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양은 어떤 회사인가? #2
* 이 글은 '금양은 어떤 회사인가? #1’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SUMMARY
- 2차전지 사업 진출 기대감으로 시가총액 10배 이상 상승한 금양
- 이제는 2차전지 사업으로서의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한 시점
- 불성실공시 지정, 자원 개발 진행, 수익 사업 변화 등 투자자라면 꼼꼼히 확인 필요
© 금양
재무제표 시리즈
[1편] 금양은 어떤 회사인가? #1
????[2편] 금양은 어떤 회사인가? #2
재무제표 이모저모 금양이 2023년 1분기 보고서(2023.5.15)를 제출했습니다. 1분기 기준 자산 2,834억 원의 부채비율 132%이며, 주된 자산은 유형자산 1,393억 원입니다. 금양은 국내 1개사와 중국과 미국, 독일과 파키스탄 등 해외 9개사를 포함하여 총 10개사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유형자산 중에는 토지, 건물 외에도 구축물과 기계장치(299억 원) 등의 비중이 높습니다. 공장 설비가 중요한 회사네요. 1분기 건설 중인 유형자산도 106억 원가량 됩니다.
© 재무제표 읽는 남자
1분기 매출액은 375억 원으로 영업손실 -8억 원을 기록합니다. 전년 동기 539억 원(매출)에 43억 원의 이익을 냈던 것에 비하면 <발포제> 사업은 이젠 신경을 덜 쓰고 있나 봅니다. 매출액 감소율이 -30%입니다. 이 사업만 있다면 큰일이죠. 금양의 2021년 매출액은 2,131억 원 그리고 영업이익이 132억 원이었습니다. 2차전지로 확실히 노선을 갈아탔기에 그럴 수 있습니다. 기존의 유형자산 등 설비를 다 전환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저 계획대로 진행되려면 2023년 올해 말부터는 가시적인 성과(2차전지)와 관련한 매출액이 발생해야 합니다. 또한 기존 발포제 사업 정리가 그리 손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공장 설비의 라인망을 2차전지 신규 시설로 만들기는 쉽지 않겠죠. 현금흐름표 보면 217억 원이 있는데, 1분기에 150억 원 정도 유형자산 취득이 보입니다. 몽골 쪽 광산 관련 계약 비용이라면 계약금 정도이고 추가로 들 돈(793억 원) 만들기도 만만찮지 않을 것입니다. 자사주 매각을 통해 1,700억 원을 하겠다는 박 이사의 언급이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어 보입니다.
© DART 금양 2022 사업보고서 : 비용의 성격별 분류
2022년 비용의 성격별 분류 주석을 살펴보면 전체 비용은 비슷한 수준이나 각 항목의 변화가 뚜렷하게 보입니다. 원재료 및 상품 매입액은 줄어든 반면 다른 비용이 증가합니다. 기존 사업에 대한 이탈 때문이라면 그동안 금양으로부터 ‘발포제’를 납품받던 회사들이 당황할 수도 있겠습니다. 여하튼 사업의 확장이 아니라 2차전지로 체질 변경을 시도한다는 게 재무제표 곳곳에서 드러나는 금양입니다.
© 재무제표 읽는 남자
금양이 말하는 기술력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으나 다른 회사 상황으로 봐서는 2차전지 기술력 진입장벽이 그리 높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금양 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2차전지 관련 소재, 장비 분야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물론 대기업이 주로 발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죠. 그러다 보니 금양처럼 후발주자가 경쟁력이 높을지 판단을 해보아야 합니다. 이미 시장을 경험한 선발주자들이 갖춘 ‘원가 경쟁력’을 금양이 따라갈 수 있을지 말입니다.
또 다른 고려 점은 판로입니다. 현재까지 2차전지는 없어서 못 사는 수급 불균형이 존재합니다. 2차전지 소재가 필요한 2차전지 제조사, 자동차 회사 등이 마구마구 2차전지에 대한 수주 계약을 체결하고 있습니다.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등 기존 회사들이 잘나가는 이유도 이미 대규모 사전 계약 물량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입니다.
후발 주자인 금양이 납품처를 확보할 수 있는지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부분입니다. 금양의 2023년 매출액은 현재 1분기 수치를 봐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발포제에서 빠지는 매출액을 2차전지에서 커버할 수 있다는 사업 계획이나 실제로 그럴지는 하반기에 접어들면 드러날 것입니다.
© 네이버 증권(2023.5.17)
무작정 뛰어드는 것은 금물! 최근 3개월 사이의 금양의 주가 추이 그래프를 보면 4월 최고 92,500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2차전지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1월 이후 끝없이 상승하던 것과 마찬가지로 아직 2차전지를 생산하지 않았던 금양의 주가 역시 높은 상승세를 보입니다. 주가 상승은 2022년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시가총액 3조 원이 넘는 기업가치는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금양의 주력 상품이자 현재 매출액을 만드는 건 발포제입니다. 발포제는 플라스틱, 고무, 기타 재료에 첨가하여 가스를 발생시켜 제품을 발포시키는 화학 물질입니다. 다양한 제품에 사용되며, 주로 단열재, 완충재, 포장재로 사용됩니다.
