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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지 분석 사례 : 환율, 불균형을 조정하는 마법사 上 #2

Summary

- 15년 전 인구구조를 바탕으로 예측한 각국의 증시 성과

- 당초 예상과 다른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환율이라는 변수를 고려해야 함

- 스테이지와 패션이 주는 해외 투자의 시사점

 

© iStock

 

| 주요 신흥 국가의 증시 성과 추이

인구구조 예측은 얼마나 맞았을까 이들 나라의 15년 동안의 증시 성과는 어떠했는지 궁금합니다. 과연 인구 구조와 스테이지가 제대로 장기 증시 추세를 제대로 예측했었을까요?

브릭스 국가 중에서 지난 15년 동안 성과가 탁월한 국가는 예상외로 인도 센세스 지수입니다. 그 다음이 브라질 보베스파, 뒤를 이어 러시아 RTS이고 중국 상해종합지수가 가장 부진했습니다. 2007년 최고점 대비로도 그렇고 2008년 최악의 시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라! 인구 구조로는 중국이 제일 양호하고 인도가 가장 좋지 못하다고 했는데 결과는 정반대네요. 이래서야 스테이지와 인구 구조 로직으로 장기 투자하는 방법이 유효하다고 할 수 있나요?

 

[그림 8] 2007년 이후 BRICs 증시 성과 추이 - 환율 조정 전

 

다른 신흥 국가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전반적으로 브릭스보다 양호했습니다. 당시 브릭스 증시만이 유일한 투자처라고 믿었던 시장 예상과 상당히 다른 결과입니다. 다행히 타이완, 태국이 차라리 낫다고 본 제 예상에 부합했습니다. 그런데 좀 더 들어가면 고개가 갸웃거릴 부분도 있습니다. 인구 구조의 전망이 유망하나 아직 투자 시기가 아니라고 봤던 인도네시아가 가장 우수합니다. 성장 엔진과 스테이지에 가장 부합하다고 강조한 태국이 그 뒤를 잇습니다. 한국과 유사한 인구 구조를 지닌 타이완이 태국과 비슷한 성적을 거두었고요. 투자 리스크가 클 것이라 했던 베트남도 러시아, 중국에 비해 양호했습니다. 브릭스보다 나은 국가들이라 예상한 건 맞았지만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리스크가 크다고 예상한 것과는 결과가 꽤 다릅니다. 당초 기대와 다른 성과를 설명하기 위해 구원 투수가 등판해야 할 시점입니다.

 

[그림 9] 2007년 이후 베트남, 태국, 타이완, 인도네시아 증시 성과 추이 - 환율 조정 전

 

환율이 부린 보이지 않는 마법 이제 마법사를 소환하겠습니다. 환율이라는 마법사입니다. 앞서 G/B 시대는 기축통화에 비해 자국 통화가 약세이고 G/G 단계에서는 강세라고 했습니다. 해외 금융 상품을 사기 위해서는 원화를 현지 통화로 바꿔야 합니다. 현지 통화로 바꾸려면 중간에 달러가 가교 역할을 합니다.

위안화로 예를 들겠습니다. 은행은 보통 원-위안화 기준환율을 고지합니다. 시세가 대략 1위안화 당 174원 합니다. 여기서 원-위안화 가격이 아무렇게나 정해지지 않습니다. 원-달러 환율 1,132.96원과 달러-위안 환율 6.51위안을 감안하여 원-위안화 환율이 정해집니다. 우리가 해외 펀드를 사기 위해서는 원화를 현지 통화로 바꿔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해외 펀드를 해지하여 투자금을 회수할 때도 현지 통화를 원화로 다시 바꿔야 해요. 이 모든 과정에 달러가 자동적으로 개입합니다. 달러야말로 (눈에) '보이지 않는 손'입니다. 지수가 오른 폭보다 해당 국가의 통화가 달러에 대해 더 약세였다면 환차손이 발생하고 그만큼 투자 수익에서 손해가 일어납니다.

 

친구 따라 ‘브릭스’ 갔다가… 달러 가치로 수정한 증시 성과를 다시 살펴보겠습니다. 2005년 말 기준으로 중국이 280% 올라 가장 성과가 좋았습니다. 인도가 230%로 좋았고 브라질, 러시아가 각각 40%, 30%로 비슷했습니다. 07년 전후 고점 대비로는 인도가 가장 괜찮습니다. 현재 지수가 고점 대비로도 30% 이익이 났습니다. 중국은 고점 기준으론 아직 -31% 손실 상태입니다. 앞서 브라질 지수는 자국 통화 기준에서는 07년 고점 대비 +79% 이익이 났었지만 달러로 수정한 결과 반 토막이 났습니다. 그만큼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폭락했다는 뜻입니다. 브라질 채권을 매입했던 투자자들이 헤알화 폭락으로 높은 이자율에도 불구하고 원금의 20~30%를 손해 본 것과 똑같습니다.

