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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언제 이익이 날 것인가? #2

Summary

- 10년간 대표 유통업체가 된 쿠팡은 적자폭 등 한계에 여전히 봉착해 있음

- 로켓 배송 등 신규 서비스에도 빠른 배송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많은 상황

- 나스닥 상장을 비롯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앞둔 쿠팡이 지금의 성장세를 이어갈지 여부는 2021~2022년에 달려있을 것

 

© unsplash

 

| 결손, 적자, 영업 활동 현금 흐름 마이너스

한국의 아마존 꿈꾸고 있지만… 쿠팡 10년. 로켓 배송(익일 배송)도 모자라 새벽 배송 이제는 당일 배송 등 쿠팡은 50~60대도 사용하는 모바일 쇼핑 서비스가 되었습니다. 최저가에서 언제, 어디서나 편리한 배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쿠팡의 강점입니다. 물론 여전히 ‘쿠팡 = 저렴하게 물건 사는 곳’입니다. 쿠팡보다 싼 데를 찾는 수고를 하다 보면 배송비에 뭐다 뭐다 복잡한 게 많습니다. 찾는 수고는 심리적인 가성비를 떨어뜨립니다. 또한 쿠팡에 배송지 주소랑 결제방법까지 등록해 두다 보니 쇼핑의 절차가 정말 간편합니다. 손가락 터치 몇 번이면 하루 만에 물건이 문 앞에 도착합니다.

이렇듯 쿠팡이 우리나라 대표 유통 업체가 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돈을 팍팍 벌고 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습니다. 쿠팡의 재무제표를 보면, 제가 다 걱정이 앞섭니다. 오래 전부터 쿠팡은 <아마존 전략>이라고 아주 장기적인 안목으로 “한국의 아마존을 꿈꾼다"라고 말해 왔습니다. 2018년이 되어도 적자 폭은 줄지 않았고, 2017년에는 잠시 자본잠식에 빠진 적도 있습니다. 또 한 번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가 2조 2,600억 원의 유상증자로 결손이 난 쿠팡을 구해줬습니다. 2018년 자본항목 중의 주식발행 초과금은 3조 원에 달합니다. 이는 그동안 쿠팡이 투자 받은 금액입니다.

 

쿠팡을 둘러싼 왕좌의 게임 쿠팡은 소셜커머스 시장의 지배력을 높이며 급속도로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매출액증가율 64.7%(2017년 2.7조 원 → 4.4조 원)으로 쿠팡이 약속했던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매출이 느는 만큼 영업적자도 커지고 있습니다. 2018년에는 -1조 970억 원을 기록합니다. 매출 증가에 따라 비용도 같이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대안이 있을까요? 다행인 점은 투자가 많다 보니 차입금은 없습니다. 장기차입금 2,969억 원이고, 판매관리비 비율이 떨어지긴 했지만 이제는 1.8조 원입니다.

대규모 투자로 인한 물류창고 등 시스템 구축도 이뤄졌고, 물류 효율성이 증대하니 로켓 배송이 더 빨라지는 등 쿠팡 구독 서비스인 로켓 와우 클럽도 생겼습니다. 쿠팡의 승승장구만 있지는 않습니다. 경쟁자들의 추격도 거셉니다. 이마트의 ‘최저가 보상제’, 롯데마트의 통 큰 가격, 새벽 배송 마켓 컬리, 기존의 인터넷쇼핑 G마켓 등 소비자는 유통채널에 대해서 충성고객이 될 수 없습니다. 누가 더 싸고, 잘 배송해 주는가 지켜보고, 순식간에 스위칭 합니다. 이 시장에서 선택받는 요소가 최저가격 → 편리한 배송 → 빠른 배송으로 변했다고 봅니다. 경쟁상황이 더 어려워지고 있지만 쿠팡이 영업이익이 나려면 재무제표에 나온 비용(매출원가+판매관리비)을 상쇄할 수 있을 만큼 매출액이 더 급속도로 성장해야 합니다. 단 조건은 매출액이 느는 것과 달리 비용은 비례적으로 늘지 않다는 가정이 필요합니다. 2013년~20년 사이 쿠팡의 누적 영업적자는 4.2조 원입니다. 쿠팡의 2020년 주식발행초과금이 3.9조 원이니 그간 투자를 통해 영업적자를 메꿔오고 있었습니다.

