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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도미노 시작하나? #2

* 이 글은 ‘중국 경제 도미노 시작하나? #1’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Summary

- 최근 뱅크런 사태에서는 방역 코드 제도 악용 등 당국과의 연결고리 의심

- 반발한 예금주들은 커뮤니티를 구성했으며, 은행에 원리금 납입을 중단하기도

- 유사 뱅크런이 시작된 상황 속에서 은행의 대처는 고객 불안감만 가중

- 각종 채무를 기반으로 성장한 중국 고도성장의 민낯

 

© iStock

 

당국과 은행 간의 수상한 연결고리 최근 허난성 농촌은행들이 큰 문제가 된 것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중국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방역 코드 제도를 악용하는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들 은행의 예금주들이 어느 날부터 온라인 출금이 되지 않자 직접 인출하기 위해 은행을 방문했는데, 이렇게 은행을 방문하거나 은행 온라인 앱을 가동하면 방역 코드가 레드 코드로 변경되는 이상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

중국의 방역 코드는 그린 코드, 옐로 코드, 레드 코드의 3가지로 나뉜다. 그린 코드가 나타나야만 대중교통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 즉 음식점, 백화점 등 매장, 업무용 빌딩, 그리고 은행 등에 출입할 수 있다. 대부분 지역의 경우 그린카드 후 3일이 경과하면 옐로로 바뀌며, PCR 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을 받아야 그린 코드로 변경된다. 따라서 레드 코드로 바뀐 사람들은 집 밖에 나와서 은행까지 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러한 관문을 뚫고 은행 지점까지 간 사람들 역시 은행 창구에서 인출이 안된다는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ATM 기기마저 설상가상으로 인출이 되지 않았다. 간단히 말해서 은행들이 의도적으로 인출을 막은 것이다.

당연히 이들 은행들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그리고 은행들이 미처 생각지 못한 현상이 나타났는데, 예금주들이 단시간 내에 커뮤니티를 구성한 것이다. 서로 정보를 교환하자 전국 수십 만에 달하는 예금주들이 상황을 곧바로 인식하게 됐다. 곧바로 허난성 4개 농촌은행 상태가 전국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렇게 된 후에도 감독 기관인 인민은행이나 허난성 정부는 움직이지 않았다. 이들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것 자체가 권력과 4개 농촌은행 간의 관계를 의심하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허난성 4개 은행의 예금주들은 허난성뿐만 아니라 외지의 예금주들을 포함해 약 4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수 천명이 허난성 인민은행 분국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중국에서 이렇게 성도(성 정부의 행정 수도)에 대규모로 모여 시위를 하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다. 중국 전역에서 수많은 예금자들이 중국 인민은행 정저우 지점 앞에 모여 "예금도 인권도 없다"라는 문구가 적힌 흰색 현수막을 내밀었다. 다른 사람들은 마오쩌둥의 초상화를 들고 "리커창, 허난을 확인하라"라는 구호를 외쳤다.

그런데 정체를 알 수 없는 하얀 옷을 입은 젊은 남성 수십 명이 나타나 군중을 강제로 해산시키고, 여성들을 은행 입구 계단 아래로 끌고 갔다. 현장에 있던 경찰은 이를 막으려 하지 않았다. 시위대가 내건 구호에는 ‘자유’, ‘평등’, ‘공정’이나 ‘탄압 반대’, ‘인권’, ‘법치’와 같은 것들도 있었는데, 이는 이 사건이 단순한 은행 문제가 아니라 체제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중국 당국의 강경 진압으로는 사태를 해결할 수 없었다. 대부분 중국 인민들은 본인의 예금이 안전한지 불안했고, 일단 예금을 뽑아 현금으로 보관하려 했다. 중국 당국은 이런 동향이 중국 전역에서 일어나 일종의 유사 뱅크런 사태가 발생할까 긴장하고 있다. (관련링크)

 

시민들 “내 돈 안 주면 나도 안 준다” RFI의 보도에 따르면, 외국 미디어로는 처음으로 프랑스 신문 르몽드가 허난 농촌은행 예금주 한 사람인 유 씨의 경우를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이 중국이 두려워하는 ‘사회적 불안정’으로 빠르게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 항셍은행(Hang Seng Bank)의 왕단(Wang Dan)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놀랍게도 중앙은행이 개입하지 않았다”라며 이들 은행에 대한 중국 당국의 암묵적 지원을 시사했다. (관련링크)

일이 이런 식으로 확대되자 중국 당국은 중앙 정부 차원의 조사에 착수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달랬다. 중국 미디어 CAIXIN은 “허난 공안이 농촌은행 시위 폭력 사건에 연루된 범죄 조직 멤버를 체포했다”라고 전했다. 당국은 또한 해당 은행의 뒷배로 의심되는 XRBC 은행과 경영주 Lü Yi가 관리하는 Henan Xincaifu Group Investment Holding Co. Ltd. 간의 연결고리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링크)

