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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소비와 경제는 살아나고 있는가?

SUMMARY

- 소비, 투자, 수출의 관점에서 바라본 중국 경제와 정책 동향

- 중국 당국이 소비 진작 정책을 강조하고 있으나 여전히 소비는 저조한 상황

- 인프라 투자는 더 이상 불가능한 수준이며 수출도 감소세

- 회복이 어려워 보이는 경제를 살리기 위한 시진핑 3기 정부의 정책 방향에 눈길

 

© istock

 

중국 춘절 박스 오피스가 2월 19일 기준으로 다음과 같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1천만 위안을 넘어섰는데 한화로 약 2조 2708억 원 정도의 규모이다.(관련링크)

 

  • 유랑지구 2편 384,246만 위안(7,238억 원)
  • 곰 출몰 139,979만 위안(2,637억 원)
  • 만강홍 440,571만 위안(8,299억 원)
  • 무명 90,082만 위안(1,697억 원)
  • 심해 82,865만 위안(1,561억 원)
  • 교환인생 38,659만 위안(728억 원)
  • 중국 탁구 절지 반격 7,581만 위안(143억 원)
  • 풍운재기 4,783만 위안(90억 원)
  • 흑표 2 10,215만 위안(192억 원)
  • 눈물 흘릴 수 없는 슬픔 4,579만 위안(86억 원)
  • 날 떠날 수 없어? 1,978만 위안(37억 원)

 

한국의 보도들은 이런 중국 영화의 흥행 성공 뒤에 애국 영화만을 다루어 소재와 표현의 한계가 명확하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필자의 관심은 영화의 이념적인 시각의 판단보다 중국 정부가 애써 노력하고 있는 소비 진작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는에 있다. 중국 정부는 이런 중국 영화 시장의 흥행을 소비가 되돌아오고 있다는 소비 증가의 증거로 애써 홍보 중이다.

크게 보아 중국 경제의 견인차는 수출, 소비, 그리고 투자의 3두마차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항이다. 그리고 중국에서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소비 진작에 대한 정책이 강조되고 있다. 그렇기에 필자는 지금쯤 중국의 소비 경제 상황과 중국 당국의 정책 동향을 한번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의 소비 경제 실태

집도 자동차도 안 팔려 우선 중국의 소비가 회복되고 있는지 알아보자. 가장 규모가 큰 부동산을 보면 중국 정부가 그야말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떠받치고 있다. 그로 인해 대부분의 금융 기관들은 2023년 부동산 시장이 점차 바닥권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관련링크) 향후 부동산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이들의 근거는 대부분 이제까지 너무나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었고, 정부는 전략을 다해 부동산 경기 진작을 추진하며, 코로나19가 종식되어 경제가 정상화될 것이라는 데 있다.

하지만 그렇게 호락호락해 보이지 않는다. 중국 정부는 금융 기관들로 하여금 부동산 기업과 부동산 프로젝트에 대출을 주도록 지시하고 있지만, 정작 수요자들의 구매가 일어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다음 중국 부동산 지수를 보면 부동산 경기 하락세는 분명하다.

 

 

최근 중국 인민은행(人民銀行)과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銀行保监会)도 팔리지 않는 중국 부동산을 임대로 전환하여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듯하다. 주택 임대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발표하고 우리나라의 입법 예고에 해당되는 공개 의견 수렴에 들어간 대목에서 그러하다.(관련링크)

그도 그럴 것이 중국 정부가 지난 3년간 5백만 명을 동원하여 전국 건물을 실사한 결과 중국 전국에 약 6억 채의 건물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억 가구가 아니라 6억 채라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아파트 건물 한 동도 한 채다. 6억 채 중 5억 채가 농가주택이고 1억 채가 아파트 같은 상업용 주택이며, 아파트 같은 상업용 주택 한 채당 300명(100가구 기준)이 거주한다면 최소 300억 명이 살 수 있는 건물이 이미 중국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관련링크) 중국의 부동산 경기는 이제 아주 인기있는 지역의 건물이 아니면 제값 받기 어렵다고 보아야 한다. 당초 5백만 명이나 되는 인력을 동원하여 건축 현황을 실사하기로 결심한 중국 정부의 의사 결정 배경도 의미심장하지 않은가?

그럼 부동산 다음으로 가격이 큰 자동차 소비는 어떨까? 테슬라는 최근 수차례 가격 인하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발표하였다. 일론 머스크는 중국이 세계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장이며, 중국 노동자들이 근면하고 총명하며 중국 기업은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관련링크) 하지만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 가격을 인하할 머스크가 아니다. 수요가 줄자 테슬라가 가격 인하를 단행하여 판매량을 유지하여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중국자동차제조협회(CAAM)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월 신에너지 자동차 생산량과 판매량은 각각 42만 5천 대, 40만 8천 대로 작년 동월 대비 각각 6.9%, 6.3% 감소하였다.(관련링크)

 

소비 회복세는 "절대 아냐"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중국의 소비 규모는 코로나19 사태의 진정과 함께 줄곧 증가해 왔다. 다음 그래프에서도 중국의 소비는 성장해온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물가의 변화를 함께 살펴보면 패턴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만일 소비 가격 지수가 안정적이라면 상기 소비 규모의 변화는 가구의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소비자 가격 지수 CPI의 추세는 작년의 경우 감소해 왔으며 금년 1월에 갑자기 급증하였다. 소비가 증가하는데 가격이 내려갈 리가 없다. 게다가 국제 원자재 가격은 뛰고 있었고 겨울이 오면서 에너지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믿기 어렵다.

