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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IPO 둘러싼 이야기 #2

*이 글은 ‘오아시스 IPO 둘러싼 이야기 #1’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SUMMARY

- 대형 IPO 부재 가운데 시총 1조 '오아시스'의 상장에 쏠리는 눈

- '신선식품+새벽배송'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하여 모기업의 매출 견인

- 그러나 영업 이익률이 낮고, 향후 시장 지배력에 대한 우려도 존재

- 투자자는 컬리를 지우고 오아시스 자체만은 냉철하게 바라봐야할 필요

 

© istock

 

|오아시스 재무제표 읽기(Feat. 증권신고서)

잘 키운 종속기업, 열 사업 부럽지 않다 오아시스 재무상태표를 2015~2022 3Q까지 나열해 보면, 2020년이 변곡점이라는 게 느껴집니다. 오아시스 2020년 재무제표에 공정가치-금융자산, 전환사채, 기말의현금성자산 수치 변화가 나타납니다. 자산총계가 2019년 301억 원 → 2022년 3분기 1,866억 원까지 성장하는 동안 제일 크게 늘어난 게 <현금및현금성자산>입니다. 자본 쪽 투자금 확충이 높은 덕분인데요. 부채비율은 310%(2020년) → 45%(2022년 3분기)로 줄었습니다. 이것만 봐서는 오아시스가 IPO를 할 이유가 별로 없어 보입니다. 재무건전성 좋고, 사내 유보되어 있는 현금도 많기 때문입니다.

매출액 변화는 평균 65% 증가율을 보이며, 증가 추이를 나타냅니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원가와 판매관리비의 큰 변화 없는 관리가 돋보이는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영업이익률이 높지 않다는 것입니다. 2020년 4.1% 외에 어떤 해는 1% 미만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연속 흑자는 맞으나 높은 이익을 내는 사업구조는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물론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좋은 편이고,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진 결과 오아시스는 재무적으로 탄탄합니다.

오아시스의 모기업인 지어소프트의 사업보고서에 신선식품 관련 유통부문은 2016년부터 등장했습니다. “친환경 유기농 도매 브랜드 우리생협”의 직영매장을 지어소프트가 운영하게 된 것이죠. 직영매장 형태로 친환경 농산물, 정육 등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사업으로 181억 원의 매출액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지어소프트의 IT, 미디어 사업보다 오아시스의 매출 비중이 높아지기 시작한 시점은 꽤나 오래전입니다. 하지만 폭발적인 성장을 이룬 건 최근이죠.

 

© ART 오아시스 증권신고서 2023.1.30

 

특히 온라인 신선식품 관련 매출액이 커지며, 사업의 규모가 확장되기 시작했습니다. 신선식품 플랫폼 기업으로 불릴 정도로 회원수 증가추이가 높아졌죠. 2019년 23만 명 → 2020년 56만 명 → 2021년 87만 명 → 2022년 13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판매채널 비중 역시 온라인이 2020년 이후 절반을 넘는 등 점점 더 신선식품+새벽배송 전문 기업의 이미지를 갖게 됐습니다. 자연스럽게 모기업인 지어소프트의 사업 구조도 변했습니다. 지어소프트의 2021년 기준 매출액 구분을 보면 유통 커머스 관련이 61%가 되며, IT서비스 역시 유통 커머스 즉 신선식품 종속회사 관련 매출임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종속기업이 모기업을 먹여 살리는 꼴입니다. 잘 키운 종속기업, 열 사업 부럽지 않은 거죠. 주력 사업이 변경된 후에 이번 IPO는 지어소프트나 오아시스에게 매우 중요한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 ART 오아시스 증권신고서 2023.1.30

 

신선식품+새벽배송 어필 퀵커머스, 라이브커머스 등 관련 기업들을 키울 뿐만 아니라 여전히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풀필먼터에 대한 보완까지 해결해야 합니다. 오아시스는 경쟁사에 비해 SKU(Stock Keeping Unit - 재고관리를 위한 최소한의 단위)가 부족하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이를 높은 오아시스 고객 충성도로 커버한다고 하나, 마켓컬리 등 신선식품 또는 새벽배송 관련 회사들이 끊임없이 재구매를 높이기 위한 쿠폰을 제공하고 있죠. 소비자는 금방 변심하기 쉽습니다. 내가 찾는 제품이 없거나, 조금이라도 경쟁사에 비해 질이 떨어지거나 저렴하지 않다면, 쉽게 이탈하죠. 소비자의 선택을 높이기 위해서 상품군만 늘리면 재고관리와 구매 만족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양날의 검인 셈이죠.

 

© ART 오아시스 증권신고서 2023.1.30

 

현재 오아시스에는 총 696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는데요. 오아시스 경영진은 CFO 출신의 대표 등 40대 젊은 경영진이 포진해 있습니다. 이들이 유기농식품 유통업을 온라인 신선식품+새벽배송 사업으로 부스터 업을 이룬 셈입니다. 식품 이커머스 시장에서 ‘신선식품+새벽배송’은 전에 없던 틈새시장이었습니다. 시장의 선도자는 오아시스가 아니라 마켓컬리인 것은 사실입니다. ㈜컬리는 소비자의 니즈를 먼저 읽고, 새벽배송의 특별함을 알렸죠. 전날 주문한 신선한 달걀과 우유, 아침 먹거리가 다음날 새벽 문 앞에 예쁘게 포장되어 배달됩니다. 컬리의 감성은 1인 가정 또는 솔로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한편 생협 ‘오아시스’는 이미 주부들에게 믿고 가는 식품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먹거리 관련 친환경, 유기농 야채에 한해서 말이죠. 여기에 더해 마켓컬리처럼 새벽배송도 해준답니다. 더 좋네요.

