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그룹은 무엇을 얻었나?
Summary
근래 보기 힘든 M&A가 속전속결로 성사됐습니다. 롯데케미칼이 동박 조제업체 일진머티리얼즈를 2.7조 원에 인수한 것인데요. 이에 따라 인수가격의 고평가 논란, 롯데그룹의 2차전지 밸류 체인, SK·포스코와의 경쟁구도 등 M&A 관련 분석과 전망이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분석은 모두 인수자인 롯데 중심입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매각자인 일진그룹의 입장에서 M&A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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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놀라게 한 2.7조 빅딜 요즘 경제적으로 좋은 소식이 없습니다. 주가는 낮고, 금리는 매번 오른다고 합니다. 경기가 좋아질 것만 같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 꽤 큰 금액의 M&A 소식이 있어,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해당 회사의 재무제표를 근거로 전후 사정을 객관적으로 리뷰해 보고자 합니다. 이 M&A에 처음 관심을 갖게 만든 건 지난 9월 말에 나온 뉴스였습니다. “롯데케미칼, 동박 2위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당시 일진머티리얼즈는 한국경제 뉴스에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는데요. 불과 3주가 되지 않아 모든 게 공식화됐습니다.
© 일진머티리얼즈 홈페이지 Main
일진머티리얼즈 공시 2022.9.28 © DART
이전에도 일진머티리얼즈와 관련한 언론 보도가 있었습니다. 2022년 5월부터 매각에 관한 보도가 있었고,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계 사모펀드, 인도 기업 등이 2차전지용 소재기업인 일진머티리얼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한창 2차전지 산업이 호황이라 몸값이 높을 때 나온 소식이었습니다. 풍문에는 매각 가격을 3조 원 이상으로 불렀다고 합니다. 당시 ‘설마 팔리겠어? 아무리 호황이라도 그 가격에 팔릴까?’라는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가끔 와전된 소식이 언론에서 기사화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진머티리얼즈 M&A 건은 DART 공시를 통해서 확인되었습니다. 참고로 한국거래소 공시 규정에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거래소가 주요사항 확인 요청을 할 경우 기업이 1일 이내에 답변을 내놓는 ‘조회공시’가 있습니다. 보통 풍문이나 보도에 대한 답변이 이를 통해 이뤄집니다. 기업이 어떤 사항을 공시하는지 참고로 알아 두면 좋습니다.
*공시
: 사업내용이나 재무 상황, 영업실적 등을 투자자와 같은 이해관계자에게 알리는 제도입니다. 주식시장에서 가격과 거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사항을 공시함으로써 공정한 가격 형성을 목적으로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시는 부도, 합병, 주식배당 등 회사의 존립에 영향을 미치는 사건과 발행한 어음이나 수표의 부도, 은행과의 거래중지, 영업의 일부 또는 전부의 정지, 유무상 증자에 대한 이사회의 의결, 합병에 관한 이사회의 의결 등의 내용을 빠뜨리면 안 됩니다.
2022년 5월부터 서울경제, 한국경제 등으로부터 일진머티리얼즈의 매각 관련 보도가 나오며 조회공시가 번번이 발생했습니다. 최종적으로 2022.10.11 <투자판단 관련 주요 경영사항> 공시를 통해 매각에 대한 해명이 이뤄졌고, 그동안의 풍문과 언론 보도는 종식됐습니다.
“일진머티리얼즈 최대주주 허재명의 주식 전부와 경영권 양도, 자회사인 아이엠지테크놀로지 주식회사의 보통주식에 대한 신주인수권 전부 양도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매수인 : LOTTE Battery Materials USA Corporation ○매매대금 : 2,700,000,000,000원 ○거래종결일(예정) : 2023년 02월. 이는 2022년 09월 28일 기사화된 '롯데케미칼, 동박 2위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해명(미확정) 공시이며 확정 사항입니다
© 중앙일보 2022.10.12
시장이 놀라는 이유는 크게 3가지입니다. 첫째, 2차전지 소재라는 현재 가장 핫한 시장에 속한 일진머티리얼즈가 갑자기 왜 M&A 시장에 나왔는지. 둘째, 6개월이 채 되지 않아서 어떻게 이렇게 빨리 빅딜이 완료되었는지. 셋째, 2.7조 원이 정말 제대로 된 일진머티리얼즈의 기업가치인지. 아주 근본적인 의문이 풀릴 새도 없이 매각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쟁점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전에 대문을 닫아 버린 셈입니다.
