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알트만, 월드코인의 등장
SUMMARY
'두 달 만에 가입자 1억 명 돌파, 마이크로소프트(MS)의 12조 원 투자, AI 열풍 주역'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챗GPT입니다. 지난해 혜성같이 등장한 챗GPT로 AI에 대한 관심이 식지 않는 가운데 CEO인 '샘 알트만'의 행보가 독특합니다. 그는 챗GPT를 개발하며 발견한 문제점을 가지고, 새로운 사업을 도모 중인데요. 전 세계를 AI 열광에 빠트린 그가 이번엔 어디에 관심을 가지고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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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GPT의 아버지, 샘 알트만의 도전 생성형 ChatGPT를 개발한 OPEN AI의 대표인 샘 알트만(Sam Altman). 그는 전 세계에 AI 열풍의 불을 지핀 장본인이다. 서점가에는 관련 서적들이 도배됐고, AI 학습 열풍이 부는 등 전 세계는 말 그대로 AI를 이해하기 위한 공부에 빠졌다. AI 논쟁에 불을 지핀 AI의 아버지인 샘 알트만은 ChatGPT 외에 다른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워낙 영향력이 커진 만큼, 그의 다른 사업에도 자연스레 관심이 쏠린다. 그의 다른 사업은 바로 월드코인(WorldCoin)이라 불리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다. 월드코인은 'Tools for Humanity(TFH)'가 개발했고, 월드코인재단이라는 비영리법인에서 관리 중이다. 현재 베타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2023년 내로 정식 론칭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9년에 샘 알트만이 공동 창업한 프로젝트로 그의 명성에 걸맞게 이미 2,5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그 월드코인이 주요 거래소에 일제히 상장됐다.
월드코인이 뭐길래? 홍채를 인식해서 사람임을 인증한다는 것이 월드코인 프로젝트의 목적이다. 홍채는 인간만 가지고 있기 때문. 앞으로 점점 더 사람인지, AI인지를 구분하기도 어려울 것이고, 콘텐츠를 만든 주체 구분이 중요해지는 시대가 올 것이기에 미리 대비한다는 것이 월드코인측의 설명이다. 또한 향후 AI로 인해 부의 불균형이 심해질 텐데 한 곳에 집중될 부를 재분배하고, 사람들에게 기본소득 지급을 위해선 홍채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두 번째 목적이다. 즉, 홍채를 통해 사람들의 신원을 인증하고,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반으로 월드코인이라는 암호화폐를 지급한다는 이야기다. 지문인식이나 안면인식보다 홍채인식의 보안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홍채인식을 택했다. 월드코인에 따르면, 홍채인식은 안면인식 보다 정확한 신원인증이 가능하다.
방법은 간단하다. 오브(Orb)라 불리는 홍채인식 스캔 기기에 홍채 인증을 하면, 홍채 데이터가 개인별 고유 인식 번호로 암호화돼서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저장된다. 이 고유 인식번호는 월드ID가 되며, 디지털 세계에서의 신분증 역할을 한다. 월드ID를 통해 신원을 인증한 사람들은 스마트폰에 ‘월드 앱’이라는 지갑을 설치하면 월드코인을 지급받는다. 그리고 이 월드코인은 법정화폐로 교환 가능하다. 현재 이 오브(Orb)를 통해 자신의 홍채를 스캔하여 개인 지갑을 만든 사람에게는 무료로 월드코인이 지급된다. 올해 6월 말 기준, 전 세계에 약 190만 명 이상이 홍채를 스캔하고 월드ID를 지급받았다. 이 월드코인은 추후 AI 시대가 도래할 때 AI로 줄어들 인간 일자리의 손실을 상쇄할 기본소득으로 쓰일 예정이란다. 즉, 오브(Orb)를 통해 월드ID를 인증하면 ‘월드 앱’이라는 지갑에 월드코인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월드ID를 통해 AI와 구별되는 인간임을 증명하고, 월드코인을 통해 기본소득을 실현함으로써 일자리 소멸로 인한 소득 문제를 해결한다는 게 월드코인의 취지다.
