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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사태 이은 설상가상 ‘셀시우스 사태’

Summary

- 불안한 매크로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가상 자산 시장도 자유롭지 않음

- 최근 이른바 '셀시우스 사태'로 이더리움을 비롯한 가상 자산 시장 전체가 하락하는 일 발생

- 셀시우스 사태는 디파이 서비스 업체의 방만한 경영이 근본 원인

- 추후 디파이를 비롯한 가상 자산 규제 압력은 높아질 전망

 

© iStock

 

‘약간의 고통’ 필요한 시장 분위기 매크로 환경의 불안감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 5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8.6% 급등하면서 1981년 12월 이후 최대 폭 증가를 기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빅 스텝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연준은 6월 FOMC에서 마침내 기준금리를 75bp 인상했다. 연준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을 더 이상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추가적인 긴축 가능성도 시사했다. ‘약간의 고통(some pain)’이 필요할 것이라는 언급을 볼 때 매크로 상황은 앞으로도 녹록지 않다.

인플레이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지정학적 리스크, 이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이슈, 그리고 중국의 재봉쇄 등… 불안한 매크로 상황 속 향후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다. 이에 자산 시장은 말 그대로 패닉 상황이다. 불확실성이 시장을 억누르는 가운데 투자심리는 크게 위축됐다. 당연히 가상 자산 시장도 자유로울 수 없다. 루나 이슈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고,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다. 그리고 셀시우스(Celsius)에서 발생한 대규모 청산으로 인해 디파이(DeFi)에 대한 불안감도 확대되고 있다.

 

이더리움 폭락시킨 셀시우스 뭐길래 이더리움은 채굴 방식을 기존의 PoW 방식에서 PoS로 전환하는 ‘이더리움 2.0’으로의 업데이트를 진행 중이다. 작업의 검증인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이더리움을 32개 이상 예치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에 투자자를 모으기 위한 여러 서비스가 출시됐다. 투자자들은 이더리움을 예치한 대가로 이자를 지급받았다. 셀시우스도 그중 하나였다. 셀시우스에 이더리움을 예치하면 그 대가로 stETH를 지급했다. 그리고 이 stETH를 담보로 다른 가상 자산을 빌려주는 대출 서비스가 등장했다. 담보율은 약 70% 수준이었다.

문제는 이더리움 2.0 서비스 업데이트가 연기되면서 발생했다. 이더리움 2.0의 서비스 출시 연기 발표와 매크로 환경의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매도 압력이 커졌다. 이 과정에서 이더리움과 stETH의 괴리율도 높아져 청산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알라 메다와 같은 유명 VC 등도 연쇄적으로 매도하기 시작하며 이더리움의 낙폭이 커졌다. ETH와 stETH의 디페깅이 커지자 청산 압력은 더욱 높아졌다. 위기에 몰린 셀시우스는 고객 입출금을 중단하고 담보로 보유했던 비트코인(wBTC 형태)을 매도해 시장 전체의 하락을 야기하고 말았다.

 

셀시우스(Celsius), 비트코인을 FTX 거래소로 보낸 정황 포착

© Etherscan

 

셀시우스가 미친 여파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쓰리애로우캐피털(3AC) 등 크립토 투자자들의 연쇄 청산이 발생했다. 쓰리애로우캐피털이 소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주소는 AAVE V2에서 21만 1999.12aWETH(2억 3500만 달러) 담보 포지션을 갖고 있으며, 총 부채는 1억 8300만 달러(USDC+USDT)다. 이더리움 가격이 1,014달러에 도달하면 청산되므로 3AC는 열심히 부채를 상환했다. 그 과정에서 3AC는 보유했던 가상 자산을 시장에 팔았는데, 최소 50,000개 이상의 이더리움을 판 것으로 추정된다. 3AC뿐 아니라 데리 비트, 블록 파이 등 업계 대출기관들 역시 총 4억 달러 규모 이상 청산 당한 것으로 보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뇌관이 됐던 파생상품이 가상 자산 시장에서도 폭락의 트리거가 된 것이다.

 

가상 자산 규제 압력은 더욱 높아질 것 냉정하게 볼 때, 시장 방향을 다시 돌릴만한 소식은 보이지 않는다. 매크로의 불안 상황은 계속되고 있고, 인플레이션도 언제 해결될지 예단하기 어렵다. 이러한 가운데 가상 자산 시장만 나 홀로 상승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번에는 셀시우스가 문제였지만 다른 디파이(DeFi) 서비스도 여전히 불안하다. 다른 디파이 서비스 중에도 셀시우스처럼 방만하게 운영한 곳이 있을 것이다. 이번에 디파이(DeFi) 서비스가 문제된 만큼 디파이(DeFi)를 비롯한 시장 규제 압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무엇보다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신뢰가 깨진 점이 타격이 크다. 루나 사태로 인해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고, 옐런 재무 장관도 스테이블 코인 규제를 시사한 바 있다. 법정화폐 담보 기반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건전성 여부도 관심사다.

이런 가운데 뉴욕주에서 미국 최초로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가이던스가 발표됐다. 앞으로 뉴욕주에서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는 기업들은 가이던스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 미국 뉴욕주 금융감독청(NYDFS) 금융서비스부(DFS)는 스테이블 코인 사업자에 대한 지침서를 발표했는데, 준비금 관리 및 보관 등 운영리스크 방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선 준비금과 관련된 부분부터 살펴보자. 지침서에 따르면, 앞으로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할 경우 발행량만큼의 준비금을 마련해야 하고, 준비금의 시장가는 스테이블 코인 발행금액과 일치해야 한다. 준비금은 매달 한 번 이상의 감사를 받아야 한다.

보관 및 수탁에 대한 부분도 명시됐다. 준비금은 발행사의 자산과 반드시 분리해서 보관돼야 하며, 각 주 혹은 연방이 인정하는 예금 및 수탁기관에 보관해야 한다. 준비금으로 구성할 수 있는 자산도 만기 3개월 이하의 미 국채, 중기국채, 장기 국채 등으로 규정했다.

이번 지침서는 그동안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의구심의 핵심이었던 준비금과 그에 대한 관리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투자자들과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에 금이 간 만큼, 향후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규제와 가이던스는 계속해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가상 자산 시장에 또 한 번의 겨울이 찾아왔다. 아무런 제도와 규제가 없었고, 투자자 보호 장치가 미흡했다. 그 과정에서 방만하게 운영하는 업체들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미래의 금융은 디지털 형태로 나타날 것이라는 생각은 변함없다. 이번에 문제가 됐던 여러 이슈들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보고, 미미했던 부분을 보완해 지금의 위기를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자양분으로 쓸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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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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