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상업시설(리테일)은 어느 위치에 있을까?
Summary
- 상업시설은 서울 전체 및 주요 지역에서 공실률 상승 추세로, 턴어라운드는 시기상조
- 그럼에도 연남, 성수(뚝섬), 망원 등 골목 상권은 코로나19 이전보다 안정적인 수급 상황
- 최근 상업시설은 규모는 줄이고 골목으로 들어가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추세
- 코로나19 충격 회복에 시간은 필요하나, 상업시설 트렌드는 명확히 변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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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행한 지 2년의 시간이 흘렀다. 코로나19로 금융 지원 정책이 늘어나고 소비 문화도 변화함에 따라, 주택을 포함한 대부분 부동산 가격이 최고점에 이르렀다. 시장 경기 침체에도 부동산 가격은 정점에 이르는 현상이 아이러니하지만, 유독 상업시설은 코로나 수혜에서 제외돼 있다.
사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부터 금융 투자자 관점에서 상업시설(리테일)을 보수적으로 검토해 왔다. 리테일은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고 경기에 민감해서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 따지고 보면, 상업시설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고전 중이다.
고점에서의 피크아웃을 걱정해야 하는 다른 부동산과 달리, 다운사이클이 길었던 상업시설의 최근 동향과 트렌드를 살펴보고 방향성을 논의하고자 한다.
| 위드 코로나 시대 상업시설 부동산 동향
① 서울 및 주요 지역에서 공실률 상승 본 글에서의 분석 대상인 상업시설은 중대형 규모(연면적 330 제곱미터 초과)로 제한했다. 또한, 서울 및 주요 상권으로 지역을 한정하여 동향을 파악했다. 소규모 상업시설을 통합하여 통계를 내는 것이 어려운 데다,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주요 상권은 서울 전체, 명동, 종로, 강남, 홍대, 연남, 망원, 뚝섬 등으로 구분하여 시계열 분석을 진행했다.
서울 및 주요 상권 중대형 상가 공실률 추이 © 한국감정원
한국감정원에서 발표한 서울 및 주요 상권별 공실률 데이터를 살펴보면, 코로나가 유행하기 전인 ‘20년 1분기 기점 공실률은 6~8% 수준에 머물렀다. 부동산 임대업에서는 임차인의 전입·전출 시기 등을 고려해 정상적인 임대 사업을 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공실률 5%를 자연공실률이라 정의한다. 코로나19 유행 전에도 서울 주요 상권은 자연공실률을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21년 4분기 기준 서울 및 주요 상권의 공실률은 10~50%이다. 전 지역에서 코로나19 유행 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 ‘21년 2분기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했고, 4분기부터 위드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 두기 제한을 완화했다. 그럼에도 종로와 홍대를 제외한 주요 상권의 공실률은 오히려 전 분기 대비 증가했다.
서울 및 주요 상권 임대료 추이(만 원/평/월) © 한국감정원
임대시장에서 수요 현황을 살펴볼 때 가장 중요한 지표인 임대료 추이를 살펴봤다. 서울 전체는 ‘20년 1분기 평당 월 18만 원 수준이었으나, ‘21년 최저점인 평당 17만 원을 기록하면서 코로나19 유행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위에서 분석한 공실률 추이와 유사하다.
가장 하락폭이 컸던 명동의 임대료 추이가 ‘21년 2분기 이후 다소 완만해지면서 서울은 전반적으로 안정 추세에 접어드는 모습이다. 서울의 대표 상권이었던 명동은 코로나19 이전 강남 상권 대비 2.9배 이상 높은 임대료를 기록했다. 그러나 ‘20년 4분기 1.8배로 줄어들며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이 데이터를 분석해 본 결과,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심리적 면역과 백신 접종자에 한한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에도 주요 상권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행하던 시점과 같은 과다 낙폭 가능성은 제한적이며, 하락 추세가 완만해지고 있고 일부 상권은 소폭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그럼에도 아직 뚜렷한 턴어라운드 시그널은 보이지 않아, 다소 관망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② 신흥 골목 상권은 코로나19 이전보다 안정적 주거시설과 상업시설이 복합적으로 밀집돼 있는 신흥 골목 상권도 살펴보았다. 연남·동교 상권은 ‘21년 1분기부터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하여, 해당 데이터만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연남동, 성수동, 망원동 등은 과거 홍대, 강남·건대의 Sub-Market으로, 중심에서 밀려나 형성된 상권이다. 이는 서울의 주요 오피스가 여의도, 광화문, 강남에 밀집되어 있을 때, 이에 대한 Sub-Market이 마포·공덕, 분당, 상암·마곡 등으로 확장된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신흥 상권 중대형 상가 공실률 추이 © 한국감정원
‘20년 1분기 기준 해당 상권의 공실률은 2~4% 수준으로 자연공실률 미만을 기록하고 있었다. 이는 동분기 서울 전체의 공실률이 7.9%인 점과 자연공실률 5%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수요 상태로 판단된다.
