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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한 영화용어’의 모든 것

영화용어 가이드

“000 감독의 페르소나인 배우 000”
“강렬한 미장센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인다”
“카메오로 깜짝 등장해 강한 인상을 남긴…”

 

페르소나, 미장센, 카메오, 오마주, 클리셰… 한 번쯤 들어봤지만, 그 의미를 정확히 알고 있다고 하기엔 알쏭달쏭한 단어들이죠. 모두 영화의 장면이나 배우, 기법을 뜻하는 ‘영화용어’인데요. 잘 알지 못해도 영화를 감상하는데 불편하진 않지만 알면 아는 만큼 특별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답니다. 한층 깊이 있는 영화감상의 묘미를 선사해 줄 영화용어들을 소개합니다.

‘알쏭달쏭한 영화용어’의 모든 것

라틴어 퍼스낼리티(Personality)에서 온 ‘페르소나(Persona)’는 연극무대에서 가면을 쓰고 연기하는 배우’를 말합니다. 한 명의 배우가 무대에서 여러 역을 연기할 때 캐릭터에 따라 다른 모습을 드러내는 모습이 ‘가면을 바꿔 쓰는 듯 하다’는 데서 유래한 것인데요. 영화용어로 사용하는 페르소나는 ‘감독을 대변하는 배우’라는 뜻입니다. 한 명의 배우가 특정 감독의 작품에 자주 출연하는 경우 감독의 분신, 가면과 같은 배우라고 하여 ‘페르소나’라 부르죠.

 

배우 송강호는 김지운 감독의 페르소나로 통합니다. 감독의 데뷔작이었던 '조용한 가족'(1998), '반칙왕'(2000),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2008)에 이어 최근 '밀정'(2016)에 이르기까지 4편을 함께 작업했죠. 해외의 경우 배우 조니 뎁과 팀 버튼 감독의 조합을 들 수 있습니다. '가위손'(1990), '슬리피 할로우'(2000),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2010) 등 무려 7편을 함께 작업하며 호흡을 맞췄죠. 조니 뎁은 팀 버튼 감독하면 그의 얼굴이 떠오를 정도로 페르소나의 역할을 톡톡히 해 왔습니다.

‘알쏭달쏭한 영화용어’의 모든 것

미장센(mise en scene)은 장면 속에 무언가를 배치한다는 뜻의 프랑스어입니다. 무대에 인물, 사물, 조명 등 모든 시각적 요소를 배열한다는 뜻으로 연극, 영화, 오페라 등에서 두루 사용되죠. 영화에서 미장센은 하나의 프레임 안에 여러 요소를 적재적소에 기획하고 배치하는 것을 말합니다. 미장센에는 조명의 밝기, 의상의 컬러, 소품의 배치, 배우들의 움직임, 카메라의 각도 등 아주 사소한 것까지 포함됩니다. 감독이 연출하는 가상의 상황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업’이라고나 할까요?

 

미장센이 뛰어난 영화는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여름 극장가 화제작인 '부산행'(2016)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보는 파격적인 미장센이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좀비들이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는 장면들이 숨 막히는 긴장감과 영화적 재미를 더한다는 평을 듣고 있죠. 또한 독특한 미장센으로 입소문이 났던 영화도 있습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인데요. 완벽하게 배치된 빈티지한 미술품과 소품, 독특한 색감, 자로 잰 듯한 대칭 구조 등 인상적인 미장센이 ‘아트버스터(흥행에 성공한 예술영화)’ 열풍을 이끌었습니다.

