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를 벗어나는 시장금리 (프루츠 이선철)
칼럼 작성일 : 2022.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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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현재: 미국채 10년물 금리 (캔들)/ 연준 기준금리 (주황선)
위 차트는 40년에 달하는 디스인플레이션 사이클이 시작된 1980년부터 현재까지 약 40년간 미국 10년물 금리와 기준금리의 추이를 비교한 차트다.
자세히 보면 알수 있듯이,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40년 넘는 기간동안 연준이 정하는 기준금리와 늘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왔다. 잔파동과 무관하게 큰 그림에선 기준금리(주황선)를 인상하면 10년물 금리(캔들) 또한 상승하고,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10년물 금리 또한 방향을 아래쪽으로 틀어왔다.
왜냐고? 적어도 지난 40년간은 인플레이션이 존재하지 않았던 시기이기 떄문이다.
중앙은행이 정하는 기준금리에 원금보전을 위한 만기까지의 '시간가치'에 대한 프리미엄을 적당히 얹어주면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던 것이 미국 10년물 금리추이의 역사다.
왜냐고? 적어도 지난 40년간은 인플레이션이 존재하지 않았던 시기이기 떄문이다.
기본적으로 (작금의 거시환경이 전 세계 중앙은행과 정부들의 모럴 헤저드를 부추겻음에도) 40년이 지나 인플레이션 압력이 고삐풀리기 시작하는 현재까지도 시장의 참여자들은 여전히 '환각'상태에 놓여있다. 아니, 애초에 시장 참여자 대부분이 강력한 인플레이션 사이클을 접해본 적조차 없을테니 향후 이가 불러올 시장상황에 대한 인식 자체가 전무하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위 차트상 우측 하단을 (빨간 원) 보면 10년물 금리와 미국의 기준금리는 명확한 '다이버전스'를 최근 보이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여전히' 0%에 머물러 있고 양적완화 또한 '여전히' 진행중인 마당에 (연준이 뭐라고 떠들어대든, 여전히 연준은 완화중이다) 10년물 금리는 빠르게 상승하며 연 2%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럼에도, 연 1.91%의 10년물 금리는 7%의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작금의 환경에 비해 절대적인 측면에서 너무도 낮다.
만약 현재와 같은 인플레이션이 향후 10년간 지속된다고 가정하면, 최근 빠른속도로 상승중인 10년물 금리에 만족한 투자자가 이를 매수했을 시 연간 수취할 '실질 수익'은 연간 마이너스 5%를 윗돌게 된다. 최근 날뛰는 증시로 갈 곳없는 유동성이 만약 '안전자산'이란 착각 속에 10년물 국채로 몰리게 된다면, 원금이 보존되는 10년뒤까지 연간 5.1%씩 손해를 보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이야말로, 작금의 인플레이션 환경에선 결코 현금과 국채는 피난처가 될수 없는 이유고, 위와 같은 다이버전스에도 (시장금리 상승으로 기준금리 대비 국채가격이 저렴해짐에도) 미국채에 대한 수요가 예전과 달리 쉽사리 생기지 않는 이유다. (물론, 이는 프루츠가 '가정'햇듯 작금의 7%에 달하는 인플레이션이 향후 10년간 유지됬을 경우에 국한되는 얘기다.) 또한, 작년 내내 일시적 레짐이 시장에 먹히는 동안 버티던 미국의 장단기국채 가격이 최근 급속하게 추락하는 (시장금리 상승) 이유다.
그렇다면 향후 인플레이션은 얼마나 더 지속될까? 이는 현재로선 누구도 확답할 수 없겠지만, 10년이란 장기적 관점에 대한 답이야말로 '동태적'인 형태로 유추할 수 밖에 없다. 단, 향후 1-2년간의 인플레이션 지속에 대한 부분도 살아움직이는 생물처럼 '동태적'인 부분일까? 과연 내일이라도 연준이 말이 아닌 어떤 '과격한 행동'으로 인플레이션을 진압하려 든다면, 인플레이션은 즉각적이고 '동태적'으로 진압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서는 늘 주지해 왔듯이 프루츠의 답은 매우 부정적이다.
