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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투자 방법이란 없다

50만여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개인 투자자가 법의 심판을 받게 됐습니다. 검찰은 슈퍼 개미라 불린 이 사람이 주식 리딩을 악용해 선행매매로 부당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선행매매는 자신이 보유한 종목을 우량주 혹은 상승주로 추천하고 가격이 오르면 매도하는 행위를 일컫습니다.

투자 사기를 저지르는 사람들의 숨길 수 없는 특징은 무엇인지, 개미들은 왜 이런 사기에 빠지게 되는지를 짚어봅니다. 누구나 알지만 지키기 힘든 투자 마인드를 한 번 더 다잡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SUMMARY

- 투자 노하우 알려준다는 방송? 진짜 도움 될까

- 자기 자랑으로 사람 끌어들인다면 일단 의심할 필요

- 투자 방법은 전수 받는 게 아니라 스스로 깨닫는 것

- 자기 운과 환경을 좋게 만드는 노력이 선행돼야 함

 

© istock

 

투자에 성공해 ‘경제적 자유’를 얻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코인 붐이 한창 불었을 때 ‘돈 많이 벌었다’는 소문의 주인공들이죠. 어떤 이들은 유튜브 채널 등을 개설해 자신만의 투자론을 설파하기도 했습니다. 평범했던 자신이 투자에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을 알리면서 ‘슈퍼챗’ 등을 부수입으로 챙겼습니다.

문제는 ‘자신의 성공담’을 과시하는 방송이나 채널에 숨은 의도가 있다는 것입니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당신의 주머니를 노리는 것이죠.

 

오른다’는 전문가 방송의 의도 A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성실하게 일을 해 돈을 벌어야 한다’라는 주관을 가진 일반적인 사람이었죠. 어느 날 뉴스에서 집값이 오른다는 얘기를 듣게 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남의 얘기로 치부했지만, 주변 지인마저 집값이 올랐다고 하고 여기저기 유튜브 채널에서도 부동산 투자 꿀팁 류의 콘텐츠가 올라옵니다. 왠지 ‘나도 잘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유튜브와 방송에서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콘텐츠를 보니 내 마음마저 현혹됩니다.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나와서 더 오를 거라고 진단합니다. 당분간은 떨어질 걱정이 없어 보입니다.

A는 마음이 급해집니다. 뒤늦게 영혼까지 당겨서 집을 사기 이릅니다. 주식투자에 관심이 생겼다면 곧 MTS 내 매수 버튼을 누릅니다. 내 자산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부푼 기대감을 안고.

이 생각이 통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2020~2021년 저금리 시절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시장이 활황을 달리던 때였죠. 이때는 누구나 돈을 벌었습니다. 기준금리가 0.5%인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1%대까지 떨어지니 너나 할 것 없이 부동산과 주식, 코인 등에 투자했습니다.

 

코스피 지수 움직임. 2020년 한해 동안은 어떤 종목을 사도 돈을 벌 수 있었다. © 구글파이낸스 캡처

 

문제는 자산 가격은 항상 오르기만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사주는 수요’가 있어야 ‘팔리는 가격’이 형성되는데 너무 올라 비싸지면 이 ‘사주는 수요’가 줄어들게 됩니다. A가 투자 광풍에 휘말린 마지막 수요였다면 (A 입장에서) 비극은 시작됩니다.

A가 돈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면, A가 (손해를 보지 않고) 팔고 싶을 때 누군가 사줘야 합니다. ‘사주는 수요’가 계속 창출돼야 가격도 오르는 것이죠.

따라서 A 입장에서는 신규 투자자가 계속 유입돼야 합니다. 투자에 문외한이었던 사람들이 투자 시장에 발을 들여놓고 비싼 값에 사주면 땡큐가 되는 것이죠.

사주는 수요를 계속 붙들어 두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계속 오른다라는 확신을 주입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금리 등 시장 지표는 불황을 가리키고 세계정세마저 불안정해지는 시기에도 말이죠.

과거에는 이 ‘사주는 수요’를 창출하는 데 한계가 많았습니다. 신문과 방송에서 다룰 수 있는 내용이 제한적이었죠. 입소문도 한계가 명확했고요. 재테크에 대한 인식도 낮았습니다.

