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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는 왜 현금흐름 관리를 못했을까 (ft.아이씨)

왜 대표님들은 숫자로 경영을 하지 못했을까요? 안 한 게 아니라 못한 거라고 하는데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등을 위한 월간재무분석 플랫폼 ‘아이씨(Aicy)’가 나온 이유입니다.

 

????당신에게 들려줄 이야기

- 기업이 자기 회사 회계 정보 주권을 가지지 못한 이유

- 재무회계와 관리회계 차이, 관리회계 인식이 국내서 낮은 이유

- 경영 의사결정에 참고해야 하는 중요 지표들

- 스타트업의 상황별 현금 관리 기술, 기업이 망하는 때

- 아이씨의 원천 기술, 타깃과 목표

 

 

“경영이라는 게 결국 의사결정을 하는 겁니다. 회사의 존재 목적 자체는 현금 창출이고요. 현금을 창출하려면 내가 어떤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지 알아야 하는데, 정보가 있어야 하죠. 그런데 과거의 정보를 가지고 한 의사결정이 의미가 있을까요? 적시성 있는 정보를 가지고 현재 가능한 의사결정을 하는 게 중요합니다.”

 

​특히 중요한 정보가 ‘현금’에 관한 건데요. 문제는 스타트업, 중소·중견기업 등이 관련 정보를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다는 겁니다. 심지어 해당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지조차 모르는 대표도 있다는 데요.

​이봄(에이미 리) 아이씨 대표가 월간재무분석 플랫폼 ‘아이씨(Aicy)’를 내놓은 이유입니다.

​이 대표와 만나 아이씨 서비스가 나오게 된 배경, 불황에서 생존하기 위해 기업들이 특별히 신경 써야 할 지표 등에 대해 듣고 왔습니다. 이 대표를 포함해 아이씨 구성원들은 회계사 출신입니다.

​(참고로 인터뷰를 2월 1일 진행했는데요. 2월 3일 ‘더벤처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는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AI CFO’가 3분만에 작성하는 재무분석 리포트

아이씨는 어떤 서비스일까요.

​일반적으로 기업에선 회계 업무를 하기 위해 ‘ERP(전사적자원관리) 프로그램’을 쓰는데요. 프로그램 안에서 각 항목에 맞는 숫자를 넣어 회계 업무를 하는 거죠.

​이러한 숫자는 경영 의사결정에 중요한 정보인데요. 문제는 실제 해당 정보를 기업이 소유·관리·활용하기 쉽지 않다는 겁니다.

​회계 프로그램에서 ‘계정별 원장(계정별 거래내역을 기록한 장부)’을 엑셀로 내려받을 순 있는데요. 이 장부를 가지고 재무 분석을 하기 위해선 사람의 손이 필요합니다.

​여력이 있는 기업들은 재무 팀장이나 CFO(최고재무책임자) 등에게 맡길 수 있는데요. 몸값이 만만치 않죠.

​그리고 그들 또한 받은 장부를 가지고 다시 엑셀 수식을 짜고 리포트를 작성해야 합니다. 회계 프로그램 자체가 현금흐름을 제대로 보여준다거나, 회계에 특화한 프로그램도 아니거든요. 시간이 많이 듭니다. 비효율적이고요. 만약 월 단위로 몇 년치를 해야 한다면? 더 힘들겠죠.

​그래서 엑셀로 내려받은 계정별 원장을 업로드하면 3분만에(거래 10만 건 기준, 계정별 원장이 일자마다 기록돼 있어 한 줄=한 거래) AI(인공지능)가 자동으로 재무분석 리포트를 만들어주는 플랫폼이 아이씨입니다.

AI와 RPA(로봇프로세스자동화)를 활용한 ‘원장복원기술’이 핵심인데요. 전 세계 회계 프로그램에서 받은 엑셀 데이터를 ‘가공없이’ 바로 복원할 수 있습니다.

