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사세’로 가는 부동산시장 원인과 방향성 우려
SUMMARY
- ‘그사세’라 불릴 정도로 상승한 서울 강남 아파트와 그 배경
- 가격 반등은 시장 전체의 반등일까 일부 지역의 기술적 반등일까
- ‘그사세’ 아파트 가격 상승 압력 가중은 위험성 있어 정부 차원의 관리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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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에 나타난 ‘그사세’ ‘그사세’는 ‘그들이 사는 세상’의 줄임말이다. 일반인들이 접하기 쉽지 않은 환경에 사는 것을 뜻해 ‘우리와는 다른 세상에 사는 다른 사람들’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따라서 다소 냉소적인 뉘앙스의 트렌디한 단어다. 이해할 수 없거나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와 ‘상황’을 표현하는 ‘그들만의 리그’라는 표현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부동산시장의 변화와 특성을 두고 ‘그사세’가 언급된다. 예를 들면 이렇다. ‘부동산 침체는 딴 세상, 110억에 팔린 ’그사세‘ 아파트’, ‘100억 전세, 월세는 4000만 원, 그사세 아파트’, ‘전액 현금 박치기, 부동산 재테크도 ‘그사세’‘ 이런 식이다. 이런 언론 기사 일부에는 연예인들이 거주하거나 사고파는 특정 공동주택이 포함된 경우도 있다. 그러나 최근 언급된 ’그사세‘ 아파트는 서울 강남의 일반 아파트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전부터 다소 가격대가 높았던 서울 강남 아파트 가격이 최근 상승 반전이 지속되면서 다른 지역의 아파트와 구별하기 위해 자극적인 ’그사세‘라는 표현을 쓰는 경향이 있다. 아직도 가격이 떨어지고 있거나 하락 폭이 큰 다른 지역(수도권 및 지방)과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된다.
© 대한경제(2023.07.28). [그사세, 하이퍼엔드 아파트] 초고가 아파트, 연이은 신고가 행진…불황 따위 없다
강남 아파트는 왜 올랐을까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가 작년 말 대비 10% 이상 상승하는데 서울 강남권이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부동산원 자료에서 밝혀졌다. 여전한 고금리 상황,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 상황에서 다른 지방 부동산시장 분위기와는 다른 나 홀로 상승 반전이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전체 부동산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던 터였다. 서울 강남권의 상승 배경으로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을 멈추고, 대출 등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이 이어지며 급매물 소진 이후 상승 거래가 늘어난 영향으로 시장에서는 바라보고 있다.
© 아시아경제(2023.05.21). 되살아나는 강남아파트값…10개월 만에 상승 전환
가격이 호가 위주로 상승하는 아파트들의 경향성을 조금 더 적확히 파악해 보면 특정 시점이 확인된다. 서울 강남지역의 아파트값은 2023년 5월 말경부터 상승 전환되었다. 2022년 7월 셋째 주 이후 10개월 만이다. 상승 전환된 수치는 서울 아파트 평균 개념이다 보니 특정 아파트 단지의 호가 상승은 같은 시기가 아닌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때 역시 서울 강남 아파트의 상승 전환과는 별도로 서울 전체 시장은 아직 급매물이나 가격 조정 매물 위주로 거래되는 상황이라 당분간 큰 폭의 가격 변동 없이 횡보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었다.
강남 따라 오르는 아파트 가격? 하지만 최근 발표한 부동산원의 자료에 따르면 집값 반등세가 뚜렷한 가운데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8월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둘째 주(14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매매가격은 0.04% 올라 지난주와 같은 수치를 나타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서울(0.09%→0.09%)은 상승폭 유지, 지방(0.00%→0.00%)은 보합세가 유지됐고 수도권(0.09%→0.08%)은 상승 폭이 축소됐다.
© 뉴시스(2023.08.17).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 0.04%↑...서울 상승폭 유지
서울에서는 강남뿐 아니라 강북 인기지역들까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확대되고 있다. 마포구(0.15%→0.17%)는 아현·공덕동 대단지, 용산구(0.14%→0.15%)는 서빙고·이촌동 구축, 성동구(0.22%→0.17%)는 옥수·금호동 주요 단지, 동대문구(0.15%→0.15%)는 이문·답십리동 위주로 상승했다. 강남권에서는 송파구(0.23%→0.31%)가 잠실·가락동 대단지, 양천구(0.10%→0.13%)는 목·신정동 주요 단지, 강동구(0.12%→0.12%)는 고덕·명일동, 영등포구(0.09%→0.09%)는 여의도·신길동 주요 단지 중심으로 상승했다.
