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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9월 21일 부동산 규제 ‘해제’, 지금 시장은?

Summary

- 대부분 지역에서 해제된 기존 부동산 규제

- 집값 상승 모니터링이 필요한 일부 지역은 규제 유지

- 부동산 규제완화와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시장에 가져올 변화

 

© iStock

 

부동산 숨통 옥죄던 규제가 사라졌다 말 그대로 ‘속보’였다. 9월 21일 정부는 부동산 규제 해제를 발표했다. 언론은 규제가 대부분 해제되었다는 내용으로 속보를 전했다. 부동산 시장이 ‘거래 절벽’ 정도가 아니라 ‘빙하기’ 상황이라는 뉴스가 연일 보도되던 차에 정부가 규제완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전격적으로 기존 규제를 해제한 것이다.

주거정책심의위원회는 통상적으로 6월과 12월로 나눠 2차례 열리는 정기 회의다. 그러나 지난 1차 주정심에서 금리인상 추이 등 시장 상황에 맞춰 적시에 대응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주정심을 2차례가 아닌 비정기적으로 개최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었다. 최근 부동산 규제 해제에 대한 언급이 지속되었음을 감안하면 이번 9월 발표가 전격적이었다고 할 수는 없을 듯싶다. 

 

[보도자료] 지방 광역시·도 조정대상지역 전면 해제 © 국토교통부 (2022.09.21.)

 

언론에서는 기존 부동산 규제가 대부분 지역에서 해제되었기 때문에 ‘부동산 규제 모두 해제’라는 조금은 팬시(fancy)한 제목을 달기도 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보면 서울은 규제 해제에서 배제되었고, 인천 일부와 세종시 역시 투기과열지구는 해제되었지만 조정대상지역은 유지됐다. 발표된 부동산 규제 해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9월 21일, 정부는 ‘22년 제3차 주거정책심의위원회(위원장: 국토교통부 장관), 제61차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원회(위원장: 기획재정부 제1차관)를 개최해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조정(안)」, 「2022년 9월 주택 투기지역(지정지역) 해제(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주거정책심의위원회 결과는 다음과 같다. 국토교통부는 주택 가격 등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규제지역 조정(안)을 심의하였다. 지난 6월 30일 개최되었던 ‘제2차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하반기 시장 상황에 따라 연말 이전이라도 적기에 규제지역을 추가 조정할 필요성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심의 결과, 지방권(세종 제외) 및 일부 수도권 외곽지역의 조정대상지역을 해제하고, 서울·경기를 제외한 인천·세종 지역은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키로 하였다. 최근 주택 가격 하락폭이 확대되고, 금리 상승 등 하향 안정 요인이 증가했다는 점에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지방은 가격 하락, 거래량 감소, 미분양 확대 등 주택시장이 하향 안정세를 보였다. 상반기 기해제지역의 해제 효과 등도 감안할 때, 현재의 지방권 조정대상지역은 모두 규제를 해제해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 듯하다. 단, 세종시의 경우 최근 지속적으로 확대된 주택 가격 하락폭 등을 고려하여 투기과열지구는 해제하되, 적은 미분양 현황과 높은 청약 경쟁률 등을 반영해 조정대상지역은 유지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수도권 역시 대체로 하락세가 이어지고는 있다. 하지만 서울 및 인접 지역은 미분양 주택이 많지 않고, 규제완화 기대감에 따른 시장 불안 가능성이 남아있는 점 등을 종합해 규제지역을 유지하면서 향후 시장 상황을 추가 모니터링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집값 경착륙 우려에 ‘선제 대응’… 거래 절벽 숨통 기대 © 세계일보(2022.09.21)

 

[보도자료] 지방 광역시·도 조정대상지역 전면 해제 © 국토교통부(2022.09.21.)

 

일부 규제가 남아 있는 이유 세종을 제외한 지방권 및 일부 수도권 외곽지역의 조정대상지역을 해제하고, 서울·경기를 제외한 인천·세종 지역의 투기과열지구를 완화하기로 한 것이 이번 규제완화 속 중요한 메시지였다.

