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은 왜 리셀 마켓에 뛰어들까? #1
Summary
얼마 전 빵집에서 먹고 싶은 빵을 하나 집었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좋아하던 빵이 2천 원대에서 4천 원대로 두 배 가까이 올랐기 때문이죠. 빵뿐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평소 먹는 식료품 가격들이 올해 크게 올랐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연재해 때문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기름값이 올랐기 때문에? 모두 맞습니다. 우리는 지금 ‘3고 시대(고유가, 고금리, 고환율)’를 살고 있는데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장기화되면 물가는 더 오르고, 돈의 가치는 점점 없어집니다.
그렇다면 3고 시대에 자산 증식에 도움 될 만한 재테크는 무엇이 있을까요? 바로 위험 부담은 적고, 소액으로 시작할 수 있는 ‘리셀 테크’입니다. 2022년 하반기 리셀 시장 전망과 함께 대기업이 여기에 뛰어드는 이유를 낱낱이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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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고 시대에 더욱 주목받는 리셀 테크 코로나19가 한창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백신 수급으로 팬데믹이 잠잠해지면 얼어붙은 경기도 다시 일어설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상황은 예상보다 장기화 됐고, 미국의 금리 인상과 러시아-우크라 전쟁, 원유 및 원자재 가격 폭등 등으로 경기 침체는 더욱 길어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MZ 세대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대비하기 위해 소비를 줄이고, 안전하게 자산을 늘릴 수 있는 재테크로 눈을 돌렸습니다. 이 중 가장 인기 있는 재테크 수단은 바로 래플 마케팅을 이용한 리셀 테크입니다. 리셀이란 명품이나 한정판 물건 등을 사서 소비자들에게 되파는 행위를 뜻합니다.
당첨돼야만 살 수 있는 래플 마케팅 래플 마케팅? 대체 이게 뭘까요? 쉽게 말씀드리면, 운동화나 가방 등을 아무에게나 팔지 않고, 온라인에서 추첨하여 당첨된 사람들에게만 파는 겁니다. 상품이 많지 않고 한정된 수량만 있는데, 사려는 사람이 많을 경우 응모 형식으로 파는 방식이지요. 예전에는 선착순으로 판매했지만, 멀리 사는 사람들은 불리하다는 비판에 공정하게 구매하기 위해 등장한 방법입니다. 실제로 몇 년 전부터 나이키, 아디다스, 무신사 등이 한정판 제품을 내놓을 때 온라인 추첨을 통해 구매 가능 여부를 알려 줍니다. 공짜로 물건을 주는 것도 아니고 내 돈 주고 내가 사는 건데 그것조차 안 될 수 있다니! 소비자 입장에선 무척 억울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다르게 해석해 봅시다. 운 좋게 ‘살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을 때 그 혜택은 생각보다 엄청납니다. 통상 한정판 제품을 구매하면, 되팔았을 때 최소 두 배에서 세 배, 그 이상의 차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죠! 지난 2020년 나이키와 디올이 합작해 만든 ‘에어디올 하이’, ‘에어디올 로우’ 운동화는 출시 가격이 각각 300만 원, 270만 원이었는데요. 현재는 세 배 이상의 가격으로 중고마켓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누가 운동화를 몇 백만 원씩이나 주고 살까 싶지만, 코로나19 이후 보복 소비와 명품 소비 구매가 크게 급증했습니다. 덕분에 한정판 아이템들은 없어서 못 구하는, 금보다 귀한 물건이 되었습니다.
주식, 코인 시들해지자 더 주목 받았다 특히 리셀 테크는 올해 들어 2030에게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뜨거웠던 주식과 코인이 올해 크게 폭락했기 때문입니다. 월급을 쪼개고, 저축 대신 주식투자를 했는데 수익은커녕 마이너스인 종목들이 많아지면서, 많은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 방법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예적금 상품 가입하기, 달러 투자하기, 리셀 테크 등이 대표적입니다. 자산을 늘리기 위해 위험자산 대신 안전자산 투자를 택한 것이죠! 게다가 최소 몇만 원만 있어도 도전해 볼 수 있고, 원금 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10대 청소년뿐만 아니라 주부, 노년층 등에게도 큰 인기입니다. 이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리셀 레크의 장점
- 투자 위험성이 거의 없음 (추첨에 당첨되면 대부분 구매가격보다 비싸게 거래됨)
- 몇만 원만 있어도 구매 가능 (직장인이 아니더라도 부담 없이 참여 가능)
- 당첨되었을 때 얻는 기대 수익률이 주식보다 상대적으로 높음
- 기업/종목 분석에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됨
리셀 테크로 높은 수익을 낸 대표적 상품들
상품명 |
타깃 |
구입가 |
리셀가 |
상승 차익률 |
나이키 에어포스1파라노이즈 레드 |
10~30대 남성 |
219,000원 |
3,000,000원 |
구입가의 약 13배 |
나이키 조던1X트래비스 스캇 |
10~30대 남성 |
189,000원 |
1,500,000원 |
구입가의 약 8배 |
아디다스 |
30대 성인 |
600,000원 |
1,000,000원 이상 |
구입가의 약 1.6배 |
에어디올 로우 |
30대 성인 |
2,700,000원 |
10,000,000원 이상 |
구입가의 약 3.7배 |
대기업이 리셀 시장에 발 들인 진짜 이유 이처럼 리셀 시장은 현재 2030들이 원하는 투자 방향과 코로나19라는 시대적 흐름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져 하루가 다르게 성장 중입니다. 그렇다면 리셀 시장의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요? 올해 기준 글로벌 리셀 시장 규모는 약 25조 원에 달합니다. 2008년까지만 해도 연간 4조 원에 그쳤지만 6배 넘게 성장한 것이죠! 오는 2025년에는 글로벌 리셀 시장이 약 90조 원(약 770억 달러)을 웃돌 예정입니다.