 

|오아시스 IPO 투자자 유의사항

시장의 기대 한몸에 받고 있지만 컬리와 오아시스를 경쟁자로 보는 시선이 많지만, 사실 둘은 출발부터 다른 회사입니다. 오히려 오아시스가 컬리의 도움을 받아 성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컬리의 대규모 적자, 상장철회 등 덕분에 오아시스가 조명을 받는 구도죠. 투자자는 컬리를 지우고 오아시스 자체만을 냉정히 살펴봐야 합니다. 만약 오아시스 공모에 관심을 둔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매출 성장은 있으나 이익은 그만하지 않습니다. 이후 시장 지배력을 갖출지 아직은 미지수입니다. 오아시스 스스로 밝혔듯이 신규 고객 증가보다 재구매를 높이는 게 당사의 장점이라고 말합니다. 즉 시장의 사이즈를 키우는 게 오아시스의 주된 사업 방향이 아닙니다. 2023년 신선식품+새벽배송 시장이 더 크지 못한다면 오아시스 매출액 증가와 이익률 상승이 어디서 올 수 있을까요? 경쟁사의 침체로는 부족합니다.

 2023년은 IPO 관련 자본시장의 분위기가 안 좋습니다. 대형 IPO 예정 기업들이 속속 상장 철회를 외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오히려 오아시스에 기대가 집중되는 형국입니다. 1조 원에 가까운 기업가치 평가를 받는 중급 이상의 IPO가 거의 없습니다. 오아시스가 시장의 반전을 이끌지 모른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상황이 오아시스에게 유리하게 돌아가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컬리를 지우고 냉철하게 살펴라 최근 IPO(기업공개 상장)는 ‘영업’으로 돈을 버는 것보다 얼마나 투자를 받았는지, 적자가 나더라도 시장지배력(회원 증가) 또는 혁신적인 사업 아이템을 가졌는지가 핫한 주제입니다. 신선식품+새벽배송은 2022년 IPO 계획이 있는 기업의 가치를 2~4배까지도 높게 평가했습니다. 지속적인 투자가 있기에 IPO는 시장 분위기를 더욱 달구곤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래야 기존 투자자가 EXIT하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투자자가 아니라 소비자의 관점으로 새벽배송 업체를 볼 때는 전혀 다른 면이 부각됩니다.

 

© DART 오아시스 투자설명서 2023.2.7

 

오아시스가 IPO를 서두르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2022년 4분기 결산 전인 3분기 기준으로 공모를 서둘러 준비했습니다. 매출액의 하락 시그널이 있었거나, 기업가치 산정에 있어 부담이 더해지는 걸 고려한듯합니다. 투자할 곳이 없는데 자금이 과하게 유입되어도 문제입니다. 1천억 원 가까이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이 이미 있습니다. 당장 대규모 시설투자 등의 사업 확장을 계획하고 있지 않습니다. 공모를 통해서 모아진 자금 세부계획은 2023년 물류센터 등 시설투자에 225억 원을 투자하고 이후 매년 점진적인 시설자금 이용으로 잡혀 있습니다. 공모에 참여한 새로운 주주들이 오아시스의 장기 플랜에 전적으로 동의할지 궁금합니다. 이미 IPO 이전에 액면분할, 유상증자를 통해 지어소프트나 오아시스는 그간의 영업활동현금 누계보다 막대한 자금을 확보했습니다.

보통 IPO는 성장하는 산업의 선두에 서기 위해 투자 자금을 모으기 위한 공모(공개모집)입니다. 신선식품+새벽배송의 IPO는 시작은 신선했으나 지금은 환경이 약간 달라졌죠. 신선식품과 새벽배송의 편리함이 온라인 식품판매 시장을 획기적으로 바꿀 줄 알았으나, 그렇지 못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비대면 구매가 활성화된 것에 비하면 새벽배송의 소비자 요구는 높아지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그 사이 경기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2023년은 생활물가의 압박도 시작되고 있습니다. 오아시스가 지금의 투자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전에 없던 성장성을 드러낼 수 있을까요? 판단이 어렵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곧 IPO를 통해 시장의 결정을 지켜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투자자 유의사항: 이 콘텐츠에 게재된 내용들은 작성자의 의견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외부의 부당한 압력이나 간섭 없이 작성되었음을 확인합니다. 해당 글은 필자가 습득한 사실에 기초하여 작성하였으나, 그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라며, 투자 시 투자자 자신의 판단과 책임 하에 최종 결정을 하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해당 글은 어떠한 경우에도 투자자의 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소재의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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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회계 전문 도서 저자 ‘재무제표 읽는 남자 이승환’ 저서: 『숫자 울렁증 32세 이승환 씨는 어떻게 재무제표 읽어주는 남자가 됐을까』 / 『취준생 재무제표로 취업 뽀개기』 / 『핫한 그 회사, 진짜 잘 나갈까?』 / 『재무제표로 찾아낸 저평가 주식 53』 재무제표 읽는 남자입니다. 투자하기 위해서, 기업의 정보를 얻기 위해서 반드시 챙겨 봐야 할 재무제표. 읽기만 해도 도움이 되는 재무제표 유용함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