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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by 제시카

어펌(Affirm)으로 본 국내 BNPL 시장의 가능성

Summary

- 최근 신용카드 대안으로 떠오른 BNPL 회사 어펌(Affirm)

- BNPL은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고 신용도가 낮은 MZ 세대 중심으로 각광 받고 있음

- 어펌은 아마존 등과의 파트너십 및 자체 신용평가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 확보

- 한국의 경우 현재 어펌과 같은 BNPL 서비스는 없으나, 정부 주도 계획이라는 점에서 동향을 지켜볼 만함

 

© iStock

 

Buy Now, Pay Later 2012년 Paypal의 공동 설립자 겸 CATCHA 공동 제작자인 Max Levchin이 창업한 어펌(Affirm)은 기술 기반 지불 네트워크 및 은행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소비자가 기간을 두고 구매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BNPL(Buy Now, Pay Later) 플랫폼 서비스 회사입니다. 총 거래액 기준 글로벌 3위의 BNPL 사업자이며, 미국에서는 2번째로 큽니다. BNPL은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MZ 세대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급성장 중입니다. 특히 신용카드 발급이 자유롭지 않고 무이자 할부 구매가 제한적인 미국·유럽에서 신사업 모델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어펌이 제공하는 플랫폼에는 POS 결제 솔루션, 가맹점 상거래 솔루션, 소비자 중심 애플리케이션이 포함됩니다. 신용카드와 달리 연체 이자, 추가 수수료 또는 위약금을 부과하지 않는 유연한 대안이 차별점입니다. 가상 카드(어펌 네트워크 외 가맹점에서 할부 결제), 어펌 앱(개인화된 마켓 플레이스 포함), 고수익 저축계좌를 포함한 상품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자연스럽게 타 업체 대비 높은 신용위험도를 가진 고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 어펌, 어펌의 플랫폼 사업 구조

 

어펌은 고정 할부(0% APR)를 통해 소비자가 보다 저렴하고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가맹점의 전환율과 평균 주문가액(AOV)을 높입니다. 소비자는 주로 온라인 및 모바일(어펌 기준 90% 이상)로 구매하고 나중에 지불합니다. 이때 어펌은 손실률을 신용카드 업체보다 낮게 유지하고 위험을 낮추기 위해 대출금 일부를 제3자에게 판매합니다. AOV가 높은 거래를 성공적으로 지원하는 데는 기술 및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둔 것이 뒷받침하며, 이는 BNPL 동종 업체와 차별화되는 핵심 포인트입니다.

 

© 어펌, 고정금리에 이자포함 대출 제공, 분할 납부를 특징으로 내세움

 

신용카드 대체할 ‘힙’한 서비스 한편, 코로나19로 전자 상거래 판매 및 BNPL의 광범위한 채택이 가속화했습니다. 소비자는 비용 절감 및 현금 흐름 관리에, 판매자는 수요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지출 속도가 느린 신용카드와 비교할 때, 젊은 세대는 BNPL을 얼리어답터(Early Adopter)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BNPL을 편리하고 투명한 지출 방법으로 여기기도 합니다.

 

© Afterpay, BNPL이 온라인과 쇼핑 리테일 분야에서 의미있는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

 

© Afterpay

 

위의 도표에서 보듯, 미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BNPL은 ‘21년 6%에서 ‘24년 12%까지 결제 비중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BNPL 지출은 2020년 이후 230% 증가했습니다. 직불카드 사용 지출 증가율이 43%이고, 신용카드 지출 증가율이 8%인 것을 감안할 때 놀라운 수치입니다. 이러한 성장세로 볼 때, BNPL은 2024년 전체 이커머스 시장의 10%를 차지할 전망입니다. 미국에서는 수수료 금리가 높은 신용카드 할부 결제 대신 BNPL이 이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리스크 요인으로 시장 경쟁 격화, 가맹점 수수료 하방 압력, 규제 도입이 있을 수 있습니다.

 

공격적인 독점 파트너십도 강점 어펌은 다양한 업체의 6,000개 이상의 가맹점(미국 전자 상거래의 약 60% 파트너사와 제휴)을 플랫폼에 보유하고 있으며, 2023년 1월까지 미국 내에서 어펌이 유일한 BNPL로서 신용카드 대안이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어펌의 주요 소매 고객사

 

또한, 아마존 페이 결제수단으로 선정되어 아마존 고객들이 50달러 이상 구매할 경우 어펌을 통해서만 후불 할부 결제가 가능합니다.

 

© 아마존

 

이를 위해 어펌은 아마존에 어펌 A 클래스 보통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워런트*를 부여하였으며, 아마존은 미국에서 타 할부 결제 상품, 서비스를 출시하지 않을 것을 명시했습니다. 이로써 앞으로 아마존에서 어펌이 결제 수단으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최근 Shopify와도 파트너십을 체결해 미국 내 적격 가맹점을 위한 독점 BNPL 제공 업체가 될 것입니다.

 

* 1백만 페니 워런트 + 초기 계약 기간에 조건 만족 시 계약 기간에 걸쳐 부여하는 추가 6백만 달러 워런트, 향후 7년 내 추가로 1500만 달러 워런트 추가 투자 가능, 100달러 행사

 

알고리즘으로 꼼꼼한 리스크 관리 일반적으로 BNPL 사용자는 구매 당일에 총 가격의 일부를 지불하고, 향후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구매 가격의 나머지를 지불합니다. 기한 내에 상환하면 별도의 이자나 구매 비용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BNPL은 사용자가 소규모 단기 구매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어펌의 수익모델은 소비자에게 청구하는 ‘이자’입니다. 아예 이자가 없는 상품들도 제공하고 있지만, 소비자의 신용도에 따라 대부분 10%에서 최대 30%까지 이자가 붙습니다. 선택 가능한 할부 옵션은 3개월, 6개월, 12개월로 구성되는데,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머신러닝과 빅데이터 분석 등으로 사용자의 신용도를 분당 수천 개까지 평가합니다. 신용평가 기준이 최대 80여 가지의 알고리즘에 의해 운용되며, 구체적인 알고리즘은 밝히지 않았지만 IPO 당시 750만 개 이상의 사용자 대출 전력과 지난 6년 동안 축적된 상환 기록으로 자체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해왔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머신러닝을 활용한 위험 분석 모델을 통해 10억 개 이상의 복잡한 변수 집합을 개별 데이터 베이스화 시켜 사용자가 금전 사기 및 과도한 대출을 할 수 없도록 예방해왔다고 합니다.