그러나 사람들은 이미 은행을 신뢰하기 어려워졌다. 건설이 중단된 아파트를 분양받은 계약자들을 중심으로 주택 담보 융자를 제공한 은행들에 대해 원리금 납입을 중지하기 시작했다. 해당 아파트의 경우 시행사의 재무 상태가 악화해 도산할 가능성이 컸고, 이들이 도산할 경우 건축 중이던 아파트는 고객이 아닌 은행의 재산이 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일부 주민들이 시작한 원리금 미납 운동은 하룻밤 사이 수십 개 도시의 백여 곳에 가까운 단지로 확산됐다. (관련링크)

계약자들이 원리금 상환을 하지 않으면 부동산 개발 업체가 아니라 금융 기관으로 부담이 이전된다. 블룸버그는 실제로 중국 부동산 산업의 문제가 은행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평론가들은 미완성 건물에 대한 모기지 지불을 거부하는 주택 구매자의 물결이 확산되면, 중국 부동산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중국 은행 시스템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고도성장의 비밀이 뇌관이었다 앞서 허난 은행들의 경우, 7월 11일 허난 은행 보험 규제 당국이 농촌은행들로 하여금 예금주들의 원금을 먼저 지급하게 했다. 하지만 지급액은 1인당 5만 위안이 상한이었다. (관련링크) 이는 중국 당국이 1인당 50만 위안까지 보장한다는 약속을 믿기 어렵게 하는 조치였다. 당국은 뒤늦게 10만 위안까지 상한을 올렸지만 예금주 입장에서는 불안감이 가중될 뿐이었다.

그렇다면 과연 중국의 은행들은 어느 정도 영향을 입을 것인가? 이미 수많은 중국인들, 특히 농촌은행으로부터 예금을 찾기 시작하는 유사 뱅크런이 시작됐다. 그러자 중국 은행들은 1인당 하루에 찾을 수 있는 현금 액수를 제한했다. 심지어 하루 1천 위안을 상한으로 고지한 곳도 나타났다. 하루 처리 고객 수를 제한하는 은행도 있다. 은행들이 뱅크런을 막기 위해 택한 수단이지만, 이런 조치들은 고객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킬 따름이다.

은행들은 왜 이런 식으로 대처하는 것일까? 지난 1년간 중국의 통화량 변화를 보자. M2는 줄곧 증가해 왔지만 현금, M0는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 중국은 M0의 증가를 억제하고 있는 것이다.

M0는 현실 세계에서 주로 소규모 거래의 지불 수단으로 사용된다. 중국은 이미 3년 전부터 대액 현금 관리 제도를 실시하여 현금 거래 규모를 압박해 왔다. 가능한 인터넷 결제 수단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기업도 계약서와 도입 설비 자료 등 지급 근거를 은행에 증명하지 못하면 계좌에서 돈을 인출할 수 없다. 왜 이런 조치를 취하고 있는가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과거 경험에서 볼 때, 불법 자금 이동과 거래를 통제하려는 의도로 추측할 뿐이다. 일각에서는 디지털 위안화 도입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다음과 같다. 중국 경제 체제는 보유 외화를 기반으로 한 신용이 있어야 성립한다. 그리고 보유 외화 규모를 안정되게 하는 것은 외국인 투자와 외화 수지다. 나아가 안정된 보유 외화는 위안화 가치를 안정되게 한다. 중국의 고도성장에 감춰진 사실은, 이러한 중국의 발전이 사실은 외화 채무, 금융 채무, 재정 채무 등 각종 사회 채무를 기반으로 한 번영이라는 점이다.

고도성장기 중국은 최대한 대출을 받아 고 위험 투자를 했다. 그리고 상당 부분 처음부터 갚을 생각 없이 금융 기관의 돈을 가져다 쓰는 경우도 많았다. 심지어 국유 기업이 금융 기관과 짜고 대출을 받아 신용도가 낮은 기업이나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소위 ‘그림자 금융’도 횡행했다. 이제 고도성장은 끝났고, 서방과의 경제 분리가 발생했으며, 세계적인 고금리 시대가 왔다. 중국의 취약한 금융 고리가 약한 곳부터 끊어져 나가고 있다.

 

최근 중국 경제 상황은 이러한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문제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어느 한 영역에서의 국지적 충격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 경제 전체에 도미노처럼 퍼질 수 있다. 현명한 여러분들께서는 주의에 주의를 거듭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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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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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중국 전문가 現) 『중국의 선택』, 『중국 주식 투자 비결』, 『이미 시작된 전쟁』 중국 전문 도서 저자 現) '이박사중국뉴스해설' youtube, 중국 뉴스 사이트 '이박사 중국 뉴스' 운영자 前) , , , , , , 출연 중국에서 20년 넘게 거주하며 활동하고 이제 중국 사회, 경제 등 전반에 걸쳐 관찰하고 분석하고 해설하고 있습니다. 거시적 안목에서 중국과 우리를 이해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북경이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