그런데 SNS 시대가 되고 유튜브가 대중화되면서 정보 교환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사주는 수요’ 창출을 위한 정보 유통이 너무나 쉬워졌습니다. 평범한 사람들까지 ‘돈 벌었다’며 인증하고 여기저기 ‘대박 정보’라는 게 유통이 되면서 과거보다 더 많은 사람이 뛰어들게 된 것이죠. 모바일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주식 투자 정도는 아이들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쉬워진 이유도 큽니다. 진입 장벽이 그만큼 낮아진 것이죠.

투자하기는 쉬워졌다고 해도 투자 결정을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이때 이들을 노리고 나타나는 사람들이 자칭 전문가입니다. 유튜브 등을 통해서 ‘보통 사람도 나만큼 부자가 될 수 있다’면서 현혹합니다. 경제 전문 지식 자랑도 곁들이면서요.

 

투자 노하우는 전수받는 게 아니다 중국 고전 장자(莊子)의 ‘천도’ 편에 제나라 환공과 수레바퀴 깎는 노인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당시 환공은 고대 중국 춘추시대를 제패한 패자로 그 권력과 위엄이 하늘을 찔렀습니다. 춘추시대 각 나라들의 리더격이었죠.

환공이 책을 읽고 있던 어느 날 수레바퀴 깎는 장인이 말을 겁니다. 무슨 책을 읽는지 물어본 것이죠. 환공은 “성인들의 책”이라고 답했고 장인은 “(이미 죽은 성인들이라면) 그것은 성인들이 남긴 찌꺼기”라고 말합니다.

이어 장인은 “수레바퀴를 깎는 그 어름에는 정확한 치수가 있지만 이는 자식에게 깨우쳐 줄 수도 없고, 자식도 역시 저로부터 전수 받을 수 없다”면서 “옛 성인도 (그가 도달한) 핵심적인 지혜를 전수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수레바퀴. © 픽사베이

 

남이 체득한 노하우나 지식이 쉽사리 내 것이 될 리 없다는 뜻입니다. 책 속에 쓰인 문자만으로는 성인이 체득한 지혜를 짐작만 할 뿐 진짜 알 수 없다는 거죠. 결국은 내가 공부해서 스스로 깨닫는 수밖에 없습니다.

수많은 재테크 방송이 있고 그 대부분이 선한 의도가 있다고 해도, 그들의 성공이 나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는 없습니다. 각자 주어진 환경이 다르고 재능 또한 같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그들의 성공은 운이 크게 작용한 덕분일지도 모릅니다.

 

한 예로 암호화폐로 굴지의 부를 이룬 사람들을 생각해 봅시다. 암호화폐로 돈을 번 사람들은 우연한 기회에 매수했다가 대박을 낸 사람들이 많습니다. 다시 말해 사람들의 관심이 낮고 투자자가 적을 때 저가 매수했다가 우연히 큰 수익을 낸 사람들입니다.

누군가 암호화폐 투자 성공 노하우를 유튜브로 풀어낸다고 한들, 그게 지금 상황과는 또 다릅니다. 많은 투자자가 있고 가격 또한 높은 상태에서 비트코인에 투자한다고 해도 10여 년 전 그들처럼 대박을 터뜨리기 어렵습니다. 지금의 금리 수준은 과거보다 높고,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장기 매매 전략이 아닌 이상 손해 보기 쉽습니다. 2021년 하반기 비트코인이 꼭짓점을 찍을 때 여기에 투자했던 이들이 큰 후회를 했던 것처럼요.

 

자기 자랑이 넘치면 의심해라 기업이 광고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 물건이 좋아요’라고 알리는 이유가 큽니다. 그런데 소비자들이 그 물건 좋은 줄 다 안다면 굳이 대대적으로 홍보 활동을 할 필요가 있을까요? 어쩌면 안 팔리는 물건이거나 매력도가 떨어지는 핸디캡이 있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가치가 낮은 것이죠.

