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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IPO 둘러싼 이야기 #1

SUMMARY

- 상장을 철회한 컬리와 달리 자본구성을 변경하고 IPO에 출격한 오아시스

- 온라인 새벽배송 시장에 진출해 급격한 성장을 이뤄내며 업계 유일 흑자 달성

- 지배회사 ㈜지어소프트가 개발한 자체 물류 소프트웨어가 효율성을 극대화한 영향

 

© istock

 

|비상장주식 투자

고수익에 숨겨진 가시 24시간 투자의 시대라고 합니다. 나도 열심히 일하는데 ‘내 돈은 놀면 안 되지’라는 논리입니다. 투자에 대한 사람들의 관점이 적극적으로 바뀌었습니다. 개인 투자자는 ‘동학개미, 서학개미’로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주식투자에 열을 올렸습니다. 투자는 남보다 빨라야 기회를 얻는다는 생각 아래 ‘비상장사 주식’에 투자하는 ‘선(先)학개미’까지 등장합니다. 선학개미는 장외시장 거래를 통해 고작 1~2주밖에 받지 못하는 공모주 청약의 제한을 넘어 고수익을 노립니다. 비상장 주식 거래는 <38커뮤니케이션>, <서울거래 비상장>, <증권플러스 비상장> 등 사설시장 앱과 사이트를 통해서 이뤄집니다. 개인들이 내놓는 비상장 주식이 시장에 나오는 터라 모든 비상장 주식을 살 수는 없습니다. 또한 비공개 시장이라 적정주가 예측도 힘듭니다. 게다가 개인 직거래라 투자사기 위험까지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학개미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특히 IPO 예정기업의 비상장 주식거래는 더 인기가 높습니다.

그러나 2022년 하반기부터 자본시장의 겨울이 매서운 편입니다. IPO 대상 기업들의 일정 취소로 해당 비상장 주식 역시 가치하락을 겪고 있습니다. 유니콘 기업으로 기대를 모았던 마켓컬리 역시 1월 초 상장철회를 결정했습니다.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컬리와 자주 비교됐던 ㈜오아시스가 이번 IPO를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총공모주식은 5,236,000주이며, 희망 공모가액은 30,500~39,500원입니다. 2023.2.14~15 양일간 청약이 진행됩니다. 오아시스는 이번 공모로 최소 1,596억 원의 자금을 조달하고자 합니다. 비상장 주식 거래 사이트에서 이미 공모 가격 이상의 시세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특히 1월 한 달 사이 30% 이상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공모 효과를 톡톡히 보는 모습입니다..

 

© 피에스엑스(서울거래 비상장) 2022.9.8 공시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운영사 사업 목적에도 “모험자본의 확대, 벤처, 중소기업의 증권 유통으로 인한 모험자본 활성화”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음성화되어 있던 ‘비상장 주식 중개’의 활성화를 취지로 생긴 회사들은 거래의 안전성을 높이는 중입니다. 남들이 발견하지 못한 회사에 대한 선투자로 고수익을 얻고, 최근 안정적인 거래 플랫폼도 생겼지만 여전히 비상장사에 대한 투자 정보는 부족한 실정인데요. 비상장 회사에 대한 공식적인 투자정보를 찾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비상장 주식이 상장 주식으로 바뀐다면 기업가치 평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에 거래량과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 상장이 진행되지 않거나, 공모 이후 가치하락 등 반대의 결과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비상장주식에 대한 투자는 위험성이 따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에 대한 투자 판단을 위해 최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수집해야 합니다.

 

|올해 IPO 풍향계 오아시스

자본구성 바꾸고 IPO 출사표 ㈜오아시스의 공개된 증권신고서상으로 오아시스의 2022년 3분기까지 실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통 기업들이 상장을 앞두면 덩치(자산)을 키우거나 근육(매출액)을 자랑합니다. 증권신고서상으로 오아시스는 그런 면에서는 좀 색다른 점을 보입니다. 우선 2021년에 비해 2022년이 크게 달라진 게 없습니다. 오아시스는 새벽배송, 신선배송 시장에서 컬리의 대항마로서 ‘흑자를 내는 경쟁자’로 유명합니다. 물론 자산이나 매출액을 보면 컬리에 비교하기엔 너무 적은 편입니다. 2021년 컬리의 자산총계는 6,944억 원이며, 매출액은 1.5조 원에 달합니다. 이에 비해 오아시스는 1,643억 원의 자산총계 그리고 3,569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1/5 수준이긴 하나 “컬리는 상장을 철회하는데 오아시스는 그냥 하잖아요” 즉 내실이 있다는 자신감처럼 비칩니다. 그렇지만 투자자는 냉정한 시각으로 따져봐야 합니다.