기본소득을 결정한 이면엔... 샘 알트만은 ChatGP를 개발하면서 큰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AI가 등장하면 인간이 하던 일을 AI가 대신할 것이라고 확신한 그는 AI로 인해 인간이 보다 창의적인 일을 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일자리를 AI에 빼앗기면 근로소득이 감소할 수도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가령 AI가 이런 칼럼을 대신 써준다면 필자는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할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일을 빼앗기는 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AI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부의 쏠림도 걱정했단다. AI 기술을 가진 기업들은 부를 독점하겠지만, AI에 일을 내줄 기업들은 일도 빼앗기고, 부의 격차도 벌어지는 이중고에 빠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바로 기본소득이었다. 단, 문제는 방법이었다. 전 세계인들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해야 하는데 각 국가마다 화폐 시스템도 금융 시스템도 모두 제각각이다. 그리고 감소세라곤 하지만 월드뱅크(WorldBank)의 조사에 따르면, 아직도 전 세계에 은행 계좌가 없는 인구는 14억 명이다. 80억 명에 가까운 세계 인구 중에서 이들 14억 명만 빼고 기본소득을 줄 수는 없지 않은가. 하지만 스마트폰은 대부분 갖고 있다. 이런 점에 착안해 핀테크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하기도 했는데, 샘 알트만도 이에 주목했다. 스마트폰이 있으면 은행 계좌가 없어도 기본소득 지급이 가능하고, 암호화폐 지갑을 설치해 송금과 결제가 가능하면 암호화폐는 국가간 시스템에 영향을 덜 받는 최고의 방법이었다. 그래서 그는 월드코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리고 인간을 구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요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어느 그림을 하나 게시하고, 이 그림을 누가 그렸는지 맞추기 놀이도 할 정도다. 그만큼 이제는 인간과 AI의 구분도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앞으로 이런 현상이 가속화될 것은 뻔하다. 심지어 대화 상대방이 인간인지 AI인지 구분해야 할 수도 있다. 그래서 그는 인간을 구분하기 위한 대안으로 홍채를 제시한 것이다.
분명 조심할 필요는 있다! 그럴싸해 보이는 계획이지만, 문제도 많다. 우선, 홍채 데이터에 대한 문제다. 홍채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기에 생체정보로 적합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그 데이터가 유출될 경우 그 문제는 걷잡을 수 없다. 하다못해 유출된 이메일 주소나 휴대폰 번호는 변경할 수 있지만, 홍채는 영원히 바꿀 수 없다. 한번 유출된다면 그 결과는 끔찍할 것이다. 이미 일부 해커들은 오브(Orb)에 악성코드를 심고, 담당자의 로그인 정보를 탈취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중국과 일부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월드코인을 받기 위해 홍채 데이터를 거래하는 암시장이 형성되기도 했다.
지난 2021년에 월드코인이 인도네시아와 케냐 등에서 홍채 스캔을 할 때 어떤 서비스인지에 대한 설명보다 경품을 내걸어 고객을 모집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만약 누군가가 자신의 사진을 이용해 홍채 데이터를 확보하려 하고 그 시도가 성공한다면? 그만큼 아직 홍채 데이터에 대한 관리는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또 한 가지 문제점은 아직 월드코인에 대한 사용처가 없다는 점이다. 홍채 데이터를 스캔해서 월드코인을 받지만, 그 월드코인을 사용할 사용처가 없다면 내 홍채 정보를 넘겨 사용할 수 없는 무언가를 받은 것에 불과하다. 월드코인 재단은 추후 월드코인을 사용할 수 있는 사용처가 늘어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그건 아직까지 월드코인 재단의 주장에 불과하다.
마지막으로 결국 이 프로젝트는 기본소득을 전제로 시작했는데, 이번에 공개된 월드코인 백서의 토큰 이코노미를 살펴보면, 월드코인 팀과 투자자들에게 25%가량 할당됐다. 월드코인을 개발한 Tools for Humanity와 운영하는 월드코인 재단, 이 프로젝트에 투자한 a16z, 코인베이스 등이 전체 월드코인 물량의 25% 가량을 할당받는데 과연 이를 기본소득이라고 할 수 있을까? 따라서 샘 알트만과 월드코인 재단의 프로젝트 추진 취지에도 불구하고 과연 그 목적에 부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많은 의구심이 따른다.
분명, 조심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그래도 AI시대에 블록체인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샘 알트만의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흥미가 가는 것도 사실이다. 샘 알트만의 실험, 아직 불안하지만, 그의 시도는 어떤 결론이 나올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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