☞ 관련 칼럼: 답신 (프루츠 이선철)
오랫동안 보다 직접적인 기준금리의 통제하에 있어온 미국 2년물 금리의 추이(캔들)를 보도록 하자.
1989- 현재/ 미국 2년물 시장금리(캔들) vs 미국 기준금리 (주황선)
2년물 금리는, 과거 기준금리와의 커플링이 10년물에 비해 확실히 더 명확하다. 중간중간 발생하는 일드갭만 제외하면, 거의 동시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2년물은 원금을 보장받기 까지 걸리는 기간이 10년물에 비해 5배나 짧다. 만에 하나 지난 40년간 나타나지 않았던 인플레이션이 재림한다 해도 그래도 비교적으로(10년물에 묶인 투자자에 비해) 다행일 수 밖에 없으니, 당연히 10년 이상의 장기물에 비해 2년물이 기준금리의 직접적인 통제하에서 움직인다.
다만, 최근의 기준금리와 2년물 시장금리간의 다이버전스는 지난 수십년 거의 전례가 없는 경우다. 과연, 이러한 다이버전스는 인플레이션을 제압할 연준의 무기와 수단을 신뢰하는 시장으로 부터 나오는 것일까?
물론, 연준에 대한 '신뢰'가 2년물과 기준금리의 다이버전스에 일조 중인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향후 수개월, 시장이 결국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잡을 진짜 무기와 수단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완벽히 깨닫기 전까지 이런 흐름은 연장될 수 있고, 장단기 금리차는 19년 이후에 또 한번 역전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채 10년- 2년물 금리 스프레드 (1985-현재)
☞ 관련기사: 옐런, 인플레 관련 ‘일시적’보다 더 나은 표현 사용할수 있었을 것 (글로벌모니터, 2월 3일)
☞ 관련기사: 연준 보스틱 위원 “올해 3회 인상.. 데이터에 달려” (글로벌모니터, 2월 1일)
☞ 관련기사: 연준 데일리 “3월 인상 가능”.. 너무 빠른 긴축은 경계 (글로벌 모니터, 2월 1일)
최근 일부 연준 인사들은 그들의 매파성 talking에 벌써부터 흔들리는 시장이 부담되는 듯 하다. 이미 그들은 완화적 스탠스로 선회하여 시장을 달래려는 제스처를 취하는 중인데, 그럼에도 시장은 22년 연준의 5회 긴축(25bp씩 5회/ 총 1.25%)가능성을 온전히 반영중이다.
허나, 연 7%의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22년 금리 인상의 전망은 단 세 차례 (22년 총 25bp씩 세번 인상하여 총 0.75%까지)라는 것이 이들이 최근들어 얘기하는 내용의 골자다. 거기에다 모든건 데이터에 달려있고 동태적이고, '유연할 것임'을 몇 번이고 강조하는데, 이 말인 즉슨 인플레이션이 강화되면 긴축 기조를 높일수도 있지만 (표면적으로는), 반대로 생각하면 경제지표가 하강하거나 시장에 더 큰 충격이 존재할 시 언제든지 긴축을 멈추거나 반대로 양적완화로 회귀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작 2년 후면 원금을 보존받을 수 있는 2년물 국채는 최근 1.314%의 시장금리를 기록중에 있다. (연준의 기준금리는 0%에 묶여있는 와중에)
다시 한번 자문해보자.
최근의 기준금리와 2년물 시장금리간의 다이버전스는 지난 수십년 거의 전례가 없는 경우다. 과연, 이러한 다이버전스는 인플레이션을 제압할 연준의 무기와 수단을 신뢰하는 시장으로 부터 나오는 것일까?
