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간 금리 비교 & 저축은행 6.5% 고금리 예금 정말 안전할까?
Summary
- 저축은행의 고금리 예금 경쟁과 부실 위험성
- 미국의 연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한국의 기준금리도 높아질 전망
- 급격한 금리 인상과 레고랜드발 PF대출 부실 우려는 과거 저축은행 사태와 데자뷰
- 예금이 무조건 투자원금을 보호하지 않기 때문에 저축은행의 안정성을 체크해야 할 필요성
© iStock
요즘 경제뉴스는 온통 ‘금리’ 얘기로 떠들썩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부동산시장이나 주식시장 등 모든 자산 시장이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인해 불안정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6월 미국은 1994년 이후 28년 만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이라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고, 무려 4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이어갔습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4.00%입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역시 이에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어 7월 13일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한국은행이 설립된 1950년 이래 ‘빅스텝(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은 것은 처음입니다. 지난 4월과 5월에 이어 7월 금통위까지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인상한 것 역시 한국은행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렇게 금리가 빠르고 가파르게 인상되다 보니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잡음이 생겨납니다. 시장금리 상승은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를 차갑게 식게 만들었습니다. 대출금리가 많이 올라서 한껏 부채를 끌어 쓴 ‘영끌족’들의 이자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경제에 있어 금리는 환율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일반적으로 금리는 경기가 좋을 때 상승하고, 경기가 둔화되어 기업의 투자수요 등이 위축되면 하락합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해도 금리가 상승합니다. 인플레이션 시기에는 물가가 상승해서 화폐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돈을 빌려주는 입장에서는 더 높은 이자를 요구하게 됩니다. 지금 급격한 금리 인상의 주된 요인은 바로 엄청난 물가인상, 즉 인플레이션입니다.
한미 금리역전은 경제 '적신호' 국가별로 금리 차이가 있는데요. 미국이나 일본같이 성장률이 낮은 선진국은 금리가 낮고, 성장률이 높은 베트남 등의 국가는 금리가 높습니다. 이러한 원리로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높은 게 일반적입니다. 통상 우리나라 경기가 좋을 때는 미국보다 금리가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IMF와 같은 국가적 경제 위기, 세계 금융위기나 코로나19 팬데믹 등의 급작스러운 경제 위기에는 한·미 간 기준금리가 역전되기도 합니다. 한·미 금리역전은 한국 경제에 있어서 ‘적신호’입니다.
과거 금리 변화를 살펴보면, IMF 외환위기 이후 3차례 금리역전 시기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IMF 외환위기 시기입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 경제는 회복 단계였고, IMF는 아시아 국가 중심의 위기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미국의 경기는 좋았던 시기였습니다. 두 번째는 2005년부터 2007년 사이인데, 이때는 한국 경제가 IMF 직후 가파르게 회복되며 성장하는 시기였습니다. 반면 미국은 리먼 사태를 앞두고 부동산발 금융위기의 위험이 감지되던 때로 미국 경제가 어둡던 시기였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2018년 이후부터 현재까지입니다.
미국은 세계 금융위기 이후 오랜 기간 저금리를 지속해 온 덕에 빠르게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실업률도 완전 고용수준에 다다랐습니다. 오히려 경기과열을 우려할 정도의 상황이었기에 금리 인상이 불가피했습니다. 미국의 경기과열과는 달리 한국은 미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쫓아가지 못했습니다. 한국은 경기과열을 둔화시키기 위한 적당한 속도의 금리인상을 통해 경제 안정화를 꾀했습니다. 그러던 중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사상 초유의 전염병으로 세계 경제는 다시금 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지난 20여 년간 한·미 금리 변화를 통해 우리는 한국 경제가 건강할 때는 미국보다 금리가 높았지만, 한국 경제가 약해지고 미국 경제가 견실할 때는 금리역전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4%대 이상으로 기준금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7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제 기초체력이 약해지고 있어 우려가 심히 커지는 상황입니다.