 

 

필자는 이렇게 신뢰감을 주지 않는 중국의 데이터를 보완하기 위하여 중국에 계시는 한인 기업인들의 체감 지표를 매월 조사하고 있다. 아직은 샘플의 수가 많지 않아 통계적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설문에 응해주시는 분들이 모두 중국에 대한 이해가 깊고 신중한 분들이기 때문에 적어도 그 경향은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 기업인들이 현장에서 체감한 경기 지표의 추이는 다음과 같았다. 설문이 시작된 작년 10월 이래 줄곧 임계치 50% 이하였으며 코로나19 제로 방역 정책이 완화되었던 금년 1월 70.4%로 기대감이 급증했으나 2월에는 결국 50%가 되었다. 따라서 아직 중국의 소비가 회복되고 있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다. 다만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저조한 소비로 인해 터져 나오는 문제들

숨 막히는 ‘농촌 실업 그러지 않아도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인해 만신창이가 된 자영업자들과 중소기업은 소비가 늘어나지 않는 상황 가운데 이젠 숨쉬기도 어려운 상태로 보인다. 당연히 실업은 엄중한 문제로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중국 인구의 2억 정도를 차지하는 농민공들은 대부분 건설 노동자로 일하는데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고, 자영업과 중소기업이 피폐해지면서 일자리를 잃고 농촌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 농촌 경제를 전공하고 700개 이상의 마을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 중인 스탠퍼드 대학의 스콧 로젤(Scott Rozelle) 선임 연구원은 예비 조사 결과 중국에 상당한 농촌 실업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관련링크) 중국 정부는 공무원 채용을 작년 대비 늘리고 지방 정부 사업에도 사람을 쓰는 것이 가능하다면 효율과 상관없이 인력을 써서 사업을 하라고 주문하고 있다.(관련링크) 하지만 그런 주문 정도로는 해결할 수가 없는 상태다.

 

지방 정부, 너마저 한계에 이렇게 기업과 가구의 경제가 악화되니 지방 정부의 재정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가장 가시적인 것은 중국 여러 지역에서 대중교통인 버스가 재정난으로 운행이 중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랴오닝성 후루다오시 젠창현(辽宁省葫芦岛市建昌县)은 지난해 12월부터 버스 노선이 중단된 것으로 의심된다. 2월 12일 모허(漠河)의 버스 회사도 2월 15일부터 운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대도시인 광저우의 판위(番禺)구에서도 1월 중순에 버스 회사의 부실 운영으로 인해 여러 편의 서비스 버스의 운행이 중단되었다. 젠창현(建昌县)에서는 운행이 중단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아직 반년치 월급이 밀렸고, 현재(2월 22일)도 월급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한 버스 기사가 말했다.(관련링크)

여기에 최근 ‘백발 운동’이라는 것이 중국 도처에서 발생하고 있다.(관련링크) 노인들에게 지급하던 의료보험 약값 상한선이 내려갔다. 기존에 300위안 가까이하던 것이 100위안도 안되는 금액으로 조정된 것이다. 노인들에게 약값 보조금이 줄어드는 것은 생명에 위협을 받는 것이나 다름없다. 처음 우한에서 시작된 이 백발 운동은 다롄, 상하이 등까지 확대되면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은 지방 정부의 의료 보험 재정이 파탄으로 가는 상황과 관계 깊다. 이에 대해 전 중국인민은행 총재 저우샤오촨(周小川)은 다섯 가지 관점과 제안을 제시했다.

  1. 문제를 피하지 말아야 한다.
  2. 연금 문제를 늦출 기회가 아직 남아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3. 근본 원인 또는 적어도 증상과 근본 원인의 조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4. 연금 연구의 과제와 도전은 엄청나며 중국은 인구가 많고 세계에서 가장 두드러진 고령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전환과 함께 연금 격차가 크다.

중국의 연금 규모는 수조 달러이다. 하지만 각국의 GDP를 기준으로 보면 대부분 국가의 연금 규모는 GDP의 약 50~100%이며, 일부 국가는 100%를 초과하기도 한다. 하지만 중국의 연금 규모는 GDP의 10% 이하에 불과하다. 어떤 이들은 6%, 심지어 2~3%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중국의 연금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리고 저우샤오촨은 중국의 연금과 사회 보험 재정의 파탄을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모든 상황은 중국의 소비가 제대로 회복되기 어렵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 아닐 수가 없다.

