자상표부착)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받는 중소기업들이 주로 택할 수 있는 방법이다.
IoT 사업 지원 업체인 애니온넷(AnyOnNet)의 김주혁 총괄사장은 “전통적으로 가전 시장을 주도하던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IoT 기술을 무기로 새롭게 시장에 뛰어들면서 제품은 점차 다양화되고 있다”며 “기업들은 단지 하드웨어를 시장에 출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플랫폼 연동성이나 지원 소프트웨어의 충실함 등으로 경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