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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 드디어 주주친화정책? 자사주 소각 결정"

Summary

- 10년간 실적 증가에도 주가는 반 토막 난 이유

- 주주행동주의 개시에 처음으로 주주친화정책 펼치기 시작

- 그럼에도 주가 상승을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실적

실적이 뒷받침된다면 앞으로의 방향은?

 

NHN의 주가 하락은 유명합니다. 2013년 상장 이후 실적은 증가했는데 주가는 꾸준히 하락 중입니다. 상장 이후 6만 원 가까이 되었던 주가는 현재 약 3만 원 수준으로 10년간 반 토막 난 상태죠. 실적이 증가하는데, 주가는 하락한다? 이상하지 않나요?

 

네이버와 NHN의 결별 NHN은 사실 아주 오래된 회사입니다. 인터넷이 발전하던 2000년 네이버와 한게임이 합병하면서 NHN이 설립됐고, 2013년 네이버 주식회사와 NHN엔터테인먼트로 분할했습니다. 이후 2019년 4월 NHN엔터테인먼트가 사명을 NHN으로 변경하면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2013년 당시 NHN과 네이버는 약 7 대 3 비율로 기업분할을 결정했습니다. 7 대 3이라니, 지금 2개 회사의 시가총액은 얼마나 차이가 날까요?

 

네이버와 NHN의 5년 주가 비교 © 구글 파이낸스

 

NHN의 주가가 10년간 횡보하는 동안 네이버는 성장했습니다. 현재 시가총액은 NHN이 1조 800억 원, 네이버는 43조 원 규모로 20배 이상 차이 납니다. 재무제표 기준으로 보면 NHN의 작년 매출이 1조 9237억 원, 네이버는 6조 8176억 원으로 3배 이상 벌어져 있고요.

매출 기준 3배 밖에(?) 차이 나지 않는 두 기업이 시가총액은 20배 차이가 난다는 것이 눈에 띕니다. 주당 순자산인 PBR 기준으로도 네이버가 1.70인데 반해 NHN은 0.57로 이미 PBR이 1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시장은 무엇 때문에 이런 차이를 인정하고 있는 걸까요?

 

핵심사업 다 빠진 물적분할 NHN은 2015년부터 꾸준히 유상증자를 통한 물적분할을 진행해 왔습니다. 요즘 20대에게 한게임을 알고 있냐고 질문하면 대부분 모를 겁니다. 반면 페이코를 알고 있냐고 묻는다면? 상당수는 알고 있겠죠.

NHN은 지금까지 3차례에 걸쳐 물적분할을 진행했는데요. 2017년 페이코, 2021년 두레이, 2022년 클라우드를 물적분할했습니다. 회사의 핵심사업들이 모두 분할되어버린 겁니다.

더군다나 주가와는 별개로 상장 이후 한 번도 배당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최소한 네이버는 아주 소액이라도 (현재 시가배당률 0.2%) 배당금을 꾸준히 지급하고 있습니다.

핵심사업들은 빠져버리고 배당도 지급하지 않으니 실적과 주가가 엇박자 나기 시작했습니다. 2013년부터 2021년까지의 실적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단위: 억원)

구분

2013

2014

2015

2016

2017

2018

2019

2020

2021

매출

2,653

5,569

6,446

8,564

9,091

12,646

14,886

16,412

19,237

영업이익

521

119

-543

264

347

686

867

857

979

PER

79.05

26.13

6.79

78.67

80.61

12.55

105.91

68.06

14.45

 

실적은 증가하지만 주가가 그대로니 PER도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결과로 약 10년간 매출은 7배나 증가했지만 주가는 반 토막이 나버린 거죠. 주주들이 화가 날만합니다. 화가 난 주주들은 소액주주모임을 결성하여 올해 7월부터 이준호 NHN 회장 자택 앞에서 주주가치 제고집회를 열면서 주주행동주의를 개시했습니다. 소액주주들은 1. 경영진 전면 교체 2. 이준호 회장의 직접적인 소통 3. 주가 정상화를 위한 대안 제시 4. 물적분할한 자회사의 흡수합병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보여줄게, 완전히 달라진 NHN NHN도 이제 바뀌는 걸까요? 드디어 주주친화정책을 시행하게 됩니다. 올해 8월 9일, NHN은 주식소각을 발표합니다.