컬리가 상장 철회를 한 이유는 4조 원으로 평가받던 기업가치가 1조 원으로 급감한 것과 관계 깊습니다. 이런 상황은 오아시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시기에 상장을 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오아시스가 자산, 매출액 등 비슷한 추세를 보인다면 가장 많이 변한 부분은 자본 항목입니다. IPO 전에 자본의 구성을 많이 손봤습니다.

 

© DART 오아시스 증권신고서 2023.1.30

 

회사는 2022년 2월 7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2022년 2월 24일에 5,503주(신주발행가액 주당 1,816,986원)의 보통주를 발행하여 9,999백만 원의 유상증자(액면초과발행)를 실시했습니다. 회사는 2022년 3월 30일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2022년 5월 3일에 액면분할(액면가액 5,000원 주식을 액면가액 100원으로 변경)을 실시했습니다. 2022년 5월 17일 전환청구에 의하여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했습니다. 2022년 5월 17일 제1, 2회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 전환청구에 의하여 2,523,096주의 보통주를 발행했습니다.

© DART 오아시스 증권신고서 <주석23 자본금>

 

© DART 오아시스 투자설명서 2023.2.7

 

정확한 내용까지 다 모르더라도 보통주 발행, 유상증자, 액면분할, 전환권 청구 등의 키워드로 대략 추측을 해보아야 합니다. ‘공모’는 말 그대로 주주를 공개 모집하는 행위로 일반 개인과 다양한 지분투자자가 모입니다. 액면분할을 통해 주식수를 늘렸고, 대주주인 ㈜지어소프트는 소유한 오아시스 주식을 사모투자회사와 교환사채로 바꿨습니다. IPO 이후에도 지분 희석이 많지 않도록 계산을 했겠죠. 공모 이후에 상장사가 되면 까다로워질 지분정리를 사전에 추진한 것이며, 덕분에 자산과 매출이 크게 성장하지 않은 회사가 ‘현금 보유량’은 좋아집니다. 2022년 3분기까지 기말의 현금이 951억 원이며, IPO를 통해 모집되는 공모금액은 1,596억 원입니다. 자금의 사용처는 시설자금이 725억 원, 타법인취득이 369억 원으로 나뉩니다. 액면분할을 통해서 여유가 생긴 탓인지 총 공모주식수 523만 6000주 중에 신주모집이 366만 5000주(70%), 구주매출이 157만 1000주(30%)입니다. 지어소프트가 소유한 지분이 구주매출로 나오며 구주매출 후 지어소프트의 오아시스 지분은 55.17% → 43.85%로 낮아질 예정입니다.

 

|새벽배송 유일흑자 기업

이익 나는 신선식품 ㈜오아시스는 2011년 (사)우리소비자생활협동조합을 설립해 약 30여 곳의 매장에서 유기농, 친환경 신선식품을 판매합니다. 오아시스는 오프라인 직영 매장을 중심으로 유기농∙신선식품을 저렴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해 성장했고, 2023년 현재 기준 5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오프라인 사업뿐만 아니라 온라인 새벽배송 시장에 진출, 2019년 이후 급격한 매출 성장을 자랑합니다.

 

© 재무제표 읽는 남자

 

온라인 신선식품 플랫폼 <오아시스마켓>이라는 브랜드를 2018년 런칭하고, 새벽배송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때부터 컬리와 경쟁사로 거론됐는데, 2019년에는 온라인 회원 수 2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이후 물류시설 확충과 자체 유통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해 물류효율화, 판매관리비 등의 원가절감을 이뤘다고 합니다. 2020년 온라인 회원수 50만 명 돌파, 매출액 2,386억 원을 기록했고, 2022년 3분기 기준 매출액 3,118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오아시스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은 매출액 규모는 작지만 매년 흑자를 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아시스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코스닥 상장기업 ㈜지어소프트의 관리력을 흑자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오아시스가 오프라인 신선식품 판매에서 새벽배송, 온라인 마켓으로 진화할 때, 경쟁기업인 스타트업과 달리 안정적인 손익구조에 주안점을 두었다는 게 느껴졌는데요. 한 마디로 ‘이익도 챙겨가면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중’이죠. 실제로 매출원가율이 75%(2018~2022)로 동종업계 평균과 비슷하지만 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면서도 판매관리비를 20% 초반을 유지합니다. 판매관리비 분포를 분석해 보면 인건비 분포가 살짝 준 것 외에는 동일한 수준입니다. 광고선전비 등의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로 유지했고, 자연스럽게 온라인 사업 확장으로 매출원가율이 낮아지는 효과를 얻고 있습니다.

