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원까지 떨어진 엔저 시대! 투자할까 말까?
SUMMARY
요즘 20~30대 사회 초년생들은 적금 대신 ‘이것’에 투자한다고 합니다. 1년 넘게 든 적금을 깨고 한 달에 적게는 50만 원에서, 많게는 100만 원 이상 산다는 그것! 바로 엔화인데요. 8년 만에 엔화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환차익을 노리는 엔테크에 대한 관심이 대단합니다. 엔화 투자, 지금 하는 것이 안전할까요? 최근 일본 통화 정책 소식과 엔화 투자 전 유의 사항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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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는 왜 자꾸 떨어질까 현재 일본 환율은 얼마일까요? 2023년 7월 21일을 기준으로, 100엔당 원화값은 약 905원입니다. 엔화는 지난 4월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계속해서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6월에는 80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지난 2015년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엔화의 가치가 뚝뚝 떨어지는 것일까요?
<한국 원-일본 엔 환율 추이> 출처: 한국은행
일본 정부의 경제정책을 살펴보면 답이 나옵니다. 일본에서는 양적 완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요. 이 정책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서 일본 가계와 기업들의 부채 부담을 줄이고 해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경제성장 효과를 기대하는 것입니다. 일본 중앙은행은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금리를 동결하고 국채금리 역시 0%로 유지하는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는데요. 더군다나 그동안 미국이 기준금리를 0%에서 5%로 어마어마하게 올렸죠. 이렇게 일본 금리가 바닥이고 미국 금리가 높으면 일본의 투자금은 미국으로 몰리게 되는데 이 역시 엔화 약세가 이어지는 원인이 됩니다. 지금의 엔저 현상은 일본 정부의 경제정책이 전체적으로 바뀌지 않는 이상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지난 7월 28일, 일본중앙은행은 대규모 완화 정책 수정을 발표했는데요. 10년 국채물의 변동 상한을 1%까지 올리는 정책이었습니다. 이는 금리 인상의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엔테크 방법과 장단점 총정리 그렇다면 엔화에 투자하는 방법, 즉 엔테크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여기에는 환전 차익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외화예금통장, 환전보관서비스, 상장지수펀드(ETF), 일본 주식투자, 채권 등의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우선 외화예금통장부터 살펴봅시다. 외화의 금리는 통화마다 다르게 적용되는데 엔화는 금리가 0%로 이자가 거의 없습니다. 대신 엔화의 가치가 올랐을 때 팔면 환차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환차익에는 별도로 세금이 붙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죠.
현재 시중 은행에 있는 외화정기예금 상품으로는 국민은행의 KB글로벌 외화투자통장, KB스마트폰 예금(최고 2.1%), 신한은행의 외화체인지업 예금(수수료 면제, 환율우대 50%), 신한 첫거래 세배 드림 적금(기본 1.1%, 최대 3.3%), 하나은행의 외화서비스하나통장(해외송금 수수료 30%, 환율 우대 20~40%), 하나된 평창 정기예금(기본 1.9%, 최대 2.4%), 우리은행 위비클립, 운수대통 정기예금(우대조건 없이 2%)가 있습니다. 이 상품들은 시중 예∙적금 상품과 동일하게 최대 5천만 원까지 예금자 보호가 가능합니다.
다음으로 환전 보관 서비스는 은행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 은행 앱을 통해 쉽게 이용이 가능한데요. 서비스를 이용하면 외화로 현찰을 찾을 때 수수료가 붙지 않고 환율 우대도 되어 여행 시에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일본엔선물ETF’가 있습니다. 한국에서 직접 엔화에 투자할 수 있는 유일한 ETF 상품인데요. 주식처럼 사고파는 것이 가능하며 운용보수는 현재 0.25%, 순자산은 609억 원입니다. 해당 ETF를 매수하면 별도 파생 계좌 없이 엔 선물에 투자할 수 있고 별도 환전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것이 장점입니다.
이 외에 일본 증시의 대표 시장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다음과 같습니다.