대기업이 리셀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인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스타트업에 불과했던 당근마켓, 번개장터가 리셀 시장의 선두가 되면서 기업 가치가 약 1천억 원대를 넘어섰습니다. 공장을 지을 필요도 없고, 수많은 제품을 연구·개발하지 않아도 기업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다니! 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히 눈독을 들일 만하겠죠? 대표적인 한정판 리셀 플랫폼으로 네이버의 ‘크림’, 무신사의 ‘솔드아웃’ 등이 있고요. 신세계, 롯데, 현대 등 유통업게와 리셀 사업자들이 협업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그 외 리셀 테크에 투자를 시작한 기업들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리셀 테크 투자를 시작한 대기업
- 네이버: 스페인 최대 중고거래 서비스 ‘왈라팝’에 약 1,550억 원 투자, 운동화 중고 플랫폼 크림 론칭
- 갤러리아백화점: 명품 리셀 슈즈 편집숍 ‘스태디움 굿즈’ 론칭
- 파스텔 세상(LF 자회사): 닥스, 헤지스 등 중고 아동복 재판매 플랫폼
- 롯데쇼핑: 중고나라에 300억 원 투자해 지분 일부 인수
- 현대백화점: 번개장터와 제휴하여 ‘더 현대 서울’에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숍 BGZT 론칭
리셀 테크, 리셀 투자 시작 시 주의사항 그렇다면 리셀 투자 혹은 리셀 테크를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첫째, 리셀 투자 플랫폼의 이용자 수가 늘었다고 해서 반드시 수익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현재 리셀 플랫폼 시장을 점령한 네이버의 ‘크림’과 무신사의 ’솔드아웃’은 수익구조가 현재 없습니다. 대표적으로 네이버 ‘크림’의 손익 현황을 함께 보시죠.
2021 네이버 크림 손익 현황
아니, 그토록 이용자가 많다는데 이렇게 손해를 보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아직까지 한정판 물건을 거래하는 중개 수수료, 검수비, 배송비를 받지 않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용자가 늘수록 적자가 커지면서 해당 기업들은 판매자에게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그동안 무료였던 한정판 중고 거래가 1%의 수수료가 생겼으니 이용자들은 심리적으로 거리감을 느낄 수 있겠지만, 이런 방식이라도 도입되지 않는다면 해당 기업은 도산하고 말 것입니다. 즉, 리셀 플랫폼에 투자할 때는 이용자가 늘수록 적자가 커지는 수익 구조인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둘째, 리셀 테크는 구매자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점도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 당장 현금이 필요한데 사려는 사람이 안 나타난다면 곤란해질 수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구매자만 있다면 내가 산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팔 수 있습니다. 또한 아무리 한정판이고 희귀한 물건이라도, 판매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얼마 전 당근마켓에 Z플립2 톰브라운 에디션이 등장했는데요. 출고가 396만 원짜리를 480만 원에 판매했으나, 사려는 사람이 별로 없었습니다. 왜냐고요? 그 사이에 이미 Z플립3가 출시됐기 때문이죠. 대체재 상품이 나오면 해당 물건은 가치가 떨어지므로, 리셀러라면 적정한 시기에 판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한정판 물건이라고 전부 다 가치가 오르는 건 아닙니다. 현재 소비자들이 어떤 물건에 가장 관심을 가지는지를 주기적으로 파악해야 하고, 운동화나 가방 등의 시세 추이를 본 후 적정 시기에 판매해야 합니다. 아무런 관심도 갖지 않고 한정판 물건을 사기만 한다면 제대로 판매가 어렵습니다. 수익을 얻기 위해 시작한 재테크인데, 도리어 자기 집에 고가의 물건만 쌓아놓는다면 재테크가 더 이상 아니겠죠?
INSIGHT 어떤 투자든 장단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현재 투자자들은 고위험-고수익보다는 무위험-저수익 투자에 대한 관심이 큽니다. 이 때문에 적어도 올해 하반기와 내년까지 리셀 시장의 전망은 나쁘지 않습니다. 직접 리셀러가 되는 것도 좋고, 해당 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좋습니다. 다음 2편에서는 리셀 테크 관련주, 네이버와 DSC인베스트먼트(무신사)의 하반기 전망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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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트렌드포커스] 스니커즈 리셀 시장, '폭풍 성장' 한다 - 시사캐스트
- 대기업도 기웃...대세 된 ‘명품 리셀’, 검수 역량 관건 - 디지털데일리
- [테크M 트렌드] 차세대 유니콘은 네이버 크림? 힙스터 몰리는 '리셀'을 주목하라 - 테크M
- 한정판 신발로 하루만에 430만원 수익… 급성장하는 리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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