발포제는 크게 화학발포제와 물리발포제로 나뉩니다. 화학발포제는 가열되거나 촉매와 반응하여 가스를 발생시키는 발포제입니다. 물리발포제는 가압된 상태에서 방출되면서 가스를 발생시키는 발포제입니다. 아무리 화학적 기술력이 연관성이 있더라도 2차전지 관련 신규사업에 진출하려는 회사의 원래 비즈니스가 무엇이었는지 구체적으로 다시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 그래프를 보면 재무제표나 현재 실적 등으로 설명이 안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오히려 투자자들의 심리와 시장상황이 설득력을 가집니다. 그런데 이럴 때 매우 안타까운 투자자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높은 수익을 얻었는데, 더 고수익을 바라다 뒷목을 잡는 경우 말입니다.
© MARLON MOSLEY
상기 그래프는 영국의 천체 과학자 뉴턴이 투자했던 남해주식회사 주가 그래프입니다. 주식 투자자라면 한 번은 경험해 보았을 ‘웃픈’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뉴턴은 남해주식회사 초반에 투자해 어느 정도의 수익을 봅니다. 주가가 정체를 보이자 뉴턴은 매우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주가가 다시 급등하자, 그의 친구들이 ‘대박’ 났다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됩니다. 이미 이익을 본 상황이지만 더 높은 수익에 대한 욕심으로 그는 전 재산을 남해주식회사 주식에 투자합니다.
그 뒤는 그래프가 보여주는 그대로입니다. 주가는 하염없이 폭락했고, 뉴턴은 지금 가치로 약 20억 원의 전 재산을 날리고 맙니다. 올 초부터 시작된 2차전지 종목들의 랠리에 뉴턴과 같은 상황이 없지 않았을 것입니다. 뉴턴은 당시 “천체의 움직임은 계산해 내도, 인간의 광기는 도저히 모르겠다”라는 주식 명언을 남깁니다.
당시는 지금과 달리 투자대상인 회사의 재무제표를 볼 수 없던 시절입니다. 다들 소문과 뉴스만 믿고 투자를 하던 시절이라서 남해주식회사가 얼마나 깡통회사인지 모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현재는 상장되어 있는 회사의 재무정보가 어느 정도 공개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가요? 뉴턴과 같이 고수익에 잠시 ‘이성’을 잃는 이들이 있습니다.
투자자는 자산의 투자에 대한 절대적 책임을 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 감정적인 판단에 휩싸이면 안 됩니다. 소중한 투자금을 허투루 날릴 순 없으니까요. 무엇보다 꼼꼼하게 전후 사정을 살펴보고, 유사한 기업과 투자 대상을 비교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금양은 2차전지 대장주라고 불리는 에코프로랑 견주어 보면 그 실체가 감이 잡힐 수 있습니다.
© 네이버 증권(2023.5.17)
옥석가리기가 필요한 시점 금양이 후발 주자라면 에코프로라는 회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2차전지 사업을 진행해 온 회사입니다. 물론 에코프로의 주가 역시 2023년 상반기 미친 행보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에코프로는 2016년 지방에 있는 강소기업으로 대학생들에게 취업을 추천했을 만큼 업력이 길고 탄탄한 기업입니다. 당시 주가가 1만 원이 되지 않았죠. 그때 준비했던 강의 자료를 보니 당시 에코프로의 시가총액 순위가 244위입니다. 또한 그때부터 에코프로는 2차전지 관련 양극재 시장에 진출해 있었습니다.
그래서 현재 에코프로의 강점은 ‘수직계열화와 원가절감 구조’입니다. 에코프로 그룹의 최상위 지배기업인 ㈜에코프로 아래에는 양극재를 제조 판매하는 에코프로비엠과 양극재의 전단계 제품인 전구체를 생산하는 에코프로지이엠, 전구체와 양극재에 사용되는 수산화리튬 임가공회사인 에코프로이노베이션(SK이노베이션과의 합작회사), 폐배터리 및 폐양극재를 리사이클링해서 원료를 공급하는 회사인 에코프로씨엔지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소 주가가 오버 슈팅된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실질적인 사업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회사입니다.
금양이 2차전지를 통해서 큰 성공을 이룰 가능성은 충분해 보입니다. 하지만 불성실공시 사건, 앞으로 넘어야 할 난관(해외 자원 개발), 현재 비즈니스 정리(발포제) 등 투자자로서는 꼼꼼히 판단해 봐야 할 요소가 많습니다. 배터리 아저씨의 말은 긍정적인 부분을 부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업의 Risk는 투자자 스스로 챙겨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투자자 유의사항: 이 콘텐츠에 게재된 내용들은 작성자의 의견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외부의 부당한 압력이나 간섭 없이 작성되었음을 확인합니다. 해당 글은 필자가 습득한 사실에 기초하여 작성하였으나, 그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라며, 투자 시 투자자 자신의 판단과 책임 하에 최종 결정을 하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해당 글은 어떠한 경우에도 투자자의 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소재의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