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빵의 인기 비결은? 포켓몬빵 열풍과 투자심리 이야기"
| 포켓몬빵 열풍
SPC삼립이 지난달 재출시한 포켓몬빵의 열풍이 놀라운 수준입니다. 1998년 첫 출시 당시에도 월 최대 500만 개 이상 판매되며 큰 인기를 누렸던 포켓몬빵은 이번 재출시 후 한 달 동안 700만 개가 판매되며 옛 영광을 뛰어넘고 있습니다.
포켓몬빵의 품귀현상에 '편의점 오픈런'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으며, '띠부띠부씰'이라 부르는 포켓몬 스티커는 당근마켓 등의 중고 플랫폼에서 빵 가격인 1,500원보다 훨씬 높은 2만~5만 원에 거래되기도 합니다.
포켓몬빵의 핵심은 빵에 담겨 있는 '띠부띠부씰'입니다. 그것도 한 종류가 아닌 포켓몬스터에 등장하는 150개 이상의 포켓몬의 일러스트가 담겨 있고, 빵을 뜯기 전까지는 어떤 띠부띠부씰이 들어있는지 알 수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원하는 포켓몬 캐릭터를 얻기 위해 포켓몬빵을 사서 띠부띠부씰만 꺼낸 후 빵은 통째로 버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심지어 가게 주인 몰래 포켓몬빵의 포장지를 뜯어 띠부띠부씰만 빼내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최근 재출시한 포켓몬빵이 큰 인기를 끄는 가운데 SPC삼립, BGF리테일, GS리테일 등 관련 주식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달 들어 SPC삼립의 주가는 6% 정도 상승했습니다. CU와 GS25 운영사인 BGF리테일과 GS리테일도 같은 기간 3%, 6% 정도 올랐습니다.
하지만 인기 상품을 보고 투자할 때는 '주가는 희소가치가 있을 때 오르고 희소성이 사라지면 내린다'라는 증시 격언을 참고해야 합니다.
포켓몬빵과 유사한 경우가 바로 '허니버터칩'입니다. 여러분들도 기억하고 있겠지만, 허니버터칩은 2014년 출시 후 엄청난 인기 속에 품귀현상을 보였습니다. 맛이 특별하지도 않았지만 허니버터칩의 열풍은 대단했습니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허니버터칩의 품귀현상이 지속되자 장밋빛 전망을 쏟아냈습니다. 해태제과의 상장 가능성을 높게 점쳤고, 크라운제과의 실적 전망치와 목표주가도 올렸습니다. 해태제과 역시 허니버터칩의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공격적인 시설 투자에 나서며 유사 제품인 '허니 시리즈'를 잇따라 출시했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랐습니다.
해태제과는 당시 설비투자를 1.8배나 늘렸지만 매출은 10% 밖에 늘지 않았고, 마진율은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공급물량을 확대했지만, 사람들의 관심이 줄어들며 실적은 물론 주가도 함께 내렸습니다.
허니버터칩 사례의 교훈은 '공급이 늘면 주가는 하락한다'입니다. 다시 말하면, 주가는 상품의 '희소성'이 있을 때만 오른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SPC삼립의 주가는 띠부띠부씰의 재판매가격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만약 띠부띠부씰의 가격이 떨어진다면 주가 역시 고점을 지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군중심리
군중심리(crowd mind)란, 사회적 심리 현상의 하나로 많은 사람이 집단으로 모이면, 혼자일 때의 일상적인 사고와 다르거나 혹은 같더라도 그 범위를 뛰어넘는 행동을 하게 되는 심리 상태를 말합니다. 쉽게 말하면, 군중을 구성하는 개인의 행동은 개인일 때와 군중일 때 다른 행동을 보인다는 것이지요.
평소 소심한 사람도 군복을 입고 예비군이라는 무리에 들어가면 이해 못 할 행동을 한다거나 혼자일 때는 교통 신호를 위반하지 않던 사람도 여러 사람이 빨간색 신호에 횡단보도를 건너면 따라서 하는 것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예입니다.
때때로 군중심리는 '양떼 효과'(Herding effect)'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양떼 효과란, 양들처럼 무리에서 혼자 뒤처지거나 동떨어지는 것을 싫어해서 무조건적으로 집단의 행동을 따라 하는 현상을 뜻합니다.