어펌의 경우 대출금 일부에 대한 채무불이행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만, 경영진은 회사의 독점적 위험 모델이 경쟁력 향상과 시간이 지남에 따라 (1) 제3자에게 더 많은 대출을 판매(3Q20의 50%에서 4Q22의 어펌 포트폴리오의 71%까지 대출 증가), (2) 단기 거래에 더 집중하여 신용위험을 더욱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동사의 매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자 상거래액이 44%인 것을 감안할 때, 유저들에게 제공되는 소액 매출 및 할부 이자 수익은 38% 정도로 대부 업체 성격도 있습니다.

 

 

다만, 동사의 최대 고객인 펠로톤(전체 매출의 30% 차지)이 지속적인 수요 확대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동사의 실적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펠로톤은 어펌의 높은 평균 주문금액(AOV)에 기여해 왔으나, 최근 판매량 급감으로 동사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최근 실적에서 GMV 27.1억 달러(84%, 펠로톤 제외 138%)로 총 상품 거래량이 증가했고, 쇼피파이 플랫폼 가맹점 상승으로 활성 가맹점은 102,200점(YOY 1468%)로 늘어나고 있기도 합니다.

 

국내 BNPL 동향은 어떠할까 국내에는 어펌, 애프터 페이와 같이 BNPL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는 아직 없습니다. 다만, BNPL은 정부 주도 디지털 금융 촉진 계획의 일부입니다. 이를 통해 결제 사업자는 소액결제를 제공하는 한편, 기타 신용카드 기능을 제한하고 소비자 보호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됩니다. 초기 한도는 30만 원이며, 상환은 해당 월 내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러한 결제 플랫폼은 신용카드와 달리 할부/리볼빙/현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습니다. 또한, BNPL이 메인 비즈니스가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BNPL 사업 규모는 상한선이 적용되어 전분기 거래금액의 50%만 가능합니다. BNPL을 단독 결제수단으로도 사용할 수 없으며 기존 잔액과 결합해야 합니다. 지불 플랫폼은 자체 신용 검토를 기반으로 개별 한도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정부의 BNPL 목적은 1) 주부나 신입생 등 신용 기록이 제한된 사람들에게 더 나은 접근성을 제공하고, 2) 대체 신용 데이터를 통합하고 새로운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3) 고객 편의성을 제고하고, 4) 핀테크 유니콘을 Klarna, Kabbage 및 Afterpay와 같은 선도 기업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목표입니다. 주요 업체들의 동향을 보면, 1) 카카오페이의 교통비 후불 결제 서비스는 지난해 6월 혁심 금융 서비스로 지정되어 2021년 말 출시되었으며, 향후 신용평가 및 대출 연체관리 강화 및 후불 서비스 확대에 활용될 예정입니다.

현재까지 BNPL 관련 국내 시장 규모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0년 간편 결제 서비스 일 평균 금액은 4492억 원으로 전년대비 42% 증가했으며, 카드의 일평균 이용금액은 2조 5210억 원으로 전년대비 0.6% 늘어나 간편 결제 시장의 성장세를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네이버 파이낸셜은 2021년 2월 BNPL 시범 서비스를 최초로 론칭했으며, 21년 4월부터 네이버 페이 가입 1년 이상 된 만 19세 이상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후불결제 옵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신용기관의 금융 정보와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의 비재무 정보를 결합한 신용평가 시스템인 ACSS(Alternative Credit Scoring System)를 활용해 이용자를 선별하고 한도를 최대 30만 원까지 설정하였습니다. 참고로 네이버의 2021년 8월 연체율은 1.49%(카드사 연체율 0.58%보다 2.5배 높음)입니다. (관련기사: 외상 결제 네이버페이, 연체율 급증 괜찮나)

쿠팡은 2020년 8월 후불 서비스를 시행하여 일부 이용자가 쿠팡에서 직접 판매하는 상품의 대금을 다음 달 15일까지 유예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커머스 기업들은 혁신기업 지정을 요청하지 않고 시범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데 신용카드의 다용성(versatility)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쿠팡은 타 BNPL 서비스보다 높은 한도를 제공할 수 있어 이용자가 최대 130만 원까지 결제를 유예할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디지털 외상 확대하는 쿠팡… 한도 늘리고 무이자 할부까지)

최근 마이 데이터 라이선스 승인으로 카카오페이 역시 상당한 메리트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네이버 파이낸셜과 토스가 주요 경쟁사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결제와 금융 부분 모두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직접적인 경쟁자는 아직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네이버 파이낸셜은 2020년 온라인 간편 결제 22%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디지털 결제의 선두주자이지만, 핀테크 서비스는 주로 핵심 전자 상거래 운영을 지원하는데 활용됩니다. 카카오페이와 가장 겹치는 서비스가 많은 토스는 트래픽을 자연스럽게 견인해 주는 카카오톡과 같은 강력한 메신저 플랫폼이 없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시장 지배력을 주도하는 사용자 트래픽이 계속해서 뒤처지지 않을까 우려가 되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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