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딧(Reddit)이 꿈꾸는 블록체인 기반 웹 3.0 생태계
|레딧(Reddit) 개요
레딧(Reddit)은 2005년, 당시 22살이었던 스티브 허프만(Steve Huffman)과 에런 스워치(Aaron Swartz), 알렉시스 오헤니언(Alexis Ohanian)에 의해 설립된 미국의 소셜 뉴스 플랫폼입니다. 상대적으로 영어권 국가에서 많이 이용하고 있으며, 2021년 기준 8억 6천만 명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를 기록하였습니다. “이미 읽었어(read it)” 라는 영어 표현에서 따온 서비스 명처럼, 사용자들은 자신이 흥미롭게 본 뉴스, 동영상, 인터넷 게시글들을 하이퍼링크와 함께 레딧 플랫폼에 업로드합니다. 다른 사용자들은 “공감(upvote)” 또는 “비공감(downvote)” 버튼을 눌러 해당 콘텐츠에 대해 투표할 수 있고, 집계된 사용자 반응을 통해 콘텐츠의 노출도가 정해집니다. 또한, 보다 세부적인 주제의 콘텐츠를 공유하는 하위 게시판 “서브레딧(subreddit)”을 구성할 수도 있으며, 이를 통해 사용자는 자신이 관심 있는 영역 중심으로 최신 콘텐츠를 받아볼 수 있게 됩니다. 올해 5월까지 레딧 플랫폼 내에 약 340만 개의 서브레딧 게시판이 생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레딧 웹사이트 화면
© 레딧
레딧의 또 다른 특징적인 기능으로 “카르마(Karma)”와 “스누바타(Snoovatar)”를 들 수 있습니다. 사용자 프로필에 수치 형태로 표기되는 카르마는 레딧 커뮤니티 내에서의 사용자 평판을 나타냅니다. 사용자가 공유한 콘텐츠가 획득한 공감 득표 및 사용자의 커뮤니티 활동에 따라 지급되며, 반대로 콘텐츠가 비공감을 많이 받을 경우 카르마는 감소하게 됩니다. 특정 서브레딧 커뮤니티는 카르마에 따라 콘텐츠 공유 등 사용자 활동 범위를 제한하기도 합니다.
한편, 스누바타는 사용자 프로필에 노출되는 아바타(avatar) 이미지입니다. 레딧의 마스코트인 외계인 “스누(Snoo)”를 커스터마이징하여 디자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이 기능은 광고 시청 없이 레딧을 이용할 수 있는 멤버십 서비스인 “레딧 프리미엄(Reddit Premium)” 가입자들에게만 제공되고 있습니다.
올해로 18년째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는 레딧은 꾸준히 투자금을 유치하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작년 초에는 시리즈 E 라운드에서 3억 6,700만 달러 유치에 성공하였으며, 이어 8월에는 피델리티(Fidelity)가 리드한 시리즈 F 라운드에서 4억 달러 이상의 투자금을 확보하였습니다. 이렇듯 작년에만 7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받은 레딧은 올해 들어 신규 기능을 공개하고 기술 기업을 인수하는 등 서비스 강화를 위한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NFT(Non-Fungible Token) 발행, 블록체인 기반 포인트 시스템 구축 등 블록체인 관련 서비스들을 선보이며,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레딧 플랫폼의 두 갈래 발전 방향
최근 레딧의 행보는 크게 ‘콘텐츠 제작·큐레이션 기능 강화’와 ‘블록체인 기술 기반 커뮤니티 활성화’ 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는 뉴스 콘텐츠 공유 사이트면서, 동시에 소셜 커뮤니티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레딧의 서비스 특성과도 연결됩니다. 즉, 레딧은 사용자들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콘텐츠를 만들고 조회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레딧 플랫폼 외 제3자 서비스에서도 레딧의 커뮤니티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① 콘텐츠 제작 및 큐레이션 기능 강화
먼저 레딧은 다른 온라인 서비스들을 벤치마킹하여 새로운 콘텐츠 기능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작년 4월, 오디오 채팅 서비스 클럽하우스(Clubhouse)를 모방한 “레딧 톡(Reddit Talk)” 기능을 선보인 레딧은 올해 2월 해당 기능의 웹 버전을 출시하였습니다. 이듬달에는 틱톡(TikTok)의 듀엣(Duet), 스티치(Stitch)와 유사한 편집 도구를 도입하여, 사용자 제작 영상 콘텐츠를 활성화하는 방향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듀엣과 스티치는 다른 사용자가 제작한 영상을 자신이 제작하고자 하는 영상에 각각 병렬적, 순차적으로 배치할 수 있는 기능으로, 틱톡의 인기를 끌어올리는 데에 크게 기여한 기능입니다.