환율로 조정한 실질 투자수익률에서 인구 구조가 가장 좋았던 중국이 2005년 말 기준 성과가 가장 좋았고 최고점에 투자했더라도 브라질, 러시아보다 상황이 나은 걸로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지수 최고점에서만 아직 (-)인데요. 이것도 사실 중국이 2006~2007년 다른 나라에 비해 증시 버블이 심했던 것을 감안해야 합니다. 당시 1년 만에 시장 전체가 450% 올랐으니까요. 특정 종목이 아닌 시장 전체가 1년 사이에 450% 오를 정도의 버블을 이겨내고 지금의 지수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브릭스 사례에서 우리는 신흥 시장은 투자 시점을 잘못 잡으면 장기 투자를 해도 (-)가 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다 유망하다는 컨센서스가 언제나 정답이 아닐 가능성이 많다는 사실을 시사해 줍니다.

 

[그림 10] 2007년 이후 BRICs 증시 성과 추이 - 환율 조정 후

 

남들이 가지 않는 길도 길이다 다음으로 베트남, 태국, 타이완, 인도네시아 증시도 달러로 환산한 수익률을 점검하겠습니다. 2005년 말 기준으로 환율을 감안해도 인도네시아가 가장 성과가 양호합니다. 태국과 타이완이 그 뒤를 잇습니다. 베트남이 160% 올라 가장 덜 올랐습니다. 그러나 2007년 전후 고점을 기준으로 하면 태국과 타이완 성과가 가장 좋습니다. 베트남은 고점 대비로 보면 아직도 -30% 손실 상태입니다. 그만큼 환율이 하락한 것이죠. 그래도 버블이 한창인 고점 부근이나 2005년 말 기준에서 전반적으로는 브릭스보다 이들 4개 국 성과가 더 낫습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이라고 항상 위험하거나 수익이 덜 나지 않는다는 것에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중국, 타이완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G/B 단계이고 그나마 태국이 인구 구조상 가장 안정적인 시장이었습니다. 신흥국에 투자할 때는 남들이 다 좋다고 흥분할 때 오히려 조심하셔야 합니다. 반대로 남들이 곡소리 낼 때가 진짜 리스크를 체크하고 과감히 투자해야 합니다. 브라질을 제외하면 환율을 감안해도 위기 당시 저점에서 투자했을 경우 대략 3배 언저리의 투자 수익을 올렸을 테니까요.

 

[그림 11]  2007년 이후 베트나, 태국, 타이완, 인도네시아 증시 성과 추이 - 환율 조정 후

 

신흥 시장의 인구 구조와 달러로 조정된 성과는 대체로 좋은 스테이지에 있는 국가의 성과가 좀 더 안정적이었습니다. 최악의 경우 고점에서 투자를 했어도 만족할 만한 절대 수익을 거두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신흥국 투자에서 투자 시기가 가장 중요합니다. 저점을 예측할 수 있다면 장기 투자가 가능하며 종목 투자와 비슷한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대체로 남들이 더 간다고 목소리를 높이면 조용히 발 뺄 시점을 잡아야 합니다. 반대로 투자자들이 감당하기 힘든 손실에 어깨가 쳐질 즈음에 리스크를 제대로 체크하고 과감히 투자해야 할 시기입니다. 브라질을 제외하고 환율을 감안해도 위기 당시 저점에서 투자했다면 대략 3배 언저리의 투자 수익을 올렸을 테니까요.

 

| 스테이지와 패션이 주는 투자의 시사점

글로벌 경기와 증시는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마련입니다. 투자자들이 패션이라 인식하지 않아도 무의식적으로 대동소이하게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스테이지가 사이클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좋은 스테이지와 강력한 성장 엔진을 장착한 국가는 위기 국면에서 다른 신흥국보다 위험이 덜 하고 복원력이 우수합니다. 장기 성장 추세를 유지할 체력도 충분하고요.

 

① 해외 투자는 최소한의 리스크로 해외 기업 직접 투자가 가능해졌습니다. 개별 기업에 관심이 많고 해당 기업을 어느 정도 꼼꼼히 리뷰할 수 있거나 유튜브 등 공개된 투자 정보를 잘 활용하는 분들은 쉽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습니다. 다만 투자를 한다면 리스크가 적은 선진국 기업 혹은 성장 스테이지가 펼쳐지는 국가의 업종 내 1등 기업, 혹은 우량 기업으로 한정하시기 바랍니다. 위험을 감수하고 고수익을 원하는 분에게는 신흥 시장의 대형 우량주 내지 선진 시장의 성장성이 충분한 중소형주 투자를 추천합니다. 위험-수익 프로파일이 비슷하리라 여겨집니다만 두 가지 유형의 성과는 환율에서 엇갈릴 수 있습니다. 투자 기간으로 예정한 기간 동안 달러화 대비 현지 통화 가치를 예상하고 투자하셔야 합니다.

