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vs 윤석열, ‘총성’ 없었던 ‘부동산 전쟁’
Summary
- 첫 대선 후보 TV 토론으로 보는 후보별 부동산 공약 분석
- 이재명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답습하지 않고자 함
- 때문에 전반적으로 윤석열 후보 공약과 비슷하나, 규제 완화 정책 차이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것
|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평가
안철수 묻고 이재명 답하다 지난 3일 처음으로 대선 후보 TV 토론이 있었다. 이름하여 첫 ‘4자 토론’이다. 첫 번째 의제는 ‘부동산’이었다. 첫 번째 의제가 부동산이라는 것은 차기 정부의 최우선 정책이 ‘부동산 정책’에 있음을 의미한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니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유권자는 차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보고 ‘후보자’를 선택할 것이라는 점과 맥을 같이 한다. 더불어 이는 문재인 정부 최대 실책이 부동산이라는 것을 다시금 상기시키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 4자 토론은 모든 후보가 부동산 관련 각 당, 각 후보들의 정책적 방향과 지향에 대해 묻고 확인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 매일신문(2022.02.03). [대선 토론]부동산 해법은?…李·安 "공급 확대" 尹 "규제 철폐" 沈 "사회 합의"
© 연합인포맥스(2022.02.03). 가장 먼저 손 볼 정책…李 "부동산 공급확대" vs 尹 "대출규제 완화"
안철수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게 물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몇 점을 주시겠습니까?” 이재명 후보가 답했다. “매우 잘못된 정책입니다.” 별도로 언급한 점수는 없었으나 잘못된 정책이었음을 시인했다. 그리고 바로 이어 답변했다. “공급이 부족했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와 ‘대안’으로서의 답변을 동시에 한 셈이다. 이를 볼 때, 이재명 후보는 부동산 정책에 대해 문재인 정부와 차별성을 두고자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 첫 4자 TV 토론 이재명 vs 윤석열
총성 없었던 부동산 전쟁 이번 4자 TV 토론은 후보 간, 특히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간 부동산 전쟁이 예상되기도 했다. 워낙 민심이 예민한 상황일 뿐 아니라 국민적 관심이 쏠려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후보 간 소리 없는 전쟁이 어떻게 터질 것인가, 그리고 어떤 질문과 답변들이 오갈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컸다. 그러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말처럼 전쟁, 전시 상황은 맞았으나 총성은 없었다. 총성 없이 치열했다가 아니라 총성 없는 전쟁이라고 할 만큼 미미했다는 얘기다.
물론 대장동 건을 둘러싼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간 밀고 당기기는 있었다. 그러나 대장동 사건 자체가 부동산 시장이나 부동산 정책과는 거리가 있다. 그것을 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 관련해서는 같은 소리를 내는데 그쳤다. 그러니 당연히 총성이 없을 수밖에 없다. 두 후보 모두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동의하고, 문재인 정부와는 다른 방향의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는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으니 두 후보 간 부동산 공약 관련 차이가 무엇이냐가 관전 포인트였던 셈이다.
© 한겨레(2022.02.03). 시급한 부동산 정책은? 이재명 “공급 확대” 윤석열 “대출규제 철폐”
부동산 공약은 ‘기승전 OO’ 대선 후보 별 부동산 관련 토론 내용을 키워드 중심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이재명 후보는 ‘대대적인 주택 공급 확대’로 요약된다. 윤석열 후보는 ‘주택 대출 규제 완화와 임대차 3법 개정’을, 안철수 후보는 ‘주택 공급 통해 임기 말까지 자가보유율 80%’를 언급했다. 심상정 후보는 ‘땅과 집으로 돈 버는 시대는 끝내겠다는 합의 필요’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각기 조금씩 다른 후보자들의 이 모든 답변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패를 딛고 각 후보들이 대통령 당선 직후 추진해야 할 부동산 정책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변이었다는 점에서 후보들의 답변은 당선 시 추진될 각 후보들의 부동산 정책 방향이라고 이해할 수 있는 대목들이고 할 수 있다.
이재명 후보의 경우 지난 2월 3일 당초 250만 호 주택 공급에서 311만 호로 늘려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부동산 관련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이재명 후보의 부동산 관련 공약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기승전 주택 공급’인 셈이다. 윤석열 후보는 주택 공급을 확대하면서도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입을 위해 주택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임대차 3법을 개정’한다고 언급했다. 윤석열 후보의 부동산 관련 공약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기승전 공급과 더불어 규제완화’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이재명 후보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1년 유예 등 규제완화 방안을공약으로 제시했으나, 임대차 3법과 관련해서는 정책 일관성 측면에서 문정부가 수행하고 있는 현행 제도의 틀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주택 공급’ 확대하되 규제 완화에선 ‘디테일’ 차이
과거 그늘 벗어나려는 이재명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간 부동산 공약의 큰 차이점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두 후보 모두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의 반면교사로 일단 조건 없이 ‘주택 수요 있는 곳에 주택 공급 확대’에 부동산 정책 방점을 찍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재명 후보가 “311만 호를 어떻게 공급할 수 있겠나?” 하는 언론 및 전문가들의 공개적인 질문에 “본인 임기 내 공급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며칠 전 밝힘에 따라 “311만 호 공급하겠다고 했더니 진짜로 공급하는 줄 알더라”라는 인터넷 댓글이 달리는 해프닝이 있기도 했다.