레딧 톡 모바일 화면
© 레딧
한편, 레딧은 맞춤형 추천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레딧은 개인화된 콘텐츠 추천을 위한 새로운 “디스커버 탭(Discover Tab)”과 개선된 탐색 시스템을 포함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업데이트 내용을 공개하였습니다. 이는 약 2년 만에 이루어진 대규모 업데이트입니다. 레딧 플랫폼에 10만 개 이상의 활성 커뮤니티가 존재하지만, 상당 수가 충분히 노출되지 않아 이를 개선하기 위한 시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울러, 레딧은 올해 6월에는 머신러닝 플랫폼 스펠(Spell)을, 이번 달 초에는 인공지능 기반 컨텍스트 분석을 제공하는 스파이크트랩(Spiketrap)을 인수하여, 인공지능 기반의 콘텐츠·광고 분석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였습니다. 지난 달에는 맞춤형 사용자 경험을 강화하기 위해, 더 많은 타사 애플리케이션과 봇 구축을 지원하는 신규 개발자 포털을 출시하기도 하였습니다.
② 블록체인 기술 기반 커뮤니티 활성화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에 대한 레딧의 관심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레딧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Coinbase)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레딧 골드(Reddit Gold, 현 레딧 프리미엄)” 멤버십 결제 시 비트코인(BTC)을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하였습니다. 하지만 코인베이스의 높은 거래 수수료로 인해 2018년 해당 기능의 제공을 중단하게 되었는데요. 그 이후부터 레딧은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례로 2020년, 레딧은 이더리움(Ethereum) 기반의 암호화폐 리워즈 프로그램인 “레딧 커뮤니티 포인트(Reddit Community Points, RCPs)”를 공개합니다. 서브레딧 커뮤니티에 기여한 정도에 따라 사용자에게 지급되는 RCP 토큰은 기존 카르마 시스템의 확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레딧은 보다 효율적인 시스템 구축을 위해 아비트럼 노바(Arbitrum Nova) 기술을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이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연계된 사이드체인(sidechain) 솔루션으로, 데이터 처리의 보안성을 높여 특히 게임과 소셜 애플리케이션에 적합한 기술로 알려져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레딧은 암호화폐 기술을 잘 모르는 사용자도 RCP 토큰을 활용할 수 있도록 가상자산 거래소인 에프티엑스(FTX)와 지난 달 제휴를 맺기도 하였습니다.
레딧 커뮤니티 포인트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레딧 볼트(Reddit Vault)” 라는 암호화 지갑이 필요합니다. 레딧 볼트는 RCP 토큰 외에도 서브레딧 커뮤니티에서 통용되는 토큰들도 함께 지원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암호화폐 서브레딧(r/Cryptocurrency)에서는 “문(MOON)” 토큰이, 포트나이트 서브레딧(r/FortNiteBR)에서는 “브릭스(BRICKS)” 토큰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편, 올해 7월에는 기존 스누바타 기능을 확장한 NFT 기반의 “수집용 아바타(collectible avatar)”가 공개되었습니다. 각각의 수집용 아바타는 레딧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에 의해 제작되며, 사용자는 획득한 아바타를 계정과 연동하여 프로필 이미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NFT(Non-Fungible Token)는 블록체인 기반으로 관리되는 대체 불가능한 토큰을 의미하며, 주로 디지털 사물의 유일성 및 소유권을 증명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술입니다. NFT 발행을 위해 레딧은 이더리움의 사이드체인 솔루션 중 하나인 폴리곤(Polygon)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단, 레딧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허프만은 사용자가 보다 쉽게 서비스를 이해할 수 있도록 ‘NFT’ 등 기술 용어의 사용은 지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레딧의 수집용 아바타 예시 (The Hands #2)
© 오픈씨
|레딧의 블록체인 사업에 숨겨진 의도
레딧은 지난 달, 일정 수준 이상의 카르마를 보유한 회원에게 수집용 아바타를 무상 배포(airdrop)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랫동안 커뮤니티에 기여한 회원 5만 명이 우선적으로 아바타를 지급 받았습니다. 아바타를 받기 위해서는 레딧의 암호화 지갑 볼트가 필요하므로, 상당한 수의 사용자들이 볼트를 이용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레딧이 이토록 적극적으로 블록체인 서비스를 홍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레딧의 행보와 경영진 인터뷰를 통해 유추해 보면,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레딧 내부에서만 통용되었던 평판 관리 및 리워즈 시스템과 아바타 시스템을 제3의 서비스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확장하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저장된 데이터는 투명하게 공개되어 있고, 표준화되어 있기 때문에 기업 간 협약 및 복잡한 기술 연계 없이도 여러 서비스에서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허프만은 사용자들이 레딧 아바타를 인스타그램(Instagram) 콜렉션과 트위터(Twitter)의 프로필 사진으로 등록할 수 있었던 것은 각 기업 간 파트너십이 아닌, 블록체인 자체의 공개된 표준을 통해 가능한 것이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만약 레딧의 블록체인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사용자들은 아바타와 카르마로 대표되는 레딧의 “이동가능한 아이덴티티(portable identity)”를 레딧 외 다른 서비스에서도 활용할 수 있으며, 이는 레딧의 영향력이 레딧 플랫폼을 넘어 타 서비스까지 확장됨을 의미합니다.