 

© DART 오아시스 투자설명서 2023.2.7

 

시장 이번 IPO를 통해서 오아시스가 가장 강조하고 있는 오아시스의 강점은 ‘재구매율’입니다. 오아시스의 경쟁자들이 아무리 성장성이 높고, 물류 인프라와 가입 회원수를 자랑해도 실질적인 이익을 내는 것은 다른 차원이라고 말합니다. 특히 신선식품에 관해서는 오아시스를 이길 수 없다는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습니다.

 

대기업도 발 빼는데 나 홀로 웃음 국내 온라인 식품시장은 마켓컬리의 새벽배송 서비스 마케팅 덕분에 급성장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늦은 밤 온라인, 모바일로 주문하고 다음날 새벽에 배송받는 건 ‘장보기’를 대신하는 획기적인 서비스였죠. 특히 계란, 야채 등 신선식품은 새벽배송이 이상적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아직 새벽배송을 통해 식품을 주 1회 이상 구매하는 소비자는 전체 가구수의 14.1%(2022년 기준 한국농어촌경제연구원)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이를 두고 아직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긍정론을 가질 수 있으나, 반대로 신선식품은 ‘직접 눈으로 보고 사는’ 오프라인 판매를 이길 수 없다는 반증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신선식품+새벽배송 시장에 도전장을 낸 롯데쇼핑, BGF리테일, GS리테일 등 대기업들이 2022년 대거 서비스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게다가 전국망이 아닌 서울∙경기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신선식품∙새백배송 서비스는 매출액 확장성에도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 DART 오아시스 투자설명서 2023.2.7

 

장밋빛 미래로 시작했지만 지금도 시장에 남은 플레이어의 현실은 오아시스 외에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다른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퀵 커머스 경쟁은 물류인프라와 시스템 투자를 요구합니다. 쿠팡은 ‘풀필먼트’를 통해 2022년 흑자전환 등을 이뤘습니다. 그러나 2021년 기준 쿠팡의 결손금 5.9조 원은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도대체 얼마나 투자를 해야 경쟁적 시장에서 독점사업자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시장을 좁혀 신선식품만을 품목으로 새벽배송을 유지해야 한다고 가정하면 ‘수익성’을 포기해야 할 수 있습니다.

 

© 오아시스 IR자료

 

신선식품을 고객의 집 앞으로 새벽배송 하려면 첫째, 좋은 상품을 골라야 하고, 둘째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식품의 재고관리와 신선도를 유지한 채 빠른 시간 내에 배송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2가지가 충족이 되지 않는다면 단지 브랜드 평판과 인지도로 고객 이탈을 막을 수 없습니다. 대기업 식품유통 회사들이 시장을 포기한 이유입니다.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전날 밤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에 배송받는 형태의 배송 구조 특성상 인건비가 주간 대비 2배 가까이 소요되며, 콜드체인을 갖춘 물류센터 건립을 포함해 초기 투자비용 또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또한 소비자에게 소구할 수 있는 신선식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대에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공급망을 확충하는 것은 단기간에 가능한 것이 아니며,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식품을 다룬다는 점에서 높은 재고 폐기율이 발생할 수 있어 전문적인 수준의 재고 관리 역량이 요구됩니다.

© 오아시스 투자설명서 인용

 

오아시스의 지배회사는 유무선 시스템 개발, 운영, 유지보수 및 마케팅 등 IT 전 영역에 대한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어소프트입니다. 지어소프트는 이를 십분 발휘하여 자체 물류 소프트웨어인 '오아시스루트'를 개발했고, 물류인프라의 자동화, 효율성 극대화를 오아시스와 오아시스마켓에 적용했다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오아시스는 신선식품+새벽배송 관련 비즈니스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한 오랜 경험과 모기업의 IT 기술이 흑자를 끌어내고 있다고 강점을 강조합니다. 크지는 않지만 무시 못 할 홍보 멘트입니다. 업계 유일한 흑자 경영”

 

© DART 오아시스 증권신고서 2023.1.30

 

*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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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現) 회계 전문 도서 저자 ‘재무제표 읽는 남자 이승환’ 저서: 『숫자 울렁증 32세 이승환 씨는 어떻게 재무제표 읽어주는 남자가 됐을까』 / 『취준생 재무제표로 취업 뽀개기』 / 『핫한 그 회사, 진짜 잘 나갈까?』 / 『재무제표로 찾아낸 저평가 주식 53』 재무제표 읽는 남자입니다. 투자하기 위해서, 기업의 정보를 얻기 위해서 반드시 챙겨 봐야 할 재무제표. 읽기만 해도 도움이 되는 재무제표 유용함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