더불어 이날 주정심과 함께 개최된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원회에서는 세종시를 투기지역에서 해제했다. 투기지역 해제는 세종시 주택 매매가격의 지속적 하락 등으로 투기지역 유지 필요성이 해소된 점이 고려됐다. 다만 조정대상지역은 유지된다. 주택 투기지역이 해제되더라도 향후 가격 상승 등 불안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종합적으로 검토됐다. 규제지역 조정 효력 발생 시점은 26일 0시부터다. 여하튼 이번 규제완화로 지방의 기존 규제는 제거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서울과 수도권 그리고 세종시 일부의 규제는 여전히 해제하지 않았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정부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규제 해제가 주택 가격 상승의 빌미를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여기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1%p도 아닌 0.73%p로 차이로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두려움과 배려가 동시에 내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주택 공급 부족으로 부동산가격이 급등했고 세금 강화 등 각종 규제로 부정적 ‘부동산 민심’이 작동했다. 그 덕분에 근소한 차이로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것을 윤 정부가 모를 리 없다. 따라서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집값이 윤 정부 집권 이후 다시 상승하거나 불안해진다면, 이들 지역에서 현 정부를 지지해 준 지지자들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시장 환경이 조성될 것이 분명하다. 때문에 현 정부는 부동산 규제를 완화해 시장의 불안 요인을 키울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이유는 서울·수도권, 정확히는 서울 강남지역을 규제완화 지역에 포함시켰을 경우 시장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력에 대한 우려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이유야 어쨌거나 윤 정부에게 유리하다. 가격이 오를만한 여건이 아니다. 금리는 높게 오르고 있는 반면 구매력은 낮아지고 있다. 때문에 급격하게 부동산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낮다. 하지만 서울이라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꺼져가는 서울 부동산 시장에 규제완화가 불쏘시개 역할이 될 수 있다. 서울을 규제완화에서 제외한 것은 일말의 가격 상승 빌미를 남기고 싶지 않은 정부의 바람이 아닐까 싶다.

여기에 23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발표한 ‘주택 가격 거품 여부 논란 및 평가’도 부동산 규제완화를 조심스럽게 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한경연은 최근 5년간 주택 가격이 전국적으로 23% 상승률을 보이며 급등한 것을 지적한 바 있다.

한경연의 분석에 따르면, 2022년 주택 가격이 내려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금리상승의 영향으로 거래 물량이 급격히 줄었기 때문에 주택 가격이 하향 추세로 전환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또한 최근 3년간 급등했던 전세가격 상승률이 최근 주춤한 모습을 보이나, 임대차 시장의 물량 부족 현상과 ‘전세의 월세화’까지 가세해 주거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의 하방 압력이나 하락세가 안정세로서의 시장 분위기라기보다는 하락 가능성에 따른 급매물 소진과 ‘전세의 월세화’에 따른 착시 가능성을 지적한 것이다.

 

"서울 집값거품 38%…세종은 60%로 1위” © 헤럴드경제(2022.09.23)

 

한경연은 전국 200여 개 아파트 단지의 적정가격과 실제 가격을 비교했다. 그 결과 평균적으로 수도권 주택 가격의 35%가 거품임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서울은 현재 시세의 38% 이상, 경기는 58% 이상, 지방은 19% 이상 집값이 과대평가됐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가격에 거품이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급매물을 제외하면 실제 시장에서 거품 낀 집값을 기준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거품이 일순간 걷히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부동산 시장의 향방 문재인 정부는 재임시절에 스스로 ‘부동산 실패’를 인정한 바 있다. ‘정책 실패’를 자인한 셈이다. 집값 급등세를 잡지 못했고 오히려 집값 잡겠다고 부동산대책을 발표하면 할수록 집값은 상승세를 멈추지 않았다. 정부가 규제를 통해 집값을 잡겠다고 나섰는데 집값은 오히려 상승하는 ‘규제의 역설’이 작용했던 탓이다.

윤석열 정부는 문 정부와 달리 규제 해제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리고 현재 고금리, 고물가 등의 경제적 여건에 힘입어 실제로 부동산 규제를 해제했다. 그러나 규제를 해제했다고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거나 부동산 시장이 연착륙된다는 보장은 없을 듯싶다. 왜냐하면 현재 시장 상황이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장담할 만큼 진행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논란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현재 부동산 시장은 규제완화에도 불구하고 지역 여건이나 분위기에 따라 가격 하락폭이 더 커질 수 있다. 단순한 하락 안정이 아니라 폭락 수준으로 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정부의 목표대로 부동산 시장이 하향 안정화되는 것은 온전히 우리 몫이 아니다. 대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에 따라 바뀔 수 있다. 때문에 윤 정부는 문 정부가 경험한 ‘규제의 역설’과 정반대로 닮아 갈 수 있다. 문 정부 때 수십 차례 발표한 규제에도 부동산 가격이 잡히지 않고 오히려 올랐던 것처럼, 윤 정부가 규제를 해제하더라도 시장이 안정화되지 않고 더 큰 폭으로 하락하거나 경제 전반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해제의 역설’이 만들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규제완화가 일부 적용된 서울·수도권보다는 규제 완화된 지방 부동산의 향배가 앞으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일정 기간 금리를 더 높일 전망이다. 이는 우리나라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배경으로 작용할 것이다. 윤 정부는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위해 기존 규제를 완화했다. 하지만 미국 금리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경제여건불확실성 확대 우리 상황과는 별개로 움직일 것이 분명하다. 정부는 규제완화를 선택했다. 결과는 이제 시장의 몫이다. 시장이 어떤 방향성을 찾아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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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명
서정렬
소개글
現) 영산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現) 부산시·울산시 주거정책심의위원 現) 행정안전부 중앙보행안전편의증진위원회 자문위원 現) 도시·부동산 칼럼니스트 前) 주택산업연구원 근무 부동산을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부동산 만을 이야기 하지는 않습니다. 부린이도 이해할 수 있는 삶을 담는 그릇으로서의 부동산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