대외적인 경제여건이 녹록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전국 아파트 가격이 미미한 수준이지만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은 부동산시장의 향후 전개와 관련해 중요한 시사점을 내포한다.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다지면서 보합세 수준으로 횡보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상승 반전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많아지고 있다. 반면에 대세라고 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으며 지엽적이고 일시적인 상승 국면이라는 지적도 많다. 부동산시장 자체가 하방 압력으로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이 아니라 지역적인 가격 상승 등 ‘이례적 상황’들이 나타나고 있다.
입주할 아파트가 사라진다 부동산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큰 변수는 ‘공급과 수요’다. 물론 대내외적인 경제 여건 역시 중요한 배경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IMF나 리먼 브라더스 사태와 같은 극단적인 변화가 아니라면 지역 부동산시장의 ‘주택 공급-수요’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은 이런 공급과 수요 측면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다. 2024년도 서울시 아파트 입주물량이 '역대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인허가·착공 등 공급 관련 지표도 악화되는 등 공급량 자체가 급격히 감소해 내년 이후 부동산시장의 최대 변수가 공급 부족 문제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파이낸셜뉴스(2023.0815). 서울에 들어갈 집 없어진다… 내년 아파트 입주물량 ‘역대 최저’
부동산 R114가 집계해 발표한 최근 아파트 입주물량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2023년 3만 3038가구에서 내년에는 7488가구로 급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24년 입주물량은 2023년과 비교하면 약 77%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부동산 R114의 입주물량 조사 이래 가장 낮은 수치라는 점에서 서울시 아파트 공급 문제의 심각성이 지적되고 있다. 최근 강남 아파트 가격 상승 역시 공급 부족과 연관될 수 있으며 추가적인 상승 가능성이 예상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2024년 지역별 입주물량을 살펴보면 집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서울시 강남구는 전무한 상태다. 공급이 아예 없다. 서초구 641가구, 송파구는 1945가구 등으로 조사됐다. 서울의 경우 2025년 입주물량이 2만 2245가구로 늘어나지만 최근 5년 평균(2019년~2023년) 3만 7982가구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규모다. 서울뿐 아니다. 경기도와 인천시 역시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가 예정돼 있다. 경기도는 2023년 11만 4479가구에서 내년에 10만 247로 12% 감소한다. 감소세가 이어져 2025년에는 6만 3020가구로 줄어든다. 인천시도 2023년 4만 6399가구에서 내년에는 이보다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2만 5222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서울과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 전체가 입주물량이 감소할 경우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가격의 상승세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시장 변화와 관련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남 아파트 가격 오르면 벌어질 일 최근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에서 개발한 ‘한국형 부동산시장 위험지수’로 서울을 사례 분석 한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형 부동산시장 위험 지수는 정량적 분석 기반의 핵심 지수인 K-UBS 지수(가칭 주택시장 위험지수)와 정성적 분석 기반의 보조 지수인 K-HPU 지수(가칭 주택시장 불확실성 지수)에 의해 판정된다. K-UBS 지수는 위기 단계는 1.5를 초과하면 과열 위험, -1.5 미만은 침체 위험으로 설정했다. 지수 적용 결과 서울 아파트시장은 2020년 1분기 1.83, 2분기 1.81, 3분기 1.64로 '과열 위험' 단계를 나타냈지만 이후 하락했다가 최근 2023년 1분기 1.10을 기록해 다시금 높아지는 추세라고 밝혔다.
© 뉴시스(2023.08.08). 서울 아파트 과열 위험지수, 올해 1분기 소폭 상승
이런 상황에서 ‘그사세’로 비유되던 서울 강남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본격적인 상승 국면을 만들게 되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것 자체가 문제 되는 것이 아니라 서울․수도권과 기타 지역 간 격차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지방에 잘못된 신호로 전달돼 지방 아파트 가격까지 끌어올리면 다소 안정세를 찾아가던 시장에 ‘거품’이 생길 수 있다. 이는 정부가 부동산 운영 기조로 생각하는 부동산시장 연착륙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중국 부동산 업체인 비구이위안 사태가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헝다 사태와 유사해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과 중국 경제 상황이 악화될 경우 국내 부동산시장도 영향을 받을 것이란 의견이 대립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경제를 강타했던 미국 발 금융위기도 부동산 가격 하락이 기폭제가 됐다. 결과야 어떻든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위험(risk) 요인'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사세’로 불리는 서울 강남 특정 지역 시장의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정부 및 지자체의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부동산시장에서 ‘불확실성’이 확실히 제거되지 않은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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