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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푸드트럭의 해외 진출, 250억원 투자받은 ‘고피자’

<넘버스>가 최근 투자를 유치한 비상장 기업 이야기를 ‘비상장 투자노트’를 통해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지난 10월 21일 25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고피자’입니다.

 

????당신에게 들려줄 이야기

- 고피자에 투자한 ‘엔코어벤처스’의 모회사 그리고 실적

- 고피자의 경쟁력과 해외 진출 현황

- 고피자가 보는 1인 가구, 그리고 동남아시아 시장

- 통계로보는 ‘외식업 자동화’가 필요한 이유

- 피자 시장에서 벌어지는 요즘 경쟁

 

1인 피자 브랜드 ‘고피자’가 25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이번 투자에는 △미래에셋증권 △GS벤처스 △CJ인베스트먼트 △엔코어벤처스 △캡스톤파트너스 △DS자산운용 △빅베이슨캐피탈 등이 참여했는데요. 대부분 기존 투자자들입니다. 고피자의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450억원이고요. 투자 후 기업가치는 1500억원을 인정받았습니다.

  

|투자 리드한 ‘엔코어벤처스’

해외 LP(유한책임 투자자) 등으로 구성된 펀드로 이번 고피자 투자를 리드한 곳은 엔코어벤처스인데요. 엔코어벤처스는 ‘신기술사업금융회사’로 △한국 △미국 △동남아시아 스타트업에 투자해왔습니다.

신기술사업금융회사는 말 그대로 신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사업화하는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금융회사인데요. 중소기업창업지원법이 아닌 여신전문금융업법에 근거하고, 투자뿐 아니라 융자도 해주기 때문에 일반 벤처캐피탈(VC)인 창업투자회사와 차이가 있습니다.

엔코어벤처스는 ‘엔피씨(NPC)’가 전액 출자해 2017년 9월 설립한 회사입니다. 엔코어벤처스의 지난해 말 감사보고서 기준 엔피씨의 지분율은 100%인데요.

엔피씨는 1965년 ‘내쇼날푸라스틱’이란 사명으로 설립됐습니다. 합성수지제품의 제조·판매 및 플라스틱 컨테이너 렌탈 서비스를 주된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1960년대 가정에서 쓰이던 조롱박 바가지를 대체할 플라스틱 바가지를 만든 회사인데요. 다양한 일상제품을 플라스틱으로 생산해 편리함과 위생수준을 높였다고 합니다.

 

엔피씨가 현재 생산 중인 제품들. © 엔피씨

내쇼날푸라스틱을 창업한 임채홍 현 엔피씨 명예회장은 국산 조미료 ‘미원’을 만든 대상그룹 임대홍 창업주의 동생이고요. 현재 엔피씨는 임채홍 명예회장의 아들 임익성 회장이 맡고 있습니다. 박주남 엔코어벤처스 대표는 엔피씨의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임익성 회장의 친익척입니다.

고피자 외 엔코어벤처스의 투자 포트폴리오로는 △토스 △트릿지 △파두 △에픽게임즈 등이 있습니다. 트릿지는 농·축·수산물 무역 거래 플랫폼으로 국내 농식품 분야 스타트업 가운데 처음으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에 등극한 바 있습니다.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스타트업인 파두 역시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국내 첫 유니콘 기업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엔코어벤처스가 엑시트한 포트폴리오. © 엔코어벤처스​

 

아직 업력이 오래되지 않았지만, 엔코어벤처스의 매출은 △1억280만원(2018년) △4억7560만원(2019년) △33억9970만원(2020년) △37억8170만원(2021년)을 각각 기록했고요. 2020년 흑자전환하며 영업이익 △26억원(2020년, 영업이익률 77.1%) △24억원(2021년, 62.7%)을 냈습니다.

 

© 그래프=감사보고서에서 발췌해 가공

매출 가운데 성과보수수익은 지난해(3억9550만원)부터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펀드를 결성해 운용하는 투자사들의 경우 관리보수와 성과보수를 수익으로 거둬들이는데요. 중요한 건 성과보수입니다. 관리보수는 펀드 결성액의 일정 비율을 받는 것이지만, 성과보수는 펀드 운용으로 기준수익률(펀드 결성 시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수익)이상의 초과 수익을 냈을 때 받는 인센티브 성격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중요한 게 있는데, 자기자본으로 투자(지분 투자)해 얻은 수익입니다. 지난해 매출 가운데 많은 부분을 차지한 △당기순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처분이익’ 15억원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평가이익’ 13억원 모두 자기자본 투자에 따른 건데요. 처분은 말 그대로 엑시트를 해 얻은 이익이고요. 처분이익은 △2억8800만원(2019년) △3억4600만원 △14억8400만원으로 증가했네요.