일진그룹 창업주인 허진규 회장이 1978년 일본이 독점하고 있던 동박 개발에 나서서 심혈을 기울인 기업이 일진머티리얼즈라고 합니다. 과거 덕산금속이 모태입니다. 현재는 전북 익산과 말레이시아에 동박 공장이 있고 연 6만t의 동박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또한 향후 스페인, 미국 등에서 23만t 설비 증설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 사이 일진머티리얼즈는 전기자동차와 에너지 저장장치(ESS) 산업의 급성장으로 2021년 6,888억 원의 매출액과 699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습니다. 이번 매각으로 일진머티리얼즈 최대주주 허재명 사장의 지분 약 53% 전량이 경영권과 함께 롯데그룹에 넘겨질 예정입니다.
동박사업으로 웃던 일진머티리얼즈 가장 최근 기준 일진머티리얼즈의 재무 상황을 살펴봅시다. 재무 상황은 매각 이유 및 매각 가격과 떼려야 뗄 수 없습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휴대폰, TV 등 IT 전자제품과 리튬이온 2차전지용 음극 집전체에 사용되는 일렉포일(Elecfoil)의 제조 및 판매 목적으로 1987년 8월 11일에 설립됐습니다. 회사는 2011년 3월 4일 자로 한국거래소가 개설하는 유가증권시장에 주식을 상장했습니다. 회사의 본점은 대한민국의 전라북도 익산시 팔봉동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최대주주는 창업주 허진규 회장의 둘째 아들인 허재명(53.3%) 사장입니다.
© 재무제표 읽는 남자 작성
일진머티리얼즈 2022년 반기보고서 기준 자산총계는 2.4조 원입니다. 자본총계가 1.9조 원으로 그 사이 대규모 투자유치가 이뤄졌습니다. 부채비율은 20%이며 매출액은 반기 기준 3,885억 원, 2021년에는 6,888억 원이었습니다. 그리고 매년 1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2022년에도 26%의 매출액 증가가 이뤄지는 중입니다. 미래가 아주 창창한 회사 같습니다. 2018~2021년 재무제표 추이를 보면 변화는 2018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신주인수권부사채가 발행된 건 2019년이고, 매출액이 5,000억 원이 넘어가면서 회사가 조명을 받게 됩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일진건설을 종속회사로 갖고 있어 건설부문과 소재부분으로 나눠집니다만, 소재인 동박(2차전지 소재)을 만드는 전문 기업으로 35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오래된 기업입니다.
일진머티리얼즈 2021 사업보고서 : 현금흐름표 일부 © DART
2021년 1,329억 원의 전환사채 발행이 이뤄졌습니다. 보통 자금조달이 힘든 경우 사채 외의 다양한 형태의 특수채 발행이 진행됩니다. 그러나 일진머티리얼즈는 매년 500억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상황이었고, 유형자산 투자가 급격히 진행될 이유가 별로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대략 1조 원 이상의 투자금을 모아왔습니다. 현금흐름표를 보니 최근 2년간의 유형자산 취득이 3,271억 원. 뭔가를 짓고 있습니다. 일진머티리얼즈 종속기업인 아이엠지테크놀로지㈜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이엠지테크놀로지는 2021년에 설립된 신생회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에 대한 투자는 매우 전방위적으로 실행되고 있습니다. 당기말 아이엠지테크놀로지의 자산총액은 약 1.7조 원입니다.
