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조 거대 시장, 이슬람 제약시장 진출 기업 주목! #2
* 이 글은 ‘2.8조 달러 할랄푸드, 비상하는 할랄산업 #1’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Summary
‘이슬람’이라는 말을 들으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온몸에 흰 천을 두른 사람들, 광활한 중동의 사막 등이 떠오를 것입니다. 특히 ‘이슬람 = 중동’이라는 이미지는 우리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는데요. 그렇지만 이슬람교 국가는 동남아시아에도 상당수 자리 잡고 있답니다! 대표적으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가 있는데요.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에서 무슬림 인구가 가장 많고*, 의약품 중 90% 이상을 수입하고 있어 의약품 신흥 시장으로 뜨고 있습니다. 이슬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할랄(Halal)’ 인증은 필수인데요. 할랄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무슬림 신자들이 먹고 쓸 수 있게 인증 받은 제품입니다. 약 80조 원에 육박하는 할랄 제약 시장! 한국 제약기업 진출 현황과 주목해야 할 기업들, 그리고 제약기업 투자 시 유의사항을 함께 살펴봅니다.
* 단, 인도네시아는 무슬림 국가는 아니며, 국가에서 정한 6개 종교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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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이라면 한국 법과 규칙을 따라야 하듯이,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이라면 이슬람 법과 규칙을 따라야 합니다. 이슬람 법인 샤리아에서 사용이 허용된 것을 할랄이라고 일컫는데, 이는 식품, 의약품, 화장품, 금융 등 일상 전반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슬람 소비자가 많은 곳에서는 대부분 물건들이 할랄 인증을 받습니다. 할랄 인증을 받지 않으면 이슬람 소비자는 사용이 어렵기 때문이지요. 현재 이슬람협력기구(OIC) 소속 57개 국가 중 한국 수출액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UAE입니다.
| 인도네시아: 종교의 자유 있지만, 인구 87%가 무슬림 신자
먼저 인도네시아는 인구의 약 87%가 무슬림 신자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무슬림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국가에서 지정하는 6개 종교 중 한 가지를 택할 수 있어 종교 선택의 자유는 있습니다만, 이슬람 율법에 따른 종교재판이 법적으로 보장됩니다. 또한 국민 대부분이 이슬람교도이기에 해당 문화가 사회 전반에 뿌리 깊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제약 시장의 경우, 국민건강보험 제도 확대로 의약품 구매비 부담이 줄면서 소비자들의 의약품 구매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코로나19로 헬스케어 관심이 높아져 비타민 보충제 구매 역시 늘고 있습니다. 이에 한국 제약기업들은 할랄 인증을 받아 인도네시아에 다양한 제품을 출시 중입니다.
MUI 할랄 인증 받은 대웅제약 대웅제약의 경우, 2012년 현지(인도네시아) 기업 인피온과 합작법인 대웅인피온을 설립해 2017년 적혈구 생성인자 제제 에포디온(EPODION)을 출시했습니다. 당시 발매 6개월 만에 점유율 40%를 달성했는데요. 2021년 4월에는 성장호르몬 치료제 ‘케어트로핀 액상 펜 주사기’ 판매 허가를 받았고, 재작년인 2020년에는 에포디온(EPODION)의 MUI 할랄 인증*을 획득했습니다. 이와 함께 올해 4월, 인도네시아 국립대학교에서 개최된 투자포럼에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확대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해당 대학교에는 바이오 공정 연구소와 분석 연구소가 지어져 있습니다. 현재 대웅제약은 현지 생산 모든 제품에 대한 할랄 인증을 얻을 계획입니다.
* MUI 할랄 인증: LPPOM MUI(리폼 무이)는 인도네시아 할랄 인증기관으로, 세계 3대 할랄 인증기관 중 하나입니다. 다른 국가의 할랄 인증보다 절차가 까다로운 편으로, 안정선 관련 서류와 생산, 재료관리 과정까지 현장 실사를 받아야 합니다.
**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기업이 필요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해 내부 자원을 외부와 공유해 새 제품을 만드는 것
대웅제약의 2022년 1분기 실적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올해 안으로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보톡스 ‘나보타’의 가치가 올랐기 때문입니다. 2022년 나보타 예상 매출액은 약 1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데요. (나보타는 올해 국내 매출 300억, 북미/유럽 시장 매출이 500억, 기타 지역 매출이 200억으로 전망됩니다.) 나보타를 포함한 다른 매출까지 합한다면 총매출액은 약 1,222억 원으로 전망됩니다. 나보타는 아시아 기업 최초로 미국 FDA 판매 허가를 획득해 미국, 캐나다 등에서 판매 중인 의약품입니다. (경쟁사 메디톡스와 장기간 소송이 있었으나, 작년 2월 합의하여 분쟁은 마무리됐습니다.)