​가공이 없다는 건 어떤 엑셀 형식이든 다 읽을 수 있다는 건데요. ERP 프로그램마다 데이터가 입력돼 있는 형식이 다르거든요. 아이씨 서비스를 통해 기업은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셈입니다.

 

​“매출이 한 40~50억원 정도 되는 제조업 대표님을 만났어요. 초면인데, 엑셀 하나를 보여주는 거예요. 혼자 수식을 짜서 재무 분석을 해봤다면서요. 숫자로 흐름을 파악해 경영 활동에 참고하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거예요. 전문적으로 하려면 CFO급을 뽑아야 하거든요. 큰 회사들이야 분기별로 감사도 다 하고 내부 재무팀도 있으니 매월 보고 받을 수 있고 걱정이 없죠.”

 

​사실 대표라고 재무나 회계 지식을 많이 갖고 있는 것도 아닌데요. 현장에서 발견한 더 큰 문제는, 관련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조차 몰랐다는 겁니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대표님들도 있어요. 회계 처리를 보통 세무대리인에게 맡기죠. 또 시장 조사를 하다 ‘대표들이 어차피 재무 정보 잘 안 본다’, ‘이렇게까지 정보를 많이 보여줄 필요 있냐’라고 말한 이들도 있었는데요. 아이러니하게 모두 대표가 아닌 실무자였습니다.”

 

|‘관리회계’가 중요한 이유 한국에서 주목하지 않은 이유

아이씨는 정확히 ‘관리회계’를 위한 플랫폼인데요.

​CPA라고하는 일반적인 공인회계사가 하는 일이 ‘재무회계’이고요. 재무회계는 외부에 공시를 하기 위한 회계 처리입니다. CPA는 외부 감사를 주로 하죠.

​반면 CMA라고 하는 관리회계사가 하는 일이 관리회계인데요. 관리회계는 회사 내부 경영을 위한 회계입니다. 경영자를 위한 회계죠.

 

​“관리회계에서 줄 수 있는 지표가 기본적으로 5가지예요. 수익성, 효율성, 안전성, 단기 생존성, 성장성 등. 이 5가지가 회사의 껍데기를 벗겨요. 회사가 지금 잘하고 있는지, 미래에 잘할 것인지. 숫자로 다 보이거든요. 결국 경영 활동 흐름을 아이씨를 통해 다 볼 수 있는 겁니다.”

 

​내부 경영 의사결정을 위한 회계라 관리회계는 월 단위로 분석이 이뤄지는데요.​ 때문에 흐름이 끊기지 않습니다. 당연히 연도별 흐름도 파악할 수 있고요. 만약 지난 1월을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급변하는 환경에서 의미 있는 의사결정을 할 수 없겠죠.

 

​“미국 같은 경우 재무 분석을 잘하는 회사들은 무조건 매월 분석하고 한 달 단위로 계획을 짜요. 일 단위도 물론 가능은 하지만 관리회계상 변동이 아예 없어 흐름을 파악할 수 없어요.”

 

아이씨 리포트 예시. © 아이씨

 

관리회계적으로 매월 분석을 한다는 건, ‘월차결산’이 필수란 말이기도 한데요. 즉 계산이 정확하게 맞게 떨어지게 하기 위해 하는 결산 행위를 매월 해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 또한 현장에선 수고로운 일입니다. 1년에 한 번 하는 결산도 힘들어 하니까요.

​이에 아이씨는 월차결산을 하지 않는 경우도 감안해 분석 리포트를 제공하는데요. 물론 월차결산을 하면 정확도는 훨씬 높아지고요. 제조업과 같이 원가가 중요한 산업에선 월차결산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실 국내에선 관리회계 자격증 제도도 운영되지 않고 있고요. 관리회계에 대한 인식도 많이 낮다고 하는데요.

회계 처리가 ‘세무’ 위주로 돌아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세무대리인에게 도움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죠.