일진머티리얼즈 2022 반기보고서 © DART
일진머티리얼즈는 휴대폰, TV 등 IT 전자제품과 리튬이온 2차전지용 음극 집전체에 사용되는 일렉포일(동박)의 제조 및 판매업을 주력사업으로 영위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업체입니다. 국내외 2차전지업체, CCL 및 PCB 업체들에 공급하고 있으며, 주 거래처는 삼성전기, 대덕전자,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이라고 합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2021.12.1 전환사채 1,500억 원을 발행했고, 종속회사인 아이엠지테크놀로지는 500억 원의 사모 신주인수권부채를 발행해 스틱스페셜시츄에이션윈 유한회사로부터 투자를 받았습니다. 또한 아이엠지테크놀로지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2,500억 원이니 2019~2021년 사이 대규모 자금조달에 성공한 것입니다. 거래처 관련 정보를 보면 고객A 단일사에 3,409억 원으로 절반 정도를 납품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투자금은 2차전지용 배터리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5톤 규모의 증설에 사용될 예정이며, 향후 2024년까지 6,000억 원의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일진머티리얼즈 2022 반기보고서 © DART
일진머티리얼즈가 갑자기 조 단위의 과감한 투자와 높은 이익률을 낼 수 있던 이유는 2차전지 관련 핵심 소재인 동박의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동박(Elecfoil)이란 Copper Wire를 용해 시킨 CuSO4 전해액으로부터 Copper를 석출시켜 고객의 요구에 맞도록 첨단 프로세스를 거친 얇은 Copper Foil입니다. 주로 TV, 컴퓨터,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자제품, 전기자동차, ESS 전반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이기도 합니다. 동박은 2차전지(충전해서 반영구적으로 사용하는 전지)의 음극을 구성하는 음극 집전체 역할을, PCB(인쇄회로기판)에서는 도체 역할을 수행합니다.
© 일진머티리얼즈 홈페이지 Main
특히 모바일 IT산업, 전기자동차 산업, 지능형 로봇 산업, 친환경 에너지 산업 등의 고속성장에 따라, 이들 산업의 핵심부품인 2차전지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2차전지 음극집전체용 Elecfoil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2차전지 음극집전체용 Elecfoil 시장은 사용 용도에 따라 크게 IT기기 및 전동 공구 등에 적용되는 소형 전지시장과 EV 및 ESS 등에 적용되는 중대형 전지시장으로 분류됩니다. 2차전지는 일회성인 1차전지와는 달리 전기를 저장했다가 반복 사용이 가능한 전지입니다. 일진먼티리얼즈가 제조하는 동박(Elecfoil)은 2차전지의 음극집전체로서 전기화학반응에 의해 발생되는 전자를 모으거나, 전기화학반응에 필요한 전자를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2차전지 산업은 IT기기의 융·복합화, 전기자동차(xEV, 하이브리드 자동차) 및 에너지 저장분야(ESS) 등 새로운 응용분야의 등장으로 향후 성장가능성이 높은 분야입니다. 2차전지 산업은 전기자동차 및 ESS에 적용되는 중대형 배터리가 시장의 성장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한편, IT중심의 소형 전지도 성숙기에 접어든 모바일 외에 전동공구, 무선 이어폰, E-모빌리티 등 분야로 꾸준히 성장할 전망입니다.
[일진머티리얼즈 사업보고서 중 인용]
Elecfoil 생산 시 첨단 프로세스를 거쳐 생산수율을 높이는 일은 상당한 고난도의 작업입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초고밀도의 세밀하고 정교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설비투자를 요구하는 장치산업이라는 점은 진입장벽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에 일진머티리얼즈는 2021년에 종속회사 아이엠지테크놀로지, 아이엠이테크놀로지(IME TECHNOLOGY S.ar.l.)를 신규 설립하여 말레이시아 해외 현지법인 및 유럽 현지에 대규모 증설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일진그룹 핵심 사업인데, 팔기엔 아깝지 않았을까? 일진머티리얼즈 재무상황을 리뷰해 보면, 2차전지 산업이 개화되는 시기에 맞춰, 매우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었습니다. 이익률과 매출 상승에 선제적으로 해외공장 설립에 나서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일진머티리얼즈는 글로벌 동박시장에서 13%의 시장점유율 4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1위 SK넥실리스 국내 기업을 제외하면 2~3위는 중국 기업입니다. 일진그룹에서는 성장하고 있는 핵심사업 분야입니다. 일진그룹의 입장에서 ‘아깝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포털 지분도
상기 일진그룹의 지분도를 통해서도 확연하게 보입니다. 이번 빅딜로 인해 일진그룹의 1/3 정도가 그룹 집단에서 빠지게 됐습니다. 동박사업은 창업자가 오랜 시간을 공을 들여 완성시킨 분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딜이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은 일진그룹 창업주 일가의 교감이라기보다는 일진머티리얼즈 대주주의 독단적인 선택의 결과인 듯합니다. 조심스럽게 이런 관측을 해볼 수 있는 이유는 일진그룹 내에서 일진머티리얼즈는 이미 계열분리가 이뤄진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일진머티리얼즈 쪽에선 일진그룹과 지분 정리가 깔끔한 상태였습니다.