나보타를 비롯한 의약품 매출이 상승하면서 1분기 별도 기준 매출액은 전년보다 12.6% 상승한 2,722억 원을 달성했는데요. 영업이익액 역시 전년보다 32.6%나 급증하여 268억 원에 달해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대웅제약은 올해 항궤양제 펙수클루를 출시했고 나보타가 유럽, 중국 시장까지 진출하여 향후 성장세가 뚜렷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웅제약 증시 현황(2021.5.25.~2022.5.25.)
종근당, 할랄 인증 받은 항암제 공장 세우다 종근당 역시 2015년 인도네시아 제약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했고, 2019년 인도네시아 최초의 할랄 인증을 받은 항암제 공장을 준공해 해당 정부 승인을 받았습니다. 현재 항암제 공장에서 제조된 항암제(벨록사, 파크라탁셀, 젬시타빈 등) 등은 아세안 10개국에 공급 및 판매되고 있습니다.
종근당의 2022년 1분기 실적을 분석해 보면, 휴마시스와 공동판매 계약으로 진단키트 수출(약 107억 원 매출)과 나파벨타 임상 중단으로 인한 연구비 감소로 양호한 실적을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2023년 말경 HK이노엔과 케이캡의 공동판매 계약 종료를 앞두고 있어 이로 인해 수익률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1분기 별도 기준 매출액은 약 3,380억 원으로 작년보다 8.8% 상승했고, 영업이익액 역시 작년보다 8.6% 오른 242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향후 미국 임상 2상에 진입하는 샤르코마리투스병(CKD-510), 특발성 폐섬유증(CKD-506) 임상 2상 진입, 비소세포폐암(CKD-702) 임상 1상 종료 등 다양한 연구 개발로 상승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내년 말경 케이캡 계약 공백을 대비해 케이캡 공동판매 계약 연장이나 다른 품목 확보 등 대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종근당 증시 현황(2021.5.25.~2022.5.25.)
| GIEI 인지도 1위 말레이시아, 제약 시장 연평균 성장률 9.5% 달해
말레이시아는 인구의 약 58.6%가 무슬림 신자로, GIEI(Global Islamic Economy Indicator)*에 따르면 할랄 시장에서 말레이시아 인지도는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말레이시아 제약 시장은 지난 2015년 23억 달러에서 2020년 36억 달러로 성장했고, 연평균 성장률이 9.5%에 달합니다. 이렇듯 아세안 핵심 국가로 성장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의 1인당 GDP는 약 1만 달러 이상으로, 중산층이 발달한 모습인데요. 올해 말레이 정부는 국민의 질병 발병률을 낮추고자 의약품 구입 보조정책을 펼치고 있어, 제약 기업들이 진출하기 좋은 국가입니다.
* GIEI: 세계 이슬람 경제 지표
말레이 의약품 수입 의존도 90% 달해 말레이시아 할랄 인증기관으로는 JAKIM이 매우 유명한데요. JAKIM은 현재 32개국 56개 기관을 공식 할랄 인증기관으로 승인했고, 유엔에서도 이곳을 최고 할랄 인증 제도로 인정하였습니다. 또한 말레이시아는 경제 수준에 비해 의약품 시장이 발달하지 못해 의약품 수입 의존도가 90%에 달하는데요. 2021년 말레이시아 의약품 수입 규모는 약 27억 3,100만 달러로 수출액(4억 1,300만 달러)보다 일곱 배나 많습니다.
HK이노젠, 동남아 상위 6개국에 수출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한국 제약 기업들은 앞에서 살펴본 일동제약, 종근당 등이 있으나 최근 주목할 기업은 HK이노엔입니다. 올해 2월, HK이노엔은 현지 제약사 파마니아가와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정(테고프라잔)의 수출 계약을 맺었는데요. 케이캡정은 기존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싱가포르에 이어 말레이시아까지 포함되어 동남아 상위 6개국 수출품이 되었습니다. 동남아 소화기 질환제 시장 규모는 약 3억 7천만 달러에 달하는데요. HK이노겐은 말레이시아뿐만 아니라 북미 지역에 약 6,300억 원 규모의 기술 수출을 계약하여 현재까지 1조 원이 넘는 수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렇다면 HK이노엔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봅시다. 해당 기업은 2014년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문이 물적분할되어 설립된 기업으로, 2020년 CJ헬스케어에서 HK이노엔으로 변경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유일하게 두창 관련 백신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대표 상품으로는 숙취해소 음료인 컨디션이 있습니다. 작년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2021년 매출총이익이 다소 줄어들었으며, 매출액과 매출원과, 판매비와 관리비가 증가했는데요. 이로 인해 영업이익률은 감소했습니다.
