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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이슈를 바라보는 시선과 향후 전망

Summary

- 글로벌 시가총액 6등에서 상장폐지 신세가 된 테라 프로젝트

- 스테이블 코인의 이점과 앵커 프로토콜을 활용해 다수의 투자자 확보

- 루나 사태 이후 나타날 크립토 시장 전망 4가지

 

© iStock

 

최근 2주 동안 계속된 루나 이슈가 크립토 시장을 넘어 자산 시장에서도 주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글로벌 시가총액 6등까지 기록했던 ‘테라 블록체인’은 최근 2주간 -99% 이상의 낙폭을 기록하며 주요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됐다. 크립토 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던 필자의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심정이 크다. 최대한 중립적인 입장에서 쟁점과 향후 전망에 대해 다뤄보겠다.

 

| 580억 달러 증발한 테라 프로젝트

무엇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나 루나의 가장 큰 특징은 ‘스테이블 코인’ 테라와 교환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테라(UST)는 변동성이 높은 일반 코인과 달리 ‘1테라=1달러' 가치가 유지되도록 만들어졌다. 또한, 테라를 예치하면 ‘앵커 프로토콜’이라는 디파이(DeFi) 시스템을 통해 연 20%에 달하는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루나를 사서 시세차익을 볼 수도 있고, 루나를 테라로 바꿔 안정적인 고수익을 누릴 수 있던 셈이다. 높아지는 인플레이션 압력, 빨라지는 긴축적 통화정책 등 매크로 투자환경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높은 고이자율을 지급한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인기를 끌었다. 루나가 급성장한 배경이다.

그동안 테라 프로젝트를 둘러싼 논란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쟁점은 크게 두 가지였다. ① UST(스테이블 코인)의 지속가능성② 20% 정도의 이자를 지급하던 디파이(DeFi) 서비스 ‘앵커 프로토콜’의 지속가능성이었다. 결국 그동안 논란이었던 문제가 이번에 터지면서 하락폭이 커졌다.

달러와의 페깅이 깨지면서 UST 낙폭이 커졌고 루나 역시 함께 급락했다. 이 과정에서 발행사인 ‘테라폼랩스’는 사태 수습을 위해 구제금융 조달에 나섰지만, 자본 유치에 실패해 투자자들의 패닉셀이 빨라졌다. UST를 믿었던 투자자들은 이를 루나로 바꾸기보다 매도에 나섰고, 루나는 새로운 투자 자금 유입이 멈추면서 낙폭이 점차 확대됐다. 그리고 마침내 주요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되기에 이르렀다.

이번 테라 이슈의 가장 큰 쟁점은 무엇보다 스테이블 코인이었다. 스테이블 코인은 1달러에 페그(peg) 된 디지털 화폐로 법정화폐 담보 기반, 가상 자산 담보 기반, 알고리즘 기반 등으로 나뉜다. 이번에 문제가 된 UST는 알고리즘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이다. 작년 1월, 미국 통화감독청(OCC)는 스테이블 코인을 통한 지불결제를 승인한 바 있다. 올해 2월에는 관련 청문회를 개최했고, 스테이블 코인의 급속한 성장과 지불수단으로서의 잠재적 가능성, 금융 시스템 및 국가 안보에 대한 위험성 등에 대한 논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향후 전망

크게 네 가지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① CBDC 도입 논의 가속화 그동안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와 민간에서 발행하는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논쟁이 많았다. 옐런 미국 재무 장관은 스테이블 코인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피력한 바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알고리즘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압박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법정화폐 담보 기반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이며,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건전성 여부도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스테이블 코인과 경쟁관계를 보였던 CBDC에 대한 논의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한다. 각국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CBDC에 대한 연구 및 논의가 한창이다.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신뢰가 많이 깨진 만큼, 대척 관계에 있는 CBDC 도입 논의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② 디파이(DeFi) 규제 가능성 테라 블록체인의 가장 큰 인기 요인은 높은 이자율을 지급했던 디파이 서비스 앵커 프로토콜 때문이었다. 디파이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그동안 관련 제도나 규제가 미비했던 것도 사실이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이미 지난해 8월 디파이 규제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디파이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은 것도 사실이지만, 투자자 보호 및 옥석 가리기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③ 투자 심리 위축은 불가피 루나는 한때 시가총액 6등을 기록했으며, 테라 프로젝트는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서도 20만 명 이상이 투자했던 것으로 추산된다. 인기가 높았던 프로젝트가 몰락하고,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많아 단기적인 시장 위축은 불가피하다. 실제로 크립토 시장의 공포지수는 확대되고 있다. 불안한 매크로 환경과 맞물린다는 점도 부담이다. 크립토 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확대된 만큼, 다른 자산 시장으로의 전이 가능성을 모니터링 하는 것도 필요하다.

 

④ 비트코인·이더리움 쏠림 현상 심화 크립토 시장에서 굳건한 위치를 구축한 비트코인은 이번 사태로 인해 탈중앙성이 다시 한번 부각됐다. 플랫폼 블록체인의 선두주자인 이더리움은 그동안 수많은 후발주자들의 역습을 버텨냈고, 이번 테라 프로젝트의 몰락으로 존재감을 다시 뽐냈다. POS 전환 등 생태계 확산이 기대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현재 글로벌 굴지의 금융회사들이 관심 있어 하는 크립토 자산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다. IT 기업들 역시 마찬가지다. 후발주자들의 약점이 계속 드러나는 만큼 이미 이런 길을 거쳐 자리를 잡은 기존 강자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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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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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SK증권 블록체인혁신금융팀장 現) 금융투자 도서 저자 前) SK증권 애널리스트 前)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 前)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前) 체인파트너스 애널리스트 저서: 『한권으로 끝내는 비트코인 혁명』 / 『넥스트파이낸스』 / 『우주에 투자합니다』 / 『부의 대전환: 코인전쟁』 주식전략 및 시황 애널리스트다. 지난 2017년 증권사 최초로 비트코인 관련 리포트를 발간하는 등 신기술과 새로운 트렌드에 관심이 많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트렌드를 전달하는 투자자들에게 나침반과 같은 애널리스트가 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