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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1월 PMI, 완연한 경기 하락세

Summary

- 2022년 중국의 제조 PMI는 전반적으로 하강 국면이며 11월 수치 또한 임계점 하회

- 특히 4월 이후 최저 수준인 종업원 지수는 심각한 실업 발생을 시사

- 비제조업 PMI 역시 저조하며, 대면형 서비스 업종은 절망적인 수준

- 향후 중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방역 정책은 천천히 완화될 전망

 

© iStock

 

경기 침체에 커지는 민중의 비명 소리 11월 중국의 제조업 PMI는 48.0%로 2개월 연속 임계점을 하회하며 제조업 하방 압력이 커졌다.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2022년 들어 제조업 PMI는 1,2,6,9월 네 번 모두 가까스로 50%를 넘은 50.1~50.2%를 기록했고 3, 4, 5, 7, 8, 10, 11월 일곱 번은 50% 미만으로 골이 깊다. 1년간의 추세선을 그어 본다면 쉽게 하강 국면을 알아볼 수 있어 설명은 생략하겠다.

 

제조 PMI 지수 © 중국 국가통계국

 

국가통계국과 별도로 PMI를 조사하는 차이신(CAIXIN)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11월 49.4로 전월 49.2에서 4개월 연속 50 밑으로 떨어졌다. 차이신 PMI는 4개월 연속 임계치 아래인 것도 있지만 추세선이 훨씬 분명하게 하강을 나타내고 있다. 차이신 쪽이 민간 기업 위주로 조사한다는 사실이 차이를 가져왔을 수 있다. 아무튼 분명한 것은 모든 거시 지표가 중국의 경기 침체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 Caixin

 

PMI 구성 하부 지수를 살펴보면 전 지표가 임계치 50% 아래로 추락했다. 생산지수는 47.8%로 전월보다 1.8%포인트 하락해 계속 임계점 이하를 유지했고, 신규 수주 지수는 전월보다 1.7%포인트 낮아진 46.4%를 기록했다. 수출 주문 지수는 46.7%로 전월 대비 0.9%포인트 내렸고, 제조업 생산과 국내외 시장 수요가 모두 감소했다. 동시에 공급업체 배송 시간 지수는 46.7%로 떨어졌다. 전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지경이다.

일부 기업은 물류 및 운송 부실, 업스트림·다운스트림 기업의 제한된 생산 활동으로 인해 공급업체의 배송 시간이 지연되어 고객 주문도 감소했다고 국가통계국에 이야기했다고 한다. 하지만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 기업 모두의 생산 활동이 줄어들었다면 그 기업의 생산 활동이 무슨 이유로 활발해질 수 있겠는가? 국가통계국의 조사 대상이 국유기업 위주인 것을 고려하면, 좋지 않은 상황에 대해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고 강변하는 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필자가 언제나 강조하는 종업원 지수를 보면 47.4%로 임계치 아래일 뿐만 아니라 지난 4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3년을 계속 이어온 종업원 지수의 임계치 아래 숫자의 연속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많은 실업이 발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시작된 중국의 제로 코로나 방역에 대한 반발과 시위는 이렇게 장기간 참아온 민중들의 비명인 셈이다. 적어도 필자에게는 이들 숫자들 사이로 그 비명이 들리는 듯하다.

 

중국 제조 PMI 하부 지표 © 중국 국가통계국

 

중국 내수만의 문제가 아니다. 수출 오더 지수도 46.7%로 대폭 하락했다. 수입도 47.1%로 낮아졌다. 전형적인 불경기형 지표 변화다. 원자재 가격 지수가 임계치 50%를 넘긴 것 외에 모든 지수가 임계치 아래를 나타낸 것도 불경기를 시사한다. 원자재 가격 지수의 상승도 경기 호전을 나타낸다고 보기보다는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원자재 지수 50.7%도 전월보다 2.6%포인트 하락한 결과다.

공장도 가격 지수도 47.4%로 나타났다. 온핸드 오더 지수는 43.4%로 급락했다. 그리고 이번 지표의 가장 이변은, 하도 허수가 많아 필자가 해설 대상에서 제외했던, 생산 경영 활동 예상 지수마저 임계치 아래(48.9%)로 나왔다는 사실이다! 생산 경영 활동 예상 지수는 국가통계국이 면피성으로 다음 달 경영 활동을 열심히 하겠다고 답변하는 항목이다. 언제나 숫자가 높았는데, 국가통계국이 지표 평균치를 올리기 위해 이 지표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1월 생산 경영 활동 예상 지수가 임계치 아래로 나왔다. 이제 대부분의 중국 제조 기업들이 포기 상태에 돌입한 것이라고까지 생각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그게 아니라면 더 이상 희망적인 지표를 낼 수 없어서 국가통계국이 정책적인 판단을 한 것이리라.

 

중국 제조 PMI 기타 지표 © 중국 국가통계국

 

기업 규모별로도 PMI가 모두 하락했다. 대형 기업 PMI 49.1%, 중형 기업 PMI 48.1%, 소형 기업 PMI 45.6%로 심각한 상태다. 규모와 관계없이 모두 전월 대비 하락한 것이다. 자금 부족과 시장 수요 부족 등을 호소한 기업들이 증가하여 기업 경영 압력이 더욱 커진 것을 반영한 결과다.

