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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배출권 정말 ‘돈’이 될까? #2

Summary

- 한국 탄소배출권 관련 기업 유형 및 재무제표 분석

- 정부 지정 탄소배출권 할당 기업은 3차 계획 기간으로 인해 보다 적극적으로 반응할 것으로 예상

- 이른바 '탄소배출권 관련주'로 불리는 KC코트렐의 경우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해외 변수가 큰 상황

- 직접 배출권 거래에 나선 휴켐스는 2020년 탄소배출권, 암모니아 등 판매로 높은 매출 기록

 

© 국가온실가스종합관리시스템(ngms.gir.go.kr)

 

| 우리나라 탄소배출권 관련 기업

① 정부 지정 탄소배출권 할당 기업 가장 직접적인 기업은 정부가 탄소배출권 관련 기업으로 지정한 곳입니다. 리스트는 국가 온실가스종합관리시스템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정부는 이미 2015년부터 1~3차 계획 기간에 맞춰 600개 이상의 기업에 온실가스 배출권(탄소배출권)을 할당하고 있습니다. 할당량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따라 계획되고 나눠집니다. 초기에는 발전업, 전기통신업, 항공운수업, 비철금속업, 석유화학업 등 업종에서 할당 목표에 대해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2021년부터 시작된 3차 계획 기간은 할당량도 늘고, 탄소배출권 거래 제도가 변했으니 기업들의 탄소배출권에 대한 반응도 더욱 적극적일 전망입니다. 가장 먼저 탄소배출권을 기업의 자산 또는 부채에 반영하고, 이를 거래할 때 변화되는 재무제표 기록이 정립되어야 합니다. 이미 어느 정도 회계기준과 실무에서 회계 처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 DART 기아자동차 2020 사업보고서

 

탄소배출권 할당 기업은 재무제표 상으로 탄소배출권을 기록합니다. 배출권 거래 제도에 따라 할당량과 실제 배출한 온실가스를 차감해 판매나 구매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온실가스 배출권 또는 탄소배출권으로 표기되며, 만약 보유한 배출권 수량을 초과할 경우 그 차액을 ‘배출 부채’로 인식 기록합니다. 기아자동차의 2020년 배출 부채는 1,520억 원입니다. 이 배출 부채를 해소시키기 위해서는 탄소배출권을 사 와야 합니다. 배출 부채를 없애지 않으면, 과징금을 물게 됩니다.

 

© DART 고려아연 2020 사업보고서

 

고려아연의 경우 2020년 414억 원의 탄소배출권을 ‘기타 유동자산’으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회계기준에 따르면 탄소배출권의 회계 처리는 탄소배출권 할당 등 의무 이행 목적이면 무형자산, 단기간의 매매차익을 얻기 위할 때는 유동자산으로 재무제표에 기록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탄소배출권 할당 대상 모든 기업 재무제표에서 탄소배출권을 찾아볼 수는 없습니다. 금액이 작기 때문에 표기하지 않기도 합니다.

 

© unsplash.com

 

② 탄소배출권 관련주 - KC코트렐 탄소배출권에 직접적인 기업보다는 탄소배출권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회사가 더 주목을 받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탄소배출권 관련주’라고 묶이는 곳이 관심 대상입니다. 탄소배출권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가진 기업이거나, 탄소배출권이 남아서 추가 이익을 내는 회사가 대표적입니다. KC코트렐㈜는 환경오염 방지시설에 필요한 기계장치 생산 및 태양광발전 사업을 영위하는 글로벌 환경산업 기업입니다.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폐기물 및 바이오매스 에너지화 설비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주력 제품이 ‘전기집진장치 및 배연탈황설비’이기에 KC코트렐㈜는 탄소배출권 관련주로 거론되며, 그 외에도 에코프로(케미컬 필터), 세종공업(자동차용 머플러) 등이 언급됩니다.

KC코트렐은 그룹사 전체가 환경 관련 회사입니다. KC그린홀딩스그룹은 환경 플랜트, 환경 서비스, 친환경 제조, 신재생 에너지 등 4개의 사업을 주로 하고 있는 종합환경 설비 전문 그룹입니다. KC코트렐의 ‘집진장치’란 작업장 내에서 발생하는 각종 오염 물질과 유해 물질을 회수 및 제거하는 환경 설비입니다. 또한 ‘배연탈황설비’는 화석연료가 연소될 때 발생되는 황산화물을 석회석 슬러리에 흡수 반응시켜 황산화물을 90~94% 제거하는 환경오염 방지 시설입니다. 또한, KC에어필터텍(환경설비업), 놀텍코리아(환경설비업), KC아프리카(에너지 개발산업), 신재생에너지 개발산업 그리고 KC브이오씨(악취/VOC 저감장치) 등 굉장히 많은 종속회사들이 주로 환경 관련된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어떠한 재무 상태인지 살펴보겠습니다.

 

© 재무제표 읽는 남자

 

우선 재무상태표의 자산총계는 2020년 기준 2,819억 원입니다. 흠… 부채총계가 2,695억 원입니다. 부채가 굉장히 많네요. 자본총계가 123억 원이라서 2020년도 부채비율이 2,191%입니다. 부채비율이 200% 이상이면 재무건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환경기업이라서 규모가 크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 재무적으로 안정적일 것이라 예상했는데 반대입니다.

최근 4년치 재무제표를 보면 2017~18년의 상태보다는 2019년부터 부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매출액은 2020년 3,279억 원인데 아하! 2020년이 정말로 재무적으로 최악의 상황이었습니다. 매출원가가 3,428억 원으로 매출 총이익부터 -149억 원입니다. 판매관리비를 차감한 후 영업손실 -446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더욱이 기타 손실 -305억 원이 있어, 2020년 한 해 당기 순 손실액이 -639억 원이 된 가장 최악의 해를 보냈습니다.

