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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혼자서 신세계를 구할 순 없습니다

© 슝슝

 

|히어로가 모여야 어벤저스인데

최근 마블 스튜디오의 영화를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여전히 이를 즐기시는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예전 어벤져스 열풍이 불 때만큼의 열기는 확실히 아닌 것 같습니다.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등 친숙하던 어벤저스 1기가 공식적인 활동을 종료한 후, 이를 이어나갈 매력적인 히어로가 부재했기 때문입니다. 스파이더맨이 혼자 고군분투 중이긴 하지만, 단독 활약으로 어벤저스 전체의 공백을 메꾸기엔 역부족이고요.

지난 6월 9일, 정식으로 론칭한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보면서, 이러한 마블의 위기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엄청난 공을 들여 새롭게 개편을 했지만, 고객은 외면하고 있고요. 덩달아 그룹 전체의 위기감은 커져 가는데, 특정 일부 브랜드를 제외하곤 사정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상당히 유사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전히 막대한 제작비를 투자해 만들어지고 있는 마블의 영화처럼 유니버스 클럽의 외관은 화려했습니다. '신세계 유니버스 페스티벌'이라는 대대적인 행사와 함께 공개되었고요. SSG, G마켓,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등 주요 계열사의 홍보력이 집중되기도 했습니다. (관련링크)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유료 멤버십 결제까지 고객을 이끌, 매력적인 혜택이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미 사전 예약 시점부터 무료 배송 혜택이 빠지는 등 부실해진 리워드가 약점으로 지목받아 왔는데요. 추가로 공개된 관계사 혜택에서도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부정적인 평가들이 쏟아졌고요. 다만 그나마 호의적인 평가를 받은 부분이 스타벅스 브랜드 혜택이었습니다. 무료 사이즈업 2회가 사라진 것은 아쉽지만, 대체로 별 5개 추가 적립이 낫다는 반응이었습니다. (관련링크)

 

|스타벅스가 유니버스를 이끌게 된 이유

솔직히 생색을 내는데 그친 다른 관계사 혜택과 달리, 그나마 스타벅스 혜택이 충실히 갖춰져 있던 건, 그만큼 스타벅스가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이 조기에 안착하는데 큰 역할을 할 거라는 내부의 기대가 있었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쇼핑 관련 멤버십에 왜 스타벅스가 등장하는지 의아해하실 수도 있지만요. 스타벅스가 가진 저력을 생각하면, 유니버스 클럽의 대표 선수가 된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입니다.

 

 

우선 스타벅스는 오프라인 공간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영향력이 큰 브랜드인데요. 스타벅스 앱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심지어 G마켓을 능가하며, 신세계 그룹 내 앱들 중에 1등이고요. 자체 멤버십인 스타벅스 리워드 회원 수도 1,000만 명에 달합니다. 무엇보다 무서운 건, 이들 중 80%가 넘는 고객들이 자체적인 기준에 따른 충성고객인 버디로 분류되고요. 전체 고객의 30% 가까이가 주 1회 이상 꾸준히 스타벅스를 찾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온라인 채널 활성 정도와, 가장 열렬한 팬덤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스타벅스는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홍보하기에 가장 적합한 채널인 셈이죠. (관련링크)

더욱이 별 하나 추가 적립은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상당히 직관적인 혜택이라 매력적입니다. 월 5개라는 한도가 있긴 하지만, 그 외 조건 없이 아이디 연동만 하면 바로 이를 누릴 수 있기도 하고요. 과거에는 사이렌 오더로 스마일클럽 관련 혜택을 사용할 수 없었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발전된 부분이기도 합니다. 또한 스타벅스 채널로 가입하면 바로 받을 수 있는 음료 쿠폰 5장도 강력한데요. 일반적으로 스타벅스 쿠폰이 어디서든 범용적으로 쓰인다는 점에서, 가장 큰 약점 중 하나였던 높은 가입비 허들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효과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기에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부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이 초기부터 소기의 성과를 거둔다면, 여기에는 스타벅스의 지분이 상당할 겁니다. 다만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의 성패와 별개로 스타벅스 내부에선 이번 제휴가 그리 달가운 일은 아닐 듯한데요. 클럽 내 연합군 합류로 신규 고객 확보나 매출 증대 효과를 딱히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결국 스타벅스 입장에선 마케팅 비용만 증가하는 결과를 얻을 공산이 커 보입니다.

 

|이대로는 정말 안됩니다

그리고 사실 이러한 한계점은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전체가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이기도 합니다. 현재처럼 단지 할인 위주의 혜택은 그저 비용만 늘릴 뿐 진정한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도구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이전에 있었던 스마일 무료 배송 혜택은, 흔히 지옥이라 묶어 부르는 G마켓과 옥션의 충성 고객들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은 고객들이 쿠폰만 쓰면 굳이 남아야 되는 이유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혜택 자체가 완전히 파괴적이지도 못합니다. 물론 대한항공과 KT 등 추가적인 외부 파트너십을 준비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지만요. 솔직히 제휴 혜택이라는 건 내 돈만 쓰는 건 한계가 있으니, 외부 힘을 빌리는 정도이지 판을 뒤집을 수단이 결코 될 수 없습니다. (관련링크)

코스트코나 쿠팡의 유료 멤버십이 정말 매력적이고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건, 그들이 고객에게는 한도 없는 혜택을 주면서 락인 시키는 동시에, 자신들의 비즈니스 모델의 근본적인 체질을 변화시키는 형태였기 때문입니다. 단지 퍼주기식 혜택은 오래 지속될 수 없고요. 그렇다고, 적당히 타협하여 중간 지점을 찾는 것은 이도 저도 아닌 결과 만을 불러올 뿐입니다. 앞으로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이 정말 신세계라는 거대한 생태계 내에서 어떠한 역할을 맡고, 어디서 시너지를 낼지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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