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만 제외하고 투자하는 ETF?
Summary
- S&P500 지수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미국 주식을 추종하는 ETF 'VXF'
- 중소형주들로 구성되어 경제 위기엔 주가하락폭이, 위기 끝엔 주가상승폭이 큰 편
- 올해 주가가 상승한다면, 작년 크게 하락한 중소형주들의 상승폭이 S&P500 종목들 보다 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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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은 많은 투자자들에게 힘든 한 해였습니다. 영원히 오를 것 같던 기업들, 절대 망하지 않을 기업들 가릴 것 없이 마이너스 투자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남들이 좋다고 해서 투자했는데 손해를 봤으니, 이번엔 남들이 좋아하는 것과 반대로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나요?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분들에게 S&P500이라는 단어는 안정성과 성장성 모두를 뜻하는 단어일 겁니다. 그렇다면 S&P500만 제외하고 미국주식에 투자해버리면 어떨까요? 오늘은 S&P500을 제외하고 미국주식에 투자하는 ETF ‘VXF’를 소개합니다.
VXF (Vanguard Extended Market ETF) 좋은 것만 빼고 투자한다니 청개구리 투자법이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싶은데요. 뱅가드(Vanguard)에서 만든 이 ETF는 S&P500 지수를 제외한 거의 모든 미국주식의 성과를 추종합니다.
© Vanguard
뱅가드(Vanguard) 홈페이지에서도 중소기업들의 주식투자 수익률을 측정하는 벤치마크 지수를 추적하며, S&P500을 제외한 거의 모든 미국주식을 따른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 종목명(티커): Vanguard Extended Market ETF (VXF)
- 운용사: 뱅가드
- ETF규모: 108억 달러
- 구성 기업수: 3,658개
- 수수료: 0.06%
- 배당률: 1.18%
- 추종 지수: MSCI USA SMID Cap Index
3600개가 넘는 기업에 분산투자하며 투자국가는 99.9%가 미국입니다. 섹터별 투자 비중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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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이상을 차지하는 섹터를 살펴보면, IT가 17.9%로 가장 비중이 큽니다. 이어서 금융(16.4%), 산업재(15.3%), 헬스케어(13.3%), 필수소비재(11.7%) 순입니다.
벤치마크 지수와 소수점 두 자리까지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전체 규모가 108억 달러 (약 13조 원)로 상당히 큰 편이기 때문에 지수와 차이가 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더군다나 수수료도 0.06%라니 ETF에 투자한다고 해서 수수료로 인한 수익 악화는 특별히 걱정할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또한 모든 종목에 나눠서 투자하기 때문에 특정 종목의 비중이 클 수도 없습니다.
특히나 S&P500을 제외해버리고 나면, ‘고만고만한’ 수준의 기업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죠. 아직까지도 미국주식에서 FAN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의 비중이 워낙 크다 보니, 대부분의 ETF는 애플, 테슬라 등의 기업 비중이 10% 이상입니다. VXF와 다른 대목이죠.
VXF의 구성은 블랙스톤(BX)이 1.02%로 가장 비중이 크고, 이어서 우버(UBER) 0.91%, 폴로알토(PANW) 0.80%, 룰루레몬(LULU) 0.70% 순서입니다. 가장 규모가 커 보이는 500개 기업을 제외했으면 내가 아는 기업이 하나도 없을 것 같았는데, 의외로 아는 이름들이 보이지 않나요?
우버, 룰루레몬, 에어비앤비 등 한국 소비자에게 친숙한 기업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S&P500과 수익률을 비교하면? 지금까지 간단하게 ETF 소개를 해봤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가장 궁금한 점은 S&P500 ETF와 VXF의 실제 수익률을 비교해 보는 겁니다. 기업 규모도 크고, 유명하고, 안정적인 S&P500 ETF도 여러 개가 있는데(VOO, SPY 등) 굳이 그것만 빼고 투자해야 할 이유가 있는지 검증이 필요합니다.
최근 1년간 수익률 © 구글 파이낸스
같은 운용사에서 운용하는 S&P500 ETF인 VOO와 비교해 보겠습니다. 최근 1년간 수익률은 VXF -27.34% / VOO -19.52%로 VOO의 승리입니다.
1년 중에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VOO가 앞서고 있군요.
