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누가 만들까? -한미약품 편-
SUMMARY
- 국내 대표 R&D 중심 제약사, 본업과 자회사 실적 개선으로 성장 지속하는 '한미약품'
- 기존 R&D 임상 성과에 더불어 주요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 계약 체결 가능성 유효
- 비만 치료제 ‘GLP-1’ CMO 수주 가능성도 있어 기대감이 높은 상황
- 증여와 경영권 재편 등 불안전 이슈들도 있다는 점은 주의 필요
© istock
안녕하세요? ‘다한’입니다. 10월은 글로벌 악재에도 불구하고 유한양행/오스코텍의 레이저티닙 긍정적인 임상결과 발표로 시작하게 되어 기분이 좋습니다. 이번 달에는 메가 트렌드로 부상한 비만 치료제 시장과 국내에서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는 대표기업 ‘한미약품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성장하는 비만 치료제 시장 최근 주식 시장에서는 비만 치료제와 관련된 종목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갑자기 비만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① 비만 치료제 시장의 높은 성장성(보건산업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은 2030년 1,000억 달러 규모로 전망된다고 합니다.)과 이에 따른 ② 비만 치료제 대표주자 일라이 릴리(전년동기대비 매출 28%, 주당순이익 85% 증가)와 노보 노디스크(전년동기대비 매출 29%, 주당순이익 44% 증가) 호실적 발표, ③ 위고비, 마운자로 등 블록버스터 약물의 비만 시장 본격적인 진출, 그리고 ④ 국내외 기업들의 GLP-1 계열 약물 개발과 장기지속형, 신규 모달리티 등의 후속 약물 기대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다가올 수 있는 이벤트들이죠.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비만 인구는 1975년 이후 거의 3배 증가했다고 합니다. 미국 내에서도 과체중 인구가 2/3을 차지하며 청소년의 20%가 당뇨를 가지고 있는 등 체지방을 제어하는 것이 현대에서 가장 큰 의료 문제 중 하나로 대두됐습니다. 2013년 6월, 미국의사협회는 비만을 '공식적인 질병'으로 인정하기도 했는데요. 국내에서도 지난 2019년 1월, ‘체질량지수 35 이상의 고도비만환자, 또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의 동반질환이 있는 체질량지수 30 이상의 비만환자'를 건강보험급여 대상으로 판단했습니다.
비만 치료제를 핫하게 만든 곳!? 노보 노디스크는 비만 치료제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 2017년 삭센다(GLP-1 약물)를 최초로 승인 받았습니다. 2021년에는 1회/1주일 투약이 가능하고, 10%대 체중감량 효과를 보인 위고비를 출시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경구용 GLP-1 약물 리벨서스와 GLP-1/Amylin 복합제 카그리세마 등을 후속 약물로 개발 중입니다.
일라이 릴리는 GLP-1/GIP 약물 마운자로를 개발한 제약사입니다. 마운자로는 2022년 6월 SURMOUNT-1 임상에서 체중 22.5%를 감량한 약물로 기대감이 높습니다. 향후 비만 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는 블록버스터 약물로 등극할 것으로 기대되는 약물입니다. 이외에도 경구용 GLP-1 약물 LY3502970과 GLP-1/GCG 약물 LY3305677, GLP-1/GIP/GCG 약물 LY3437943 등을 후속 약물로 개발 중입니다.
비만과 관련이 있는 국내 제약사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LG화학, 유한양행, 대원제약/글라세움, 대원제약/라파스 등이 있습니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와 GLP-1/GIP/GCG 약물, 신규 모달리티, 경구 투약, 그리고 디지털 플랫폼 적용 약물까지 비만 전주기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국내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는 대표기업으로 판단할 수 있어 보입니다. 그리고 동아에스티는 미국 자회사 뉴로보와 공동개발을 진행하고 있고, LG화학은 경구용, 대원제약/라파스는 패치형으로 환자 복용 순응도를 향상시킨 약물을 개발 중입니다. 이외에도 유한양행과 글라세움 등은 신규 모달리티 약물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미 국내에서도 비만 치료제는 하나의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 한미약품
한미약품은 1966년 임질과 매독 치료약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임성기약국을 전신으로 1973년 한미약품공업으로 설립되었습니다.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3대장(한종대, 한미약품/종근당/대웅제약)으로 손꼽힐 정도로 영업력에 강점을 지닌 동시에 R&D 명가로도 위상을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한미약품은 2015년 스펙트럼/일라이 릴리/베링거인겔하임/사노피/얀센 등 글로벌 제약사를 대상으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위상을 높인 최초의 기업이기도 합니다. 2023년 상반기 기준 매출은 7,039억, 영업이익은 931억을 기록했는데, 놀라운 점은 처방의약품과 일반의약품 비중이 96.3% 대 3.7%로 제품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고, 연구개발비/매출액 비율도 13.0%나 된다는 점입니다. 한미약품 실적은 상고하저 패턴을 나타내기 때문에 올해 1.5조 매출 달성도 가능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해봅니다.
