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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도 지나간 유행이 될까?

SUMMARY

- 메타버스와 관련된 논쟁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

- 마이크로소프트는 메타버스 산업 투자 계획을 뒤엎었고 VR시장 판매량은 감소세

- 메타버스라는 개념보다 VR·AR 실물기기와 시장 변화에 주목할 필요

 

© istock

 

메타버스팀 전원 해고 1월 24일 IT업계에 충격적인 뉴스가 나왔습니다. 바로 마이크로소프트(MSFT, Microsoft)에서 메타버스(Metaverse) 핵심 부서를 통째로 해체하면서 직원 100명을 해고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팀이 생긴지 겨우 4개월만으로 지금까지 메타버스 산업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완전히 뒤엎어 버린 겁니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는 당초 전 세계 인력의 5%인 1만 명을 해고하기로 결정한 상태였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신규 사업과 관련된 팀 전체를 없애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알트스페이스VR과 혼합현실 툴 킷(Mixed Reality Toolkit)이라는 2개의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일부 리소스는 산업용 메타버스를 담당하는 ‘메시’(Mesh) 팀에 이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결국 B2C 시장보다 B2B에 집중하겠다는 모습을 보이면서 실적이 나오지 않는 사업을 이번 기회에 완전히 정리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Coindesk로 보낸 공식 이메일은 다음과 같았다고 합니다. “우리는 산업 메타버스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고객에서 가장 중요한 산업 메타버스 영역에 우리의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지원 방식에는 변화가 없을 것입니다.”

전 세계 IT업계에 해고 바람이 불더니 그 나비효과로 팀이 통째로 사라지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메타버스는 이제 완전히 끝난 걸까요?

 

메타버스, 허상 아닐까?” 사실 메타버스라는 게 무엇인지, 정말로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논쟁은 최근까지도 이어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저는 메타버스에 대해 심각하게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제가 메타버스는 허상이라고 느꼈던 일화를 하나 소개합니다.

재작년 어떤 온라인 토론 모임에서 메타버스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20대 초반의 대학생이 다음과 같이 말을 하더군요. “온라인 세상에서 음악을 만들고 작은 모닥불 앞에 앉아 자기가 만든 음악을 들려주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이 말을 듣고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금 이 대답을 듣고 메타(페이스북)의 주식을 팔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마비노기 모바일(왼쪽, 출시예정) / 마비노기 (오른쪽)

 

혹시 마비노기라는 온라인 게임을 알고 계시나요? 무려 2004년에 출시했던 MMORPG 게임입니다. 정확히 18년 전에 마비노기를 플레이 했던 분들은 저런 추억이 있을 겁니다. 게임 내에서 음악을 작곡하고, 자신이 가진 악기로 남들에게 음악을 들려주던 장면이 말이죠. 18년 전에 가능했던 이야기를 미래 메타버스에서 가능할 거라고 말하는 상황이니, 메타버스는 허상이 아닐까?라는 추측을 강하게 했습니다.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의견입니다.

 

VR(가상현실)과 AR(증감현실) 물론 완전히 동일한 건 아닙니다. 메타버스의 핵심 중 하나인 VR(Virtual Reality·가상현실), AR(Augmented Reality·증강현실)이 있기 때문이죠.

우선 VR에 대한 개념은 이미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19세기부터 스테레오스코피 기술이 등장했고, 1930년대 영국 작가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도 디스토피아적인 가상세계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단지 기술이 없었을 뿐, 매트릭스와 스타워즈 등 다양한 영화나 문학작품에서도 가상현실을 그리고 있었던 거죠. 이제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과거에 상상만 하던 장면들이 현실에서도 이루어지고 있으니 ‘메타버스는 이제 현실이 되었다’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다음으로 AR은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기술인데요. VR과 비슷해 보이지만, 꽤 큰 차이가 있습니다. VR이 가상의 세계에서 현실을 가져온다면 AR은 현실에 가상의 세계를 가져온다는 개념입니다. 대중에게는 2016년 출시된 게임인 포켓몬 GO의 영향으로 인해 전 세계에 퍼지게 됐습니다.

 

관련 장비와 기업에 주목 여전히 VR·AR 장비들은 발전 중입니다. 심지어 바로 며칠 전에도 소니의 차세대 게임 장비가 출시되면서 꾸준히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메타버스가 아닌 VR·AR과 관련된 제품과 기업을 소개합니다.

 

1. 오큘러스와 메타(META)

우선 대표적인 VR 관련 기업으로 오큘러스(Oculus)를 소유한 메타(구 페이스북)가 있습니다. 메타의 오큘러스 인수도 2014년이니 벌써 9년 전 이야기가 됐습니다. 메타는 2014년 당시 무려 23억 달러 (약 2조 5천억 원)의 거금을 투자하여 오큘러스 VR을 인수했습니다. 거래 조건은 현금만 4억 달러, 나머지는 페이스북 주식 2,310만주였다고 하는군요.