KC코트렐이 2020년 왜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지는 차근히 재무제표 곳곳을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매출채권 408억 원, 미청구 매출채권 498억 원, 기타 유동채권 584억 원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건 현금으로 회수되지 못한 채권으로 ‘외상값’과 비슷한 개념입니다. 얼추 1,500억 원이 되는데 영업활동을 통해 사업을 진행했지만 아직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해 부채를 갚지 못한 것입니다.

회사 감사보고서 ‘강조사항’에도 “아! KC코트렐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추정할 수 있는 사항이 적혀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계약된 해외 공사 중에 어떤 변수가 발생해 사업시행이 중단되었고, 이게 전반적인 재무 상황을 악화시킨 원인이라는 겁니다. 2016년 베트남 롱프 지역의 화력발전소 공사와 러시아 쪽 탈황 설비 납품 공사가 2018년 말 자금 거래가 동결되어 공사 정지 중이라고 합니다. 2021년 공사가 재개된다고 쓰여있기는 하지만 미진행 계약 금액도 328억 원이며, 아마 이 공사 대금의 대부분을 아직 KC코트렐이 받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KC코트렐㈜ 사업보고서 곳곳을 읽어보니, 자체 조사지만 시장점유율이 전기집진기 70~80%, 배연탈황설비 30~35%, 배연탈질설비 25-30%로 추정하는 등 분명 회사가 오랜 기간 점유하고 있는 탄소배출권 관련 사업분야와 기술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나 해외 쪽 공사 수주가 가진 리스크가 현재 재무적인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 unsplash.com

 

③ 탄소배출권 거래 기업 - 휴켐스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기업도 관련주가 될 수 있습니다. 탄소배출권을 판매해 영업이익 외 추가로 수익을 발생시키는 기업입니다. ㈜휴켐스는 폴리우레탄 재료인 NT 계열의 MNB, DNT와 NA 계열의 희질산, 농질산, 초안 등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공장마다 온실가스 저감장치를 설치해 탄소배출권을 시장에 판매합니다. 휴켐스는 2020년 탄소배출권, 암모니아 등 판매로 59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 DART 휴켐스 2020 사업보고서

 

휴켐스는 질산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고자 2000년대 중반부터 공장에 저감시설을 구축했습니다. 이와 비슷한 회사로는 후성 등이 있습니다. 지자체 중에는 대구시, 부산시가 온실가스 감소분으로 세수 외의 수익을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탄소배출권을 판매해 이익을 얻으려면 기본적으로 온실가스와 관련이 깊은 사업이 유리합니다. 휴켐스는 국내 질산 공급의 90%를 담당하고 있는 ‘알짜’ 기업입니다. 질산은 반도체 세정제∙폭약 필수 소재입니다. 반도체 칩을 만들기 위해서는 원료인 웨이퍼에 묻은 이물질을 제거하는 세정 공정에 필수적인 화학물입니다.

 

© DART 휴켐스 2020 사업보고서

 

2021년 3분기 기준 9,046억 원의 자산총계와 부채 1,957억 원로 부채비율 28%를 가진 재무제표를 보이고 있습니다. 화학물을 만드는 제조업 회사이기에 유형자산 1,962억 원은 기본적이라 볼 수 있는데, 재무상태표에서 유동기타금융자산 3,271억 원과 비유동기타금융자산 1,411억 원으로 금융자산 비중이 높습니다.

과거 2017~2020년 재무제표를 훑어보니 자산항목의 견고한 성장이 보입니다. 낮은 부채비율을 기반으로 이익잉여금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매출액은 2018년 7628억 원으로 가장 높았고, 직전 연도인 2017년에는 영업이익률 21.3%의 영업이익 1,526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2019~2020년 매출액이 하락했습니다만 1천억 원의 가까운 영업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휴켐스는 MNB 공장 신설 관련 공시(2021.8.26)를 냈습니다. 투자금액은 987억 원으로 이유는 고객사의 수요 증가라고 적혀 있습니다. 금호미쓰이화학과 MNB 공급계약을 맺었는데 2038년까지 37만 톤의 장기 계약으로 총 계약 금액이 3조 6,854억 원 규모입니다. 휴켐스와 금호미쓰이화학은 이미 장기 거래를 하고 있는 협력 관계입니다. 그러나 이번 계약으로 기간과 규모가 대폭 늘어났습니다.

휴켐스는 2019년에는 제6질산공장 1,500억 원 투자 계획을 밝힌 바도 있습니다. 신규 시설투자가 완료되는 2024년 휴켐스의 연간 생산 능력은 150만 톤 이상으로 늘어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탄소배출권 판매 매출액 역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 상기 내용은 FY21~16 연결감사보고서 첨부된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를 참조해서 작성한 내용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검토한 내용이오니, 간혹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참고 자료 출처 - 방대한 기업 데이터를 손쉽게 다룰 수 있도록 제공하는 딥서치 https://www.deepsearch.com/

이미지 출처 - 상기 사용한 모든 이미지는 Dart 전자공시시스템, unsplash.co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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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現) 회계 전문 도서 저자 ‘재무제표 읽는 남자 이승환’ 저서: 『숫자 울렁증 32세 이승환 씨는 어떻게 재무제표 읽어주는 남자가 됐을까』 / 『취준생 재무제표로 취업 뽀개기』 / 『핫한 그 회사, 진짜 잘 나갈까?』 / 『재무제표로 찾아낸 저평가 주식 53』 재무제표 읽는 남자입니다. 투자하기 위해서, 기업의 정보를 얻기 위해서 반드시 챙겨 봐야 할 재무제표. 읽기만 해도 도움이 되는 재무제표 유용함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