사람이 많은 곳으로 쇼핑을 간다거나 시장 점유율이 높은 브랜드를 선택하거나 남들이 다 가는 유명한 도시나 관광지로 여행하는 것 등이 모두 양떼 효과에 의한 것입니다.
양떼 효과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일반 대중의 눈이 그리 정확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남들이 물건을 사려고 줄을 서 있는 것을 보면 뭔가 좋은 물건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따라서 줄을 섭니다. 누군가가 이 물건이 좋다고 칭찬하면 아까운 기회를 놓칠까 봐 일단 사고 봅니다. 모두 양떼 효과 때문에 판단력이 흐려진 결과입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군중심리는 개인이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오로지 다수의 사람들이 하는 선택을 따라 하는 현상입니다. 확실한 근거 없이 단지 많은 사람이 선택했다는 이유만으로 다수의 행동을 따르는 것입니다.
주식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많은 투자자가 다수의 사람들이 어떤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가만 고려하여 투자합니다. 경제 교과서에 나오는 기업의 실적 같은 것은 거의 고려하지 않습니다.
최근 '안랩'의 주가는 대통령 선거 전에는 7만 800원 정도였지만, 선거후 약 2주 만에 17만 5800원으로 150%나 오르는 급등을 연출했습니다. 이른바 '안철수 총리설' 때문입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원자재 가격의 상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글로벌 공급망 위기 등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주가는 지지부진합니다.
생각해 보면,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총리가 된다고 해서 안랩의 실적이 갑자기 150%나 좋아진다는 보장은 결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많이 올랐습니다.
이에 반해 삼성전자는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가는 신통치 않습니다. 도대체 이유가 무엇일까요?
| 밴드왜건 효과
군중심리와 관련해 잘 알려진 것 중의 하나가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입니다. 밴드왜건은 길거리 행사 대열에서 앞서서 행렬을 주도하는 악대차를 말합니다. 길거리에서 사람들은 밴드왜건을 보면 무슨 재미있는 일이 있는 줄 알고 무작정 따라가 보는 데서 유래한 용어입니다. 무작정 남을 따라 하는 소비 행태를 비유해서 말하는 것이지요.
경제학적으로 밴드왜건 효과란,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인지 왜 구입하려는지 등의 합리적 이유를 따지기보다 '다른 사람들이 하니까 나도 한다'라는 심리가 작용함으로써 구매 대열에 동참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어떤 상품이 인기가 있다고 알려지면 사람들은 특별한 이유 없이 너도나도 사려고 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경제학에서 소비자 의사결정은 다른 소비자와 독립적으로 이루어진다고 가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사람들은 타인의 소비행태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대부분 사람은 유행하는 상품을 구입합니다. 식사도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먹는 양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일반적으로 혼자 식사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과 함께 하면 더 많은 양의 음식을 먹게 된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이처럼 사람은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함께 교류하는 사람의 행태를 답습하기 위해, 또 가까운 주위 사람과 비슷하게 지내기 위해 다른 사람이 소비하는 상품을 자신도 따라서 구매합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유와 독립을 원합니다. 하지만 이는 그냥 말뿐일 때가 많습니다. 일이 좀 꼬이고 힘들어지면 자유고 독립이고 다 포기하고 '강력한 지도자'를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누군가 자기 대신 결정을 내려 줄 사람을 찾는 것이지요.
주식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려운 상태에 있는 투자자들은 종종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구합니다. 심지어 누군가가 자신을 부자로 만들어줄 것이라는 환상을 가지고 전문가를 찾기도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이비 전문가'들도 먹고 살 수 있는 것이지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혼자만 남들과 반대로 가기는 어렵습니다. 또 사람은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면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불편한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을 다수의 생각이나 행동에 맞추며 살아갑니다.
주식 투자 격언 중에 '군중과 맞서지 말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군중은 비록 어리석을지 몰라도 나보다는 강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군중의 힘을 존중하되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비록 군중은 힘이 세지만 원초적이며, 군중의 행동은 단순하고 반복적입니다.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것이 바로 '묻지 마 투자'입니다. 무책임한 따라 하기보다는 스스로의 냉철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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