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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by 뉴히어로

지금 회사채금리가 왜 급등할까요? 회사채에 관한 모든 것을 알아봅니다.

|회사채와 자금경색

일요일 오전 늦게 일어나 네이버 뉴스를 보니 [자금경색 비상]이란 특집 기사가 있더군요. 아마도 월요일까지는 이 뉴스를 많이 접할 것 같습니다. 핵심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급격한 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 등이 겹치면서 채권시장의 자금 흐름이 위축되는 자금경색 현상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우량 공기업의 회사채도 시장에서 소화되지 않고 기존 발행분의 차환 발행도 막혀 자금을 구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부실 문제가 불거지면서 자금시장에선 지방 건설업체나 중소형 증권사의 도산설까지 번지고 있습니다"라는 내용이었지요.​

 

과연 자금경색으로 지방 건설업체나 일부 증권사의 도산이 현실화될까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 말하고 싶지만, 아직 상황이 진행 중이므로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알려진 위기는 위기가 아니다'라는 말도 기억할 필요가 있으며, 이와 함께 위기의 중심에 있는 회사채에 대해 알아봅니다.

 

 

우리가 시장금리 추이를 알려면 뭘 봐야 할까요?

금융시장에서는 시장금리 움직임을 알기 위해 몇 가지 금리를 골라 '대표 지표'로 사용합니다. 대표 지표는 금리 지표, 시장금리 지표, 시장 지표라고도 부르지요. 늘 같은 것을 쓰라는 법은 없으므로 한번 정해놓고 쓰다가 경제나 금융 상황에 따라 바꾸곤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금융 시장에서 가장 흔히 쓰이는 금리 지표는 국고채와 회사채 금리입니다.

국고채는 중앙정부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지요. 중앙정부가 발행하는 다른 채권과 함께 중앙정부가 발행하고 원리금 상환을 책임지는 국채에 속합니다. 국채법과 공공자금관리기금법 등 법률에 따라 국회 의결을 받고 기획재정부 장관이 금융기관을 통해 시장금리로 발행합니다.

종류는 상환 만기 1년짜리인 1년물을 비롯해 2년물, 3년물, 5년물, 10년물, 20년물, 30년물, 50년물이 있습니다. 국고채 금리 수준을 대표하는 지표로는 가장 활발하게 유통되는 3년물을 주로 사용하지요.

시장금리로 발행하지만 정부가 원리금 상환을 보증하므로 다른 채권에 비해 매우 안전하고, 그런 만큼 금리 수준이 가장 낮습니다. 이 중에서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국고채 금리뿐 아니라 우리나라 시장금리 수준을 나타내는 대표 지표로도 쓰입니다. 현재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4.481~4.495% 정도입니다.

 

 

|회사채란?

회사채는 이름처럼 기업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입니다. 1년, 2년, 3년, 5년 등 여러 종류를 발행하지만 역시 3년물을 시장금리 지표로 사용하지요. 보통 때 금리는 당연히 국고채보다 높습니다. 현재 회사채 3년물 AA-의 금리는 5.59% 정도로, 국고채 3년물보다 대략 1% 포인트 정도 높습니다.

회사채는 상환 만기가 같더라도 신용등급에 따라 금리 수준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AA- 등급에 비해 BBB- 등급은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데, 신용도가 낮으면 낮을수록 금리 수준이 높아지지요. 왜 그렇까요?

당연한 말이지만, 신용도가 낮으면 해당 채권을 발행한 회사가 채권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할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뜻이기 때문이죠.

금융가에서는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할 위험을 신용 위험이라고 합니다. 신용도가 낮은 채권은 신용 위험이 높다고 평가하고, 따라서 수요자에게 높은 금리로 보상을 해줘야 발행이나 매매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회사채 등급이 AA-, BBB-라고 하는 것은 평소 기업 신용을 평가하는 신용평가 회사가 회사채에 매기는 신용등급입니다. 신용평가 회사는 신용도가 높은 순으로 회사채 등급을 매기지요.

AAA, AA+, AA0, AA-, A+, A0, A-, BBB+, BBB0, BB+, BB0, BB-, B, CCC, CC, C, D 등입니다. 보통 BBB+나 BBB-급 부근을 경계로 위쪽이면 우량 채권, 아래쪽이면 비우량 채권이라고 평가합니다.

 

 

|회사채금리와 경기 흐름

금융부문에서는 금리 차를 흔히 스프레드(spread), 혹은 금리 스프레드나 이자율 스프레드라고 부릅니다. 금리 스프레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면 금융시장 흐름을 읽는 안목이 좋아지므로 여러분도 관심을 가지면 좋을 것입니다.

스프레드 중에서도 회사채 스프레드와 신용 스프레드가 중요합니다. 회사채 스프레드는 회사채와 국채 간 금리 수준 차이를, 신용 스프레드는 신용도가 낮은 채권과 높은 채권 간 금리 수준 차이를 뜻합니다.

신용 스프레드는 본래 채권 종류에 상관없이 신용도가 다른 채권 간 금리 차이를 가리켜 두루 쓸 수 있는 말인데, 금융시장에서는 흔히 회사채 스프레드와 같은 뜻으로 씁니다. 회사채 스프레드 추이가 여러 가지 신용 스프레드 중에서도 금융시장 흐름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로 통하기 때문이죠.