 

|중국의 투자와 수출

투자에 기대기도 어려운 실정 이런 재정 상태에 있는 지방 정부들이 중앙 정부의 지시에 의하여 인프라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더 이상 효과가 나지 않는 소위 ‘한계 효용 감소’에 부딪힌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년간 지방 정부가 인프라 투자를 해온 것을 보면 이보다 더 투자를 하는 것은 불가능할 정도의 수준이었다. 결국 지금의 중국 경제는 투자에 기대기도 어렵다는 말이다.

 

 

쌓여가는 컨테이너에 수출도 ‘울상’ 그럼 중국 경제 3두마차의 마지막인 수출은 어떨까? 중국의 수출이 감소하고 있는 것도 확실하다. 최근까지도 전 세계적인 부족 사태로 파문을 일으켰던 컨테이너가 이제 중국의 항구에 쌓여가고 있다. 독일의 박스 구매 플랫폼인 Container xChange가 만든 컨테이너 가용성 지수는 항구별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컨테이너의 비율을 측정한다. 0.5를 초과하면 상하이, 닝보, 톈진, 선전 등 중국 내 항구의 인바운드 컨테이너가 아웃바운드 컨테이너보다 많다는 의미이다. 2월 5일 현재 이 지수는 0.64로 11주 연속 0.6을 상회하고 있다. 컨테이너 엑스체인지의 CEO인 크리스티안 롤로프스는 현재 시장 전망을 "암울하다"라고 설명하면서 지난 5개월 동안 중국 해안가에 방치된 빈 컨테이너가 크게 증가했다고 지적했다.(관련링크)

다음은 중국상하이항운교역소(上海航运交易所)에서 발표하고 있는 상하이 기준 수출 컨테이너당 운송료 단가 추이다. 2022년 이전에 5천 달러를 넘었던 것이 이제는 1천 달러 정도로 80%가 줄어들었다. 더불어 중국 정부가 2023 년 1 월 상하이 해운 거래소에서 발표한 중국 수출 컨테이너 종합 지수의 평균 값은 1206.01 포인트로 전월 대비 평균 11.2 % 하락했다. 현물 시장을 반영하는 상하이 수출 컨테이너 종합 지수의 평균 값은 1040.77 포인트로 전월 대비 평균 7.9 % 내렸다.(관련링크)

 

|정책 동향에 쏠리는 눈

시진핑 3기 정부, 난제 풀 수 있을까 작년 말 중국이 제로 코로나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개적 전환을 하면서 홍콩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주식 랠리, 중국 정크 달러 채권의 기록적인 연승 행진, 위안화 5년 만에 가장 강력한 모멘텀 등이 나타났다. 시진핑이 해외 투자의 적극적 유치를 주문하여 일련의 시장 친화적인 반전을 예고했고, 규제 당국과 국영 미디어가 결정적으로 분위기 전환을 보인 탓이다.

하지만 2023년으로부터 두 달이 지난 지금, 거래 재개는 지연되고 있고 작년 말 랠리에 뛰어들었던 헤지펀드들은 빠르게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관련링크) 홍콩의 주요 주식 벤치마크 지수는 1월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했고 채권 유출이 재개되었다. 그리고 시진핑 주석이 유치하고자 하는 꾸준하고 장기적인 기관 투자자들의 투자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어서 중국과 미국 간의 지정학적 대립에 의한 리스크는 이제 모든 사람들의 눈에 분명해졌고, 시진핑 일인체제는 정책적 실수가 발생할 경우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중국 재무부는 최근 국유기업에 4대 국제 회계법인을 배제할 것을 촉구했으며, 이는 외국인이 중국 기업 환경과 더욱 멀어지게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제 곧 베이징에서 양회가 열린다. 필자는 이번 양회에서 시진핑 3기 정부가 들어서면 정책 방향이 어느 정도 분명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바로 이 정책 방향을 기다리면서 관망하고 있을 것이다. 시진핑 3기 정부는 이제 전인미답의 상황에 진입한다. 바로 모든 권력과 중요한 자리를 시진핑 그룹이 차지했기에 모든 문제가 즉각 시진핑 정부의 책임으로 직결되는 상황이다. 소문으로는 주로 전문 관료들이자 주력인 리커창 파벌의 인사들이 자원해서 퇴직을 하고 있다고 한다. 만일 이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사실이라면 시진핑 3기 정부는 전문가들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럴 경우 시진핑 3기 정부는 지금 당면하고 있는 난제들을 과연 풀어낼 수 있을까? 정말이지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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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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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중국 전문가 現) 『중국의 선택』, 『중국 주식 투자 비결』, 『이미 시작된 전쟁』 중국 전문 도서 저자 現) '이박사중국뉴스해설' youtube, 중국 뉴스 사이트 '이박사 중국 뉴스' 운영자 前) , , , , , , 출연 중국에서 20년 넘게 거주하며 활동하고 이제 중국 사회, 경제 등 전반에 걸쳐 관찰하고 분석하고 해설하고 있습니다. 거시적 안목에서 중국과 우리를 이해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북경이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