 

© 재무제표 읽는 남자 2013~2020 쿠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 미국 나스닥 상장과 쿠팡의 미래

신생기업이 대규모 투자받는 법 포워드벤처스(쿠팡), 위메프, 쏘카, 우아한형제들(배달의 민족)의 공통점은 설립된 지 오래되지 않았고, 대규모의 자금을 투자 받았다는 점입니다. 사업 초반이라고 하지만 대규모 적자가 발생되고 있어 이런 기업들은 어떻게 대규모 금액을 투자 받는지 방법도 궁금할 때가 많습니다.

쿠팡이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으로부터 1조 원을 투자 받았다는 사실은 정확히 말하면 쿠팡의 최대주주인 미국 포워드벤처스LLC가 1조 원을 투자 받아서, 그 투자금액이 쿠팡으로 유입된 것입니다. 미국 포워드벤처스LLC는 손정의 회장으로부터 투자 받기 위해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발행하였습니다. 전환상환우선주란 투자자에게 자금을 유치 받는 대가로 주식을 발행했는데, 일반 주식과 달리 전환권과 상환권을 동시에 갖고 있어 전환상환우선주라고 합니다. 물론 배당권도 있지만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는 관계로 실제 배당은 이뤄지지 않는 편입니다.

전환권은 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하며, 상환권은 투자자가 회사를 상대로 투자 원금을 돌려 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물론 피투자기업에게 경영활동 시간을 보장해 주기 위해 상환권은 통상 투자 4년 이후부터 행사 가능하게 조건을 걸어 둡니다. 반대로 투자자를 위해서는 상환권 행사시 그동안 못 받은 배당금 이상으로 높은 이자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 AP연합뉴스 2021.3.12

 

쿠팡은 왜 나스닥을 선택했는가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환권보다는 투자한 기업이 성장해 주식시장에 상장되면 보통주로 전환하여 높은 가격에 매도하는 게 자금 회수(exit) 하는 이상적인 방법입니다. 쿠팡은 2021년 3월 미국 나스닥 상장에 성공합니다. 쿠팡이 왜 코스피가 아닌 나스닥 진출을 계획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올 수 있습니다. 국내 비교할 회사가 없고, 아마존과 견주는 게 오히려 높은 기업가치를 얻는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가 투자한 회사는 쿠팡의 모기업 미국 미국 포워드벤처스LLC(현재는 Coupang lnc)이고,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방법을 IPO, EXIT라고 볼 때엔 당연히 한국보다 미국이 더 편리했을 것입니다. 그동안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 비전펀드 입장에서는 한국 쿠팡이 코스피에 상장했다면 자금 회수를 위해 대상자를 찾기가 제한적이었을 것입니다.

 

© 재무제표 읽는 남자 2013~2020 쿠팡 재무제표 요약

 

그래도 아직 희망은 있다 쿠팡의 지난 8년의 재무제표 기록을 보면 가장 큰 변화는 역시 매출액입니다. 477억 원의 매출액이 2020년 약 1.4조 원으로 늘었습니다. 83%의 원가율과 21% 매출액 대비 판매관리비 비중은 2020년 전년 대비 2배 가까운 매출 신장에도 불구하고, -5,504억 원의 영업적자를 또 한 번 기록하게 만듭니다. 2018년 -1조 원의 적자를 고점으로 적자폭이 줄었다는 희망이 보입니다만, 수천억 원의 영업적자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다행인 부분은 매출 신장이 만약 지금처럼 이뤄지고, 원가는 줄일 수 없더라도 판매관리비 쪽에서 운반 및 임차료, 서비스 이용 수수료 등에서 판매관리비 비용이 4% 정도만 줄일 수 있으면 마이너스가 플러스가 될 수 있습니다. 소모품 등 매입 비용이 2,349억 원으로 2020년 급증했습니다. 쿠팡의 풀필먼트 투자가 어느 정도 이뤄졌다고 본다면 이제는 효율성을 기대해 볼만합니다. 현금흐름이 개선되고 있다는 게 가장 긍정적인 징조입니다. 2020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6,012억 원으로 플러스로 돌아섰고, 그동안 자본 확충이 지속적으로 필요했던 운전자본도 어느 정도 유지가 되었습니다. 기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1조 원이 넘은 것은 최초입니다.