고금리 예금 뒤에 숨겨진 '원금 손실' 가시 금리가 높아지면서 대출이 많은 ‘영끌족’에게는 고통의 시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반면 현금을 보유한 사람들은 높은 예금금리 덕분에 어느 예금상품에 투자를 해야 할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을 텐데요. 지난 10월 28일 국내 OK저축은행이 6.5% 1년 만기 예금 저축상품을 내놓자, 고금리 예금에 가입하기 위한 ‘예금 오픈런’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지점에는 번호표를 받고 3~4시간을 기다려서 예금에 가입하는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고금리 예금으로 고객을 유치하려는 저축은행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저축은행 수는 79개인데, 이 저축은행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고금리 특판상품을 출시해 고객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국내 저축은행 1위이자 ‘사이다뱅크’ 앱으로 유명한 SBI 저축은행도 1년 복리정기예금금리를 5.9%로 인상했습니다.
지금과 같이 은행 금리가 5%를 넘는 고금리 시대에는 안전자산인 예·적금으로 자금이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1년 만기 6.5% 예금상품에 1천만 원을 가입하면, 만기 후 세전 65만 원에 이자 소득세 15.4%를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세후 549,900원(월평균 45,825원)을 이자로 받게 됩니다. 만약 5천만 원을 예금하게 되면 세후 275만 원, 1억 원을 예금하면 세후 550만 원, 월평균 45만 8천 원을 받게 됩니다. 은퇴 후 예금이자로 생활하는 노년층이나 배당금, 이자소득으로 생활하는 파이어족들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이자율입니다.
저축은행의 경우 원금과 이자를 다 합쳐 1인당 5000만 원까지만 예금자 보호가 됩니다. 만약 1년 만기 상품의 이자가 연 6.5%라면, 원금은 4700만 원 정도만 넣어야 안전합니다. 또한 만기가 3~5년으로 긴 고금리 예금에 가입해 이자를 한꺼번에 받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연 2000만 원)에 해당되어 종합소득세 등 추가적인 세금을 납부해야 할 수 있으니, 이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습니다!’ 높은 고금리의 이자 뒤에는 또 어떤 투자원금 손실 우려가 있을지 모릅니다. 은행에 예금한다고 무조건 투자원금이 보호된다고 안전하다는 생각은 금물입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기 때문에, 아무리 큰 슬픔과 고난이 닥쳐도 시간이 지나면 잊게 되기 마련입니다. 투자 세계에서도 그렇습니다. 주식으로 큰 손실을 본 사람들도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면 언제 그랬느냐 싶게 주식투자에 나서고, 저축은행의 고금리에 혹해서 큰돈을 맡겼다가 저축은행이 문을 닫게 되어 큰 손실을 보게 되기도 합니다.
저축은행 부실 사태 기시감 여러분은 2011년 저축은행 부실사태를 기억하시나요?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대출로 인해 전 세계적 금융위기가 발생해서 국내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침체됐고, 부동산 PF 대출 규모가 컸던 저축은행 등이 부실에 빠진 사태입니다. 이로 인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저축은행 31곳이 영업정지됐습니다. 이들의 부실을 막기 위해 약 27조 원 이상이 투입되었지만, 아직 절반 이상 회수되지 못했습니다. 당시 부산저축은행은 예금 절반인 4조 5천억 원 이상을 불법적으로 각종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대출했습니다. 그 결과 건설공사 등에 뛰어들어 막대한 손실을 입었고, 피해는 고스란히 예금자들에게 돌아갔습니다.
막상 저축은행에 부도가 나면 이자를 포함해 5천만 원이 넘어가는 금액에 대해서는 보장받을 수가 없으며,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5천만 원까지는 지급 보증이 된다고 해도 원금을 회수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릅니다. 다만 파산하거나 부도가 나더라도 1인당 원금 2000만 원까지는 가지급금으로 바로 돌려줍니다. 때문에 지금 같이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을 고려한다면 저축은행별로 2000만 원씩 분산해 예금에 가입하는 것도 예금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방법입니다.