이유야 어떻든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가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데는 별 차이가 없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의 원인이 서울, 특히 강남 중심 재건축 아파트 단지 주택 공급 규제와 보유세 등 세금 규제 강화였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야당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공약을 제시한 것은 부동산 관련 정책의 선명성이 드러나는 지점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민주당 후보인 이재명 후보가 주택 공급을 확대한다는 것은 어쩌면 문재인 정부와는 정반대의 길로 가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결론적으로 이것이 민주당 내에서 용인된 것이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이지만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이재명 후보 스스로가 선택했기에 가능하다. 또한, 그 시작은 이재명 후보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던 대부분 부동산 정책을 ‘실패’로 규정했기에 가능했다. 이재명 후보는 본인이 당선되더라도 문재인 정부를 계승한 정부가 아니라 전혀 다른 ‘이재명 정부’라고 시작부터 차별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주: 이재명후보는 당초 주택공급을 발표했던 1월 이후인 2월3일 추가적인 부동산공약을 발표하면서 주택공급량을 당초 250만호에서 311만호로 수정해서 발표한 바 있음을 주지하시기 바람.
© 고양신문(2022.01.21). 이재명·윤석열 부동산공약, 250만호 공급 같지만 이-정부주도 윤-민간주도
가장 큰 분수령은 ‘규제 완화’ 그러나 부동산 세제 관련 규제 완화에 있어서는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간 디테일에서 차이점이 존재한다. 물론 주택 공급에 있어서도 이재명 후보는 기본 주택 공급을, 윤석열 후보는 원가 주택 공급을 내세웠다는 차이점이 있다. 그러나 큰 틀에서의 주택 공급 총량 확대에는 두 후보 간 차이가 크지 않다. 디테일한 차이점이 발견되는 지점은 보유세 등 세금 관련 규제완화 부분이다.
일단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유예 기간에서 이재명 후보는 1년, 윤석열 후보는 2년으로 차이가 있다.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와 관련해서는 두 후보별 차이가 더 난다. 이재명 후보는 일시적인 2주택자나 비투기 목적의 주택 등에는 부담 경감이라는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에 윤 후보는 종부세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이 요구되며 중장기적으로 종부세를 재산세와 합산하는 통합 방안을 제시한다.
무엇보다 두 후보 간 가장 큰 차이점이 발견되는 지점은 ‘임대차 3법’이다. 이재명 후보는 정책의 일관성 측면에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정책방향을 그대로 이어받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반면 윤석열 후보는 임대차 3법의 전면 개편 방안을 제시했다. 한 쪽은 계승을 한쪽은 개편 수준의 수정을 택한 셈이다. 이 지점이 두 후보 간 규제완화에 있어 각기 가장 차이가 나는 지점이다. 유권자 입장에서도 이 차이가 ‘지지할 것이냐’ ‘지지하지 않을 것이냐’를 결정하는 가장 큰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각기 다른 디테일이 이번 4자 TV 토론에서 일부 보였다. 앞으로 남은 토론 기회를 통해 그 차이가 확연하게 구별될 것이다. 후보 입장에서도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성뿐 아니라 후보 간 부동산 공약 차이를 확연하게 보여주기 위해 차별화를 염두에 둔 질문과 답변을 전략적으로 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핸디캡 벗어던질 수 있을까 이번 ‘2022 대선 후보 토론회’를 통해 각 후보들은 자신들의 부동산 정책 관련 노선과 색깔을 부족한 시간 속에서 보여줬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부동산 관련 공약이 앞으로 더 많이, 더 세게 나올 수 있는 시간은 많다. 앞으로도 법정 4자 TV 토론이 3회나 더 남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관전 포인트가 있다. 만약 부동산 관련 공약이 더 나온다면 누가 더 많은, 더 센 부동산 공약을 제시할까? 답은 이재명 후보다. 윤석열 후보와의 차별성이 돋보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 공급 확대도, 세제 관련 규제 완화도 방향이 비슷하다고 느낄 수 있다. 여전히 많은 국민들이 유권자로서 현재의 부동산 시장과 부동산 정책을 실패했다고 느낀다면 그 부담은 온전하게 정권을 창출한 민주당에게 귀속된다. 그것을 ‘여하히 극복할 것인가? 어떻게 더 차별화된 부동산 관련 공약을 제시할 것인가?’에 대해 윤석열 후보보다는 이재명 후보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실패’한 정당의 후보라는 핸디캡이 작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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