최근 유럽과 북미 중심으로 원숭이 두창바이러스 감염이 확산되어 해당 종목이 큰 주목을 받았는데요. 해당 기업의 천연두 백신이 활용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5월 23일 HK이노엔 주가는 전날보다 17.4% 급등하여 투자자들의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이것이 오히려 복병이 되어, 공매도 타깃이 되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하는데요. 주가가 높아지자 차익 실현 매물이 늘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공매도 타깃이 되어 현재는 다소 하락했습니다. HK이노엔의 공매도 거래액 증가배율은 21.78배로 제한 기준을 넘은 상황입니다. 성장 가능성은 있는 기업이지만, 현재처럼 공매도 타깃이 된 상황이라면 당분간 지켜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렇듯 제약기업 투자자라면 동남아 이슬람 시장에 진출한 제약사들을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HK이노엔 증시 현황(2021.5.25.~2022.5.25.)
| 제약기업 투자 시 유의사항
자회사 상장 서두르는 제약기업들 한편, 작년 하반기부터 국내 제약기업들은 너도나도 자회사 상장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기업공개로 투자수익을 얻어 사업 확장과 시설을 증대할 수 있고, 전문성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령제약, 일동홀딩스, 대웅제약, 동국제약 등의 자회사 및 관계사들이 상장 준비 중인데요. 일동홀딩스는 자회사 일동바이오사이언스 상장을 2023년으로 잡고 있으며, 보령제약은 관계사 바이젠셀 상장에 이어 보령바이오파마 상장을 올해 4분기 안으로 잡고 있습니다. 동국제약은 자회사 동국생명과학 상장을 올해까지 잡고 있습니다. 또한 대웅제약은 자회사 아이엔테라퓨틱스 상장을 2025년까지로 추진 중입니다. 이렇게 제약기업들의 자회사까지 상장하게 되면 신약개발 및 연구 등의 전문성은 더욱 확대될 것입니다.
오른 종목은 경계하고, 신약 기대는 멀리하라! 제약기업의 할랄 의약 시장 진출은 충분히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하지만, 제약기업 투자자라면 유의해야 할 점들이 있습니다.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은 경계할 것, 신약 개발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멀리하라는 점입니다.
제약 대장주인 셀트리온의 경우 주가가 올해 최대 26.77%까지 떨어졌죠. 이는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집중함에 따라 다른 사업들에 소홀하여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인데요. 여기에 주요 제품의 단가가 떨어지고 재고 평가손실 반영 등으로 수익성이 나빠져 주가가 폭락했습니다. 그러므로 신약 개발에 대한 기대만 보고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성과를 어느 정도 올렸는지도 함께 살펴보아야 합니다. 이와 함께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은 고금리 시기에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금리가 높아지면 미래 기대수익에 대한 할인율이 커져, 증시에서는 주가 기대치가 오히려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투자한 제약사들이 연구개발비로 매 분기 얼마씩 지출하고 있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대체로 연구개발에 돈을 많이 쓰는 기업일수록 글로벌 제약사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주가 역시 이를 따라갈 가능성이 높을 것이고요. 다음 표를 참조해 주세요.
2022년 1분기 연구개발비 지출액 상위를 차지한 제약사(상장) 리스트
© 의약뉴스
주요 상장제약/바이오기업 주가순자산비율(PER)* 현황
© 금융감독원, 증권거래소, 메디파나뉴스 재구성
* 주가순자산비율(PER):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로 나눈 시장가치비율로, 기업의 순자산에 대해 1주당 몇 배가 거래되고 있는지를 나타낸 비율입니다.
INSIGHT 80조에 육박하는 이슬람 제약 시장은 분명 향후 더욱 크게 성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 제약기업들이 현지 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단순히 할랄 인증만 받아 성공하기는 어렵습니다. 할랄 인증 외에도 사전조사, 현지 파트너사와 협력, 마케팅 등이 뒷받침되어야 이슬람 제약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죠! 동남아 진출을 발판 삼아, 전 세계 할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K-기업이 되기를 바랍니다.
80조의 가치가
800조로 거듭날 수도 있는 세상입니다!
<출처>
- 제약업계, "80조 할랄 시장을 잡아라" (ekn.kr)
- [데일리팜] 이슬람 시장에 할랄은 필수...의약품도 예외 아니죠 (dailypharm.com)
- 경제·무역 - KOTRA 해외시장뉴스 뉴스 | 경제∙무역 | 경제∙무역
- 동남아의 허브, 말레이시아 2: 세계 인구의 25%를 움직이는 시장 (ddanzi.com)
- 꿈 말고 현실 봐야 제약·바이오株 투자 기준 달라질까 | 한경닷컴 (hankyung.com)
- 제약기업 자회사 줄줄이 상장 ‘열풍’...이유는? - e대한경제 (dnews.co.kr)
- [국가별 시장 뽀개기] 인도네시아 ① (인도네시아 수출) : 네이버 포스트 (naver.com)
- '할랄 허가' 까다로운데…제약 맏형들 인도네시아 달려간 까닭은 - 머니투데이 (mt.co.kr)
- 상장제약사 1분기 연구개발비 7.5% 증가, 연구개발비율은 축소 - 의약뉴스 (newsmp.com)
- [Why 바이오] '대웅제약, 1Q 호실적에 국산 보톡스 '나보타' 고성장세' (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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