2011년 2월을 2022년 11월 현재와 비교하면, 뭔가가 ‘데자뷰’되지 않나요? 최근에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침체됐고, 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상 초유의 지자체 디폴트 선언인 ‘레고랜드’ 사태가 터졌습니다. 이로 인해 다시금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의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고금리 저축예금상품에 예금을 할 경우, 저축은행의 안정성을 반드시 체크해야 합니다. 우리가 투자할 주식 종목을 고를 때 기업분석을 통해 기업의 안정성을 체크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저축은행의 안정성을 보는 지표는 1. BIS 비율(위험자산 대비 자기 자본의 비율이며 보통 8%를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안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고정이하여신비율(회수가 잘되지 않는 부실여신 비율로서 BSI 비율과는 반대로 낮을수록 좋으며, 8% 이하면 안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연체율 등인데 관련 지표는 금융감독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으니 예금하시기 전에 꼭 한 번씩 체크해 보시길 당부드립니다. 특히 2번 여신 비율이 요즘 큰 이슈거리인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니만큼 관련 지표를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주식시장에서도 코카콜라 같은 전통가치주나 우량주의 배당률은 2~3%로 낮은 편이지만, 경제 위기에 주가 방어력 등 안정성은 매우 높습니다. 반면 부동산 리츠주나 캐피털 관련주는 5% 이상의 높은 배당률을 주지만, 경제 위기 시 주가 방어력은 매우 취약합니다. 예·적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제1금융권에 속한 은행은 이자율이 다소 낮지만, 안정성 관리 측면은 제2금융권에 비해 뛰어납니다. 물론 제2금융권의 이자율이 높긴 하지만, 지금 같이 시장이 불안정한 가운데 혹여 경제 위기라도 발생하게 된다면 소중한 투자원금을 온전히 지키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환율이 1400원대로 치솟으면서 유가 등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무역수지 적자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곧 다가올 겨울이 걱정입니다. 이렇게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임에도, 상대적으로 경제가 견실한 미국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한국도 ‘울며 겨자 먹기’로 금리를 따라올려야 하는 형국입니다. 아마 한국은행은 건설업계나 저축은행 부도 등 심각한 경제 위기가 발발해야만 금리를 낮출 것입니다. 미국 연준도 마찬가지일 테고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직후에 금리를 낮췄고,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도 그랬습니다.
살아남으려면 워런 버핏처럼 워런 버핏의 ‘스노우볼 효과(snowball effect)’를 들어 보셨나요? 눈덩이가 비탈을 구르며 주변의 눈들을 집어삼켜 커지듯 장기적인 안목의 투자가 돈을 불려준다는 의미입니다. 눈덩이를 만들어 굴리면 처음엔 커지는 속도가 느려 보이지만, 눈덩이가 커질수록 눈의 양(이자, 배당, 수익률)도 훨씬 많아진다는 논리로 장기적인 복리 투자 효과를 설명합니다.
우리는 워런 버핏 같은 성공한 투자자가 되길 꿈꾸며, 그가 어떤 투자전략으로 성공했는지 배우고 싶어 하고, 그의 성공투자전략을 따라 하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좀처럼 따라 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인내심’을 가지는 것입니다. 스노우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 바로 인내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꾸준하게 투자하는 것입니다. 변동성이 있는 시장에서 단기간의 달콤한 고수익(고금리, 고배당률, 고수익률)에 큰 욕심을 내기보다는, 이런 시기일수록 ‘투자의 정석’대로 보다 안전한 투자처를 찾아 인내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합니다. 이것만이 치열한 자본주의 경쟁 사회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투자자 유의사항: 이 콘텐츠에 게재된 내용들은 작성자의 의견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외부의 부당한 압력이나 간섭 없이 작성되었음을 확인합니다. 해당 글은 필자가 습득한 사실에 기초하여 작성하였으나, 그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라며, 투자 시 투자자 자신의 판단과 책임 하에 최종 결정을 하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해당 글은 어떠한 경우에도 투자자의 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소재의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