 

© 픽사베이

 

같은 원리로 ‘나 자신’을 과도하게 마케팅하는 여러 전문가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청년 100억 자산가’와 같은 단어는 귀에 솔깃하게 들리고, 그 인물이 대단해 보입니다. 하지만 젊은 나이에 100억 원의 자산을 가진 사람이 굳이 자신을 그렇게 마케팅하고 알릴 필요가 있을까요? 돈 많은 부자가 각광을 받는 자본주의 사회라고 해도 이 같은 메시지를 내는 사람은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혹여 이 마케팅 어구가 허구가 아니어도 그 끝은 다를 수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횡행했던 미두(쌀 선물 거래) 투기 때부터 ‘신(神)’이라고 불렸던 반복창이라는 사람을 포함해 수많은 투자자가 성공했고 대중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중 많은 이들은 조용히 몰락해 사라져갔습니다. 자산 배분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지 않았던 시기라서 패가망신한 이들도 있었습니다.

반짝 돈을 잘 벌 수 있습니다. 높은 수익을 기록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미래에도 그러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이후에 오는 악재(ex, IMF 구제금융, 닷컴버블 붕괴)에 부딪혀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죠. 어떤 유능한 전문가도 미래를 정확히 예견할 수 없습니다. 우연히 맞춘 것일 뿐이죠.

 

기본에 충실한 삶이 중요할 수도 어쩌면, 대박 투자 아이템을 찾기보다 내게 주어진 ‘운’을 좋게 만들려고 노력하는 게 더 쉬울 수 있습니다. 혹은 우리의 역량을 기르는 게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꾸준하게 수익을 기록하면서 손실을 줄일 방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각자 환경과 연령, 재능에 따른 현금흐름을 꾸준히 만들어 나가며 그에 따른 투자 전략을 세워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금리를 비롯한 거시 경제 지표와 국제 정세를 살펴보며 유망한 종목을 발굴하고 투자할 돈을 스스로 따져보는 것이죠.

자신이 어떤 연령대에 있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20~30대라고 한다면 근로 소득을 늘리려 노력하면서 종잣돈을 모으는 데 힘을 써야 합니다. 젊을 때 내가 늘려놓은 근로 역량, 달리 말하면 돈을 버는 능력은 40~50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종잣돈이 많지 않은 시기다 보니 연봉을 높일 방안을 생각하고 부수입 마련에 대한 기반을 다져야 하는 것이죠.

자신의 운을 좋게 만드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직장인의 성공에 있어 ‘운’만큼 큰 요인도 없습니다.

국내 대표 IT 경영인으로 추앙받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 이해진 전 네이버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고(故) 김정주 전 넥슨 회장 등의 학번은 1980년대 후반에 몰려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PC가 소개됐던 때가 1980년대이고, 이들 창업자가 사회에 나올 때가 PC와 인터넷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던 1990년대였습니다. 이들의 전공은 또 컴퓨터 관련 학과. 그 시기를 너무나 잘 탄 것이죠. (1980년대에 PC를 사용할 정도의 가정 환경이었다는 점도 고려 해야죠) 개인적인 노력과 재능도 있었지만, 그 시대를 잘 타고나지 못했다면 ‘유능한 직장인’ 정도에 머물렀을지도 모릅니다.

지금의 운이나 앞으로의 운도 과거 내 행적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고 합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여러 새로운 시도로 운을 좋게 만들어 나만의 성공 방식을 만드시길 바랍니다.

 

참조

 

 

투자자 유의사항: 이 콘텐츠에 게재된 내용들은 작성자의 의견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외부의 부당한 압력이나 간섭 없이 작성되었음을 확인합니다. 해당 글은 필자가 습득한 사실에 기초하여 작성하였으나, 그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라며, 투자 시 투자자 자신의 판단과 책임 하에 최종 결정을 하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해당 글은 어떠한 경우에도 투자자의 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소재의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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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이데일리 기자 (국제경제/IT/금융 출입) 現) 『금리는 답을 알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챗GPT』, 『금융초보자가 가장알고싶은 질문 TOP80'』 도서 저자 現) 팟캐스트·포스트 '경제유캐스트' 운영자 경제매체에서 10년 넘게 경제기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주요 출입처로는 국제경제, IT, 금융 등이 있습니다. 팟캐스트와 네이버포스트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제를 보는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싶습니다. https://www.facebook.com/kys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