최근 5년간 수익률 © 구글 파이낸스
2018년부터 현재까지 5년간 수익률을 봐도 VOO가 앞서고 있습니다. 2022년 주가가 크게 하락하고 있지만, VXF +16.90% / VOO +39.84%로 수익률의 차이가 큽니다.
그런데 그래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유독 하락이 심한 때가 보입니다. 바로 코로나19 직후인 2020년 상반기죠.
© 구글 파이낸스
2018년 1년간 VXF가 VOO를 앞서기도 했지만 코로나19 직후인 2020년 3월에는 VXF가 -30%로, -16%였던 VOO에 비해 하락률이 2배나 큰 걸 알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짐작이 되실 겁니다.
경제위기에는 소형주의 변동이 크다 전 세계 경제가 흔들리는 위기 상황이 오면 대형주보다 소형주들의 변동폭이 훨씬 큽니다. 코로나19, 서브프라임 사태, IMF, 닷컴버블 그 무엇이 오더라도 애플과 같은 초대형 기업들은 대부분 살아남는 반면, 작은 회사들은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도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한국의 건설사 연쇄 부도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의 건설사 부도 위기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PF자금경색으로 작년 하반기까지 198개의 건설사가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 12월 28일 기준)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면 작은 기업부터 무너집니다.
최근 1년간 금리인상, 전쟁, 인플레이션 등 다양한 이유로 힘든 한 해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S&P500이 아닌 기업들은 변동폭이 더 클 수밖에 없었던 거죠. 작은 기업의 주가가 더 많이 떨어졌습니다.
역발상 투자, 위기가 끝난 다음은? 이제 반대로 생각해 볼 때입니다. 영원히 하락하기만 하는 종목도, 영원히 오르기만 하는 종목도 없습니다. 많이 떨어졌다면 그만큼 더 많이 반등할 수도 있겠죠.
아쉽게도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VOO가 상장하지 않아, 두 종목의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능합니다. 거의 유사한 ETF인 SPY와 금융위기 이후 몇 년간의 수익률을 다시 한번 해보겠습니다.
리먼브라더스에서 시작한 모기지론 사태는 2008년 시작되어 2009년 주가는 최저점을 찍었습니다. 2009년 최저점을 찍은 직후부터 2012년까지 비교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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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VXF가 이겼습니다. 2009년 3월부터 2012년까지 3년간의 수익률 측면에서 VXF가 S&P500을 월등히 앞섰습니다. VXF가 139%나 상승하는 동안 SPY는 102%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결국 금융위기가 끝난 직후부터 반등하는 시점에는 무거운 대형주보다 가벼운 소형주들의 주가상승폭이 더 크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형주들은 주가하락폭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저렴한 소형주들의 회복력이 컸던 셈이죠.
그렇다면 다시 질문이 들어옵니다. 최저점을 잡을 수 없는데, 최저점부터 비교하는 건 잘못되었다고 말이죠. 당연히 하락폭도 감안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하락이 시작되기 전인 2008년 1월부터 2012년 말까지는 어떨까요?
올해와 마찬가지로 2008년부터 2009년 초반까지 하락폭은 VXF가 컸습니다. (빨간 부분)
그런데 하락폭을 감안하고도 상승세는 소형주가 더 컸다는 게 눈에 보입니다. 총 4년간 VXF는 22.27% 상승한 반면, SPY는 9.09% 상승했습니다.
하락이 큰 만큼 무서운 상승세 물론 최저점에서 잡을 수 있다면 어떤 종목을 선택하든지지 우리는 부자가 될 겁니다. SPY를 2009년 3월에 투자했으면 3년 만에 100% 수익률을 냈겠죠.
다만 완전히 최저점에 매수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제아무리 워런버핏도 최저점을 노리는 투자는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장기간에 걸친 추세를 봐야 합니다.
작년 한 해는 에너지와 일부를 제외한 모든 종목들의 수익률이 마이너스였습니다. 그중에서 S&P500이 아닌 종목들의 수익률은 더 좋지 않았습니다. 만약 경제위기가 올해 온다면? 또 1년 뒤, 3년 뒤는 어떨까요?
하락폭이 큰 만큼 상승폭도 클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합시다. S&P500만 제외하고 투자하는 청개구리 투자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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