본격적으로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함에 따라 해당 상권도 영향을 받아, ‘21년 1분기 연남동은 4.3%, 망원동은 3.0% 수준까지 소폭 올랐다. 다만,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던 ‘21년 2분기를 기점으로 다시금 안정세를 찾았다. ‘21년 4분기 기준 해당 상권의 공실률은 1~3% 수준으로 코로나19 이전보다 오히려 더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코로나19라는 극한의 악재 속에서 시장 전반은 위축되었지만, 잘 팔리는 곳은 이전보다도 더 큰 수요가 대기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단순히 지역이나 상권만의 문제가 아니라, 구매자의 소비 트렌드, 문화, 공간에 대한 개념이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규모, 시스템, 규격화, 편리성, 합리적인 가격 등이 주요 요소였다면, 위에서 잘 되는 상권은 작은 규모, 독립적 브랜드, 특색 있는 서비스 등을 중점적으로 판매한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 상황에서 정부 정책상 적은 인원의 모임을 허용하다 보니, 해당 트렌드는 가속화되었다고 판단된다.
| 주요 트렌드 분석 및 향후 방향성
① 규모는 작게, 위치는 골목에 위에서 언급한 소비 트렌드를 음식 판매 프랜차이즈 회사 2개를 놓고 분석하며, 재차 검증하고자 한다.
유명 프랜차이즈 비교 (단위: 백 만원) © 가맹사업자거래
식음 업종 내 메뉴가 많지만, 최근 돈가스 관련한 가게가 소비자들 사이에 인기가 많아 두 개 프랜차이즈를 선정했다. 위의 표를 살펴보면, A 돈가스는 ‘18년 기준 51개의 가맹점을 운영하는 대형 돈가스 프랜차이즈 회사다. B 돈가스의 경우 서울 내 골목상권에 위치해 입소문을 타 유명해진 업체이며, ‘19년부터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A 돈가스는 주로, 여의도, 강남, 종로 등 전통적 중심 상업지에 필수로 들어가 있으며, 점포당 면적은 약 38평 수준이다. 해당 업체는 ‘18년 가맹점 수 51개를 기록한 후 지속 감소 추세에 있으며, ‘20년 기준 점포 평당 매출액은 3백만 원 수준에 머물렀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현재보다 영업환경이 양호했으나, 현시점 다소 고전하고 있다.
B 돈가스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행한 ‘20년 오히려 가맹점 수가 24개로 급증했다. 해당 가게는 별도의 식탁을 마련하지 않고 최대 8~12인만이 착석 가능한 바 테이블을 구성하여 공간 효율성을 높였다. 이에 따라, 점포당 면적이 19평으로 A 돈가스의 절반 수준이며, 평당 매출액도 15백만 원 수준이다.
위의 내용을 요약하면, 골목 상권에 규모를 작게 하는 반면, 공간 및 매출 효율성을 높이는 식당이 비교적 최근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② 시간은 필요하나, 트렌드는 변하는 중 상업시설은 코로나19 이후 유독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시점 코로나19의 유행에 따른 충격적 급락 시기는 지났으며, 과거 수준의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중심 상업지의 공실률이 여전히 높고 임대료 역시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현시점 완벽한 턴어라운드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중심 상권의 Sub-Market이었던 일부 상권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좋은 수급 여건에 있다. 이는 단순히 상권이나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구매자의 소비 트렌드 변화와 같은 장기적 방향성과 같은 궤를 하고 있다.
아직은 완벽히 소비활동을 하지 못하는 과도기에 있어 보수적 의견을 취하지만, 위드 코로나든 단순 감염 질병으로 분류하든 멀지 않은 시간에 일상 회복은 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트렌드를 파악하고 있다면, 좋은 투자 기회가 있지 않을까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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