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경제 시대,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Summary
지난 11월, 중동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한국을 방문하여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빈 살만 왕세자의 눈에 띄는 계획 중 하나는 약 8조 8천억 원 규모의 수소 관련 프로젝트였는데요. 석유가 펑펑 나는 사우디가 왜 수소 경제에 눈을 돌리고 있을까요? 전 세계가 저탄소 경제 시대로 가고 있는 데다, 수소를 생산하기에도 사우디의 지형 조건은 최적이기 때문입니다. 저탄소 경제 시대, 개인투자자들은 어디에 눈을 돌려야 할까요? 저탄소 관련주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한눈에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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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에 도래한 저탄소 경제 시대 지난 2021년 화제가 된 경제 키워드 중 하나는 바로 ‘탄소 중립’이었습니다. 탄소 중립은 탄소 발생을 줄이거나 흡수해 탄소 발생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뜻하는데요. 유럽연합(EU)는 탄소 중립을 법제화했고, 세계 약 70개국 이상이 이를 선언했습니다. 한국은 작년 10월, 2050년까지 탄소중립 시행을 발표했고, G20 정상회의에서 석탄 발전소의 전면 폐기를 발표했습니다. 이렇듯 선진국을 중심으로 세계가 탄소 중립을 실천하면서, 저탄소 기업에 관심을 갖고 투자하는 이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저탄소와 관련된 산업들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저탄소 정책으로 타격을 받는 산업들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저탄소 경제’가 국제 사회에서 주목받게 된 것은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저탄소 경제란, 기존 화석연료의 의존도를 낮추고 전기, 수소 등의 청정에너지 사용 보급을 늘려 녹색기술을 개발하고, 탄소흡수원 확충을 통해 온실가스를 적정 수준 이하로 줄이는 경제 정책을 뜻합니다. 유럽연합(EU)은 2023년부터 시범 후 2026년부터 탄소국경세(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 CBAM*)를 부과할 예정이며,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90년도보다 55% 줄이기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
또한 2035년부터는 내연기관 차량이 더 이상 생산되지 않습니다. 미국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Net Zero) 달성을 밝혔고, 한국도 2021년 탄소중립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이제 한국은 탄소국경세로 매년 6천억 원의 추가 비용을 내야 하며, 2030년에는 탄소세로 약 1조 8천억 원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는 한국 전체 철강 수출액 중 10% 이상에 달합니다. 한국을 비롯한 선진국을 중심으로 저탄소 경제 시대가 찾아온 것입니다.
*CBAM
: 철강, 알루미늄 등을 EU로 수입할 때 탄소 배출량에 상응하는 CBAM 인증서를 구매해 제출하는 제도로, 탄소를 배출한 만큼 세금을 더 내는 것입니다.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과학을 활용하는 산업재 기업 증가 현황 © 얼라이언스번스틴 자산운용
저탄소 경제가 몰고 올 변화 저탄소 경제 시대가 찾아오면서 기존의 화석연료를 대신할 태양광, 수소, 수력 등 탄소 배출이 낮은 에너지 기술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크게 늘었습니다. 저탄소 경제는 단순히 신재생에너지 분야 발전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영향력은 에너지 효율 솔루션(스마트 조명, 산업용 절연제 등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수단), 반도체, 스마트 모빌리티(전기차), 그린빌딩(설계부터 운영, 철거까지 전 과정을 친환경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건축물) 등 광범위한 범위에 이릅니다. 저탄소 시대를 사는 투자자라면 이 대목에 주목할 필요가 분명 있습니다.
그렇다면 저탄소 경제는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지난 11월 사우디 빈 살만 왕세자가 한국에서 그린 수소 플랜트 건설 추진 프로젝트를 발표했습니다. 삼성물산, 포스코, 한국전력, 한국남부발전, 한국석유공사 등은 사우디 국부펀드와 약 8조 8천억 규모의 MOU를 추진했는데요. 사우디에서 요구하는 것은 이산화탄소를 하나도 배출하지 않는 ‘그린 수소’ 플랜트입니다.
|수소의 종류
수소에도 꽤 여려 종류가 있고 다 친환경적인 건 아니라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수소는 이산화탄소를 얼마나 배출하느냐에 따라 네 가지 종류로 나누어집니다. 수소의 생산방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린 수소, 블루 수소, 그레이 수소, 브라운 수소로 나뉘는데요.
사우디에서 요구한 그린 수소는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얻은 전기로 수소를 만드는 것입니다. 전기와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추출하여, 오염물질과 이산화탄소가 하나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친환경 에너지인 셈입니다. 그렇지만 현재 그린 수소는 생산단가가 높아 실제로 기업들이 사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블루 수소란 그레이 수소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 및 저장(CCS 기술(Carbon Capture and Storage))해 수소를 만드는 것입니다. 블루 수소는 그레이 수소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린 수소처럼 완전히 이산화탄소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레이 수소는 화석연료에서 수소를 만드는 것을 뜻합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생산 중인 수소 대부분이 그레이 수소인데요. 천연가스를 고온·고압으로 수증기와 반응시켜서 물에 함유된 수소를 추출합니다.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많은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기에 아직까지 친환경과는 거리가 있다는 단점이 있죠.
