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내서 투자하기, 개인 신용도에 득일까 독일까?
Summary
여러분은 돈을 빌려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2020년, 2021년 하반기까지만 해도 빚 내서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바람이 상당히 거셌습니다. 그러나 작년 겨울부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원재료 상승, 스태그플레이션,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악재로 증시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죠. 그럼에도 빚투 바람이 사라진 건 아닙니다. 평균적인 직장인 월급으로는 안정적인 생활을 누리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빚투가 개인 신용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이에 대해 자세히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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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에서 돈 빌린 계좌 중 고위험 비중 30% 빚내서 투자하는 방법 중 가장 많은 유형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는 경우입니다. 금융감독원의 ‘2022 자본시장 위험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증권사에 돈을 빌린 신용공여* 계좌 중 고위험 계좌의 비중은 약 35.7%, 잔고 기준으로는 38.7%에 달했습니다. 이는 작년보다 높아진 수치입니다. 특히 올해 한국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고위험 계좌 비중은 더욱 커지고 있는데요. 다음 표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 신용공여
예탁증권담보대출(투자자 증권을 담보로 대출), 신용거래융자(증권사와 고객 사이 사전약정에 의해 증권사가 고객에게 주식 매수 자금 대출), 신용거래대주(고객 매도 주식 대여, 공매도에 활용)로 나뉘며, 주식 투자자들에게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대출 서비스를 뜻합니다.
담보비율별 신용공여계좌 비중
© 금융감독원, 금융투자협회
2020~2021년은 주식시장의 황금기라 불릴 정도로 유동 자본의 공급이 막대하게 몰아쳤습니다. 코로나19로 문을 닫은 기업도 많았지만 위기를 기회로 이용해 막대한 부를 이룬 기업과 개인도 많았습니다. 2021년 기준 빚투 규모는 16조 5,555억 원에 달했습니다. 약 반 년 만에 신용공여 잔고가 두 배 넘어섰죠.
그렇다면 2022년 7월 지금은 어떨까요?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금융위는 7월 4일부터 3개월간 증권사가 자율적으로 담보비율을 정하게 했습니다. 증권사들이 이에 동참한 결과 신용융자 약정고객 중 신청 고객에 대한 담보유지비율은 140%에서 130%로, 대출은 140~170%에서 130~160%로 변경됩니다. 이는 신청일 다음 날부터 적용됩니다. 단, 금융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가 끝나는 10월 4일부터는 변경 전 비율로 돌아갑니다.
담보비율이 일정 비율 이상 되지 않으면 해당 증권사는 그 다음날 전일종가를 기준으로 하한가 반대매매를 진행하게 됩니다. 이렇게 지시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고위험 투자는 주식시장이 하락할수록 반대매매가 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만큼 악순환을 막기 위함입니다.
빚투가 개인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 사실 증시에서 꾸준한 수익을 보려면 빚이 아닌 여유자금을 통해 관심 종목들을 꾸준히 공부하고, 적어도 10년은 봐야 성공 확률이 높습니다. 이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주식 전문가들이 항상 강조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렇지만 주식 입문자가 이런 마음으로 투자하기란 사실 쉽지 않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기사에서 주식이 몇 배가 뛰었다는 글을 보면 자꾸 맘이 아쉬워지고, ‘빚을 내서라도 투자했다면 백만 원은 벌지 않았을까?’ 하는 도둑 심보도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결국 투자는 이익을 보거나, 손해를 입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대출을 받아 투자를 진행한다면, 개인 신용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빚투는 개인 신용도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빚을 내서 투자 계좌를 만들었다고 당장 신용점수가 내려가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수익이 마이너스가 났을 경우입니다. 수익이 난다면 대출금을 갚는데 무리가 없겠지만, 계속 손실이 나는 상황에서 매달 대출금을 상환하는 일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점점 늘어가는 대출을 감당하지 못하면 결국 연체에 이르게 됩니다. 이로 인해 개인 신용점수에 부정적 영향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죠. 현재 한국에서 개인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기관은 NICE, KCB(올크레디트) 두 곳입니다. 두 곳 모두 신용점수 하락의 주요 원인은 연체입니다*.
