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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하반기 주식시장, 강세장 반전 가능할까?

SUMMARY

- 기준금리 고점 시기와 美 대통령 임기에 따른 주가지수 사이클로 바라보는 2023년 하반기

- '18년 기준금리 정점 후 이듬해 첫 번째 금리 인하 시점까지 나스닥 전고점 부근 반등

- 역대 美 대통령 재임 3년 차에 가장 높았던 S&P500 지수의 평균 수익률

- 두 가지로 비교했을 때 2023년 하반기 주식 시장도 강세장 가능성 有

- 위험자산을 적절히 수익 실현하고, 안전자산 비중을 늘려 다가올 경제 위기 대비 추천

 

© istock

 

고금리 기조가 불러온 나비효과 미 연준(Fed)의 급격한 금리 인상과 긴축적 통화정책의 청구서가 미국 은행들의 연쇄 파산으로 돌아왔다. 미국의 고금리 기조로 은행의 보유 자산 중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장기채권들(미국채 포함)이 평가 손실을 입었다. 언제든지 뱅크런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가 찾아올 수 있기 때문에 은행은 유동성과 준비금을 확보하기 위해 대출을 축소하고 있다. 은행의 대출 축소는 신용경색을 만들고 기업과 가계의 유동성을 잠식한다. 즉, 경기 침체를 불러오는 악순환의 고리가 시작된 것이다.

신용 경색이 확산되며 미국의 대기업들이 잇따라 파산하고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최근 부채가 5,000만 달러 이상인 기업 중 7개가 파산을 신청했는데 2008년 이후로 가장 심각하다고 한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도 투기 등급 부채를 보유한 기업의 채무 불이행률이 올해에서 내년까지 크게 상승해 장기 평균치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업들의 주요 파산 원인은 과도한 채무로 금리 인상에 따라 부채가 많은 기업이 더 위험에 노출돼 있다. 산업 별로 보면 금융 업종을 시작으로 주방 욕실용품 업체 'Bed Bath & Beyond'와 웨딩드레스 기업인 'David's Bridal'같은 소매업체도 파산을 신청했다. 한때 ‘뉴미디어의 총아’로 불리며 기업가치가 60억 달러에 달했던 'Vice media' 그룹도 10억 달러의 부채를 안고 파산 신청을 했다.

최근에 파산 신청한 기업들을 살펴보면 어떤 산업도 대차대조표 문제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금리 시기에 과도하게 부채를 늘린 기업들은 금리 인상에 따른 신용 경색으로 인해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첫 번째 파산은행이었던 ‘실버게이트’가 파산하고 이제 두 달 이상 지났다. 그리고 지난 5월 FOMC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음을 시사했다. 기준금리는 결국 고점에서 유지하다가 예상치 못한 위기가 발생하거나 예상되는 경기 침체가 심각하면 예방적으로 인하하게 될 전망이다.

지난 시간 금리 고점 이후 자산 배분 투자전략에 대해 살펴봤다. 하지만 실물경제와 주가 흐름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단적인 예로 2022년은 경기 침체 우려로 주가가 1년 내내 하락했지만 2023년은 어느 정도 의미 있는 반등장을 연출하고 있다.

 

주가는 경기를 선행한다 주식시장에는 오래된 격언이 있다. ‘주식시장은 실물 경제를 선행한다'라는 것이다. 즉, 주식시장의 가격 흐름은 현재의 경기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고 미래의 경제 상황을 예측하는 지표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S&P 500의 월봉 주가 그래프에 각 시기 별로 상단에는 주식시장의 주요 내러티브, 그리고 하단에는 실물경제에서 경제 참여자들에게 실제로 일어난 일에 대해 적어봤다. 주가 흐름과 주식시장의 내러티브가 실물경제를 선행하며 일어나는 시차를 유심히 살펴보자.

 

2020년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의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다. 미국의 GDP는 2020년에 약 3.5% 감소했는데, 이는 1946년 이후 가장 큰 연간 GDP 감소율이었다. 하지만 주가는 바닥을 다지고 크게 상승했다.