아니면, 너무나 커져버린 미국의 부채 규모로 짐작컨데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이길수 없음'을 '깨닫기' 시작하는 시장이, 최소 2년간은 작금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될 것에 베팅중인 것으로 봐야할까?
현재 25bp씩 5회의 금리인상을 반영중인 머니마켓을 감안한다 해도 프루츠는 후자가 더욱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늘 주지하듯 진짜 '긴축'의 의미는 연간 7%에 달하는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0.25%씩 연 5회의 금리인상을 뜻하지 않는다. 연간 7%에 달하는 인플레이션이란 산불을 잡기 위해서는 중앙은행이 늘 치솟는 인플레이션 커브에 '앞서있어야' 한다. 물론 누누히 설명한 m2의 증가 peak와 최소 1-2년간의 시차를 두고 발생하는 인플레이션의 peak를 감안한다면 그 무엇도 올해와 내년에 예정된 산불을 끄기 불가할 테지만, 최소 24년에라도 인플레이션이 안정되는 것을 목도하고 싶다면 연준은 단번에 기준금리를 최소 7%이상 올리고 보유중인 온갖 채권들을 시장에 매각해야 한다.
허나 21년 내내 강조하였듯, 이는 현재로서 연준에게 가능한 옵션이 아니다.
이가 시장과 실물 경제에 미칠 종국적인 여파를 떠나, 그들 자신(미 정부)의 생존을 위해서도 가능한 옵션이 아니다.
☞ 관련 칼럼: 미국의 총 부채현황과 달러의 테일 리스크
☞ 관련 칼럼: 달러의 존재감 (프루츠 이선철, 21.09.06)
☞ 관련 칼럼: ‘일시적이지 않은’ 인플레이션 (프루츠 이선철, 21.07.16)
프루츠의 생각엔 현재 발생중인 2년물과 시장금리간의 급격한 다이버전스는, 연간 7%에 달하는 작금의 인플레이션이 최소 2년간은 유지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반영중인 시장심리를 대변한다고 봐도 좋다.
이러한 맥락에선, 현재 2년물 국채가 제공하고 있는 1.3%의 연간 명목 수익률 또한 여전히 절대적으론 너무 낮은 금리 레벨이다.
아무리 투자자가 미국 정부에 빌려준 준 돈이 2년뒤엔 원금이 보장 된다지만, 연간 7%의 인플레이션이 최소 2년동안 지속된다 가정하면 여전히 2년물 국채는 연간 -5.7%의 실질 '손실'을 가져다 준다. 선량한 마음으로 미국에 돈을 빌려준 대가로 말이다. (2년물 명목 시장금리: 1.3%, 현재 미국 연간 인플레이션: 7%)
늘 주지하듯, 작금의 인플레이션 환경이 지속되는 '가정'속에선 (프루츠는 늘 이게 가정이 아닌 현실임을 주지하지만), 현금과 채권은 결코 안전자산으로 작용할 수 없다.
또한, 2년물 금리와 기준금리의 다이버전스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할수록) 만기 듀레이션이 더 긴 5년, 10년물 금리와 기준금리간의 다이버전스를 순차적으로 넓혀갈 가능성이 크다.
여전히 연준을 철썩같이 믿는 시장 참여자들과 '집단 환각'에 빠져있는 일부는 올해 중 인플레이션이 다시 '자연적'으로 진화될 것으로 기도중에 있다. 이들은 옐런 재무장관이나 파월의 '희망가' (참고로 이들이야 말로 작년초부터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이라 주장한 장본인들 임에도)를 여전히 종교 마냥 믿고 있다. 여전히 인플레이션의 본질적인 근원과 경로를 모르는 이들에겐, 종교도 이런 종교가 없다.