 

​“한국의 회계 프로그램은 경영자를 위한 게 아니라 세금 신고용이에요. 심지어 결산을 하는 이유도 법인세 신고를 하기 위한 거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결산은 회사에서 기록한 정보를 1년 동안 잘 기록했는지 정확하게 다시 한 번 기록하는 행위예요. 이익의 측정을 더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요. 어쨌든 법인세 신고를 위한 거란 생각에 1년에 한 번 회계 분석이 이뤄지는데요. 현재가 중요한데 1년 후에 나를 나와 비교해서 어디에 쓰겠어요. 경영 활동에 전혀 도움이 안 되죠.”

 

|아이씨의 타깃과 목표

아이씨의 타깃은 스타트업, 중소·중견기업인데요.

​서비스를 론칭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고객 가운데 스타트업이 다수고요. 매출 4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고객도 있다고 합니다. 중견 상장사들의 문의도 있고요. 중견기업의 경우 실무자인 재무 팀장들의 니즈가 있다는데요. 일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요. 예비 창업자들도 관심을 보인다는데요.

​핵심 타깃은 시리즈A와 B 투자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입니다. 이제 막 상승 곡선에 올라탔기 때문에 경영자 입장에서 재무적인 숫자를 보고 싶은 니즈가 생기는 때라고 합니다.

​현재 구독 모델이지만 진입장벽이 조금 있다는 판단에 3월부턴 아이씨의 재무분석 리포트 앞 두 페이지를 무료로 제공하려고도 하는데요. 현금흐름 등 중요한 지표들을 요약해놓은 부분입니다.  앞 부분을 보고 구체적 내용을 보기 위해 구독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모바일 앱 서비스도 준비 중입니다. 최근 3개월의 핵심 지표들만 따로 모아서 보기 편하게요.

 

​“실질적으로 스타트업이 생존하기 위해 꼭 봐야 하는 지표가 두 페이지에 다 나와 있어요. 많이들 보셨으면 좋겠죠.”

 

장기적으론 투자사나 컨설팅업체 등의 니즈도 충족하려 합니다.

​사실 이 대표는 처음에 서비스 타깃을 VC(벤처캐피탈) 쪽으로 잡았다고 하는데요. VC들은 정기적으로 피투자사에 대한 정보를 받아야 하니까요. 해외엔 그런 채널이 잘 돼 있죠. 이 대표는 ERP 스타트업에서 글로벌 IR(Investor Relations) 총괄을 하면서 해외 VC들을 많이 만나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시장 조사를 하니 VC가 문제가 아니라 ‘경영자들의 정보 주권’이 문제였던 겁니다. 어쨌든 VC와 같은 투자사들에게도 필요한 정보니, 투자자가 요구할 때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만들어놨습니다. 다만 그런 문화를 앞으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사실 투자자가 달라고 하면 안 줄 수 없는데요. 문제는 기업들이 자세한 정보를 주고 싶어 하지 않기도 하죠. 그나마 최근엔 시장 트렌드 자체가 숫자가 중요하다,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 경영 의사결정을 하자, 이렇게 바뀌고 있어요. 숫자 정보 자체를 소유하고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자는 게 미션이에요.”

 

|아이씨 리포트가 담고 있는 것, 우리 회사에 중요한 지표는?

아이씨의 리포트가 담고 있는 구체적인 재무분석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업현황 △현금운용표·단기재무현황 △매출이익률 △자본·자산이익률 △현금기준 ROE 4-Way 분석 △재무위험 △비용분석 △원가분석 △관리효율성 △종업원생산성 △월간재무성적표 △월간손익계산서 △월간재무상태표 △월간현금흐름표 △자본구조·주주현황 △기업가치평가 등.

 

 

중요한 건, ‘현금’에 초점을 맞춘 아이씨만의 공식이 모든 지표들에 적용돼 있다는 건데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등이 활용할 수 있게요. 그간의 지표들은 상장사 중심이었거든요. 몇 가지 중요한 지표들을 더 들여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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