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PI(소비자물가지수) 발표 이후 미국증시(나스닥) 상승 원인
1월 헤드라인 CPI(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비(MoM) 상승률을 기준으로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습니다. 전월비 상승률은 0.5% 상승했는데 블룸버그 컨센서스(시장 예상치)도 0.5% 상승이었습니다. 헤드라인 CPI의 전월비 상승세가 이렇게 빨랐던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만에 처음이었습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전월비 0.4% 상승하면서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했습니다. 다만, 전년동월비(YoY) 상승률은 5.6%를 기록하면 시장의 예상치인 5.5%를 상회했습니다.
이 밖에 추세적인 인플레이션을 측정하는 지표인 Median, Trimmed Mean 물가지수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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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날 1월 CPI 결과를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은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단기채권시장은 7월 FOMC에서 기준금리가 5.25%까지 인상될 것이라고 베팅했습니다. 현재 실효연방기금금리(4.58%)보다 약 67bp 높은 수준입니다.
즉, 채권시장은 향후 연준이 세 차례 25bp 금리인상을 시행할 수 있다고 베팅하고 있는 것입니다.
더불어, 채권시장은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인하 베팅도 결국 포기했습니다. 선물가격에 반영된 올해 내 기준금리인하 폭은 20bp를 하회했습니다.
결국,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약 10bp 상승하면서 3개월 만에 처음으로 4.6%를 상회했습니다.
미국 2년물 국채금리 추이
그러나 금리에 민감한 나스닥지수는 오히려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 연준이 가장 주목하고 있다고 알려진 주거비, 에너지, 식품을 제외한 서비스 CPI(일명 근원-근원 CPI)가 비교적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는 것입니다(전월비 0.3% 상승).
의료서비스 물가가 사상 최대폭으로 하락하는데 따르는 통계적 노이즈 가능성이 있었지만 이날 미국증시는 일단 무시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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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매파적 발언을 한 로리 로건 댈러스 연준 총재와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준 총재와 달리,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준 총재가 이번 CPI 결과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낙관적인 디스인플레이션 전망을 주장했습니다.
그는 노동수요가 역대급으로 강하고, 노동공급이 역대급으로 약한 이례적인 경제상황에서 노동수요가 크게 감소하고 노동공급은 작게 증가하는 경로가 존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실업률이 4%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으로만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인플레이션이 크게 하락함에도 실업률이 작게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연착륙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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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1월 물가 상승세에 가장 크게 기여한 주거비 상승세가 '곧' 둔화될 것이라는 논리는 미국증시 낙관론자들의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그러나 1월 CPI 발표 직전에 발표된 샌 프란시스코 연준의 보고서 결과는 주거비 인플레이션의 둔화 속도가 기대한 것보다 빠르게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참고 : 질로우(Zillow) 임대료 지수와 CPI 주거비의 관계]
샌 프란시스코 연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CPI 주거비 상승률은 1년 전 임대료 호가 및 주택가격과 정(+)의 상관관계를 보입니다. 두 지표는 CPI 주거비 상승률의 약 1년(12개월) 선행합니다.
미국의 임대료 호가와 주택가격은 온라인 부동산 중개 업체인 질로우(Zillow)에서 산출하는 데이터에 기반합니다.
질로우 주택가격지수와 임대료지수를 통해 추정해 본다면(해당 지수들은 2022년 4~5월에 정점을 찍고 하락하기 시작), CPI 주거비 상승률은 2023년 4~5월 즈음에 본격적으로 둔화되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미국증시 낙관론자들이 가장 기대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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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연준 긴축정책이 주거비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효과와 시차]
연준의 긴축정책이 주거비 인플레이션을 '전적으로' 낮추는 데 다소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샌 프란시스코 연준은 CPI 발표 하루 전에 관련된 내용을 다루는 보고서를 발표해습니다. 핵심 내용은 연준의 긴축정책이 주거비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완벽한 효과를 내려면 약 2년 6개월이 걸린다는 것입니다. 이는 미국증시 비관론들이 활용할 수 있는 연구결과일 수 있습니다.
© 샌프란시스코 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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