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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배출권 정말 ‘돈’이 될까? #3

Summary

-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의 높은 가치에도 여전히 남는 의문

- 정부 주도로 기업에 배출권이 할당된다는 점은 또 다른 투기 가능성 및 시장 왜곡 우려를 낳음

- 해외 탄소배출권 시장에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나 제도는 여전히 미흡한 상황

 

| 무형의 시장 형성

탄소배출권 향한 여전한 의문 지금까지 탄소배출권과 거래제가 어떤 것인지, 직접적인 관련 회사와 관련주로 불리는 대표기업을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탄소배출권은 눈에 보이지 않는 ‘권리’, ‘인증’에 불과해 이것이 제대로 시장의 상품으로 정착될지 의심스럽습니다. 실제로 기업 현장에서 아직까지는 탄소배출권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습니다. 탄소배출권 관련 이해관계자에게는 ‘탄소세’와 마찬가지로 환경 규제처럼 느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탄소배출권 자체가 정부 할당 등 정부 주도적인 정책이지 완벽하게 시장논리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 아시아경제 2021.11.19

 

배출권 거래제 운영에 대해서는 기업들의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유상, 무상으로 정부가 정해주는 탄소배출권 할당량 기준이 ‘들쭉날쭉’이기 때문입니다. 이론적으로는 시장 기능을 활용해 효과적으로 정부가 기업에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 허용량(배출권)을 할당하고, 기업이 남거나 부족한 양을 사고팔게 하는 제도입니다만 현실에서는 국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장 논리가 무시되거나, Top-down 방식의 목표 지정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는 시장 형성 자체를 정부가 주도하고, 배출권이라는 거래 상품 자체가 눈에 보이지 않는 측정 수치라서 논란이 될 지점이 많습니다.

 

© 휴켐스 2021 분기보고서

 

탄소배출권 보유 1위 기업이라는 휴켐스의 배출권 할당량을 보면 3차 계획 기간 내에 고정적으로 분배된 ‘정부로부터 부여받은 온실가스 할당량’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부의 할당량이 제도적인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순간에 따라 손익이 크게 변동할 수 있는 여지가 존재합니다.

 

탄소중립 목표에 따른 변경 및 차기계획에 반영 필요한 주요 법정계획(자료=기재부) / © 아시아경제 2021.12.20

 

① 또다른 투기 시장 형성 가능성 탄소배출권은 법적인 근거로 시작된 거래제입니다. 게다가 탄소배출권 자체가 단순한 제도가 아닙니다. 여러 부처와 이해관계자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제도적인 환경도 여전히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탄소중립 기본법’은 2022년 시행될 예정이며, 정부의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 등 미확정인 사항도 꽤나 존재합니다. 탄소배출권은 수치상으로 차감된 ‘권리’와 같기 때문에 ‘보관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기업은 마치 법인세 할인 사항을 이연(재무제표 상 실행을 내년으로 넘김)하듯 확보된 탄소배출권을 ‘이월’하기 쉽습니다.

탄소배출권은 유럽, 미국 등에서 한국 보다 거래가 잘 이뤄지고 있습니다. 국제 규약으로 만들어진 제도이기 때문에 탄소배출권은 ‘해외 거래’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정부의 할당량 자체가 일종의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점과 국제 또는 국내 탄소배출권(온실가스) 정책방향 등이 빈틈이 생기면 ‘투기적 거래’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필요한 기업과 남아도는 기업, 필요한 나라와 부족한 국가 사이의 불균형을 이용하려는 투기적 시장이 형성될 수도 있습니다.

 

© unsplash.com

 

② 탄소배출권으로 인한 시장 왜곡 정부 ‘깜깜이’ 할당에 따른 불공정 거래로 탄소배출권을 둘러싼 시장 왜곡 우려도 많습니다. 현장의 기업들이 경영에 있어 아직은 탄소배출권은 중요한 선결조건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탄소배출권 할당 기업이 되었다고 해도 그 수치가 크지 않을 수 있고요. 예로 든 탄소배출권으로 이익 창출이 가능한 휴켐스의 경우도 휴켐스 사업 매출액 비중에서 탄소배출권은 평균 5%에 불과합니다.