연도 |
비고 |
2019 |
일라이 릴리 'HM71224' 및 얀센 'HM12525A' 권리 반환, 유럽집행위원회 '오락솔' 희귀의약품 지정 |
2020 |
사노피 '에페글레나타이드' 권리 반환, MSD 'LAPS-GLP/GCG' 기술이전 계약 체결 |
2021 |
미국 앱토즈 'HM43239' 기술이전 계약 및 중국 에퍼메드 '루미네이트' 중국판권 이전 계약 체결 |
2022 |
국내 최초 로사르탄/클로르탈리돈 복합제 '클로잘탄정' 출시, '롤론티스' 미국 시판허가 승인 |
2023 |
미국 FDA, 파트너사 MSD '에피노페그튜타이드' 패스트트랙 지정 |
한미약품 주요 연혁 © 한미약품
주요 제품으로는 순환기계 약물 로수젯(고지혈증)과 아모잘탄패밀리(복합고혈압), 소화기계 약물 에스메졸(역류성식도염), 그리고 비뇨기계 약물 팔팔(발기부전), 구구, 한미탐스캡슐(전립선비대증치료제) 등이 있습니다. 또한 R&D를 통한 신약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주요 파이프라인은 아래와 같습니다.
신약 파이프라인 © 한미약품
플랫폼 기술 기반 신약 개발 중 한미약품은 R&D를 주력으로 의약품 사업을 영위하는 제약회사입니다. 2014년에는 매출 7,613억의 20%인 1,525억을 R&D에 투자한 바 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 7,039억의 13%인 912억을 지출했습니다. 이러한 투자 덕분인지 한미약품은 LAPSCOVERY*, PENTAMBODY**, ORASCOVERY*** 등의 플랫폼 기술과 다수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다수의 제약사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LAPSCOVERY: Long acting protein/peptide discovery platform technology의 약자로 비당쇄화된 Fc 단편을 통해 목적하는 바이오의약품의 반감기를 늘려줌. 투여횟수를 줄여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높이고, 효능과 부작용을 개선.
**PENTAMBODY: Penta amino acid mutated bispecific antibody의 약자로 하나의 항체가 서로 다른 두 개의 표적에 동시에 결합할 수 있는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 두 개의 표적과 결합하기 때문에 치료적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고, IgG와 유사한 구조적 특징을 가져 면역원성과 안정성 등이 우수.
***ORASCOVERY: Oral drug discovery platform technology의 약자로 p-당단백 저해제 엔서퀴다를 경구흡수 증진제로 활용해 약물의 경구 흡수율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킴.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높이고, 효능과 부작용을 개선.