마크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인수 사실을 밝히면서 앞으로 다양한 경험을 위한 플랫폼으로 키워낼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불과 창업한지 2년 만에 23억 달러의 가치를 평가받은 오큘러스는 VR기기의 선두주자로 지금까지 성장하긴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죠. 혹시 오큘러스 기기를 직접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는 사람을 주위에서 본 적이 있으신가요? IT관련 직업을 가진 분들과도 종종 만나지만 저는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그만큼 아직까지도 대중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죠. 다양한 경험을 위한 플랫폼이라고 발표했지만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소비자의 흥미를 끄는’ 플랫폼으로 발전하지 못한 것 같군요.

또한 우리 모두가 아는 것처럼 저커버그야 말로 메타버스에 가장 진심인 사람일 겁니다. 2021년 10월 갑자기 페이스북을 메타(META)로 변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우리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해 왔으며, 이제 우리가 메타버스 회사로 여겨지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아주 공교롭게도 발표 이후 메타의 주가는 줄곧 내리막길이었습니다. 발표 1달 전 380달러였던 주가는 한 때 100달러 이하로 떨어지면서 최고가 대비 -75% 수준으로 폭락했습니다.

 

 

  • 시가총액: 4,461억 달러 (약 580조 원)
  • PER/PBR: 20.59 / 3.58

 

2. 플레이스테이션과 소니(TYO 6758)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5 게임기는 2년 가까이 없어서 못 파는 제품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에 연결해서 사용하는 VR기기를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의외로 적습니다. 소니는 2016년 PS VR을 출시했습니다. 물론 콘솔 게임을 즐기는 분들에게는 이것도 초기에는 없어서 못 사는 제품이었습니다. 판매 직후 매진 행진을 기록하였으나, 곧 콘텐츠 부족으로 판매량이 다소 감소했습니다. 다만 콘솔기기에 끼워팔기나 재고떨이 할인 등으로 2020년까지 공식적으로 500만 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CES 2020 발표)

 

© Playstation VR (왼쪽) / 신제품 VR2 (오른쪽)

 

그리고 바로 얼마 전인 2월 22일, 소니는 Playstation VR2 헤드셋과 Sense 컨트롤러를 발표했습니다. 터치 감지, 헤드셋 진동뿐만 아니라 3D 오디오 기술 등을 활용한 차세대 가상현실 게이밍 기기라고 하는군요. 2016년 VR이 발표되었을 때도 전용 소프트웨어 게임이 함께 공개되면서 게이머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고 합니다. 발매 1년도 안되어서 성능이 훨씬 뛰어난 오큘러스의 판매량을 넘어섰다고 하니, 결국 콘텐츠의 유무가 크게 작용했던 겁니다.

 

 

  • 시가총액: 14조 295억 엔 (약 135조 원)
  • PER/PBR: 15.03 / 2.08

 

3. 리얼리티 프로와 애플(AAPL)

올해 하반기 가장 기대되는 제품 중 하나는 리얼리티 프로라는 애플의 첫 VR기기일 겁니다. VR·AR 기술을 합친 MR(Mixed Reality·혼합현실) 헤드셋이라고 하는데, 빠르면 6월 정도에 공개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출고가가 2~3천 달러 수준의 초고가 제품으로 예상된다는데 이는 작년 10월 메타의 ‘퀘스트 프로’(1,500달러)보다 최소 500달러 높은 겁니다. 제품의 완성도에 크게 신경 쓰는 애플이 개발에만 무려 7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최근 주춤해진 메타버스와 VR시장에 새로운 불씨를 지필지 살펴볼 필요가 있겠네요. 지금까지 애플에서 특정 제품을 발표하면 그 제품과 관련된 산업이 크게 발전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만 오큘러스와 PS VR사례처럼 어떤 콘텐츠와 접목시킬지가 관건이 될 수 있겠습니다.

 

 

  • 시가총액: 2조 3,492억 달러(약 3,060조 원)
  • PER/PBR: 25.23 / 41.47

 

판을 뒤바꿀 핵심은 게임? 이미 VR시장은 판매량까지 감소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CCS인사이트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VR출하량은 960만대로 전년 대비 12% 이상이나 줄었다고 하는군요.

마비노기부터 포켓몬GO와 플레이스테이션 VR까지, 이렇게 보니 결국 핵심은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사람은 자극을 필요로 하는 동물입니다. 그런 자극을 해소하기 위해 과거부터 다양한 형태의 오락이 필요했습니다. 이제는 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도구로 기술이 발전하지 않을까요?

마이크로소프트의 메타버스팀은 끝이 났지만, 우리는 또 다른 형태로 기술을 만나보게 될 겁니다. 메타버스를 대체할 새로운 용어가 무엇이 될지는 절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이 기술을 활용할 관련 기업은 예측해 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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