마지막으로 브라운 수소는 석탄이나 갈탄을 고온·고압으로 가스화해 수소를 추출하는 방식인데요. 이는 그레이 수소처럼 수많은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를 그래픽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한국경제신문
① 수소·전기차 관련 업계 저탄소 정책과 관련된 분야 업종들을 살펴보면, 대표적으로 수소차,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선박, 친환경 관련주 ETF 등이 있는데요. 먼저 유럽에서는 수소차와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2차 전지 생산 업체 및 전기차 충전소, 수소 연로 전지 모델 생산 기업들이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에 의하면, 2030년 전기차 및 버스 등이 약 1억 4,500만 대 이상 늘어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로 인해 전기차 시장은 앞으로도 강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② 신재생 에너지 풍력주 다음으로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태양이나 바람처럼 고갈되지 않는 천연자원에서 발생되는데, 현재 가장 관심받는 재생에너지는 태양광 에너지입니다. 전통 에너지 공급원을 태양광이 앞지른 만큼, 관련주를 관심 있게 볼 필요가 있는데요. 태양광과 풍력 사업을 주로 하는 코드네이처, 뉴인텍, 풍력 대장주인 씨에스윈드, 유니슨, 현대에너지솔루션, SK에너지 등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투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가 천연가스를 내어주지 않을 상황을 대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죠. 그러므로 풍력주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주요 풍력주 고점 대비 하략률 및 풍력주 영업이익 추정치 © 유진투자증권
③ 친환경 선박 관련주 다음으로는 친환경 선박을 살펴보겠습니다. 기존 선박은 연료에 탄소세가 부과됩니다. 때문에 조선업계에서는 친환경 선박에 대한 관심이 대단히 높습니다. 대표적으로 국내 첫 친환경 대체연료인 바이오중유 실증에 성공한 HMM(011200)이 있습니다. 다만 2023년까지 HMM 영업이익이 호황기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이는 코로나19 시기 생겼던 운영 프리미엄이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다행히 HMM은 현금성 자산을 곳곳에 쌓아두어 실적이 악화된다고 해도 이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HMM은 최근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만큼, 조만간 민영화가 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현재 최대주주인 산업은행(20.7% 보유)이 HMM 매각을 발표한 만큼, 장기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2022.9.16.~2022.12.16. HMM 주식 현황
④ 친환경 관련주 ETF 이 외에도 친환경 관련주 ETF(상장지수펀드)가 있는데요. 주식형 ETF 운용자산규모는 작년 6월을 기준으로 약 2,366억 달러에 달한다고 합니다. 지난 2017년에 비해 38배 이상 늘어난 수치입니다. 게다가 관련 상품은 443개에 이릅니다. 대표적으로 미국 저탄소 기업에 투자하는 이소 기후 리더십 ETF(ETHO), 세계 3대 자산운용사인 미국 블랙록이 저탄소 기업에 투자하는 MSCI ACWI 저탄소 타깃 ETF(CRBN), 프랑스 파리 증시에 상장된 BNP저탄소100 ETF(ECN) 등이 있습니다.
HMM 영업이익/영업이익률 추이 © HMM
미국의 이소 기후 리더십 ETF 거래가격(2021~2022) © 인베스팅닷컴
탄소 절감 못하면 폭탄 떠안아 한편, 수혜가 아닌 타격을 받는 업종들도 분명 있습니다. 철강, 석유 전지, 석유 자동차 등의 업종이 대표적입니다. 탄소 절감을 하지 못한 업종들은 이제 탄소국경세를 지불해야 합니다. 일각에서는 2030년까지 탄소 가격이 1톤당 75달러로 상승할 경우, 세계 증시가 최대 20%까지 조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그러므로 기업의 주식 가치를 분석할 때 해당 기업의 주요 상품이 탄소를 얼마나 배출하고 있는가도 반드시 살펴야 합니다. 게다가 탄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한 기업들, 기존의 반도체와 정유화학 기업들은 최악의 경우 가동률을 줄일 수도 있습니다.
한국 철강업계의 경우,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수소 환원 제철 기술 시행이 2045년에야 가능하다고 합니다. 철강주 투자자라면 이 사실을 알고 계셔야 합니다. 다만 독일 제철기업 잘츠기터 AG가 2026년부터 유럽 BMW 공장에 저탄소 철강을 공급한다고 발표하자, 이에 압박을 느낀 한국 포스코가 수소 환원 제철 기술 시행에 앞서 고로기반 혁신기술을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INSIGHT 저탄소 경제는 이제 환경 구호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위한 기업들의 거대한 움직임이자, 광범위한 투자 기회이기도 합니다. 다만, 저탄소 관련 정책이 시행되면 서민 경제가 위축되는 부분도 분명 있습니다. 바로 전기 요금 인상인데요. 발전 단가가 가장 저렴한 원자력 발전 비중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면 장기적으로는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비용 부담이 크기에 한전은 전기 요금을 올릴 수밖에 없겠죠. 이번 10월부터 전기료가 인상된 만큼, 공공요금을 비롯한 공산품, 농수산물, 서비스 요금 등 생활 물가 전반이 오르게 되어 파급 효과가 상당하다는 점도 알아 두어야 합니다.
저탄소 경제,
전 세계가 주목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출처
- [투자의 창] 저탄소 전환 위한 투자자들의 역할 | 서울경제 (sedaily.com)
- [기고]고물가·고금리·경기하락 국면에 들어선 한국 경제 - 머니투데이 (mt.co.kr)
- 빈 살만도 꽂혔다… ‘수소 경제’ 시계 빨라지나 < 세계 < 기사본문 - 주간조선 (chosun.com)
- '탄소중립 시나리오' 나왔다…증권가가 콕 찍은 저탄소 수혜주는? - 머니투데이 (mt.co.kr)
- ‘저탄소 기업’ 투자하는 ETF가 뜬다 - 조선일보 (chosun.com)
- 글로벌 탄소중립..각국 정책의 현황은? - 글로벌 뉴스 미디어 채널 데일리포스트 (thedailypost.kr)
- 저탄소 철강으로 자동차 생산…'탄소중립' 동맹 본격화 - 경향신문 (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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