일진머티리얼즈 2022 반기보고서 © DART
일진머티리얼즈에 허진규 창업주의 지분은 0.03%에 불과하며, 일진그룹의 지분이 없습니다. 또한 M&A 과정에서 허재명 사장의 지분을 1%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이 점은 시사점이 큽니다. 보통 우리나라 기업가들은 M&A를 쉽사리 하지 않습니다. 정서적으로 자신이 일군 회사에 대한 애정이 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분을 일부 남기고 회사 경영자로 남거나, 향후에 회사가 더 성장했을 때 과실을 함께 나누기 위해 약간의 지분을 남겨둡니다. 그런데 일진머티리얼즈는 종속회사 신주인수권까지 아주 깔끔하게 인수 측에 정리되었습니다.
이번 딜에 대해 일진그룹으로부터 어떤 의견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사실 아쉬운 점이 많을 수 있습니다. 일진그룹에게는 동박 분야가 모태가 된 사업이기도 하니까요. 일각에서는 일진그룹이 대기업 집단에 들어가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추진 중인 대규모 추가 설비에 자금조달이 힘들 것 같아서 허재명 사장이 지분을 넘겼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옵니다. 하지만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진머티리얼즈 2022 반기보고서 © DART
허재명 사장은 일진머티리얼즈에 17년 동안 재직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일진머티리얼즈가 단기간에 성장을 이루는데 일조한 경영자입니다. 또한 일진머티리얼즈의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사모펀드까지 동원해 대규모 투자 진행을 진두지휘해 왔습니다. 일진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일진홀딩스㈜는 2022년 반기 기준 자산총액이 1.7조 원이며 전력·통신케이블, 전력기기, 매연저감장치 등을 주요 사업으로 진행 중입니다. 부동산 사업부의 물적분할과 제조사업 부문의 인적분할 및 일진다이아몬드㈜ 분할된 투자 부문에 대한 합병을 통하여 2008년 지주회사로 전환되었습니다. 일진그룹의 사업구조 정리는 2008년 전후로 마무리된 듯합니다. 즉 이번 M&A 전후 과정은 일진머티리얼즈가 일진그룹과 무관하게 매각되었다는 게 정설로 보입니다.
일진머티리얼즈 품은 롯데의 미래 일진머티리얼즈가 M&A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첫째로 2차전지 관련 회사 가치의 급등, 둘째로 사모펀드의 코칭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롯데그룹의 일진머티러얼즈 ‘고가 인수’ 논란이 나오는 이유는 현재 일진머티리얼즈 주가가 인수가로 측정한 가치에 비해 절반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일진머티리얼즈 시가총액이 2.8조 원인데, 매수자인 롯데가 약 53%의 지분에 2.7조 원을 사용했으니까요. 그나마 일진머티리얼즈의 지분구조가 심플하긴 했지만, 만약 일진그룹과 협상을 해야 하는 구조였다면 쉽게 M&A 딜이 이뤄지진 않았을 것입니다.