핵심 플랫폼 기술에 대해 알아봤는데 이를 적용한 파이프라인에 대해서도 알아보겠습니다. 참고로 한미약품은 올해 상반기에만 해외에서 19건(미국암연구학회(AACR) 7건, 세계내분비학회(ENDO) 3건, 유럽간학회(EASL) 2건, 미국흉부학회(ATS) 1건, 미국임상약리학회(ASCPT) 1건, 미국심초음파학회(ASE) 1건 등)의 임상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① HM12525(Laps GLP-1/GCG):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MSD에 8.7억 달러 규모로 기술이전 된 파이프라인입니다. 현재 NASH(비알콜성지방간염) 적응증으로 글로벌 임상 2b상을 진행 중입니다. 임상 2a상 분석 결과, 24주차에서 비만 치료제 오젬픽 대비 간지방함량(LFC)이 현저하게 감소(72.7% vs 42.3%)하는 것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또한 임상 2a상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FDA로부터 패스트트랙 대상 품목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임상 2b상은 2025년 종료가 목표이며, 임상 진전에 따른 마일스톤은 하반기 인식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② Laps triple agonist(Laps GLP-1/GCG/GIP):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는 2022년 7월 FDA로부터 패스트트랙 대상 품목으로 지정된 바 있는 약물입니다. NASH 적응증으로 처음 지정됐고, 이후엔 원발 담즙성 담관염(PCB) 및 원발 경화성 담관염(PSC), 특발성 폐 섬유증(IPF) 치료제로 희귀의약품도 지정되었습니다. 현재 NASH 적응증으로 임상 2b상 진행 중입니다. 향후 기술이전 계약 체결 및 적응증 확장 가능성이 높은 파이프라인으로 예상됩니다.
이 외에도 롤베돈/롤론티스 매출 확대와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CMO 가능성도 있어 기대감이 높은 상황입니다.
① 롤베돈/롤론티스: 롤베돈/롤론티스는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로 어썰티오 홀딩스가 일부 국가(한국, 중국, 일본)를 제외한 글로벌 판권을 보유한 치료제입니다. 2022년 9월 FDA로부터 품목허가승인을 받고, 올해 4월 J-코드를 부여 받아 미국공공보험 환급 대상 의약품 목록에 등재되며 매출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출시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매출 600억 이상을 달성하며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② 비만 치료제: 한미약품그룹은 비만을 미래성장 동력으로 택했습니다. 비만 전주기 맞춤형 포트폴리오(HOP, Hanmi obesity pipeline) 구축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지요. 현재 GLP-1 계열 (단일/복합제) 약물과 경구 투여형, 신규 모달리티 약물, 그리고 환자 라이프스타일 및 복양 순응도 교정 가능한 디지털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GLP-1 계열 약물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사 비만 치료제 약물 CMO 수주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어, 향후 수주계약 체결에 대한 기대감도 있습니다.
재무분석 (단위: 억 원) © 네이버
한미약품 성적은 어떨까? 2023년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7,039억 원, 영업이익은 931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은 10.3%, 영업이익은 28.5% 증가했습니다. 눈여겨볼 만한 점으로는 중국법인 자회사 북경한미(지분율 73.68%)가 매출 2,011억 원, 영업이익 527억 원을 기록하며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23.7% 증가하며 손익개선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한미약품 별도로는 어떨까요? 상반기 매출 5,039억 원, 영업이익 435억 원으로 양호한 실적을 보였습니다. 한미약품 연구개발비에 대해서도 살펴보겠습니다. 연결 기준 912억(연구개발비율 13.0%), 별도 기준 774억(연구개발비율 15.4%)으로 높은 수준 지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개발비는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점에서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상반기 기준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은 약 1,496억 원으로 확인되며, 하반기 예상되는 영업수익(상반기 931억 원↑)을 고려해 보면 현금 창출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잔존하고 있는 차입금(약 4,375억 원)을 감안하면, 추가 현금 확보가 필요해 보입니다. 기존 사업에서의 수익성 개선과 라이센싱 아웃을 통한 기술료 수익 확보 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어 리스크는 높지 않다고 판단됩니다. 참고로 한미약품은 배당성향이 높지 않은 기업으로 배당 수익에 대한 매력은 낮습니다.
꼭 알아야 할 이슈도 있어요! 먼저 한미사이언스 증여 문제입니다. 한미약품 그룹 오너가는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사모펀드 라데팡스파트너스와 주식매매계약(한미약품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 지분 11.8% 인수)을 체결했습니다. 그러나 주요 LP인 새마을금고(3,200억 원 중 61% 출자 예정) 일부 지점이 뱅크런 사태 등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며 출자가 불가해 신규 LP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경영진 재편 문제도 확인해야 합니다. 한미약품은 최근 1년 새 서귀현 연구센터장(부사장)을 포함한 17명의 주요 임원진들이 퇴임했습니다. 임원들이 줄줄이 퇴사하는 것인지 경영진 재편을 위한 인적 쇄신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출처: 언론사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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