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디파이(DeFi) 시장에서 나타나는 변화
Summary
- 최근 한 달간 테라의 고객예치금이 비약적으로 증가
- 이는 UST를 예치할 경우 연이율 19.4%를 지급하는 앵커 프로토콜 때문
- 일각에서 제기된 테라와 앵커 프로토콜을 향한 두 가지 부정적인 시선
- 한편, DeFi 성공 요건을 갖춘 니어 프로토콜을 향한 기대감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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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의 급성장 최근 DeFi 시장 고객예치금(TVL)이 하락하고 있다. Defillama에 따르면, DeFi의 고객예치금은 지난해 2,500억 달러에 육박했지만, 최근에는 약 2,000억 달러 수준까지 감소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지정학적 리스크의 고조, 그리고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적인 행보 등 매크로 환경이 투자에 비우호적인 분위기로 변하면서 가상 자산 현금화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다행히 매크로 환경은 조금씩 안정을 되찾았다. 대부분 블록체인에서 고객예치금이 다시 증가해 2,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특히, 특정 블록체인 기반 DeFi의 고객예치금은 지난 한 달간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테라(Terra)가 대표적이다. 테라는 고객예치금 기준으로 이미 작년 바이낸스체인을 뛰어넘어 이더리움에 이은 두 번째 블록체인으로 등극했다. 지난 한 달간 고객예치금도 49.8% 증가해 3위인 바이낸스체인과의 격차를 벌리며 2위 자리 굳히기에 돌입했다. 폴카닷(Polkadot), 니어(Near)도 각각 전월대비 52.8%, 62.2% 증가하면서 DeFi 분야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한때 80%를 넘어섰던 이더리움 계열 DeFi 고객예치금 비중은 56.2%까지 감소할 정도로 후발주자들의 추격은 거세게 진행되고 있다.
앵커 프로토콜을 향한 의구심 테라 인기의 중심에는 앵커 프로토콜(Anchor protocol)이 있다. 현재 앵커 프로토콜의 고객예치금(TVL)은 약 169억 달러에 이른다. 앵커 프로토콜은 테라 생태계에서 스테이블코인인 UST를 예치할 경우 연이율 19.4%를 지급한다. 저금리 시대에 달러에 페그(peg) 된 스테이블코인 예치만으로 높은 이율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인기가 높다. 앵커 프로토콜의 고객예치금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려 섞인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스테이블코인으로 고 이율 이자 지급의 연속성이 이어질 수 있겠느냐라는 부정적인 시각이다. 달러 예금으로 20% 가까운 이자를 받고 있다고 생각해 보면 이런 우려가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앵커 프로토콜은 UST 예치를 통해 유동성이 낮지만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탈 중앙화 예금 프로토콜이다. 대출도 가능하다. 대출을 하고 싶은 고객은 Bonded Assets(bAssets)을 담보로 맡기고, 일정한 차입 비율로 UST를 빌릴 수 있다. 초창기에는 앵커 프로토콜에 예치되어 있는 금액보다 대출이 더 많았기 때문에 높은 이자를 지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몰렸고, 현재는 대출 금액보다 예치 금액이 훨씬 많아지면서 높은 이자율의 이자를 지급하는 것이 지속 가능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현재 앵커 프로토콜의 대출금액은 약 27억 달러인데 반해 고객 예금 금액은 약 114억 달러다.
테라가 워낙 인기가 높은 프로젝트이다 보니, 해외에서도 관심이 높다. 높은 이자율 지급이 지속 가능한지, 그리고 스테이블코인인 UST가 정말 1 달러에 대응하는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지가 주된 관심사다. 앵커 프로토콜의 이자는 UST를 대출한 후 발생한 이자 및 대출자들이 담보로 맡긴 루나(LUNA)와 이더리움(ETH)을 스테이킹 해서 발생하는 이자로 지급된다. 이자 수익이 예치 이자를 지급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경우, 준비금에서 자금을 충당해 지급할 수밖에 없다. 현재 예치 이자를 받으려는 수요가 대출 수요보다 많아 테라는 준비금에서 예치 이자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테라의 준비금은 지난해 말 7천만 달러에서 올해 초 650만 달러까지 감소하기도 했다.
UST의 가치 유지도 관심사다. 일반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은 발행한 스테이블코인만큼의 달러를 보유해 1:1로 페그(peg) 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UST는 알고리즘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으로, 발행할 때마다 루나(LUNA)를 소각해 가치를 유지한다. 즉, 루나의 가격이 상승해야만 UST의 가격이 안정적인 구조다. 이런 우려에 최근 테라는 2.5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입했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기도 했는데, 테라는 달러, 루나(LUNA) 등과 함께 통화 바스켓을 구성해 준비금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권도형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제3의 준비자산을 보유해 UST 환매 압력에 대한 단기 수요에 대응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테라(루나)는 이제 국내를 넘어 전 세계에서 주목하는 프로젝트다. 테라에 제기된 의심의 눈초리, 그리고 이것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따라 가상 자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니어 프로토콜로 몰리는 개발자들 니어 프로토콜의 인기도 심상치 않다. 테라와 솔라나 등 레이어 1(Layer 1) 프로젝트의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니어 프로토콜은 지난해 10월, 약 3.5억 달러 규모의 DeFi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을 발표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테라의 UST를 니어 프로토콜 네트워크와 호환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1월에도 1.5억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니어 프로토콜 성장의 중심에는 오로라(Aurora)가 있다. 오로라는 이더리움 언어인 솔리디티와 바이퍼에 기반한 스마트 컨트랙트를 원활하게 배포할 수 있으며, 이더리움과 오로라 사이의 토큰 및 데이터 전송이 허가 없이 이뤄지도록 해준다. 니어 프로토콜은 오로라를 상용화했고, 이더리움 블록체인과 호환이 가능해졌다. 이더리움 개발 언어인 솔리디티를 니어 블록체인 위에 쉽게 배포할 수 있도록 해주고,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이용하던 개발자들이 쉽게 니어 프로토콜의 생태계에 합류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된 것이다. 니어 프로토콜 측은 오로라가 이더리움보다 빠른 속도, 그리고 저렴한 수수료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니어 프로토콜은 DeFi 성공의 요건은 많이 갖춘 상태다. 어차피 이더리움이 아니라면, 한계는 분명하다. 그러한 한계를 인정하고, 공존을 도모하면서 많은 개발자 및 투자 자금을 유치해 생태계 발전에 기여한 프로젝트들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 니어 프로토콜도 같은 길을 가고 있다. 최근 론칭한 Aurigami, 그리고 Bastion protocol은 성공적으로 고객예치금을 유치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기대감을 안겨줬다가 성공하지 못한 프로젝트가 워낙 많았기에 니어 프로토콜의 성공 여부를 지금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적어도 현재까지는 DeFi 내 성공 필수조건들을 하나씩 충족해가고 있어서 충분히 기대감을 가져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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