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가격 상승으로 인한 식품주 관심 확대 (전쟁, 인플레이션의 여파는?)"
Summary
- 전쟁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곡물 가격 상승
- 식품 물가도 따라서 상승 중으로, 식품주에 대한 관심 확대 필요
- 전쟁은 언젠가 끝나기 마련이며, 글로벌 곡물시장은 사실상 대기업이 독점
- 곡물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식품 가격은 유지될 전망
© iStock
안녕하세요. 쇼핑하듯 투자하는 ‘주식쇼퍼’입니다.
전쟁과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식량난이 예고되면서 곡물, 식품주들의 주가는 치솟았습니다. UN에 따르면 올해 우크라이나 농업 생산량은 평균보다 20% 감소할 전망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세계 2위 밀 생산국인 인도도 5월부터 밀수출 금지령을 발령하면서 밀 가격도 상승 중입니다. 밥상 물가가 위험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식량과 관련된 이슈는 인구증가, 기후변화 등으로 수십 년간 지속되고 있었지만, 지금처럼 전쟁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수급불균형이 일어난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미국 농무부는 5월 세계곡물수급전망보고서(WASDE)를 발간했고, 한국도 6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서 해외곡물시장동향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전 세계 모두가 식품과 관련해 관심을 집중하는 상황이죠. 세계 각국의 식품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식품주들의 미래가 어떨지 분석해봤습니다.
국내 상장 식품주는 90개 국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식품관련주만 90개입니다. 이 종목들을 시가총액 기준으로 정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는 코스닥 상장사)
가장 규모가 큰 CJ제일제당도 시가총액 5조 원 수준으로 IT, 반도체 등 제조사와 비교하면 상당히 작습니다. 시가총액 규모 8번째인 하림지주부터 이미 1조 원 이하의 평가를 받고 있으니, 식품주들의 규모가 다른 업종에 비해 얼마나 작은지 느낌이 옵니다.
그렇다면 이 많은 식품주들 사이 주목할 만한 패턴은 없을까요? 주요 식품기업 5개사의 주가를 비교 해봅시다.
CJ제일제당, 오리온, 동서, 농심, 롯데지주의 2010년부터 현재까지의 주가 비교입니다.
최근 전쟁 이슈로 주가가 변화하는 것과 별개로 과거에 유사한 패턴이 하나 보입니다. 바로 2015년~2016년에 걸친 주요 식품주들의 연쇄 상승 시기죠. 대부분 식품주들은 이 시기에 최고점을 찍고, 이후 2020년까지 약 5년간 하락했습니다. 코로나 시기를 극복하면서 조금 회복하는 종목들도 보이는군요.
전쟁과 인플레이션 이슈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식품 공급이 계속 어려워지면서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면, 식품 물가 상승은 내년까지도 이어질 겁니다.
그럼 우리는 과거를 보면서 미래를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2015년에는 과연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2015년 식품에는 무슨 일이? 식품의 원재료인 곡물가격을 살펴봤습니다. 우선 전 세계 3대 곡물주 중 하나인 번지(BUNGE)와 국내 식품주, KODEX 3대농산물선물을 비교해봅니다.
역시 2015년부터 식품주와 BUNGE의 주가는 역비례 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곡물 가격이 올라가면 식품주의 주가는 떨어지고, 반대로 곡물 가격이 하락하면 식품주 가격이 폭등하는 것이 눈에 띕니다.
아쉽게도 KODEX 3대농산물선물은 상장 시기가 2017년이라 과거 패턴을 파악하기에는 부족했습니다.
이런 패턴이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식품의 생산에는 원재료인 곡물의 비중이 압도적이기 때문이죠.
© CJ제일제당의 2021년 사업보고에 나온 주요 원재료 현황
국내 식품 특성상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곡물은 수입품일 수밖에 없습니다. CJ제일제당의 원재료 중, 원당의 주요 원산지는 호주, 브라질이며 원맥은 미국, 호주, 캐나다 등에서 수입하고 있습니다. 대두와 옥수수는 미국, 브라질에서 수입합니다. 결국, 식품 주가는 글로벌 곡물가격에 직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다만 곡물 가격은 매일 변동되지만 우리의 식품 물가는 하루아침에 바뀔 수 없습니다. 산정된 식품 가격은 소비자의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고, 그 가격을 조금이라도 올리는 순간 90개나 되는 다른 경쟁자들이 파고들 여지가 있어 서로 눈치싸움을 할 수밖에 없죠. 따라서 보통 대기업에서 가격을 먼저 올리고, 중견/중소기업이 연쇄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형태입니다.
© 동아일보
작년 밀가루 가격 상승으로 농심(신라면), 오뚜기(진라면)가 각각 8.9%, 12.7%씩 가격을 인상했던 것만 봐도, 식품주는 서로 유사한 패턴으로 움직인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고민해 볼 수 있습니다.