평가이익은 현재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에서 공정가치로 측정된 이익입니다. 즉 해당 가치는 변할 수 있습니다. 평가손실도 존재하겠죠.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평가손실’은 △7400만원(2020년) △2억8000만원(2021년)으로 각각 영업비용에 반영됐습니다.

 

엔코어벤처스의 매출 구성 변화. © 그래프=감사보고서에서 발췌해 가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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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피자’의 경쟁력

그렇다면 고피자의 경쟁력은 무엇일까요?

투자사들의 투자 배경을 정리하면 △푸드테크 기술력 △글로벌 브랜드로 인도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의 높은 성장 가능성 △임재원 고피자 대표의 역량과 비전 등을 들 수 있습니다.

하나씩 살펴볼까요. 일단 고피자는 1인 피자 브랜드로 ‘피자의 패스트푸드화’를 꿈꾸고 있습니다. 햄버거는 빠르고 간편하게 혼자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인데, 피자는 왜 안 될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됐죠.

임 대표는 실제로 2016년 여의도 밤도깨비 야시장에서 피자 푸드트럭을 운영했는데요. 인기도 많았고 매출도 높았지만, 피자를 만드는 데 많은 시간과 노동력이 든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2017년 법인 설립 후 본격적으로 연구를 했는데요.

그렇게 ①피자를 사람이 직접 돌릴 필요 없이 자동으로 돌려주고 일정 온도를 유지해주는 오븐인 ‘고븐(GOVEN)’을 제작해 특허 출원했고요. ②70~80% 초벌된 형태의 ‘파베이크 도우’를 개발해 반죽 숙성과 성형의 시간을 대폭 줄여줬죠. 파베이크 도우는 자체 공장에서 생산해 가맹점 등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③ ‘고봇 스테이션(GOBOT STARIONT)’도 도입했는데요. 사람이 토핑만 올려주면 나머지 피자를 굽고 자르고 소스를 붓는 일을 로봇이 할 수 있게 한 겁니다. (관련링크)

④ ‘AI(인공지능) 스마트 토핑 테이블’도 개발했죠. 어느 매장에서든 일정한 피자 맛을 제공할 수 있도록 품질 관리 및 교육을 도와주는 시스템입니다.

 

AI 스마트 토핑 테이블. © 고피자

 

이 모든 것을 통해 고피자가 하려는 것은 생산에 소요되는 노동 시간과 노동 강도를 최소화해 누구나 빠르고 쉽게 피자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또 작은 공간에서 효율적으로 피자를 만들어낼 수 있게 하려는 거죠. 더불어 2031년 전 세계 1만개 매장을 목표로 글로벌 브랜드가 되기 위해 모든 매장을 표준화하기 위한 겁니다.

현재 고피자는 국내외에서 직영 및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현재까지 총 5개국에 160여개 매장을 열었습니다.

2021년 기준으로 국내 가맹점 수는 90개(직영 포함 96개), 가맹점 평균 매출액은 약 2억5000만원, 면적(3.3㎡) 당 평균매출액은 1482만원입니다. 국내 법인 매출은 △44억원(2019년) △73억원(2020년) △108억원(2021년)으로 성장했습니다.

해외에 첫 발을 내딛은 건 2019년 5월입니다. 인도 뱅갈루루에 1호점을 냈습니다. 지난 5월엔 15번째 매장을 열었고요. 2021년 인도 시장 전체 매출이 전년대비 500% 이상 상승했습니다. 올해도 매월 전년동기대비 200%, 전월대비 20% 이상 매출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하네요.

싱가포르에는 2020년 3월 첫 매장을 열고 현지 법인 설립을 통해 직접 진출했는데요. 싱가포르 진출 8개월만에 1억원의 매출을 달성, 현재 15개 직영점에서 월 매출 5억원을 낸다고 합니다. 지난 8월엔 싱가포르에서 가맹 사업도 시작했습니다. 이를 위해 현지 외식 전문 브랜드 ‘찹스틱스그룹(Chopsticks Group)’과 파트너십을 맺었는데요. 이를 통해 20개 매장 오픈을 확정, 내년까지 최소 40개 매장을 운영하며 현지서 피자헛에 이어 2위 피자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려고 합니다.

홍콩엔 2021년 3월 진출했습니다. 중국과 유사한 시장이라 홍콩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중국까지 진출하려는 큰 그림이 있습니다. 최근엔 인도네시아에도 진출했죠. 특히 인도와 싱가포르 시장에만 내년 100호점 돌파를 예상하고 있는데, 국내 외식 기업 가운데 이례적인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홍콩에 있는 지점. © 고피자 홍콩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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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피자의 빠른 해외 진출,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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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블로터 사내 스타트업 ‘투자 리터러시 플랫폼' 기업·경제·기술 이야기를 숫자로 풀어씁니다. 문병선·이일호·황금빛 기자가 투자자를 위해 상장과 비상장 기업의 가치평가를 탐구한 콘텐츠를 서비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