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의 도주를 보고 떠오른 비트코인의 힘 "
Summary
- 비트코인은 디지털 형태의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안전 자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
-︎ 실제로 경제 위기에 직면한 신흥국의 경우 자본 통제 우려가 높아질 때마다 비트코인 수요가 늘어남.
-︎ 플랫폼 기업들이 본인들의 어플리케이션에 돈을 충전하거나 자체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는 일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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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가득 도주한 아프간 대통령 9.11 테러 이후, 20년간 이어진 미국과 탈레반의 전쟁이 막을 내렸다.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탈레반에 권력 이양을 선언했다. 20년간 이어진 전쟁을 통해 미국은 2500명 가까운 군인이 전사했고, 2.3조달러 규모의 막대한 전쟁비를 지출했다. 미국에서도 미군철수를 지지하는 국민이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정치적 부담과 국제사회의 비난을 의식해 그 동안 미국은 철군을 하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미군 철수가 급물살을 탔고, 마침내 이번에 미국은 전격적으로 철수했다.
탈레반이 다시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수도 카불이 함락 위기에 처하자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한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에 대한 비난도 거세다. 특히, 그가 도망치면서 현금으로 가득찬 차 4대와 함께 탈출을 했고, 헬리콥터에 현금을 옮겨 싣는 과정에서 공간이 부족해 활주로에 버리고 갔다는 소식이 많은 이들의 주목을 끌었다. 국가가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을 등지고 떠난 이에 대해 옹호할 생각은 없고,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 만약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비트코인을 보유했다면?
하지만 문득 이런 상상을 해봤다. 만약 아프가니스탄의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이 비트코인을 갖고 있었고, 비트코인 지갑인 나노렛져를 사용하고 있었다면? 아마도 그는 자동차 4대 분량의 현금을 옮길 필요도 없었고, 더 많은 금액을 갖고 도피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당연히 언론을 통해 현금을 옮기는 장면이 포착되지 않아서 비난 수위도 지금보다는 낮았을 것이다.
경제 위기마다 비트코인 수요 급증 비단 이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뿐이 아니라 과거에도 이런 사례는 많았다. 지난 2018년, 미국의 경제제재로 터키의 리라화가 폭락하자 흥미로운 일이 발생했다. 우리나라의 포털 사이트에는 “터키 버버리”가 인기검색어 상위에 올렸다. 터키 리라화 폭락과 함께 버버리 세일로 인해 이중으로 할인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터키 국민들은 폭락하는 자신들의 화폐가치를 피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구매하는 수요가 급증했었다.
남미에서도 이런 사례는 많았다. 코로나19가 창궐했던 지난해 초, 8차례 디폴트 위기에 내몰렸던 아르헨티나는 9번째 디폴트 위기에 직면했다. 마르틴 구스만 아르헨티나 경제장관은 채무를 갚기 어렵다고 고백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663억달러 상당의 외채 상환을 3년간 미루고 415억달러 상당의 이자ㆍ원금 부담을 삭감해달라고 채권단에 요구했다. 그러나 채권단은 단호하게 거부했다. 경제위기에 직면한 신흥국들은 자본통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때마다 예금 인출을 제한했었고, 그 때마다 해당국가에서는 비트코인을 찾는 수요가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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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코인은 안전자산일까?
안전자산이란? 흔히, 금, 달러 그리고 부동산 등을 안전자산으로 인식한다. 위험자산에 비해 기대 수익률은 낮지만, 변동성이 적고 경제가 위기에 직면했을 때 빛이 발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금융시장을 덮쳤을 때도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찾았던 것이 미국달러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안전자산의 위엄은 대단하다. 이번에 아프가니스탄 대통령도 달러를 챙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 당연히 많은 사람들은 위기의 순간에 직면했을 때 금과 달러부터 챙길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이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의 사건에서도 봤듯 긴박한 순간에는 원하는 만큼의 금과 달러를 확보하기가 매우 어렵다. 수도가 함락 위기에 빠진 국가에서 은행에서 달러를 인출하기란 불가능에 가깝고 보유한 현금을 금으로 바꾸는 것도 마찬가지다. 운 좋게 보유한 현금을 금과 달러로 바꿔도 운반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이용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가격 변동성이 있어 지불결제수단으로 쓰이지 못한다는 비판도 많지만, 어쨌든 전세계 어디에서나 지불 가능하다. 아니면 비트코인을 나노렛져와 같은 디지털지갑에 담아 이동한 후, 그 곳에서 달러로 바꿔도 된다. 즉, 비트코인은 위기의 순간에 달러와 금이 갖지 못한 디지털 형태의 가치저장 수단으로써 매력적이다. 따라서 투자의 관점이 아닌, 정말로 위기의 순간에 직면했을 때 비트코인은 안전자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 비트코인과 플랫폼 기업들의 디지털화폐가 누군가에게는 안전자산이다
스타벅스 은행과 아마존 경제권 플랫폼 기업들이 본인들의 어플리케이션에 돈을 충전하거나, 아니면 자체적인 디지털화폐를 발행하는 일은 이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미 스타벅스가 글로벌 은행을 꿈꾼다는 이야기는 익히 알려져 있다. 우리가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기 위해 스타벅스 어플리케이션에 충전하는 금액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스타벅스는 아르헨티나에서 은행업에 진출했다. 아르헨티나 국민들 입장에서는 떨어지는 자국의 화폐가치, 그리고 신뢰도가 낮은 자국의 은행에 비해 스타벅스라는 글로벌 굴지의 기업이 주는 신뢰가 더 크게 느껴질 것이다. 최악의 경우에 망해도 커피는 마실 수 있다.
아마존 역시 마찬가지다. 아마존경제권이라는 말이 있다. 아마존을 통해 모든 경제생활이 가능하고, 이제는 아마존의 영향력이 그 만큼 커졌음을 잘 보여주는 용어다. 우리나라에선 아마존을 통한 온라인 쇼핑 비중이 크지 않아 체감이 어렵지만, 해외로 눈을 돌리면 아마존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 고객 친화적인 아마존은 원클릭으로 손쉽게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이미 구축했다. 아마존은 가장 먼저 환전 및 결제 서비스를 도입했다. 고객의 재방문을 촉진하고 전자상거래 매출 증대를 위해서는 결제 기능의 편의성을 높이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은행 고유의 업무 중 하나인 예금 업무에 대해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아마존카드와 아마존캐시는 아마존 이용자들이 돈을 충전해서 사용한다. 포인트 지급의 형태로 이자도 지급하고 있다. 기프트카드를 통해 결제하면 일반 고객은 최대 2%, 프라임 고객은 최대 2.5%의 포인트가 적립된다. 요즘 은행 이자를 생각해보면 포인트 적립률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안전자산으로의 비트코인 자, 그렇다면 자국의 금융상황이 불안한 국민들, 혹은 이번 아프가니스탄처럼 자국의 안위를 걱정해야 하는 국민들 입장에서 안전자산이란 무엇일까? 금과 달러보다 비트코인이나 아마존캐시등이 자국 통화보다 더 매력적이지 않을까? 은행에서 찾을 수 없는 돈과 이동이 어려운 자국의 현금이나 달러보다는 디지털형태로 보관해 이동이 쉽고, 물건이라도 살 수 있는 아마존캐시가 더 매력적일 것이다.
우리는 투자자의 관점에서 비트코인을 위험자산으로 평가하지만, 지구 어느 곳의 국민들에게는 더 없는 안전자산이 비트코인이나 아마존캐시와 같은 플랫폼 기업들의 디지털화폐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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