‘알쏭달쏭한 영화용어’의 모든 것

카메오(cameo)는 영화나 드라마에 유명인사나 배우가 짧은 시간 출연하는 것을 말합니다. 카메오의 어원은 ‘보석 위에 새기는 조각’을 뜻하는데 보석보다 그 위에 새겨진 인물이 더 눈길을 끄는 경우를 빌어 ‘작은 비중에도 두드러지는 배역’을 뜻하는 말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카메오의 포인트는 ‘많은 사람들이 알 법한 유명인’이라는 점입니다. 짧게 등장했다가 빠지더라도 ‘아! 저 사람!’하고 알아볼 수 있는 인물들이죠. 카메오의 출연시간은 5분 이내를 넘기지 않지만, 적재적소에 갑자기 등장해 영화의 맛을 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카메오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한 사람이 스릴러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라는 점입니다. 히치콕 감독은 1940년대부터 연출하는 영화에 대한 애착의 의미로 카메오 출연을 즐겼다고 합니다. '현기증'(1958), '싸이코'(1962) 등을 감상하면서 ‘숨은 히치콕 감독 찾기’를 해보는 것도 색다른 영화감상법이 될 수 있겠네요. 우리나라 영화 속 카메오 하면 이 배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베테랑'(2015)에서 주연배우 못지않게 존재감을 드러낸 배우 마동석인데요. 심각한 격투 장면에서 인파 속을 뚫고 나타나 “나 아트박스 사장인데~”라는 한 방을 날리곤 유유히 퇴장해 극적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마동석은 '베테랑'의 감독 류승완 감독의 '부당거래'(2010)로 인연을 맺은 것을 계기로 카메오 출연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알쏭달쏭한 영화용어’의 모든 것

오마주(Hommage)는 프랑스어로 경의의 표시. 또는 그 뜻으로 바치는 헌정의 의미를 지닙니다. 영화에서의 오마주는 다른 작품의 장면이나 특정 감독, 배우, 예술가를 떠올리게 하는 요소를 넣어 존경하는 사람의 재능과 업적을 기리는 것을 말합니다. 오마주의 방법은 원작 영화 속 장면을 그대로 넣을 수도 있고, 유사한 분위기를 모방하거나 연출 스타일을 따라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킬빌'(2003)은 동양영화에 대한 오마주가 가득 담겨있습니다. 일본의 사무라이 영화, 60~70년대 홍콩의 쿵푸영화의 장면들이 곳곳에 녹아있죠. 박훈정 감독은 '신세계'(2013)를 통해 홍콩 느와르영화 '무간도'(2003)를 오마주 했습니다. 또, 영화의 시작을 느와르 영화의 교과서라 불리는 '대부'(1972)의 한 장면을 오마주 해 비정한 남성들의 세계를 강조했습니다.

‘알쏭달쏭한 영화용어’의 모든 것

클리셰(cliché)는 본래 활자를 넣기 좋게 만든 연판(stereotype)을 일컫는 ‘인쇄용어’로 19세기 말부터 의례적인 문구나 기법을 뜻하는 의미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영화에서 클리셰는 진부한 장면, 뻔한 대화, 상투적인 줄거리, 전형적인 수법이나 표현, 예상 가능한 전개를 뜻하는데요. 예를 들어 결정적인 순간 권총 안에 총알이 딱 하나 남는다거나, 사랑하는 연인이 알고 보니 부모님을 죽인 원수의 자식이었다거나 하는 ‘식상하게 느껴지는 내용’들을 클리셰라고 표현하죠. 하지만 클리셰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저렇게 될 것 같다’고 예측하게 만들어 영화 전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또, 클리셰하게 흘러갈 것 같다가 그렇지 않을 경우 ‘새로운 재미’를 느끼게 되죠.

 

고립된 바다에서 상어를 만나는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언더워터'(2016)는 클리셰한 설정을 비껴가며 예상외의 재미를 줍니다. 공포 영화 속 여성은 약한 희생양으로 그려지곤 하는데요. '언더워터'의 여주인공은 강인하고 주체적인 여성으로 공포와 맞섭니다.

 

오늘 알려드린 영화용어를 바탕으로 ‘새로운 영화감상 포인트’를 찾아보세요. 최고의 페르소나는 어떤 배우인지, 그동안 보았던 영화 중 가장 인상적인 미장센은 어떤 영화에서 목격했는지, 가장 재미있는 카메오의 등장과 오마주 했으면 하는 영화, 가장 식상하다고 느끼는 클리셰는 어떤 것인지 ‘나만의 영화 리스트’를 작성해 보는 거죠. 혹은 볼만한 영화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활용하여도 좋겠죠?

 

* 참고 및 출처 : 이미지 네이버 영화, 시사상식사전,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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