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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8·16 부동산대책’, 주택공급 로드맵과 시사점

Summary

- 5년간 전국에 270만 호의 주택을 공급한다는 내용을 담은 8·16 부동산대책

- 주택공급 방안에 대한 큰 그림이라는 점에서 윤석열 정부의 첫 부동산대책이라는 평가

- 민간을 통한 공급 확대는 긍정적이나, 실효성에 대한 한계 역시 존재

- 윤석열 정부가 부동산 성공을 거두기 위해 고려해야 할 것

 

© iStock

 

윤석열 정부의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

270만 호 주택공급 로드맵 발표 윤석열 정부 주택공급계획의 큰 그림이라고 할 수 있는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이 8월 16일 발표됐다. 이른바 ‘8·16 부동산대책’이다. 국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앞으로 5년간 전국에 270만 호의 주택을 공급한다는 게 골자다. 이를 위해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하고, 각종 인센티브를 주는 민간 도심 복합사업을 신설·추진하며, 도시계획 규제를 받지 않는 도시혁신 계획 구역 도입을 검토한다. 더불어 수도권 등 직주 근접지에 신규 택지를 지속적으로 조성하고, 청년세대 등 무주택 서민에게는 시세의 70% 이하의 가격에 청년 원가 주택과 역세권 첫 집 등을 공급한다. 최근 집중호우 등으로 문제가 된 반지하 주택 거주자의 경우 안전을 위해 공공·민간 임대주택으로의 이주가 추진되며 주택 개보수 등 지원 사업도 진행된다.

 

© 국토교통부(2022.08.16.).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발표 보도자료.

 

총론적으로 윤석열 정부 재임 기간 동안 공급될 270만 호의 주택은 수도권에 158만 호, 수요가 많은 지방 대도시에 52만 호 등이다.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을 위한 5대 전략은 도심 공급 확대(신규 정비구역 지정 확대, 재건축 부담금 면제금액 상향등), 안전진단 규제완화, 민간 도심 복합사업 추진), 주거환경 혁신 및 안전 강화(신규 택지 발굴, 1기 신도시 주거환경개선 마스터플랜 수립, 재해 대응 방안 마련), 공급 시차 단축(통합심의, 신규 택지 지구 지정과 계획 수립 절차 통합), 주거사다리 복원(청년원가/역세권 첫 집, 내 집 마련 리츠 시범사업), 주택 품질 제고(층간 소음 강화, 공공임대 공급) 등이다.

이번 8·16대책은 문재인 정부 재임 기간 동안 문제점으로 꾸준히 지적되어온 서울·수도권 지역의 주택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방점이 찍힌 듯하다. 또한 주택공급의 주체로 공공주도가 아니라 민간의 역할을 강화했다. 획기적인 주택공급 확대와 규제완화를 위해 설문조사, 빅데이터 분석과 현장 간담회 등에 기반한 국민 의견 수렴, 아이디어 발굴, 현장 검증 절차 등의 과정을 통했으며 결과적으로 수요와 현장에 기반한 정책을 마련했다고 한다.

 

© 서울경제(2022.07.18.). 250+α 주택공급 '속도전'민간특례 늘리고 인허가는 원스톱

 

‘8·16 부동산대책에 대한 평가

실질적인 첫 번째부동산대책 이번 ‘8·16 부동산대책’은 윤석열 정부 들어 개최된 제2차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발표됐다. 제1차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는 지난 6월 21일 개최된 바 있다. 정부는 첫 부동산 관계장관회의에서 무주택 전·월세 거주자들의 부담을 낮추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시행 2년을 맞은 임대차 3법 영향에 선제 대응하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임대차 3법 관련 전월세 신고제·전월세 상한제(5%)·계약 갱신청구권 제한(2년·1회)을 골자로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부동산 거래 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논의했고, 관계장관회의 후에는 양가 상한제 개편 방안을 밝히기도 했다.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에 적용되는 현행 2~5년 실거주 의무를 완화해 임대차 물량을 늘리는 방안이 거론됐다. 최초 입주 가능일로부터 시세에 따라 의무 기간을 채워야 하는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 원자재 가격 급등,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재건축 등 정비 사업 조합들이 분양을 미루는 등 주택공급을 늦추는 현상을 보완하기 위한 방안 역시 논의됐다.

따라서 지난 1차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논의·발표된 내용을 윤석열 정부의 첫 번째 부동산대책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정부 주택공급 방안에 대한 큰 그림으로서의 로드맵 제시라는 점에서 이번 ‘270만 호 주택공급 계획을 윤석열 정부의 실질적인 첫 번째 부동산대책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듯싶다.

 

총론은 보이는데 알맹이가 없다 이렇게 윤석열 정부의 1호 부동산대책이라고 할 수 있는 ‘8·16 부동산대책’은 발표됐다. 그리고 그 효과성 측면에서 언론 및 전문가들의 평가가 진행 중이다. 일단 민간을 통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 제시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왜냐하면 문재인 정부는 서울 강남, 그것도 강남 재건축 규제를 통해 집값 잡기에 올인 했으나 결과적으로 수도권과 다른 지방, 다른 주거상품으로의 풍선효과를 통해 집권 기간 동안 집값 불안을 키웠기 때문이다. 이런 집값 불안 요인은 정부의 부동산 관련 정책 불신으로까지 이어져 임기 동안 27, 28번의 부동산대책이 발표되기에 이르렀다. 특히, 임기 말이었던 2021년과 20221/4분기 동안 2030세대가 오르는 집값 때문에 더 이상 기다리다가는 나만 손해라는 판단으로 영끌’, ‘패닉바잉에 나서는 사회적 현상 또는 트렌드까지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고금리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경제여건 악화로 인해 거래 절벽과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소위 ‘상투’ 잡은 MZ 세대가 원리금 상환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책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한계 역시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왜냐하면 애드벌룬처럼 ‘무엇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은 확실해 보이지만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성은 결여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제 정책으로 어떻게 추진되거나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주택공급 확대라는 총론은 보이는데 각론으로서의 정책 방향이 구체적이지 않으니, 시장에 미치는 영향 또한 제한적이라는 분석은 이래서 나오는 것이다.