- 곡물 가격이 최근 상승하면서 식품주들의 주가가 떨어지고, 식품 가격도 올라가는 상황
- 곡물 가격이 하락한다면, 식품 가격은 떨어질까?
정답은 ‘아니요’일 겁니다.
우리는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다고 식품 가격이 떨어진다는 뉴스를 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자재(곡물)가 하락을 시작했던 2015년, 원가 하락으로 마진이 올라갈 것이 예상됐던 식품주들 가격이 급등했던 것이죠.
식품 관련 ETF는? 최근 국내 개미들의 관심은 국내 식품뿐만 아니라 미국에 많이 쏠려있을 겁니다. 그래서 이러한 식품주들에 투자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식품 ETF가 등장했습니다.
티커명: YUMY (VanEck Future of Food ETF)
이름을 참 잘 지었습니다. YUMY라니 티커명만 보더라도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직관적으로 다가오는 이름입니다.
YUMY는 지속 가능한 농업 및 식품혁신에 관여하는 글로벌 기업에 투자하는 ETF입니다. 2021년 말 상장되어 식품기술(Food Technology), 정밀농업(Precision Agriculture), 그리고 농업의 지속가능성(Agricultural Sustainability) 3가지 카테고리로 종목들을 구분하여 관리합니다.
발행사 |
VanEck |
개시일 |
2021.11.30 |
수수료 |
0.69% |
시가총액 |
$28.14B |
배당 |
N/A |
국가별 비중을 보면 주로 미국(57%)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그 외 전 세계에 고루 분포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스위스, 덴마크가 2, 3위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고, 그다음 멕시코, 캐나다, 스웨덴 등 주로 유럽과 북미권 국가들에 투자된 ETF입니다. 아쉽게도 한국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섹터별로 보면 필수소비재(Consumer Staples)가 41.6%, 원자재(Materials)가 37.2%, 산업(Industrials)이 15.9%입니다.
필수소비재는 식품기업, 원자재는 곡물회사가 포함되어 있을 거 같죠?
실제 상위 10개 투자 기업을 보면 우리가 앞서 확인했던 번지(BUNGE)가 두 번째에 위치한 걸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은 YUMY라는 이름과는 다르게 도미노피자, 맥도날드와 같은 일반 식품주들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ETF의 명칭은 Future of Food로 어디까지나 식품 자체보다 ‘식품의 미래’와 지속가능성에 투자하는 ETF라는 걸 기억하도록 합시다.
ETF의 상세 자료는 발행사(VanEck)의 홈페이지 및 ETF.com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글로벌 곡물메이저 세계 곡물메이저 기업들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오늘 등장했던 번지(BUNGE)는 글로벌 점유율 7% 수준으로 전 세계 4번째입니다. 가장 규모가 큰 카길(Cargil)은 전 세계 40%를 독식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카길은 비상장회사로, 주식시장에서는 거래가 불가능합니다. (기업이 가진 자본금으로 모든 걸 할 수 있어 투자를 받지 않는다는 뜻)
글로벌 4대 곡물회사는 각각의 기업명을 따서 ‘ABCD’로 불리고 있습니다. ADM, Bunge, Cargil, LDC에서 각 단어를 가져왔습니다. ABCD의 점유율은 약 75% 수준으로, 이러한 글로벌 대기업들이 전 세계 곡물의 생산을 관리하며 곡물 가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곡물가격이 상승한다면 당연히 곡물기업들도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 노력하겠죠? 이번 전쟁 이슈처럼 곡물의 가격이 폭등한다면 곡물 생산기업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겁니다.
결론 우리의 우려와 달리 2001년부터 국가·기업 단위로 곡물 생산량과 소비량이 모두 늘어가고 있습니다. 재고율 또한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이죠.
© USDA Foreign Agricultural Service, Production, Supply and Distribution
전쟁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습니다.
언젠가 전쟁은 끝나고, 전쟁으로 황폐화되었던 논밭에서 다시 농작물이 생산될 겁니다. 단지 시간이 필요할 뿐이죠.
시간이 지나 곡물 가격의 안정화가 다시 찾아온다면?
앞서 보았든 곡물의 가격은 하락하더라도 식품의 가격은 하락하지 않습니다.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는 그때가 식품주 투자의 적기일 수 있습니다.
투자자 유의사항: 이 콘텐츠에 게재된 내용들은 작성자의 의견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외부의 부당한 압력이나 간섭 없이 작성되었음을 확인합니다. 해당 글은 필자가 습득한 사실에 기초하여 작성하였으나, 그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라며, 투자 시 투자자 자신의 판단과 책임 하에 최종 결정을 하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해당 글은 어떠한 경우에도 투자자의 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소재의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