코로나19 이후 연준이 시행한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로 천문학적인 달러 유동성이 공급되며 화폐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는 자산 가격을 폭등시켰다. 2021년 주식시장은 최고점을 경신했지만, 실물 경제에서는 소득의 증가보다는 빚으로 투자하는 행태가 정점을 이룬 덕분이었다.

이후 2022년에는 높은 물가와 경기 침체를 동반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로 주가는 하락했으나, 실물경제에서는 기대 인플레이션을 잠재우기 위한 금리 인상이 이어졌다. 그리고 2023년에는 주식시장에서 기준금리가 고점에 다다르자 시장은 미 연준의 Pivot(통화 정책의 방향성을 바꾸는 것)을 예상하며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하지만 실물경제에서는 은행 위기로 인한 신용경색이 진행되며 경기 침체 단계를 서서히 밟아가고 있다.

 

경기 침체 전망을 수정한 IMF 지난 5월 23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은 영국이 올해 경기 침체를 겪지 않을 것으로 과거의 전망을 수정하여 발표했다. IMF는 올해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예상했던 0.3%의 역성장 전망을 철회한 것이다. 같은 달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도 침체 전망을 거두고 올해 0.25%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IMF는 강한 임금 상승세, 개선된 소비자 심리, 에너지 가격 하락 등이 성장률 반등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또한 보육 지원과 자본 투자 수당 도입 등 새로운 정부 조치로 인해 중기적으로 영국 경제가 부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리 인상 더 필요 없을 수도 있어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위해 정책금리를 크게 올릴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파월은 토마스 라우바흐 리서치 콘퍼런스에서 은행 리스크와 관련해 “신용 여건으로 인해 성장과 고용, 인플레이션에 부담을 줄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리고 연준의 금리 전망과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 사이의 격차는 인플레이션 경로에 대한 기대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금융 안정과 관련해서 “자금조달프로그램(BTFP)이 은행 위기 상황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은행 위기와 상황이 신용 여건과 경제에 영향을 주는 정도에 따라서 금리 인상을 추가로 더 할 필요가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물가 안정은 강한 경제의 기반” 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은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는 디스인플레이션 시기에 접어들었고, 최근에 발표된 물가 지수는 완화세가 유지됨을 보여주고 있다. 상대적이긴 하지만 물가안정과 개선된 경기전망은 미국 증시의 반등에 실마리를 전해주고 있다.

 

잇따른 상승 전망들 등장 1987년 주식 시장 붕괴를 정확히 예측했던 헤지펀드 전설 폴 튜더 존스는 최근 인터뷰에서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이 종료될 것이라고 예상하며 이에 따라 주식 가격이 계속 상승할 거란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시장 상황을 2006년 중반, 금융 위기 이전과 비교했다. 당시에도 연준이 긴축 정책을 중단한 이후 1년 동안 주식 시장이 상승했다는 것이다. 주식 가격은 올해 계속해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상승세는 완만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봤다.

또한, 최근 기업공개(IPO) 같은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시장에는 상당한 양의 자금이 준비돼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실제로 은행들의 파산 이후로 고객들은 예금을 역대 최대로 인출했고, MMF 같은 단기자금시장에 자금이 활발히 유입됐다. 금융 안정이 확인되고 주가 시장의 강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질 경우 MMF에 있는 막대한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2023년과 2008년의 S&P 500지수(SPX)의 주가흐름을 비교한 그래프 © twitter.com/@NautilusCap

 

2022년의 하락장이 이어지며 경기 침체 우려가 극에 달하자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하는 전망이 우세하기도 했었다. 실제로 S&P 500의 2022년 주가 흐름은 2007년과 유사하게 하락했지만, 재차 하락했던 2008년과 다르게 2023년에는 반등에 성공했다. 주가는 경기를 선행한다. 따라서 현재 겪고 있는 경기 침체는 2022년의 하락장에 이미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올해 시작된 미국 주식시장의 반등은 앞으로 겪게 될 연준(Fed)의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이후 착시적인 골디락스(Goldilocks, 고용률이 높고 경제성장이 안정적이며 인플레이션이 낮은 경제 상태를 말한다) 구간을 선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는 2023년 하반기 미국 주식 시장을 전망하며, 상승장이 이어질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예시로 1) 2019년 디스인플레이션 시기 2) 미국의 대통령의 4년 임기 주가지수 사이클을 비교 분석해 보도록 하겠다.