 

② 아무리 좋아도 올인은 위험 은퇴 자금을 관리할 목적으로 해외자산에 배분을 한다면 적어도 2/3 가량은 선진국 시장에 노출해야 합니다. 글로벌 경기가 선진국에 연동되고 주식 시장에 상장된 기업이익의 절대다수가 선진국 기업이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해외 투자를 한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원화 가치를 헤징 하기 위해 달러 자산을 사는 것과 다름 아닙니다. 아무리 특정한 신흥 국가 유망하고 좋은 스테이지라고 해도 전 재산을 여기에 올인하는 것은 너무 위험합니다. 원화 자산을 변동성이 큰 다른 이머징 자산으로 대체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또한 자신의 예측이 틀릴 경우를 고려해야 합니다. 저는 향후 5년 정도 여전히 중국 증시가 유망하다고 판단합니다. 10년 이상 투자하고 있는 펀드를 아직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 펀드 비중을 20~30% 이내로 관리 중입니다. 특정한 컨트리 펀드는 종목 투자보다 수익성이 낮더라도 디폴트 리스크가 없어 경제 위기에 자금을 더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금융 위기에 다들 자신을 잃을 때 자산 배분으로 활용하기에 용이합니다.

 

③ 환율도 반드시 확인 환율 헤징 여부도 매우 중요합니다. 이머징 통화를 달러 헤징 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상상 이상입니다. 지금의 초저금리 환경에서도 인디아 루피화를 1년 동안 헤징 한다면 아마 5~6%가량 들 겁니다. 10년을 헤징 한다면 60% 수익이 나야 본전입니다. 신흥 시장일수록 그리고 장기 투자일 수록 대가가 큽니다. 선진국보다 높은 신흥 국가 금리에 연동되기 때문이죠. 해외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 투자 시에 저는 달러 헤징을 비추합니다. 우리가 특정한 국가에 투자하는 것은 경제 펀더멘탈이 우수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성장하는 스테이지에서는 더욱 그러하죠. 이런 나라들은 대체로 장기간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고 설사 달러에 비해 약하더라도 원화에 비해서는 강세를 보일 겁니다. 장기 성장성이 한국보다 높으니까요. 가급적 장기 투자를 전제로 G/G 시기가 펼쳐지는 신흥국이라면 현지 통화에 노출된 펀드에 투자하거나 주식 투자 시 달러 헤지는 피하기를 권유합니다.

 

④ 동남아 성장 엔진은 여전히 맑음 마지막으로 인구 구조가 주는 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여전히 동남아시아 인구 다이내믹스가 양호합니다. 이머징 프런티어를 벗어나 G/B 시대 중후반으로 넘어가거나 G/G에 육박하는 나라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저는 베트남 투자를 22~23년부터 시작하려고 합니다. 지금까지의 주식 시장의 성과는 베트남 동화의 가치 하락으로 상쇄되었습니다. 수년 전 베트남 아파트 투자 열기가 높았는데요. 과연 성공한 분들이 얼마나 될지 궁금합니다. 이번 상승 국면이 마무리된다면 베트남 통화는 재차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남아 지역과 브라질을 중심으로 한 남미의 성장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이들 지역에서 떠오르는 성장 산업의 일등 주식은 장기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동남아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SE, 남미의 아마존인 MERI 등이 있습니다. 밸류에이션이 높고 최근 1년간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였습니다. 지금의 거품이 어느 정도 해소될 앞으로의 하락장에서 잘 사놓으면 장기 투자할 가치가 충분할 거라 여깁니다. 

 

다음번 [스테이지 분석 사례 下]에서는 M/V 시대 이후 전개될 스테이지에 대한 예상과 베트남과 인도 사례를 좀 더 분석하겠습니다.

 

투자자 유의사항: 이 콘텐츠에 게재된 내용들은 작성자의 의견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외부의 부당한 압력이나 간섭 없이 작성되었음을 확인합니다. 해당 글은 필자가 습득한 사실에 기초하여 작성하였으나, 그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라며, 투자 시 투자자 자신의 판단과 책임 하에 최종 결정을 하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해당 글은 어떠한 경우에도 투자자의 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소재의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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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몽
소개글
現) K투자자문㈜ 운용본부 現) 운용업계 20년 이상 종사 (K 투자자문사 본부장) 합리적 소수의 역발상 투자를 지향합니다. 운용업에서 겪은 다양한 경험을 개인 투자자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주가 변동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투자한 기업과 자신의 부가 같이 성장하는 건전한 투자 관행이 정착하는데 일조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