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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집이 내일도 안녕하려면

이제는 판을 바꾸는 한 수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습니다

|슈퍼앱이라서 더욱 문제입니다

지난 8월 오늘의집이 생활 수리 및 설치 등 홈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회사 집다를 흡수 합병했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이후 11월에는 아예 집다의 서비스를 '오늘의집 설치수리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등록하고 플랫폼 안에서 직접 운영한다고 하는데요. 올해 1월 이사 서비스를 출시한 데 이어, 홈 서비스까지 분야를 확장하면서, 결국 라이프스타일 슈퍼앱이라는 오늘의집의 비전을 향해 한 발자국 더 전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관련링크1, 관련링크2)

 

이렇듯 오늘의집은 수직적 통합을 통해 카테고리 내 지배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 중에 있는데요. 그 덕에 이제 인테리어 플랫폼 시장 내에서 오늘의집을 위협할 상대는 더 이상 없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아마 내부적으론 이 정도면 쿠팡, 네이버 등 종합 플랫폼과도 적어도 가구나 리빙 카테고리에서 만큼은 싸워볼 만하다고 자신하고 있지 않을까 싶고요.(관련링크)

 

그런데 정작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지고 말았습니다. 오늘의집이 그렇게 공을 들인 인테리어 시장 자체가 죽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초 리오프닝 때부터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는데요. 외출이 다시 잦아지면서 집이라는 공간 자체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최근의 경기침체는 결정타를 날렸습니다. 전방산업이라 할 수 있는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인테리어 시장도 덩달아 타격을 받게 된 겁니다. 이제 오늘의집이라는 서비스는 인테리어 시장 그 자체일 정도인데요. 그러다 보니 오히려 오늘의집은 시장 침체의 영향을 더 강하게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관련링크)

 

|위험신호들이 잡히고 있습니다 

그러면 도대체 오늘의집은 얼마나 심각한 위기 상황일까요? 혁신의 숲이 제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정하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오늘의집의 거래액 성장률은 45.4%에 달합니다. 이 정도면 매우 훌륭해 보이는데요. 문제는 오늘의집의 성장 속도가 근래 들어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는 겁니다. 올 상반기만 해도 82.2%나 증가했던 거래액이, 9~11월 기준으로는 오히려 -0.2% 감소했을 정도니까요. 이처럼 아직 적자인 상황에서, 거래액 성장마저 꺾인다면, 상장을 노리고 있는 오늘의집에게는 매우 치명적인 일입니다.(관련링크)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도 하락이 방문자 수 감소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데이터 출처: 네이버 데이터랩 / 모바일인덱스HD)


그리고 이러한 거래액 성장 둔화의 원인은 앞서 언급한, 인테리어 시장의 침체입니다. 우선 네이버 검색량 변동 추이를 보면,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도가 올해 들어 급격하게 줄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요. 이는 곧 오늘의집 앱을 방문하는 월간 활성 사용자 수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일단 방문한 고객들의 관심도는 오히려 이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건데요. 방문 빈도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DAU/MAU 지표나, 인당 사용시간 지표는 전년도와 비교해서 오히려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일단 인테리어에 대한 수요는 줄고 있지만요. 일단 필요를 느낀 고객들의 관여도 자체는 이전 수준과 다를 바 없다는 걸 의미합니다.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시장 변화를 고려할 때 이제 오늘의집은 어느 정도 전략 선회가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간 오늘의집 마케팅 전략의 핵심은 '인테리어가 필요한 모든 순간, 오늘의집에 찾아오게 한다'였습니다. 인테리어라는 카테고리 자체가 일상적으로 관심을 가지기보다는, 필요할 때 집중적으로 탐색을 한다는 특성을 가졌기 때문에 택한 전략이었는데요. 이를 위해 강력한 온드 미디어를 구축하여 고객에게 노출시키고, 수요 트렌드가 나타나는 시점에 최대한 다양한 채널을 모두 공략하는 방식을 택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러한 수요의 자연 발생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문제고요. 따라서 오히려 인테리어에 대한 수요를 만들어 내는 방식의 액션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관련링크1, 관련링크2)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은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에 몰두하지만요. 시장 1위는 오히려 다른 경쟁자를 신경 쓰기보다는,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것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1위 사업자에겐 시장의 성장이 곧 본인의 성장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의집 역시 이번 위기를 타파하려면, 대대적으로 인테리어 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 캠페인을 벌여야 하지 않을까요? 올초 2,350억 원을 투자받아, 가진 실탄은 충분하니까요. 내년 상반기엔 오늘의집이 재밌는 무언가를 보여주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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