작금의 인플레이션이 5년 10년뒤까지 이어질지 확답할 수 있는 이는 거의 없을것이다. 심지어, 여전히 채권시장의 컨센서스로는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올해 내 자연적으로 진정될 것으로 예상하는 쪽이 우세하다. 그렇다 보니 현재는 2년물 시장금리가 10년물에 비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단 진짜 문제는 그 다음에 있다. 현재와 같은 추세로 인해 장단기 금리가 다시한번 역전된 이후에 있다.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될 즘 벌어질 시장의 자각 (연준에게 정말 인플레이션을 잡을 '무기와 수단'이 일정 시점까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인플레이션에 가장 취약한 장기물에 강한 가격 하방 압력을 일으킨다. (장기물 금리 급등) 이러한 장기물과 기준금리의 다이버전스가 극에 달하는 순간이야 말로 프루츠가 얘기하는 '종국'이며 이 떄야말로 연준이 실물경제의 붕괴를 감수하고라도 '눈물을 머금고'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진짜 '긴축을 위한 긴축'을 고민할 시점일 것이다. (달러의 급락/ 장기금리 급등 이후)
유로/달러 일봉 차트. 2020.12- 현재
그런 차원에서 지난주에 나타난 미국 시장금리의 빠른 상승세 속에서 나타난 유로화의 달러 대비 10년 바닥권에서의 급등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 관련기사: ECB도 드디어 '매파적 피벗' …"유로, '킹 달러'에 도전장" (글로벌모니터, 22.02.04)
지난 10년 넘게 이어진 경기 부침으로 인해 늘 완화적 스탠스를 고집하던 ecb는, 유로를 달러 대비 크고 꾸준하게 절하시키며 수출 경쟁력을 유지해 왔다. 단, 이제는 유럽에서 조차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5.1%를 기록하며 수십년간 없었던 인플레이션을 목도하게 되자, 그 동안 늘상 완화적인 스탠스만 반복하던 ecb조차 작금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유로화와 유로국채 금리에서는 ecb의 매파적 변신을 빠르게 프라이싱 중에 있다. (유로화 장기 매수베팅이 꽤나 매력적인 지점이다.)
달러 인덱스의 대부분은 유로화가 차지한다.
만약, 미국보다는 유럽이 비교적 '진짜'에 가까운 무기와 수단을 보유중이란 걸 시장이 인지한다면 달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07년- 20년 12월) 미국 DEBT TO GDP VS 유럽 DEPT TO GDP 추이
과거 미국과 동일하게 양적완화를 꾸준히 진행한 유럽과 미국은 도찐개찐으로 보일 수 있으나, 08년 리먼사태 당시부터 두 지역의 GDP 대비 정부 부채율의 증가속도는 눈에 띄게 차이가 난다.
유로존은 07년에 비해 총 GDP대비 정부부채가 약 48% 증가했으나, 미국의 경우에는 동일기간 GDP 대비 정부부채가 100%를 상회하여 두배 이상 증가중이다. (하물며 이는 단지 2020년 12월까지의 데이터이다. 21년의 GDP대비 부채율은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20년 12월 기준 미국의 총 GDP 대비 정부부채율은 128%로서 지난 100년 중 GDP대비 부채가 가장 높았던 40년대의 120%를 상회한 상태다. (현재는 더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20년 12월 기준 유럽의 총 GDP 대비 정부부채율은 90.7%로서 물론 절대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미국에 비하면 현저히 덜한 수준이다. (미국은 이미 2010년에 GDP 대비 정부부채율이 91.2%를 돌파하고, 2012년부터는 지속적으로 100이상을 상회해 왔다.)
국가의 통화란 것은 누가 더 똥이 묻었던 간에 '상대적' 기준으로 평가된다. 위의 부채율과 gdp 대비 부채의 증가속도를 봤을때, 과연 향후 인플레이션을 잡을 '진짜 긴축다운 긴축'을 더 지속 가능한 곳이 어디일까?
이미 정부부채만으로 전체 국가의 GDP를 크게 상회중인 미국일까?
