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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vs 윤석열, ‘기승전부동산’의 부동산 선거

Summary

- 공식 선거운동 시작으로 짚어보는 양당 대선 후보의 부동산 공약

- 부동산 공약에 있어 여야 구분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번 대선은 이례적

- 서울·수도권 민심이 중요한 만큼 양당 후보 역시 서울·수도권 공약에 집중하는 모습

- 그러나 기존 서울·수도권 중심 부동산 정책 역풍을 맞은 지방 부동산 민심 역시 헤아릴 수 있어야 함

 

기승전부동산일성을 토하다

말의 전쟁’에 접어든 대선 대통령 선거가 드디어 시작됐다. 선거일이야 진작 결정됐지만 비로소 선거운동이 시작됐다는 의미다. 불과 수십일 후면 우리나라의 또 다른 권력 주체가 결정된다. 이제부터는 공약으로 어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선거운동을 통해 자신의 공약을 설명하고 이해시켜야 한다. 무대 위의 배우처럼 국민의 선택과 지지를 끌어내야 하는 말의 전쟁’, ‘입의 전쟁이 열린 셈이다.

 

© 연합뉴스(2022.02.15.). 오늘부터 대선 공식 선거운동확성기 유세·현수막 가능

 

‘공식 선거운동’은 2월 15일부터 시작됐다. 선거 전날인 3월 8일까지 22일간 가능하다. 공직선거법이나 다른 법률에서 제한하고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 기간 동안 후보자와 유권자 상관없이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후보자의 경우 선거운동 개시일부터 선거일 이틀 전인 3월 7일까지 총 70회 이내에 소속 정당의 정강·정책이나 후보자의 정견, 정치자금 모금 기타 홍보에 필요한 사항을 신문광고로 게시할 수 있다. 본격적인 거리 유세도 펼쳐진다. 후보자 등은 공개 장소에서 연설하거나 대담용 자동차, 확성장치 등을 사용해 연설·대담을 할 수 있다. 정당 대표자·연예인 등의 후보자 홍보 영상물을 녹화기로 방영하거나, 선거사무원·자원봉사자가 로고송을 부르고 율동하는 것도 허용된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통해 공약 발표나 대통령 후보자 TV 토론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 펼쳐질 수 있다. 현장감 때문이다.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현장 유세를 통해 지지자의 열렬한 연호를 받을 수도 있고, 야유를 받을 수도 있다. 이 지점이 바로 현장 유세의 묘미다. 반응이 즉각적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평정심을 잃고 다소 과장된 몸짓과 언어를 구사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지지자를 결속하는 순간이자 과정이 된다.

부동산 문제,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 이런 대선은 없었다. 부동산 공약에 있어 여야 구별이 안 된다. 얼핏 보면 같은 당 후보라고 해도 될 만하다. 이재명, 윤석열 여야 후보 모두 주택 공급 확대와 세제 완화에 한목소리다. 여당 후보인 이재명 후보는 아예 대놓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은 실패다”를 연호한다. 부동산과 관련해서는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성을 언급하지 않고는 민심을 돌려세우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부동산 민심은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됐음에도 싸늘하다.

 

© 이뉴스투데이(2022.02.17). 수도권 쟁탈전이재명·윤석열, 부동산 승부 띄운다

 

이재명 문재인 정부 부동산 실패재건축 풀겠다

후보 간 부동산 민심 잡기 수도권 쟁탈전이 벌어졌다. 공식 선거 운동 사흘째인 1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수도권에서 맞붙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부동산 민심이 다른 지역보다 나쁘다는 점에서 이들 지역의 민심을 선점해야 대선 표와 직결된다고 양당 후보 모두 동일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두꺼비도 새 집 달라는데 16일 강남 지역을 순회했던 이재명 후보는 17일 서울 강북 곳곳을 누비면서 여권에 등을 돌린 서울 민심을 되돌리는데 사활을 걸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지역구이자 대표적인 아파트 집단 거주 지역인 서울 강북 노원구 소재 롯데백화점 앞에서 이재명 후보는 “집값이 갑자기 올라서 세금이 오르니 화나지 않느냐”라면서 “저도 화나더라"라고 성난 민심에 편승했다. 그러면서 재산세, 종부세 과도하게 올라간 것을 차츰차츰 조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노후 아파트 밀집 지역을 두고는 서울 107만 호 공급과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 대상 주택담보대출비율(LTV) 90% 상향 등 공약을 재차 강조했다. "집을 빨리 팔라고 다주택자에게 세금을 부과한 것 역시 집값 안정을 위해서 아닌가"라며 "필요하다면 한시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1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종부세 완화 방향으로의 선회를 시사하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이재명 후보는 '거래세 완화, 보유세 강화' 기조를 유지한 바 있다. 그러다 지난해 말 종부세 부담에 대한 국민적 반발이 거세지면서 청와대가 "1주택자에 대한 보유세와 종부세를 완화하겠다"라고 밝히자, 이 후보 역시 "과도하고 급작스러운 집값 상승으로 고통받는 실수요자에게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소셜미디어(SNS)에 글을 남겼다.

주택 공급에 대해서도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합리적으로 풀어 국민이 원하는 만큼 행복하게 살게 해주는 것이 정치"라며 "진보의 금기를 깨겠다"라고 말했다. 재개발보다는 재건축 사업 추진이 필요한 노원구라는 점에서, 지역이 필요로 하는 재건축 규제 완화와 세제 관련 규제 완화를 동시에 강조하며 부동산 공약의 두 축인 주택 공급 확대와 세제 규제 완화를 모두 언급했다. 이는 초기 문재인 정부의 주택 정책 방향과는 정반대라는 점에서 부동산 공약과 관련해서는 탈 문재인 정부를 다시 한 번 천명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문재인 정부와는 다른 정책 방향 제시를 통해 수도권 지역의 돌아선 부동산 민심을 켜 안으려는 의도다.

