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용어] 예대금리차 - 커지는 예대금리차로 은행 이익 급증
|은행 이자이익 급증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내 은행들의 예대금리 차가 많이 커졌습니다. 비이자이익의 감소와 대손비용 확대로 은행들의 당기순익은 줄었지만, 막대한 이자이익을 바탕으로 역대 최대 수익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3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을 잠정 발표했습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은 올해 금리 인상으로 이자이익으로만 40조 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하지만 비이자이익은 1조 7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조 5000억 원 감소했습니다. 주식시장 침체로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2조 1000억 원 줄었고, 수수료 이익도 3000억 원 감소했기 때문이죠.
|예대금리 차
은행처럼 예대 거래, 즉 예금과 대출 거래를 하는 금융기관을 예대 금융기관이라 합니다. 예대 금융기관은 평소 예대 업무를 하면서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를 높게 매겨 얻는 차이, 즉 예대금리 차로 수익을 올리지요.
예대금리 차로 얻는 이익을 '이자이익'이라 합니다. 은행은 예대 거래 외에도 여러 가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입을 올리는데, 이런 이익은 비이자이익이라 합니다. 따라서 은행의 총이익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합계지요.
그런데 국내 은행들은 과거부터 이자이익에 편중된 수익 구조를 갖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실제로 2019년 기준 국내 은행권 전체 이익 중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86.2%로 비이자이익 13.8%의 6배가 넘습니다.
선진국의 은행은 다릅니다. 총이익 중 비이자익이 꽤 큰 비중을 차지하지요. 2020년 미국의 웰스파고 은행은 비이자이익 비중이 총이익의 44.5%이며, 또 BOA와 씨티은행은 각각 46.4%와 36.3%이고 영국의 HSBC는 49.9%입니다.
그런데 국내 은행처럼 수익 구조가 이자이익에 치우치면 은행 경영에 문제가 될까요?
경기가 좋을 때는 이자이익에 치우친 은행의 수익 구조가 경영에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예금과 대출이 모두 활발해서 예대마진 수익을 많이 거둘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경기가 나빠지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예금과 대출이 활발하지 않아 예대 마진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은행 경영이 위기에 몰릴 수 있습니다. 이는 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처럼 예대 비즈니스를 하는 금융회사는 대개 비슷합니다.
얼핏 생각하면 경기와 상관없이 대출금리는 비싸게, 예금금리는 싸게 매기면 예대 마진을 키울 수 있지 않나 싶지만, 개별 은행 처지에서는 예대 마진이 줄어드는 문제를 간단히 해결할 수 없습니다.
경기가 나빠지면 일반적으로 대출 수요가 감소합니다. 이에 따라 적정한 수익을 유지하려면 대출금리를 올리거나 예금금리를 낮추어야 하는데, 그러면 고객이 다른 은행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은행은 평소 예대 거래 경쟁을 벌입니다. 더욱이 인터넷 은행이 생긴 후에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습니다. 그리고 예대 경쟁은 은행에게 대출금리를 낮추는 압력으로 작용합니다. 줄어드는 예대마진을 보충하려면 예금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소비자들은 예금금리가 조금이라도 더 높은 은행으로 가겠지요.
불황으로 형성되는 저금리 상황도 예대마진 축소를 부채질하는 요인입니다. 시중금리가 낮아져 저금리 여건이 형성되면 예대마진도 일제히 줄어듭니다. 장사 중에 최고가 '돈 장사'라는 말이 있지만, 은행 역시 돈 벌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그렇다면 치열한 경쟁으로 예대마진 축소가 불가피한 추세일 때, 은행은 어떻게 수익을 보충할 수 있을까요?
예대마진 수익에만 매달리지 말고 비이자이익원을 개발해야 합니다. 비이자이익을 키우려면 담보대출로 손쉽게 이자를 버는 오랜 비즈니스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분야의 금융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해야 합니다. 비이자이익을 키워야만 은행의 경기 대응 역량을 높일 수 있습니다.
최근 은행연합회의 공시에 따르면, 지난 9월 전북은행의 가계예금 금리는 2.73%인 반면 대출금리는 10.11%에 달했습니다. 예대금리 차가 무려 7.38%로 지나친 폭리를 취한 것이지요.
무엇이든 적정한 선을 지켜야 합니다.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좋지만,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사람들을 이용해 고리대금업을 하는 행위는 자제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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