 

© 재무제표 읽는 남자 2013~2020 쿠팡 당기순이익, 영업활동현금흐름

 

| 마무리 : 2022년이 변곡점이 되지 않을까?

지난 8년간 쿠팡은 ‘승자가 되기 위한 물량공세’를 그동안 어마어마하게 해왔습니다. 이제 곧 고지가 보일 정도입니다. 쿠팡 자체가 플랫폼이 되었습니다. 쿠팡이 미는 상품, 쿠팡에 올라간 상품 그 자체가 광고효과를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최저가 가격에서 빠른 배송, 편리한 배송으로 곧 쿠팡은 자신들의 고객에게 넷플릭스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려고 ‘쿠팡플레이’까지 론칭했습니다.

대규모 적자 속에서도 이런 것들이 가능한 이유 중에 소프트뱅크 손정의 대표의 “모 아니면 도”식의 과감한 투자가 큰 역할을 합니다. 소비자 만족도, 사용 행태, 로열티 등에 있어 이미 쿠팡의 지배력이 기대 이상으로 독보적으로 변할 수 있었던 원동력입니다. 그러나 매출액 증가에 한계가 발생한다면 지금의 누적적자를 감당하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쿠팡은 이미 온라인 커머스는 장악했습니다. 더 매출을 올릴 곳이 없습니다. 쿠팡이 국내 시장만 보고 저렇게 달리는 게 아니라고 합니다만 아직까지 어떻게 글로벌 사업을 할지는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올해 15조 원 이상의 매출액을 올리고, 물류 등으로 줄일 수 있는 판관비 3% 절약이 이뤄지면 3% 영업이익만으로도 4,500억 원 흑자를 낼 수 있습니다. 아주 단순한 산술적 가정입니다. 그 뒤로 지속적인 이익이 보장되려면 20조 원 → 25조 원 → 30조 원 등으로 매출 상승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 재무제표 읽는 남자 2013~2020 쿠팡 매출액, 당기순손실

 

그런데 그게 가능할까요? 쿠팡플레이와 그 외 여러 연관된 사업이 증가되는 이유는 매출액 상승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쿠팡의 종속회사 중에 ㈜떠나요, 쿠팡로지스틱서비스,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씨엘비㈜, 쿠팡페이 등 매출액 증가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어디일지 쿠팡에게는 중요합니다. 아마존이 쿠팡의 모델이라고 했습니다. 아마존 역시 수년간 적자 상태를 지속했습니다. 그러나 아마존의 시장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확장이 가능했습니다. 쇼핑이라는 영역에서 쿠팡이 한계점을 어떻게 해결할지 2021~2022년이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의 온라인 쇼핑 시장은 150~160조 원 정도입니다. 매출 증가율이 정체된다면 그동안 지적받지 않았던 수익성이 논란이 될 수 있습니다. 쿠팡은 지금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며, 글로벌 서비스를 장착하면 수익 개선이 확실히 이뤄질 것이라는 게 긍정론 주요 내용입니다. 매출 증가가 잘 이뤄지지 않을 기미가 보인다면 쿠팡은 수익성 개선 카드를 꺼내 들 것입니다. 그럴 경우 로켓 배송이 느려질 수 있겠네요. 2013년부터 확인할 수 있는 8년의 재무제표로 살펴본 쿠팡 이야기입니다. 감사합니다.

 

※상기 내용은 FY21~16 연결감사보고서 첨부된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를 참조해서 작성한 내용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검토한 내용이오니, 간혹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 출처

참고 자료 : 방대한 기업 데이터를 손쉽게 다룰 수 있도록 제공하는 딥서치 

이미지 : 상기 사용한 모든 이미지는 Dart 전자공시시스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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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회계 전문 도서 저자 ‘재무제표 읽는 남자 이승환’ 저서: 『숫자 울렁증 32세 이승환 씨는 어떻게 재무제표 읽어주는 남자가 됐을까』 / 『취준생 재무제표로 취업 뽀개기』 / 『핫한 그 회사, 진짜 잘 나갈까?』 / 『재무제표로 찾아낸 저평가 주식 53』 재무제표 읽는 남자입니다. 투자하기 위해서, 기업의 정보를 얻기 위해서 반드시 챙겨 봐야 할 재무제표. 읽기만 해도 도움이 되는 재무제표 유용함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