* 은행에서 고객 신용도를 평가할 때는 신용평가사의 CB 등급, 은행 자체 내의 평가 이 두 가지를 고려합니다. 그런데 작년부터 시작한 금융당국의 ‘개인신용평가체계 종합 개선방안’으로 약 68만 명의 신용등급이 올랐습니다. 이로 인해 일부 은행들은 지나치게 우량 등급 고객들이 많아져 대출 수요가 늘었고, 이로 인해 신용평가사의 CB 등급 활용치를 낮추거나 한시적으로 배제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그러나 은행에서 신용평가사의 등급 활용도가 낮아지더라도, 연체는 은행이 고객의 신용도를 판단할 때 악영향을 미칩니다.
* 신용평가사(NICE, KCB)에서 신용점수를 판단하는 기준
- 현재 연체 보유 여부 & 과거 채무 상환 이력 24%
- 현재 대출 및 보증채무 등 채무 부담 정보 28%
- 신용거래 기간 15%
- 신용거래의 종류 및 형태(상품별 건수, 금액) 33%
실제로 지난 몇 년간 몇 백만 원~몇 천만 원의 여유자금으로 우량주를 사 놓은 것이 득이 되어 수익을 올린 초보 투자자들도 있습니다. 이들 중 대부분은 낙관론에 빠지게 됩니다. ‘더 많이 벌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비롯해 마이너스 대출, 신용거래 융자, 비상금 대출 등까지 받지만, 결국 매달 이자만 갚아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증권사 대출(신용거래 융자 등)의 경우, 이자율이 약 6~11%에 달합니다. 현재 은행 금리보다 3배 이상 높아 주의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빚투를 멈출 수 없는 이유 개인 투자자들이 증권사 대출까지 손을 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코로나19로 주식은 폭락했지만 그해 5월 유동성이 공급되면서 증시가 살아났고, 여기에 금리 인하까지 겹쳐 빚을 내서라도 일단 투자하려는 분위기가 강했습니다. 반면, 작년 겨울부터는 분위기가 확 달라졌죠. 예상치 못한 전쟁으로 인한 기름값 폭등, 원자재 가격 상승, 경기 침체로 인한 기준금리 상승 등으로 우량주들조차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투자를 멈추지 못하는 것은 왜일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안정적인 삶을 살고자 하는 이유가 가장 큽니다. 내 집 마련, 노후자금 마련, 아이들 교육비 등이 더 이상 평범한 직장인 월급만으로는 충당하기 힘든 시대가 왔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안전자산인 은행에 묻어두는 사람들도 많아졌지만, 더 나은 수익률을 보기 위해 여전히 증시와 코인 차트를 보고 있는 투자자도 많습니다. 어떤 유형의 투자를 하든 개인의 자유입니다. 그러나 위험 투자로 리스크 발생 시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도 분명 계획을 세워 놓아야만 합니다. 그래야 빚의 악순환에 빠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신용도 관리도 재테크 수단입니다” 증시의 변동성이 강해지고 불확실성 역시 높아진 시대입니다. 분명한 점은, 증시는 평생 하락세 혹은 상승세를 타지는 않습니다. 하락세가 있으면 상승세도 찾아오지만, 지금 당장은 상승세가 찾아오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빚투로 인해 개인 신용도가 낮아지는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여유자금을 모으며 시기를 기다리는 것도 방법입니다. 나의 신용점수가 낮아지면 그만큼 대출 이자는 올라가고, 신용점수가 올라가면 대출이자는 올라갑니다. 경제 위기 속에서 개인 신용도 관리는 투자 못지않은 재테크 수단임을 기억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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