심지어 미국의 GDP의 약 70%는 연준이 찍어낸 달러를 '소비'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아니면 그래도 비교적 덜 지저분한 (아직은 정부 부채가 GDP를 하회중인) 유로존일까?
여기서 두 지역의 정부부채와 함께 지난 20년간의 무역수지를 비교해보면 보다 답은 보다 더 심플해진다.
euro area/ trade of balance 2000- 현재
미국/ trade of balance 2000- 현재
다시 말하지만 화폐간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평가된다.
화폐의 가치를 정하는 것은, 원자재와 같이 인플레이션 그 자체에 완전히 무결한 자산을 뽑는게 아닌 상대적으로 그나마 더 강한 통화로 몰리는게 외환시장의 특성이다.
지난 수십년간 역대 최대치의 무역적자를 경신 중인 미국과 달리 (찍어낸 달러를 통해 물품을 수입함으로), 유로존은 지난 10년간 미국보다는 월등한 무역흑자를 기록하며, 찍어낸 돈으로 경제에 실지로 필요한 '상품'을 생산하고 수출해왔다. (찍어낸 돈으로 단순 소비만 하여 gdp를 높이는 대신)
이러한 차원에서 지난주 발생한 유로존의 역사적 인플레이션과 더불어 나타난 유로화의 변곡은(강세), 지난 10년간의 외환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달러 인덱스를 산정하는데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유로화이다. (달러인덱스 내 유로화 57.6% 차지)
펜데믹 이후 최근 약 1년간 연준의 Talking과 Bluffing(허풍)에 달러가 기타 통화대비 끈임없이 강해지는 와중에도,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끈임없이 치솟았다. 달러로 결제되는 원자재의 특성상, 달러가 강해지면 가격에 불리한 영향을 받는 원자재 또한 이를 무시하고 지난 1년간 인플레이션과 함께 치솟아왔다. 다시 말하지만, 이는 달러가 기타통화 대비 고공 행진하는 지난 1년간 벌어진 일이다.
하물며, 만약 인플레이션을 제압할 진짜 '무기와 수단'이 미국에겐 존재하지 않음을 시장이 인지한다면/ 그리하여 늘 치솟는 인플레이션 커브에 연준은 뒤처질수 밖에 없음을 시장이 깨닫는다면 (behind the inflation curve), 달러의 급진적 약세와 함께 이가 몰고올 후폭풍을 생각해보라. 연준의 토킹과 블러핑이 강력하게 먹히고 있는 현재로서도 ecb의 수장인 크리스틴 라가르드의 매파적 피벗에 유로화는 치솟고 있다.
만약,
미국보다는 '덜 묻은' 유럽이 긴축에 대한 여력이 비교적 큰 것을 시장이 깨닫는다면, 08년 양적완화 이후 지난 십수년 미국을 지켜준 달러의 강세는 막을 내리게 된다. 또한 달러가 지난 10년간의 트렌드를 뒤바꾸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는 현재 미국에서 발생하는 인플레이션이란 산불에 불을 끼얹는 꼴이 된다.
달러가 약해지면, 달러로 결제되는 원자재의 가격은 작년 1년의 상승과는 또 한번 차별화 된 상승을 나타낼 수 있다. 달러가 지난 1년간 강해지는 와중에도 인플레이션의 결과물인 원자재 가격은 21년 1년간 가장 크게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물며 향후 수년간 달러가 유로에 비해 약세를 나타낼 시 각종 원자재는 진정한 슈퍼사이클로 진입하게 될 것이다.
정말 강한 싸움개는 굳이 큰 소리로 짖지 않는다. 약한 강아지, 귀여운 강아지들이나 사람이 지나갈시 큰 소리로 짖을 뿐이다.
지금 누가 정말 큰소리로 짓고 있는 강아지인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한 번 붙붙는 인플레이션은 결코 선제적으로 강력하게, 지속적으로, 끈기를 가지고 억제하지 않는한 결코 자체적으로 수그러드는 일이 없다. LESS LOOSE (덜 완화적)는 TIGHT(긴축)이 아니다. (파월이 그 어떤 TALKING으로 겁을 주든, 그들이 할 수 있는 정책의 본질은 LESS LOOSE(덜 부양적)이지 TIGHT(긴축)이 아니다.)