상장일 |
종목명 |
분류체계 |
자산운용사 |
순자산총액 |
총보수(%) |
2008-2-20 |
KODEX 일본TOPIX100 |
주식-시장대표 |
삼성자산운용 |
367억 원 |
0.37% |
2014-4-30 |
TIGER 일본TOPIX(합성H) |
주식-시장대표 |
미래에셋자산운용 |
535억 원 |
0.24% |
2014-6-16 |
ACE 일본TOPIX레버리지(H) |
주식-시장대표 |
한국투자신탁운용 |
148억 원 |
0.5% |
2014-9-29 |
ACE 일본TOPIX인버스(합성H) |
주식-시장대표 |
한국투자신탁운용 |
56억 원 |
0.5% |
2016-3-3 |
ACE 일본Nikkei225(H) |
주식-시장대표 |
한국투자신탁운용 |
427억 원 |
0.3% |
2016-3-31 |
TIGER 일본니케이225 |
주식-시장대표 |
미래에셋자산운용 |
2,326억 원 |
0.35% |
2018-4-17 |
TIGER 일본엔선물 |
통화-일본엔 |
미래에셋자산운용 |
949억 원 |
0.25% |
2020-5-13 |
KODEX TSE일본리츠(H) |
부동산-리츠 |
삼성자산운용 |
74억 원 |
0.3% |
위 표를 보면, 국내 상장 일본 ETF가 추종하는 대표시장지수는 토픽스(TOPIX, Tokyo Stock Price Index) 100지수와 Nikkei225지수로 나누어지는데요. 도쿄증권거래소는 과거 1부 시장과 2부 시장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지난 2022년 4월부터는 프라임, 스탠다드, 그로스로 나뉘어 운영 중입니다. 과거 1부에 속했던 기업이 대부분 프라임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TOPIX(Tokyo Stock Price Index)는 일본 증시를 대표하는 1부 시장 전체 종목을 포함한 종합지수이며 토픽스 100은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을 대상으로 산출합니다. ‘TIGER 일본엔선물ETF’을 제외하고는 일본 증시 대표 시장지수를 추종하는 ETF들이기에 특정 업종에 집중하여 투자하지는 못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일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것 역시 엔테크의 한 방법입니다. 지난 7월 3일 한국예탁결제원 통계에 따르면 한국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매수 건수는 전년보다 약 70%나 증가한 4만 4,752건에 달했습니다. 이는 과거 2011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주요 선진국은 여기에 주목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엔테크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것이 맞을까요?
그 전에 환율은 주식시장 시장보다 훨씬 변동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특히 사회 초년생같이 자금이 제한적인 투자자들이라면 환율 차익을 위해 자산 대부분을 투입해 엔테크를 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투자입니다. 엔화에 투자금을 모두 쏟아붓기보다 일본 주식, ETF, 일본 채권 등 여러 포트폴리오에 투자하는 것이 안전한 방법입니다. 이 중에서도 일본 채권 시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블룸버그 통신에 의하면 올해 4월부터 지난 7월 21일까지 외국기업이 발행한 엔화표시채권인 ‘사무라이본드’ 규모는 약 13조 원으로 지난 2019년 집계된 발행 액수 중 가장 큰 규모입니다. 해당 채권은 외국기관이 일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일본에서 발행한 엔화표시채권입니다. 주요 선진국들은 현재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대거 늘리고 있습니다.
<엔화 채권 판매 추이> 출처: 블룸버그통신.
미국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 4월, 약 1,644억 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했고, 프랑스 투자은행 ‘BPCE’는 지난 7월 6일, 약 1,977억 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했습니다. 다국적 기업인 페이팔은 지난 6월, 약 900억 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 발행에 나섰습니다. 한국 역시 여기에 동참했는데요.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7월 13일, 일본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약 200억 엔(약 1,970억 원) 규모의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했고, 대한항공은 지난 6월, 약 200억 엔 규모의 해당 채권을 발행했습니다.
사무라이본드가 주목받는 것은 엔저 현상과 더불어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때문입니다. 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통화 시장의 안정성도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일본 역시 인플레이션으로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였던 2%를 넘었으나 일본은행 총재는 계속해서 금융완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 채권 발행 규모가 확장된 것입니다.
이와 함께 일본 GDP가 다시 반등한 것도 채권 수요가 급증한 원인입니다. 2023년 일본 GDP는 작년 분기보다 0.7% 증가했고 지난 4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의 경우 약 1조 8,951억 엔으로 지난 22년보다 76%나 늘어났습니다.
엔화 곧 다시 오를지도 지난 7월 28일, 일본중앙은행(BOJ)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국채 매입(10년물) 수익률을 1%까지 높였는데요. 이 의미는 일본 장기금리를 1%까지 용인하겠다는 것으로 금리 인상과 같은 효과가 생깁니다. 이러한 일본중앙은행의 조치는 과감한 긴축 전환의 표시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에 일본 국채금리 수익과 미국 국채금리 수익이 껑충 뛰기도 했습니다. 이런 결정으로 엔화 가치는 이제 더 이상 하락하지 않고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엔화는 일본 경제 상황뿐만 아니라 미국 금리 정책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일본의 경제 정책을 잘 살펴보며 결정해야 합니다. 앞으로 엔화의 가치가 지금보다 더 떨어질 수도 있고 엔저 현상이 길게 유지되면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최악의 상황들까지도 감안한 후 신중하게 투자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엔화 가치는 주식보다 더욱 변동성이 심하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하며 투자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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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요동치는 세계 금리 전망에…늘어나는 사무라이본드 시장 | 한국경제 (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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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화 환율 하락은 시간문제, 경기침체가 분수령"…엔저 시대 끝나나 (ekn.kr)
- 엔저시대 맞아 ‘엔테크’ 눈길..”지금 사도 괜찮을까?” - 데일리팝 (dailypo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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