 

금리 고점 이후 나스닥은... 2023년 6월은 2018년 12월과 금리사이클 상으로 유사한 구간이다. 두 시기 모두 각각의 기준금리 사이클에서 기준금리가 정점에 도달하고 금리 인상을 멈춘 구간에 속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12월, 목표 기준금리에 못 미쳤지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며 마지막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처럼 2023년 6월 FOMC에서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있다.

기준금리가 고점에 달한 이후의 나스닥 지수 변동을 살펴보자. 2018년 12월 마지막 금리 인상 이후로 주가는 바닥을 다지고 2019년 8월 첫 번째 금리 인하 시점까지 나스닥 지수는 전고점 부근까지 반등했다. 첫 번째 금리 전후로 조정을 받은 나스닥 지수는 이내 다시 반등해 전고점을 돌파하고 이듬해인 2020년 1월까지 크게 상승했다. 2023년 하반기에 유사한 패턴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 미국 나스닥 지수의 월봉그래프. 2018년 12월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고 유지하는 구간과 예방적 금리 인하를 하는 구간에 전고점을 돌파하는 주가의 상승이 있었다.

 

美 대통령 임기에서 얻는 힌트 미국은 4년마다 대통령 선거를 한다. 대선 전에는 집권당이 경제적 성과를 부각하기 위해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과거 재선에 실패한 6명의 미국 대통령의 대선 패배 요인을 분석해 보면 경제정책의 실패가 주요 원인이었는데 이는 대선 전에 경기 부양의 필요성이 부각되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

 

역대 미국 대통령 재임 기간을 1년 단위로 나눠 S&P500 지수의 흐름을 평균한 그래프. 역사적으로 미국 대통령 재임 1년 차에는 약상승, 2년차 때 하락 후 3년 차에서 강하게 상승했다. © twitter.com/@NautilusCap

 

역대 미국 대통령의 재임 기간별로 미국 S&P500 지수의 주가의 상승과 하락을 평균 내어 분석하면 대통령 재임 3년 차에 S&P500 지수의 평균 수익률이 13.4%로 가장 높다.

바이든 대통령도 재임 1년 차인 2021년에 S&P500 지수가 상승했고 2년 차인 2022년에 지수가 하락했다. 그리고 3년 차가 되는 2023년에 반등하면서 과거 패턴과 유사하게 진행되는 중이다. 이에 따라 바이든 정권의 3년 차인 2023년에는 주식시장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추론할 수 있다.

 

미국 대통령 4년 주기 사이클을 표기한 S&P500 지수의 그래프에 바이든 정권 이후 주가 흐름을 겹쳐서 표기한 그래프. 그래프에서는 2022년 9월까지만 표기돼 있지만, 2022년 말 저점에서 반등해 5월까지 주가가 반등한 흐름이 과거 패턴과 유사함을 볼 수 있다. © twitter.com/@NautilusCap

 

대선을 앞둔 2024년에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가 닥친다면, 바이든의 재선 가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재선을 노리고 있는 바이든 정권은 기필코 이번 경제위기를 대선 전에 막아내려고 할 것이다. 이번 3월 미국은행 위기에서 대통령, 재무부, 연준이 신속하게 개입해 금융위기를 원천 차단하게 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INSIGHT 그렇다면 자산 배분 투자자가 2023년 하반기에 대비해야 할 전략은 무엇일까? 과거를 돌이켜보면 2023년 하반기 강세장이 예상되지만, 증시가 상승하면 위험자산의 비중을 늘리기보다 익절하여 이후 발생할 경제위기를 대비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 좋다.

2023년 디스인플레이션과 주가 상승 구간에 너무 일찍 위험자산을 매도하지 않고 적절하게 수익을 실현하면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에 도움을 줄 것이다. 그리고 경제위기를 대비해 위험자산을 이익실현한 후에는 안전자산 미국채와 대체자산 금, 달러 현금의 비중을 늘려서 다가올 경제위기를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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