 

© 부산일보(2022.02.19). '어퍼컷' 신경 썼나?이재명 '슈팅 발차기'

 

윤석열 송파 20억 아파트 산다고 갑부 아냐

문 정부 정책은 고의적·악의적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17일 선거 유세 현장에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패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현 정부의 부동산 실정에 대해 "이 사람들이 머리 나빠서 그랬다고 보지 않는다"며 "부동산 정책은 고의적이고 악의적"이라고 말한 것이다. 지금의 부동산 시장은 단순한 결과가 아니라 이 결과를 만들기 위한 모종의 정부 의도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윤석열 후보는 17일 경기 용인시 수지에서 "집값을 올려서 운이 좋아 집을 갖게 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가르고 집이 없는 사람은 민주당을 찍게 하려고 만들어 놓은 것이지, 상식에 맞춰서 하면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건국 이후 70∼80년 동안 당대에 집값이 이렇게 뛰는 것을 봤나"라며 "이게 고의와 악의가 선거 전략에 들어가지 않았으면 이런 식의 방책이 나올 수 있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정부의 의도가 있지 않고서는 현재와 같은 정부실패를 가장한 편 가르기결과가 만들어지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논리다.

서울 송파 지역 유세에서는 "송파 20억 짜리 아파트 산다고 해서 갑부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집 한 채 갖고 사는데 여기가 어떻게 갑부냐"라며 "돈 벌어서 세금 내기 바쁘다"라는 주장이다. 서초로 유세 현장을 옮겨서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 일갈했다. 최근 몇 년 동안의 부동산 가격 폭등에 대해 "집값, 아파트값이 이렇게 오르는 것을 우리 연세 드신 분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보셨느냐?"라며 28번의 부동산 대책으로도 집값을 잡기는커녕 실패에 실패를 거듭했다고 저격했다. 정부 개입에 따른 규제를 통한 시장 안정이 아니라 오히려 규제가 시장을 망치게 한다는 의미의 규제의 역설주장을 펼친 것이다.

 

© 한국경제(2022.02.18). 윤석열 연일 '어퍼컷 세리머니'심기 불편한 민주당

 

서울·수도권만 중요한 게 아니다

양당 후보가 새하얗게 잊은 한 가지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간 선거운동 개시 후 첫 일성은 ‘기승전부동산’이었다. 그것도 부동산 시장 및 정책 문제가 다른 지역에 비해 크다고 할 수 있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맞붙었다. 서울과 수도권 민심을 누가 얻느냐가 이전 대선에서 승패를 갈랐다는 측면에서, 마찬가지로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 민심이 두 후보 간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양당 후보 간 ‘말’ 전쟁, ‘입’ 전쟁은 보다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다. 지금까지 공개했던 부동산 관련 공약 이외 공약이 별도로 제시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이나 정책 관련의 추가적인 공약 제시 내용 역시 서울·수도권 중심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 측면에서 지역 부동산 시장에 대한 역차별 논란은 선거 이후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의 28번의 부동산 대책의 공간적 대상과 범위는 주지의 사실과 같이 ‘서울과 수도권 중심’이었다. 거의 모든 대책이 서울과 수도권 중심이다 보니 지방으로의 풍선효과로 역외 자본이 쏠려서 지방 집값이 이유 없이 갑자기 오르기도 했고 이유 없이 다시 빠지기도 했다. 지방은 외부 자본 및 투기적 수요의 온상으로 변질되면서 시장이 교란된 상태로 어이없는 집값 상승을 반복한 셈이다.

 

서울·수도권만 민심? 현재도 마찬가지다. 현재의 지방 부동산시장은 지방의 자발적인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 가격(Price)이 아니다. 외부 불경제(External Diseconomy) 형태의 부정적인 외부효과(Negative External Effect)의 결과다. 그러나 정부는 지방 시장에 대해서는 책임을 통감하거나 인지하지 못한다. 서울 강남과 수도권의 민심이 더 중요하고 무섭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런 시각이 잘못된 것이라고 정부가 느낀다면 지방에서도 느낄 정도의 대책과 정책 방향을 즉각적으로 제시하면 된다. ‘영끌, 패닉바잉’으로 정점에서 ‘내 집 마련’ 막차를 탄 지방 실수요자들은 현 정부가 이를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고 느낀다. 이들은 당장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을 우려한다.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또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높은 가격으로 산 집값은 조정 국면인데, 울며 겨자 먹기로 원리금 상환 부담을 현실로 느껴야 하는 실정이다.

서울·수도권 부동산 민심이 다가 아니다. 지방에서 잘못된 판단과 의사 결정으로 부동산 때문에 나름의 어려움을 겪거나 겪을 수 있는 부동산 실패()로 불릴 수 있는 소비자들 또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의 피해자일 수 있다. 얼마 남지 않은 대선 기간 동안 지방 부동산 시장을 위한 부동산 관련 공약 제시가 중요하다. 부동산 문제는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모두가 겪는 ‘일생 최대의 중차대한 문제’이자 ‘일생일대 최대의 목돈이 들어가는 중차대한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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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명
서정렬
소개글
現) 영산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現) 부산시·울산시 주거정책심의위원 現) 행정안전부 중앙보행안전편의증진위원회 자문위원 現) 도시·부동산 칼럼니스트 前) 주택산업연구원 근무 부동산을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부동산 만을 이야기 하지는 않습니다. 부린이도 이해할 수 있는 삶을 담는 그릇으로서의 부동산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