 

© 연합뉴스(2022.08.18). 5년간 수도권 158만호 등 270만호 공급규제 풀고 민간활력 제고

 

주택공급 성공 위해 고쳐야 할 세 가지 결과적으로 주택공급의 실효성이 의심받는 것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유에서다. 첫 번째는 이번 윤석열 정부의 공급계획이 인허가 기준물량이라는 점이다. 쉽게 얘기하면 윤석열 정부 임기 내 270만 호가 전부 준공되어 입주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연차별 공급계획에 따라 인허가를 진행하게 되는 것인 만큼 지역이나 사업 유형에 따라서는 실제로 입주하는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빠른 것은 임기 내 입주가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임기 이후 추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정책적 방향은 있는데 구체적인 추진 방법은 없다. 전략은 있는데 전술이 확인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통해 22만 호를 공급함에 있어 세부적인 실행계획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정비구역 지정이나 조합원들 간의 갈등조정 등에 따라 기간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적시 공급이라는 정책 목표 달성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셋째, 법 개정 관련 사항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구체적인 내용과 방법이 제시되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의 주택공급계획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 개정이 필수적이다. 도시정비법, 공공주택특별법 이외에 새롭게 제정되는 도심복합개발법 등 새로운 법을 만들거나 기존 관련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야당의 협조다. 특히 관건이 될 수 있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가칭 ‘재초환’)의 완화는 야당에서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왜냐하면 서울 강남의 재건축 사업 추진과 직접 관련이 있는 내용이고 서울 강남 재건축 사업은 문재인 정부 부동산 실패와 직접 관련된 ‘아킬레스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 개정과 관련해 야당을 설득하는 정부의 역할이나 과정 또한 중요하다.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거는 기대

규제의 역설비정상의 정상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실패했다. 언론이나 국민의 평가가 아니다. 문재인 정부 스스로의 평가였다. 임기 중 여러 번 기정사실화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따라서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관련된 기대는 간단하다. 문재인 정부의 실패를 반복하지 말아달라는 국민적 바람이다. 지난 대선 결과 0.73%p의 격차는 그런 기대감의 반영이다. 부동산시장이 문재인 정부와는 다를 것을 믿고 지지한 결과라는 의미다.

 

© 동아일보(2022.08.17). 정부, 지방 규제지역 추가해제 방침메가시티 광역철도망 확충도

 

문재인 정부는 규제를 통해 시장을 컨트롤하려고 했지만 그럴 때마다 번번이 실패했다. 규제를 강화하면 할수록 시장은 반대로 움직였다. 바로 ‘규제의 역설’이다. 정부 뜻대로 움직이지 않고 그 반대로 움직였다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비정상의 정상화과정이라는 것을 국민에게 설명할 때 호응을 얻어낼 수 있다. 미국의 고금리와 글로벌 경제여건의 악화는 거래 절벽과 가격 하락으로서의 하방 압력을 높이는 배경이 되고 있다. 한마디로 가격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부동산시장 환경은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 추진에 오히려 유리하다. 가격 하락이 불가피한 국면에서 안정적인 주택공급 추진과 과중한 부동산 세금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한다면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국민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후속 대책에 국민 평가가 달려 있다 역대 정부의 부동산 관련 대책 발표 시점과 관련해 이상하리만큼 공통적인 특징이 하나 있다. 추석을 앞둔 8월경 부동산대책이 발표된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 때만 해도 8·2대책, 8·12대책 등이 있었고 박근혜 정부 때 8·28대책, 노무현 정부 때의 8·31대책 등 많다. 그렇다면 역대 정부는 8월에 왜 이렇게 많은 부동산대책들을 발표했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이유는 간단하다. 가을 이사 철을 앞둔 시점이기도 하고, 민족 대이동이라고 하는 추석 명절 온 가족이 모인 밥상머리에서 부동산 문제가 화두로 다뤄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나름의 포석인 셈이다.

추석을 앞두고 윤석열 정부도 8·16대책을 내놓았다. 주택공급계획 총량은 문재인 정부보다 많다는 것에서 일단 긍정적인 점수를 확보했다. 추석 명절 온 가족이 모인 밥상머리에서 부동산 문제가 다루어지겠지만 이에 대한 평가의 관건은 추가적으로 나올 후속 실행 대책의 제시에 있다. 말의 성찬보다 무서운 것은 결과. 실질적인 결과를 내놓아야 하기에 이제 공은 정부로 넘어갔다. 윤석열 정부가 0.73%p 차이를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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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명
서정렬
소개글
現) 영산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現) 부산시·울산시 주거정책심의위원 現) 행정안전부 중앙보행안전편의증진위원회 자문위원 現) 도시·부동산 칼럼니스트 前) 주택산업연구원 근무 부동산을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부동산 만을 이야기 하지는 않습니다. 부린이도 이해할 수 있는 삶을 담는 그릇으로서의 부동산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