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투자방법과 세계국채지수(WGBI) 이야기
|채권(Bond)이란?
채권은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금융기관, 기업 등이 사업 수행에 필요하 자금을 빌리기 위해 발행하는 유가증권입니다. 법에 따라 발행할 수 있는 곳이 정해져 있고, 법이 정한 규칙에 따라 거래하게 되어 있습니다.
채권은 단위 가격, 상환 만기, 금리를 정해서 발행합니다. 발행자는 채권을 보유한 채권자에게 정기적 또는 만기에 이자를 지급합니다. 만기를 정해 발행하지만 만기 전이라도 매매가 가능해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시장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투자 관점에서 볼 때, 채권은 안정성이 돋보이는 투자 수단입니다. 공공기관과 금융기관 등 주로 신용도가 높은 곳에서 발행해 거의 100% 원리금 지급이 보장되기 때문이죠.
민간 기업 채권도 금융기관의 지급보증을 받아서 발행하는 경우가 많아 대체로 안전합니다. 대개 만기가 긴 편이지만 증권사 등 금융기관이 매매를 중개하므로 사고팔기도 쉽습니다.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을 때 담보로 맡길 수도 있어서 유동성과 환금성도 높습니다. 주식처럼 시세 등락이 심하지 않아 만기 전에 팔아서 차익을 낼 생각으로 투자하더라도 주식에 비하면 손실 가능성이 낮습니다.
|관심받는 채권 투자
올해 개인들의 채권 순매수 규모가 10조 원을 넘으면서 시장 내 위상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국내 채권시장에서 개인 순매수가 10조 원을 넘은 것은 처음입니다. 최근 5년 동안 매년 개인의 채권 순매수액은 3~4조 원대 중반 수준이었습니다.
최근 개인들이 채권에 투자하는 이유는 안정성과 높은 금리 때문일 것입니다. 사실 채권은 투자 포트폴리오에 필수로 포함되는 영역이었지만, 그동안은 금리가 낮아 예·적금과 별 차이가 없어 굳이 채권 투자를 할 이유가 적었지요.
하지만 금리 인상기가 도래하면서 채권 금리가 높아졌고, 특히 주식 투자가 쉽지 않음을 느낀 개인들의 대체 투자처로 채권이 급부상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개인 투자자들의 채권 투자가 늘어난 데에는 쉬워진 투자 방법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여러 증권사들이 HTS나 MTS에서의 채권 매매 편의성을 높였기 때문이죠.
한편, 얼마 전 우리나라가 세계 최대 채권 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 관찰 대상국에 올랐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WGBI는 보통 '선진국 국채 클럽'이라 부릅니다. 전 세계 투자 기관들이 우량 국채를 사들일 때 참고하는 지표이기 때문이지요.
'블룸버그-바클레이즈 글로벌 종합지수', 'JP모건 신흥국 국채지수'와 함께 세계 3대 채권 지수 중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관찰 대상국에 올랐다는 것은 WGBI 편입 후보가 됐다는 의미입니다. 이 지수에 편입되면 우리나라의 국채의 신뢰도 상승으로 약 60조 원 규모의 해외 투자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외국인의 국채 투자 문턱이 다른 나라보다 높다는 이유로 이 지수에 편입되지 않았는데, WGBI 관리 측의 평가가 개선되면서 빠르면 내년 3월에 편입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다만, 예상되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외국인의 국채 투자가 늘어나면 그만큼 외국자본의 유출입 규모가 늘어납니다. 그래서 외환 시장과 환율의 불안정성은 장기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기우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요.
|채권 투자방법
채권 투자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사들인 뒤 만기까지 보유하면서 정기적으로 이자를 받는 방법과 만기 전에 팔아서 시세 차익을 보는 방법이지요.
이 중 만기 전에 팔아서 시세 차익을 보려면 시장금리 동향을 주시해야 합니다. 시장금리가 채권 투자 득실을 좌우하기 때문이죠. 다만, 시장금리가 채권 투자 득실을 좌우하는 방식은 새로 발행된 채권인지 아니면 이미 발행해서 유통 중인 채권인지에 따라 조금 다릅니다.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하고 유통하는 시장은 개념상 크게 둘로 나뉩니다. 즉 신규 발행 증권을 매매하는 발행시장과 이미 발행된 증권을 매매하는 유통시장입니다.