이번 매각의 고평가 논란을 잠재우는 건 실적입니다. 현재의 영업이익(699억 원)이 유지된다고 봐도 2.7조 원이 큰돈이긴 합니다. 독점적인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기회비용으로 볼 수도 있으나 투자금이 회수되는 시점을 당기기 위해서는 규모가 더 커져야 하고 매출액과 이익도 높아질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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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인수 이후에 언론을 통해서 롯데가 강조하는 점이 SKC 또는 포스코와의 경쟁 구도입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시장 환경을 일시에 변화시킬 수 있는 교두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롯데그룹이 미래 동력으로 롯데케미칼, 롯데알미늄, 롯데정밀화학 그리고 일진머티리얼즈를 손꼽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설명합니다.
그렇다면 일진머티리얼즈가 투자하여 첫 삽을 뜬 아이엠지테크놀로지를 더욱더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아이엠지테크놀로지㈜(IMG TECHNOLOGY.Co.Ltd)는 Elecfoil 해외 생산법인(말레이시아, 유럽 등)의 효율적 관리를 목적으로 2021년 6월 즉 불과 1년 전에 설립한 회사입니다. 아이엠지테크놀로지의 자회사인 아이엠엠테크놀로지(IMM TECHNOLOGY SDN. BHD)는 2차전지 Elecfoil 부문의 수요 확대에 따라 말레이시아에 설립한 해외현지 생산법인입니다. 또한 아이엠이테크놀로지(IME TECHNOLOGY S.ar.l.)는 유럽 지역 공력을 위한 유럽 룩셈부르크 소재 해외현지법인이며, 아이엠에스 테크놀로지 유럽(IMS TECHNOLOGY EUROPE, S.L.)은 아이엠이테크놀로지의 자회사로 스페인에 설립됐습니다. 전략상으로는 동박(Elecfoil)의 글로벌 시장점유율(M/S) 확대를 위해 Elecfoil 생산능력을 확충할 계획이 맞습니다만, 이를 실행하고 성공하는 건 또 다른 차원입니다. 롯데그룹이 뒷받침을 할지, 아이엠테크놀로지의 경영상황을 주목해야 합니다.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면 인수자의 재무 상황도 중요합니다. 롯데케미칼의 2022년 반기 기준 기말의 현금성 자산은 약 1.7조 원이며, 부채비율은 52%로 양호한 편입니다. 그러나 롯데건설에 대여금 지급 등 캐시카우로 그룹 내 역할을 하고 있기에 롯데케미칼의 상황이 녹록지는 않습니다. 2차전지 사업을 크게 확장하기 위해 2.7조 원을 투자했으나, 이후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현재 아이엠테크놀로지 관련 해외 진출 전략은 어찌 보면, 몸값을 높이기 위한 커다란 비전에 불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동아일보 2022.10.31
롯데그룹이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마무리하는 2023년 2월이 되면 롯데지주 ← 롯데케미칼 ← 일진머티리얼즈 지배 구조 개편이 완료됩니다. 일진머티리얼즈 자회사인 아이엠지테크놀로지를 완벽하게 롯데그룹 소유로 만들기 위해 신주 인수와 재무적 투자자(FI)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지분도 정리해야 합니다. 인수는 했지만 딸려 있는 사모펀드 스틱인베스트먼트와의 관계 정리가 필요한 것입니다.
동박시장을 3자 구도로 재편한 뒤에도 장밋빛 전망만 할 수는 없습니다. 이미 10조 원 이상의 수주 계약 체결 등 미래 먹거리가 준비되어 있다고 하지만, 변동성이 높은 시장 환경을 제어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SDI의 원통형 전지 생산 확대 및 젠5 배터리의 수요 증가가 기대되나, 동가격 하락 전환의 영향으로 외형 성장폭이 둔화될 수 있다는 예측도 고려해야 합니다.
※ 상기 내용은 FY21~16 연결감사보고서 첨부된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를 참조해서 작성한 내용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검토한 내용이오니, 간혹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투자자 유의사항: 이 콘텐츠에 게재된 내용들은 작성자의 의견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외부의 부당한 압력이나 간섭 없이 작성되었음을 확인합니다. 해당 글은 필자가 습득한 사실에 기초하여 작성하였으나, 그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라며, 투자 시 투자자 자신의 판단과 책임 하에 최종 결정을 하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해당 글은 어떠한 경우에도 투자자의 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소재의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