 

 

회사채 스프레드 흐름을 좌우하는 것은 회사채 금리 수준이고, 회사채 금리 수준을 좌우하는 가장 큰 변수는 대체로 경기 흐름입니다. 회사채는 대개 경기가 나빠지면 금리가 오릅니다.

경기가 나빠지면 기업이 경영난에 빠져 회사채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할 위험, 즉 신용 위험이 커지고, 그만큼 채권자가 금전 보상을 더 달라고 요구하기 때문에 회사채 금리를 올려주는 기업이 늘어납니다.

채권 발행자가 투자자에게 당초 약속한 금리에 금리를 더 얹는 형태로 추가하는 금전 보상을 프리미엄(premium)이라 합니다. 많이 들어 본 용어지요. 회사채 투자자가 발행사에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관철하는 사례가 늘면 회사채 금리가 전반적으로 오릅니다.

그러면 회사채와 국채 간 금리 차가 벌어지므로 회사채 스프레드 값이 커지지요. 회사채 스프레드가 커진다는 것은 회사채 발행사가 채권을 상환하지 못할 위험이 커졌다는 뜻입니다. 즉 기업 신용도가 나빠졌고, 신용 위험이 커졌고, 기업의 부도 위험이나 신용 스프레드가 커졌다는 뜻이지요.

반대로 회사채 스프레드가 작아졌다면 신용 위험 또는 부도 위험도 낮아졌다는 뜻입니다. 결국 회사채 스프레드 추이를 보면 기업이 회사채 원리금을 갚지 못할 위험이 높아지는지, 회사채의 신용 리스크가 나빠지는지 쉽게 알 수 있지요.

 

 

|회사채는 위험한가?

일반적으로 경기가 확장 국면이고 기업들이 잘 나갈 때는 채권 순발행액이 커집니다. 기업들이 투자 이익을 키우려고 채권 발행을 늘려 사업 자금을 더 많이 마련하기 때문이죠.

채권자들도 신규 발행 채권 매수나 만기 채권 재투자에 선뜻 나섭니다. 그래서 채권 순발행액이 늘면 기업들이 사업 자금을 순조롭게 마련하고 있다는 뜻으로 봅니다.

반대로 경기가 침체하고 기업들의 돈벌이가 신통치 않을 때는 채권 순발행액이 줄어듭니다. 기업들이 투자할 때가 마땅치 않아 회사채 발행을 늘리지 않기 때문이죠. 설사 기업들이 자금이 필요하다 해도 채권자들이 채권 매수에 선뜻 나서지 않습니다.

그래서 채권 순발행액이 줄면 기업들의 사업 자금 마련이 어려워지고 있다거나 자금 사정이 나빠졌다고 풀이합니다. 또 회사채 순발행액이 줄어들면 금융 당국도 긴장합니다. 왜 그럴까요?

회사채 거래가 잘 안되어 기업들이 시중에서 필요한 자금을 구하지 못하면 만기 채권을 갚지 못해 부도를 내는 기업이 늘어나기 때문이죠. 따라서 만약 그대로 가면 연쇄 부도와 대량 실업을 동반한 경기 악화로 이어질 수 있으니 당국이 긴장하는 것입니다. 바로 지금이 이런 상황입니다. 그래서 일요일이지만 쉬지 못하고 대책 회의를 했다고 합니다.

 

 

위험자산이란, 시세가 늘 변하는 점을 이용해 수익을 올릴 목적으로 매매하는 자산을 뜻합니다. 매매 기간별 수익률이 정해져 있지 않고 투자 원금 손실 위험이 따르지요. 그래서 주식을 대표적인 위험자산이라 부릅니다.

위험자산 투자에 따르는 위험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해 손해 볼 가능성을 뜻하는 채무불이행 위험(신용 위험), 시장가격 변동으로 손해 볼 가능성(가격 위험), 인플레이션으로 자산의 실질 가치가 변해서 손해 볼 가능성(구매력 변동 위험) 등이지요.

사실 채권을 안전자산이라 부르지만, 따지고 보면, 채권 역시 이들 세 가지 위험 요소가 모두 있으므로 위험자산에 속한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다만 어떤 채권이냐에 따라 위험 정도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국채는 흔히 무위험 자산, 즉 안전 자산으로 불립니다. 시장에서 정부의 채무불이행 위험이 거의 없다고 평가하기 때문이죠.

반면 회사채는 국채에 비하면 위험도가 큰 자산이라 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망하지 않아도 특정 기업은 언제든 망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지금 우리 기업들의 상황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습니다. 만약 회사채는 위험한가?라고 물어본다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다소 애매하게, 대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유는 이미 위에서 충분히 이야기했습니다.

지금의 위기는 우리 기업들의 문제 때문이 아니라 글로벌 경기 흐름에 따른 것이고, 위험 요인들 역시 알려져 있는 만큼 충분히 헤쳐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신용도가 낮은 회사채에 투자하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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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D대학 경영정보학과 겸임교수 일상에서 만나는 여러 현상들을 경제학적 관점에서 풀어가는 뉴히어로입니다. 특히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