발행시장에서 새로 발행하는 채권은 시장금리가 내릴 때 채권금리도 함께 내립니다. 시장금리가 내리는 만큼 채권 발행자도 이자를 적게 주려고 하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시장금리가 내릴 때 신규 발행채를 산다면 전보다 금리 수익이 떨어지는 것을 감수해야 합니다.
하지만 유통시장에서 이미 발행되어 유통 중인 채권은 사정이 다릅니다. 시장금리가 내리면 금리 하락 이전에 발행된 채권은 상대적으로 금리 수준이 높아집니다. 그만큼 수익이 좋아지므로 투자 수요가 몰려 시세가 오르지요.
시장금리가 오르면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납니다. 발행시장에서 유통 중인 채권은 금리 상승 이전에 발행된 만큼 시중금리 상승에 따라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아집니다. 그만큼 수익률이 떨어지므로 투자자가 외면하지요.
즉 유통시장에서 채권 시세는 시장금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이 점을 개인 투자자들이 혼돈하는 경우가 많지요.
결국 유통시장에서 채권을 매매해 시세 차익을 내려면, 시장금리가 높을 때(즉, 채권 매매가가 낮을 때) 사고, 시장금리가 내렸을 때(즉, 채권 매매가가 올랐을 때) 팔면 됩니다.
시장금리 방향과 반대로 투자해야 하므로 어렵게 생각할 수 있지만, 채권 가격을 기준으로 보면 시세가 낮을 때 사고 높을 때 팔면 되므로 다른 자산들의 투자법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예를 들어, 지금 시장금리가 비교적 높지만 앞으로 내린다는 전망이라고 하면, 시장에 유통 중인 채권을 매매해 이득을 보려면 사야 할까요, 팔아야 할까요?
만약 향후 금리가 내린다면 현재 유통 중인 채권은 시세가 오를 것이니 사야 합니다. 사두었다가 시장금리가 충분히 내린 뒤, 즉 채권 시세가 충분히 오른 뒤에 팔면 이득을 볼 수 있겠지요.
|경기, 채권, 금리와 주가의 움직임
그렇다면 경기, 채권, 금리 그리고 주가는 서로 어떻게 움직일까요?
경기가 좋을 때는 투자와 소비가 늘면서 시중의 자금이 부족해집니다. 그러면 자금이 필요한 정부, 공공기관, 금융기관, 기업 등에서는 자금 마련을 위해 채권 발행을 늘리겠지요.
채권 공급이 늘면 수요가 상대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값이 떨어집니다. 즉 경기가 좋아지면 채권은 발행시장에서나 유통시장에서나 시세가 내립니다. 채권 시세가 내리면 채권시장 투자자는 자금을 빼내 주식시장으로 옮겨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주식 수요가 많아져 주가가 오르겠지요.
따라서 경기가 좋아지면 채권값은 내리고 시장금리와 주가는 오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경기가 나쁠 때는 당연히 반대 현상이 생기겠지요. 경기가 나쁘면 자금 수요가 줄어 채권 발행도 줄어듭니다. 그만큼 발행시장에서는 채권 공급이 줄고 시세가 오르지요. 그러면 발행자는 금리를 낮춰도 충분히 채권을 팔 수 있다고 판단하고 채권 금리를 내립니다.
발행 채권의 금리가 내리면 그 영향으로 시장금리도 내립니다. 시장금리가 내리면 유통시장에서 매매되는 채권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아져서 수요가 늘어나고 시세가 오릅니다. 결국 경기가 나빠지면 채권은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에서 시세가 오릅니다. 채권값이 오르면 주식에 투자했던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몰리고 주가는 떨어집니다.
따라서 경기가 나빠지면 채권값은 오르고 시장금리와 주가는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오늘은 최근 개인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채권과 채권 투자방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채권 투자의 강점은 리스크가 적다는 것입니다. 또 채권 투자방법은 주식 투자만큼 어렵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다른 투자와 마찬가지로, 이론은 쉬워도 실제 투자에서 이익을 얻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채권 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투자 전에 많은 학습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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