 

© DART 포스코 2020 사업보고서

 

휴켐스처럼 탄소 배출에 아주 직접적인 기업인 포스코도 매출액 약 58조 원에 영업이익 2조 4,030억 원을 내는 동안 2020년 제출이 예상되는 무상할당 배출권의 수량을 초과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한 배출 부채가 786억 원입니다. 물론 이익의 3%를 잡아먹는 탄소배출권에 대해서 신경을 안 쓸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 공정 전체를 변경하거나 기존의 ‘사업모델을 바꾸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업에서는 새로 짓는 공장의 경우 탄소 배출 저감장치를 하거나, 배출권에 대한 제도적인 저항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를 점진적으로 줄일 목적으로 도입한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기업만 옥죄고 있다는 반론’이 이런 이유 때문에 나오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현장, 미흡한 제도 본래 취지에 맞고 실질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뭔가 다른 ‘트리거’가 필요합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배출권 시장의 거래대금이 2015년 139억 원에서 2020년 6,208억 원으로 증가했습니다. 외형적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배출권 거래 시장이 제대로 작동한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정부의 정책방향은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에게 부담을 지울 뿐 업종·기업별 할당량은 비공개에다 어떤 기준으로 배정이 되는지도 비공개라고 합니다.

이런 국내 상황 속에 해외 탄소배출권 시장의 변화가 심상치 않습니다. 물론 유럽과 미국은 우리나라 보다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이 먼저 형성되어 있으며, 최근 탄소배출권 가격이 급등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투자가 국경을 넘고, 시간을 따지지 않는 시대입니다. 탄소배출권에 대한 각종 금융상품이 소개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글로벌 탄소배출권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되었습니다. 이에 배출권 거래 에이전시로 증권사들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각종 소식에 발 빠른 투자자들도 탄소배출권 관련주를 찾아 나섰습니다. 이미 상장회사 중에서 ‘탄소배출권 관련주’ 테마가 공공연하게 이야기되고 있으며, 실제로 해당 회사 주가가 ‘테마적 성격으로’ 오르내리는 상황입니다. 탄소배출권은 전 세계적인 ESG(환경·사회·지배 구조)와 ‘탈(脫) 탄소’ 바람을 타고 친환경 투자기회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 마무리

탄소배출권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을 확신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지구 온도 1.5도 상승을 막기 위해서 오래전부터 전 세계 국가들이 협약과 제도를 만들어 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온실가스를 배출해 온 ‘탄소경제’를 완벽히 대체할 방법으로 완성되지는 못했습니다. 특히 ‘탄소배출권 거래제’는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배출량 규제를 간접적으로 이루기 위한 전 세계적인 시도입니다. 거래제 외에 직접적인 탄소 저감, 포집설비 등으로 제조공정을 전환하거나 탄소 저감 설비를 추가 방법도 있습니다. 기업에 대한 환경규제보다는 배출권 거래를 활성화시켜, 비용 부담을 줄이고 이익이 나는 방향으로 기업들이 환경투자를 유도하고자 했습니다. 기업보다 발 빠른 대응은 투자자입니다. 자본의 투자적 관점은 아직 미흡한 제도와 현장의 상황과 달리 선행하고 있습니다. 단언컨대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통한 이익보다 ‘손실’이 가시화될 때, 탄소 배출 선진국과 후진국 사이의 국제거래 시 ‘무역 장벽’이 되면 탄소배출권을 사전에 준비한 기업에게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 상기 내용은 FY21~16 연결감사보고서 첨부된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를 참조해서 작성한 내용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검토한 내용이오니, 간혹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참고 자료 출처 - 방대한 기업 데이터를 손쉽게 다룰 수 있도록 제공하는 딥서치 https://www.deepsearch.com/

이미지 출처 - 상기 사용한 모든 이미지는 Dart 전자공시시스템, unsplash.com입니다.

 

투자자 유의사항: 이 콘텐츠에 게재된 내용들은 작성자의 의견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외부의 부당한 압력이나 간섭 없이 작성되었음을 확인합니다. 해당 글은 필자가 습득한 사실에 기초하여 작성하였으나, 그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라며, 투자 시 투자자 자신의 판단과 책임 하에 최종 결정을 하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해당 글은 어떠한 경우에도 투자자의 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소재의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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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現) 회계 전문 도서 저자 ‘재무제표 읽는 남자 이승환’ 저서: 『숫자 울렁증 32세 이승환 씨는 어떻게 재무제표 읽어주는 남자가 됐을까』 / 『취준생 재무제표로 취업 뽀개기』 / 『핫한 그 회사, 진짜 잘 나갈까?』 / 『재무제표로 찾아낸 저평가 주식 53』 재무제표 읽는 남자입니다. 투자하기 위해서, 기업의 정보를 얻기 위해서 반드시 챙겨 봐야 할 재무제표. 읽기만 해도 도움이 되는 재무제표 유용함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