여전히 미국의 기준 금리는 0%이며
- 그들이 얘기하는 25BP씩의 금리 인상이 올해 2번 혹은 5번이 이뤄지든
- 심지어 시장이 현재 가장 우려하는 7번이 이뤄지든 (3월 이후부터 매번 회의때 인상 가정)
- 0.50%(2번)~1.75%(7번)의 기준금리는 수십년의 길고 긴 통화정책 역사상 절대적으로 낮은 금리에 속한다.
- 반대로, 연 7%에 달하는 작금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지난 40년간 가장 강력한 인플레이션 압력이다.
- 최근 에너지, 농산물 등의 원자재 가격을 보라. 월간이 아닌 하루에 1%이상 상승하는 경우가 허다한데
- 시장이 지레 겁먹고 있는 최대 7번의 금리인상이 단행된다고 백번 천번 양보하여도
- 그리하여 22년말에 기준금리가 1.75%까지 인상된다해서
- 과연 40년만에 가장 강력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잡힐것으로 보는가?
이에 대한 답은 급등하는 에너지와 급락하는 채권시장에서 실시간으로 답해주고 있으며, 시장의 집단 환각이 깨지는 것은 '채권 시장'을 필두로 시작하여 꿈에 기반한 밸류에이션을 적용받던 주식 등으로 (각종 yield 자산으로) 전염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수의 언론과 시장은 연준의 'TALKING'과 기준금리의 향방에만 몰두하고 있다. 수면 아래에서는 이미 시장금리가 다 하고 있는데 말이다.
프루츠는 시장의 붕괴는 현재와 같이 '기준금리'가 아닌 '시장금리'의 상승으로 인해 비롯될 것임을 쉼없이 경고해 왔다. 허나 시장은 연준의 '입'에 더 주목할 뿐 가장 중요한 시장금리에 대해서는 덜 인지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결국 연준의 '진짜' 무기와 수단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올해 어딘가에서 확인되는 순간 여전히 순진한 시장의 관심사는 더 이상 연준의 입에 있지 않을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연 2회, 3회, 5회, 7회의 금리 인상은 지난 40년간 이어진 유동성 장세에서 역사상 가장 막대한 버블이 형성된 yield 기반의 자산을 무너트리기에 충분하다. 아니, 실제로 금리 인상을 하지 않더라도 '그렇게 하겠다'는 토킹만으로도 YIELD 기반의 자산에 끼어있는 막대한 버블이 꺼지기 시작하기엔 충분하다.
☞ 관련 칼럼: 시장의 밸류에이션 (프루츠 이선철)
단, 25bp씩 이뤄지는 연 2회 3회 5회 7회의 금리 인상은 그 횟수와 무관하게 결코 작금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꺼트릴수 없다. 그나마 연준의 마지막 무기이자 수단이였던 달러마저 약해지는 상황에선 더욱더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전망은 심각해질 것이다.
유가는 인플레이션의 어머니라 그 누가 그랬던가. 이 또한 서술의 방향이 잘못되었지만 (정확히는 인플레이션이 유가 상승의 어머니다) 어째든 유가는 올해 약 한달 동안에만 23%가 상승중이다. 이러한 유가의 상승세가 금년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에 어떤 영향을 끼칠것 같은가? 물론, 지난번 서술했듯 현 시점에 유가의 '단기적 변동성'에 대한 리스크는 크게 상존하지만, 최근 방향을 꺽고 있는 유로화와 국채가격의 급락을 감안할 시 향후 원자재의 '장기적인' 고점 레벨이 어디까지 일지는 현재로선 그 누구도 예측이 어렵다.
프루팅/ 프루츠투자자문 이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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