 

© DART

 

이번 주식소각 발표를 보면 꽤 큰 규모로 진행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일차적으로 소각되는 금액은 750억 원으로 이는 발행 주식총수의 4%에 해당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2024년까지 총 3년간 자사주 소각을 진행하기로 발표했습니다.

 

 

2024년까지 현재 발행 주식 수의 10%에 해당하는 약 375만 주를 소각할 방침입니다. 현재 자기주식 보유물량이 307만 주밖에 안되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주식을 매수+소각까지 진행하게 되면서, 큰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10년간 주주에게 안 좋은 소식만 있었는데, 이렇게 좋은 뉴스가 나오다니 주가가 크게 급등했을까요? 막상 주가는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NHN 3개월 주가 © 네이버 금융

 

그럼에도 실적이 첫 번째 주주친화정책은 좋지만 실적이 좋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주가가 상승하려면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우선 기업의 실적이 첫 번째 전제가 돼야 합니다. 8월 9일 NHN은 2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구분 (단위: 백만원)

2022년 2분기

2021년 2분기

증감률

매출

52,350

520,489

12.8%

영업이익

5,196

15,526

-73.9%

당기순이익

-5,305

-4,508

적자전환

© NHN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8%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은 73.9%나 감소했습니다. 문제는 당기순손익에서 53억 원이나 적자가 발생하면서 상반기 누적적자만 98.1억 원이 되어버렸습니다.

각 부문별 매출현황을 볼까요?

 

부문 (단위: 백만원)

2021년 2분기

2022년 2분기

증감률

매출액

453,360

511,300

12.8%

게임

86,872

104,136

19.9%

결제 및 광고

196,238

216,528

10.3%

커머스

79,579

81,661

2.6%

기술

51,568

69,018

33.8%

콘텐츠

45,937

49,996

8.8%

기타

1,135

2,365

108.5%

내부거래

-7,969

-12,405

-

© NHN

 

  • 결제 및 광고: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결제 및 광고’ 부문입니다. 페이코의 거래 규모가 증가하고, NHN 한국사이버결제의 PG 결제 규모가 계속해서 성장한 덕분입니다. 특히 페이코는 전년 동기 대비 거래 규모가 36%나 증가한 2조 3천억 원이었다고 하니, NHN의 가장 효자산업이 아닐 수 없습니다.
  • 게임: 두 번째로 큰 비중으로, 세 분기 연속 1000억 원대 매출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한게임은 아직까지 살아있고, 고스톱과 포커류의 게임들의 고정 수요층이 존재하다보니 우상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 커머스: 세 번째로 큰 비중으로 규모는 작지 않으나, 전년 대비 증강률은 가장 낮습니다. 2.6% 규모로 증가했으니,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오히려 후퇴한 거나 마찬가지군요.
  • 기술: NHN클라우드의 공공분야 성장 덕분에 전년 대비 33.8% 성장했습니다. 클라우드 산업은 아직도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신산업 중 하나로, 클라우드의 향방에 따라 NHN의 미래도 달라질 수 있을 것 같군요.
  • 콘텐츠: 네이버와 카카오 말고, NHN도 웹툰 시장에 진출해 있습니다. 글로벌 웹툰 플랫폼 포켓 코믹스가 프랑스로 진출하면서 매출이 성장했습니다. 프랑스는 전 세계 만화 소비시장 최강대국 중 하나로, 최근 한국 웹툰을 소비하는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매출로만 보면 성장을 하고 있으니 외형적으로는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2분기 광고선전비(마케팅비) 지출 비중이 큰 폭으로 늘면서 영업이익률이 1% 수준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만약 매출 증가가 영업이익 증가까지 이어진다면, NHN을 다르게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릴 겁니다.

 

더 기다려볼 만하다 사실 주주환원 정책을 이제서야 시행한다니 늦어도 너무 늦었습니다. 만약 지금까지 자회사들을 물적분할하지 않고 1개의 회사로 시장에서 평가를 받았다면 주가는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겁니다.

다만 이제라도 시행하게 되었으니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실적은 나빠졌지만 10년 가까이 기다린 분들은 앞으로 더 기다릴 수 있겠죠? 2023년 이후 실적이 증가하면서 주주환원 정책이 지속적으로 시행하게 된다면 그때는 주가가 다를 수 있습니다.

소액주주인 개미들은 기업의 성장을 믿고 투자를 합니다. 기업은 주주들을 위해 정책을 결정하고, 지속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하는 선진 금융문화가 정착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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