다른 한편으로 레딧의 최근 블록체인 관련 행보는 웹 2.0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비판과 웹 3.0 모델의 대두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 침해, 데이터 수익에 대한 독점 등 기존의 중앙 집중식 디지털 플랫폼, 이른바 ‘웹 2.0’ 기업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반면, 개별 사용자가 데이터 소유권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는 분산형 웹 3.0 생태계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허프만 역시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염두에 둔 듯 인터뷰를 통해 “기존 시스템에서도 사용자들이 디지털 개체를 생성할 수는 있었지만, 해당 데이터는 기업의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므로 사용자들이 이를 온전히 소유할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블록체인 기반 생태계에서는 사용자들이 디지털 자산을 직접 생성·소유하고,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레딧에서 활동 중인 독립 예술가들은 수집용 아바타를 디자인하여 제작하고, 이를 다른 사용자에게 판매하여 수익을 얻고 있습니다. 즉, 레딧은 블록체인 도입을 통해 웹 3.0 기반의 사용자 중심 커뮤니티 구축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나가며…
최근 투자 시장 침체와 함께, 암호화페와 NFT 서비스에 대한 회의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작년 11월, 6만 4천 달러 이상에 거래되었던 비트코인(BTC)은 현재 2만 달러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NFT 거래량은 올해 1월 고점 대비 97%나 감소하였습니다. 하지만 투자 분위기의 위축과 블록체인 시장에 대한 잠재력은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됩니다. 실제로, 가상자산에 대한 ‘묻지마 투자’ 열풍이 가라 앉으면서 실질적인 사용 가치에 초점을 둔 블록체인 기술 적용 사례들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예를 들어, 이번 달 스타벅스(Starbucks)는 고객 혜택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NFT 기반의 리워즈 프로그램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뉴스 콘텐츠 공유 커뮤니티로 영미권에서 인기를 이어가고 있던 레딧 역시, 사용자 중심 커뮤니티를 강화하고 레딧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 블록체인 서비스들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레딧의 최고경영자 허프만은 NFT 판매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제3자 데이터베이스에서도 사용자의 신원 및 평판 정보를 사용할 수 있도록 NFT 기술을 적용한 것이라고 강조하였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아직까지는 레딧의 NFT가 투자 대상으로서 더 주목 받는 모양새입니다. 현재 레딧의 아바타는 글로벌 NFT 마켓플레이스인 오픈씨(OpenSea)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레딧 사용자 “Rojom”이 제작한 레딧의 수집용 아바타(The Senses x Reddit Collectible Avatars)는 오픈씨에 약 1,300여 종이 등록되어 있는데요. 이번 달 28일에는 “The Hands #2” 라는 이름의 아바타 NFT가 15이더(ETH), 우리 돈으로 약 2,800만 원에 거래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추세로 인해, 레딧 커뮤니티에서는 레딧의 NFT 서비스가 투심에 의존하는 기존 NFT 프로젝트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일부 흘러나옵니다. 전 세계의 넓은 사용자 층과 활발한 커뮤니티 생태계를 보유한 레딧이 암호화폐와 NFT를 통해 일시적인 흥행 몰이가 아닌, 지속 가능한 웹 3.0 모델을 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출처: 더 버지, 바이비트, 벤처비트, 비인크립토, 코인텔레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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