업종 측면에서 보면 섬유, 화학원료 및 화학제품, 철금속 제련 및 압연 가공, 금속 제품 등의 생산 및 경영활동 기대지수는 모두 43.0% 이하로 경기 전망에 대한 기대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지 농업 및 식품 가공, 의약품, 전기 기계 장비 분야의 PMI 정도가 임계치를 상회했다. 말하자면 팬데믹 업종만 호황인 셈이다.

 

비제조 PMI 지수 © 중국 국가통계국

 

서비스 영역 지수가 끌어내린 비제조업 PMI 11월 비제조업 활동 지수도 전월 대비 2.0%포인트 하락한 46.7%로 2개월 연속 기준치를 하회했다. 정부 주도로 인프라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건축·토목 영역이 비록 하강 국면이기는 해도 55.4%라는 높은 숫자를 보였다. 건설·토목 영역은 상대적으로 높은 호황 범위를 계속 유지한 셈인데, 6개월 연속 상대적으로 높은 호황을 누리며 전반적으로 고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방 정부들이 내년도 채권까지 끌어다가 인프라 건설에 투자한 결과다. 이에 따라 건설·토목 영역의 기대치는 50%를 상회하는 구간에 머물고 있다.

 

건축 토목 영역 PMI 지수 © 중국 국가통계국

 

그러나 건축·토목의 분투에도 불구하고 비제조업 PMI가 저조한 것은 당연히 서비스 영역의 지수들이 엉망이기 때문이다. 실제 민간 경기를 반영하는 서비스 영역 기업활동지수는 전월 대비 1.9%포인트 하락한 45.1%를 기록했다. 국가통계국이 조사한 21개 업종 중 15개 업종이 임계치 아래의 PMI를 보였다고 한다. 이 중 도로교통, 항공운송, 숙박, 요식, 문화,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등 대면형 업종의 기업 활동 지수는 38.0% 미만으로 업계의 매출 규모가 크게 감소했다고 국가통계국이 알렸다. 지금까지 중국의 PMI 데이터를 추적해 오면서 이런 숫자는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수많은 소상공인, 트럭 기사, 음식점 관계자들의 절망이 보이는 듯하다면 너무 지나친 생각일까?

 

서비스 영역 PMI 지수 © 중국 국가통계국

 

국가통계국은 중국 인터넷 매출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11월 11일 빼빼로데이 프로모션에 힘입어 우편 산업의 비즈니스 활동 지수가 55.4%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높은 범위의 수치다. 하지만 당국의 희망찬 해석과는 달리 알리바바와 징동 등은 올해 11월 11일 프로모션 매출이 역사상 최초로 감소했음을 알렸다. 알리바바는 매출 부진으로 주가가 하락하여 자사주 매입까지 했어야 했다.

다만 통화 및 금융 서비스, 보험 및 기타 금융 산업 정도가 모두 57.0% 이상으로 비실체 경제 영역만 임계치를 상회했을 뿐이다. 금융은 실체 경제를 지원해야 한다는 중국 경제 당국의 일관된 주장에 비추어 볼 때 결코 좋은 현상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중국 비제조 PMI 하부 지표 © 중국 국가통계국

 

주요 분류 지표에서도 허수 지표인 업무 활동 예상 지표를 제외하면 모든 지표가 임계치 아래이다. 특히 신규 오더 지수는 43.2%라는 저조한 숫자를 기록했다. 결국 모든 주요 지표가 중국 경제와 생산 활동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을 가리킨다. 수출입 쪽 지표도 마찬가지 상황이어서 생략하겠다.

 

드디어 허물어진 제로 코로나 장벽 결과적으로 중국의 11월 종합 PMI 지수는 47.1%로 전월 대비 1.9%포인트 하락했다. 2개월 연속 임계치 아래에 있어 중국 기업의 전반적인 생산 및 운영 활동이 계속 둔화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종합 PMI 지수 © 중국 국가통계국

 

앞으로 중국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요인은 단연 방역 정책이다. 지금까지 강압적으로 진행해온 제로 방역 정책을 중국 정부가 과연 어느 정도로 풀어 줄 것인지가 관건이다. 현재 상황은 혼란스럽다. 베이징 정부만 해도 재택근무 혹은 학습을 하는 경우와 집에만 있는 노약자들을 대상으로 PCR 검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발표했다. 그뿐만 아니라 버스와 지하철 등 공공 교통에서도 PCR 검사 결과를 제시하지 않아도 된다고 허용했다. 그러나 동시에 베이징 시정부는 방역 완화 소문을 공식적으로 부인했다.(관련링크)

현재로서는 각 지방정부 별로 방역 정책에 차이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시위가 극심했던 광저우는 사실상 방역을 해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타 도시들은 도시마다 조치가 다르다. 사람들은 혼란스러워하고 방역 완화를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다.

필자가 보기에는 쑨춘란 부총리나 시진핑 주석이 오미크론의 치명성이 낮다는 것을 인정한 것을 볼 때 방역은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주장대로 중앙 정부의 정책과 방침에는 잘못이 없으며 지방 정부의 시행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논리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방 정부별로 상당한 시차를 보여가며 방역 완화가 이루어질 듯하다.

중국 정부는 내년부터 강력한 성장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이강 인민은행장이 이를 암시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다만 방역 완화로 인해 130만에서 많게는 200만 명의 사망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이상, 이 결과에 대한 정치적 행정적 책임을 미루는 게임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즉 방역 완화는 상당한 시간을 가지고 단계적으로 천천히 진행될 것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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